탈환[recapture] - 고대문명의 유산[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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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환[recapture] - 고대문명의 유산[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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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스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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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5.12.25 01:47:51 조회: 220 추천: 0 |
에피소드[2] - 18
물 위에 떠오른 달은 밝았고 그 주위를 맴돌며 아름다움을 한층 더 업 시켜주는 별은 휘황찬란했다. 일찍이 이런 아름다움을 본적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바다는 고요하고 바람은 서늘했다. 이렇게 조용한 바다 한 가운데에 거대한 금빛 함선이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유유히 항해를 지속하고 있다.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밖과 안이 이렇게 차이가 날 것이라고는······.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는 크루즈호는 바다에 떠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보통 함선이라면 이 정도 대규모 피해를 입는다면 외벽에 금 이가 밀려오는 수압을 이겨내지 못하고 서서히 침몰하는 경우가 태반인 반면 크루즈호는 외벽에 미세한 금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역시 세계 5대 함선 중 하나인 만큼 그 이름값은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이 크루즈함선에 앨런과 아이니는 갑판에 불어오는 서늘한 밤바람을 맞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딱히 할 일도 없고 시잭을 시도한 녀석들도 지금은 할 일이 없는지 간간히 들려오던 칼부림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둘은 난간에 몸을 기댄 채 묵비권을 행사하며 하릴없이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보낸 지 한 시간이 흘렀을 쯤, 영원히 지속 될 것만 같은 침묵이 어느 한 존재에 의해 무참히 파훼되어 버렸다.
「네놈들! 지금 여기서 뭐하는 거지?!」
「손님인가?」
「그런 것 같은데요.」
달빛에 비친 상대의 모습은 푸른색 플레이트갑주에 허리엔 긴 롱소드를 착용했고 긴 금빛 장발에 못생기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잘생긴 편도 아닌 이목구비를 가진 젊은 기사였다. 하지만 눈빛만은 불굴의 투지가 살아있었고 그의 전신에선 보이지 않는 오라가 맹렬히 불타오르고 있었다.
「아직 도망치지 못한 자들 같은데··· 지금 여기서 뭐하는 거지?」
「그러는 당신은 여기서 뭐하는 거죠?」
기사에 물음에 앨런은 웃으면서 되물었다. 이에 기사는 뭔가 심기가 뒤틀렸는지 눈빛을 한층 더 가늘게 뜨고는 다시 앨런을 향해 날카롭게 쏘아부쳤다.
「내가 물었다. 말해라!」
「직선형적인 성격이시네······.」
「닥치고 묻는 말에 답해라!」
재수 없고 또 거만한데다 싸가지가 바가지 같은 말투에도 불구하고 앨런은 넉살좋게 그의 물음에 순순히 답해주었다.
「쉬고 있었는데, 할 것도 마땅히 없고 해서 바람이나 쐴 겸 이곳에 들른 것입니다. 이제 설명이 되었습니까? 그럼 제가 질문할 차례군요. 그러는 당신은 여기서 뭐하고 계시는지요?」
「나 말인가? 폴리곤왕국의 한 정권을 주도하고 계신 그리튼 칸 벨리아후작님의 직속 근위기사로서, 또 그분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나는 그분에게 해가 되는 일이 없기 하기 위해 주위를 순찰하는 중이다.」
「당신 혼자서 말인가요?」
「아니. 부하들도 같이 나왔다. 도중 산개해 정찰을 하고 있는 중이다.」
「위험할 텐데······.」
앨런은 솔직한 감상을 털어놓았다. 지금 눈앞에 있는 기사의 실력을 소드마스터 중급정도···. 뛰어난 실력이긴 하나 적들의 실력은 거의 그 위를 웃도는 실력의 소유자들이었다. 더군다나 은색 머리카락을 지닌 녀석은 자신과 동등, 혹은 그 이상의 실력을 가진 절대고수다. 솔직히 말해 이들의 실력으로는 그의 머리카락 한 올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말 입니다······. 저의 신원이 불투명 하다면 당신은 저희들을 어떻게 할 생각이십니까?」
채앵!
날카로운 금속음. 그의 허리에 매달려있는 롱소드가 달빛을 머금으며 스릉 뽑혀 나왔다.
「지금 여기서 죽인다.」
싸늘하기 그지없는 목소리. 하지만······.
「제 신원은 하그제백작님이 증명해 주실 겁니다. 지금 그분이 어디에 계신지는 모르겠지만요······.」
「그걸 어떻게 믿지?」
「믿고 안 믿고는 자유입니다. 하지만 제게 함부로 검을 겨누지 마십시오. 살의를 거두시죠.」
앨런이 가장 싫어하는 족속이 바로 이런 녀석들이었다. 정의감에 눈이 멀어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어리석은 존재들. 겨우 신원이 파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리고 상관에 명령이라면 어린아이라도 죽일 이런 몰상식하고 버르장머리 라곤 쥐뿔도 없는 개망나니 같은 자식들. 그리고 권력에 굴복해 개라도 될 그런 녀석들. 앨런의 눈이 점차 황금색으로 변해갔다. 그가 검을 거두지 않으면 그도 검을 뽑을 태세였다. 하지만···
「아아. 스톱! 거기서 중지!」
중간에 아이니가 끼어들며 둘의 사이를 제지하고 나섰다. 괜스레 싸움을 벌였다가 적들이 눈치 채고 자신들이 있는 곳으로 집결하면 굉장히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이곳은 갑판. 도망칠 길도 없는 상태다. 그녀는 기사에게 알기 쉽게 일목요연하게 집결해서 지금의 상황을 상세히 가르쳐주었다.
「지금 여기서 두 사람이 격전을 치른다면 배 안에 있는 적들은 이곳으로 모두 모일 것입니다. 당신도 대 광장에서 보셨 듯 그들의 실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그런 그들이 냄새를 맡고 이곳에 모두 모인다면 어떡해 되겠습니까? 도망칠 길도 없을뿐더러 우리에겐 그들을 이길 가능성이 없습니다. 부디 생각 없는 행동은 삼가 주셨으면 합니다.」
「뭐? 생각 없는 행동?」
「쓸데없이 화낼 필요는 없다는 말입니다.」
아이니는 친절하게 덧붙이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기사에겐 그녀의 말이 상당히 심기에 건드리는 무례한 말투로 밖에 들리지 않았던 것 같았다. 기사는 뽑아든 롱소드를 치켜들며 노호성을 터트렸다.
「내 일찍이 네년처럼 건방지고 무례한 녀석은 본적이 없다! 오냐! 내 오늘 세치 혀를 잘못 놀리면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주··· 겠·······다······. 윽······.」
말의 전달이 쉽사리 되지 않았다. 끝말이 점차 흐려지며 마지막엔 짧은 신음성도 터져 나왔다. 무엇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답은 간단했다.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앨런이 신속히 움직이며 디스트럭션의 검 끝이 그의 목덜미를 재빠르게 한 수 점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말 귀신같은 움직임이었다.
「살의를 거두라 했습니다. 아무리 한 후작의 근위기사라 할지라도, 또 긍지 높은 헬라이튼 가문의 기사라도 당신같이 오만방자한 자는 없었습니다.」
「어··· 어떻게 우리 가문을?」
「가슴에 새겨진 문장을 보면 알 수 있죠. 이래봬도 견식은 좀 넓은 편이니까요.」
그의 왼쪽 가슴엔 사자머리의 형상을 한 문장이 또렷이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바로 옆에 두 자루의 검이 대각선으로 교차되어 있는 문장이 옆을 자리했다. 사자머리의 형상을 한 문장은 폴리곤왕국의 위엄 있는 힘을 자랑하는 문장이었으며 바로 옆을 점하고 있는 두 개의 검은 헬라이튼 가문을 대표하는 문장으로서 예부터 헬라이튼 가문은 검술이 뛰어난 사람들이 많고 발군의 실력자들을 많이 배출해 국가에서 이 문장을 수여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지금 앨런에게 목을 빼앗긴 기사 또한 헬라이튼 가문사람이며 그의 실력도 상당한 수준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 할 수 있었다.
「굉장하군. 살의를 거두겠네. 그러니 자네도 검을 치웠으면 하는군.」
「알아주셨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매엔 장사가 없다는 말이 있다. 지금 상황이 이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상황일 것이다. 기사가 뿜어져 오르는 살의를 서서히 거두자 앨런은 군말 없이 디스트럭션을 거두었다. 몸이 자유로워진 기사는 아까와는 다른 태도로 나오며 그들이 말한 의견을 존중해주겠다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우선 너희들의 의견을 존중하지. 그럼 묻지. 너희들의 목적은 뭐냐?」
처음과는 달리 ‘네놈’에서 ‘너희’로 바뀐 것만 봐서 자신보다 강한 자에겐 굉장히 관대한 녀석인 것 같았다. 아무튼 기사는 지치지도 않는지 이들에게 강압적으로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물었다. 하지만 순순히 답해줄 둘이 아니었다. 애초에 탈환의 내용은 타인에게 일체 말해선 안 되는 금기이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하그제백작님의 의뢰를 받고 이 배에 탄 것은 확실합니다.」
「명확한 증거는?」
「아까도 말씀 드렸듯 믿고 안 믿고는 자유입니다.」
「애매하군.」
「확실히 말씀해 드릴 수 없는 저희들을 이해해 주시길. 하나 확실한 것은 우린 당신의 적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당신들을 도우면 도왔지 위해를 가할 생각은 없으니 앞선 걱정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흠.」
순간 뒤를 잡히긴 했다만 그래도 자신 또한 국가에서 상대할 격수가 없을 정도에 실력을 가진 기사였다. 그렇지만 상대가 저렇게 정중히 나오는데, 이쪽에서 무례하게 나간 다면 그것 또한 예의가 아니기에 그도 작게 고개를 주억거리며 롱소드를 검 집에 밀어 넣었다.
「그럼 돌아가도록 하지. 아! 오늘 자네에게 받은 빚은 내 추후 톡톡히 값아 주도록 하지.」
「나중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정보관리소에서 크레이지 앨런이란 이름을 찾으신다면 언제든 절 볼 수 있을 테니, 시간이 있다면 아무 때나 찾아오셔도 관계없습니다.」
앨런은 비아냥과 정중함을 섞은 말투로 말했다. 이에 기사는 거만한 웃음으로 콧방귀를 뀌며 자리를 떠났고 그가 떠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갑판 위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상태로 되돌아갔다.
「조용하네요.」
「그렇죠. 잠시 좀 쉴까요?」
「지금까지 계속 쉬었는데 도요?」
「할 것 없잖아요. 뭐할까요? 데이트라도 할까요?」
방긋 웃으면서 말하는 앨런을 보며 아이니는 두 눈 딱 감고 그의 이마에 따끈따끈한 꿀밤을 한방 먹여주었다. 이에 언제나 같은 식으로 앨런은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나는 이마를 재빠르게 문지르며 아픔을 호소했고 아이니는 도끼눈을 뜨며 ‘또 쓸데없는 장난치면 다음엔 가만두지 않겠어요!’라는 표정으로 그에게 무언에 협박을 불어 넣었다. 둘이 이렇게 티격태격 실랑이를 벌이고 있을 때 고요하기만 하던 바다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 거대한 함선이 서서히 시계추처럼 좌우로 흔들흔들 거리며 요동치기 시작했다. 낌새가 좋지 않았다. 주위 공기가 바뀌고 분위기가 험난해져 갔다.
「바다가 울고 있습니다. 태풍이 올 낌새는 없는데······.」
「그러게 말이에요.」
아이니는 홀스터에서 두 개의 역십자 저지먼트 권총을 꺼내어 마력을 주위에 확산시켰다. 이렇게 하면 적에게 발각될 가능성이 있지만 우선 상황파악이 최우선이다. 앨런 또한 두 개의 마력검을 재빠르게 발도해 주위에 방대한 양의 마나를 펼치며 함선뿐만 아닌 바다 밑 까지도 경계했다.
「뭔가 잡히는 것이라도 있나요?」
「아뇨. 아직은······.」
아무리 마력을 광범위 하게 펼쳐도 원인이 될 만한 그 무언가는 잡히지 않았다. 그런데 이때!
쿠콰아앙!
『뒤!』
갑판 반대편에서 거대한 물기둥이 치솟아 오르며 적색의 거대한 물체가 해수면을 뚫고 바다 위에 그 모습을 나타냈다. 그들의 눈엔 확실히 보였다. 더군다나 오늘은 유난히도 달빛이 밝았다. 고요한 바다의 침묵을 깨고 나타난 존재는 몸통 둘레만 해도 30M정도 족히 되 보였으며 길이는 해수면 위를 뚫고 올라온 상체 밖에 보이지 않아 분간이 되지 않았다. 밤하늘에 비춰 오히려 섬뜩하게 보일 두 백색 안광에선 농후한 살기가 피어올랐고 독아를 번뜩이는 그의 모습은 오금이 절로 저릴 정도로 공포 그 자체였다.
<<샤아아악!!>>
「뭐니까! 저건!!」
「저한테 묻지 마세요!」
시뻘건 혀를 한번 날름대자 대량의 맹독이 바다 위에 뿌려졌다. 그러자 대량의 수증기가 시야를 막을 정도로 뿌옇게 피어오르며 함선을 뒤덮었고 쾌쾌한 냄새가 두 사람의 후각을 사정없이 유린했다. 서늘하게 불어오던 밤바람이 점차 거세지기 시작했다. 이 거대한 뱀이 바람의 세기를 바꾼 것이었다. 역풍이 불어 바람은 방향을 잃고 허공을 해매기 시작했다. 그러자 바람은 서로 한데 뒤엉켜 이중 나선을 그리며 회전하기 시작했고 이 바람은 추후 주위에 있는 바닷물을 모두 끌어들이며 거대한 돌풍으로 변모해 크루즈함선을 마구 뒤흔들었다.
<<캬아아!!>>
「입 좀 다물어라!!」
촤악!
앨런이 만들어낸 두 줄기의 오러블레이드는 일직선으로 곧게 뻗어나가며 뱀의 가슴 부분을 맹렬히 강타했다. 하지만 그의 공격은 이 뱀에겐 생채기 하나 만들지 못했다. 뱀은 방금 전 가소로운 인간의 공격이 심히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그가 있는 곳에 대량의 맹독을 내뱉었다.
퇘애액!
‘헉! 빨라!’
천지파천무[天地播遷無]
방[防]
천지방[天地防] - 그라비티 암[gravity Am]
미처 피하지 못한 앨런은 급히 기술을 전개하며 적이 뿌린 맹독을 겨우 막아내었다. 하지만 막아도 완전히 막은 것이 아니었다. 그도 작지만 자잘한 상처를 온몸에 새기며 10M 뒤로 몸을 물러섰다. 정말이지 어처구니없는 파괴력이었다.
「자··· 장난 아니군!」
「괜찮아요?!」
「예··· 어느 정도는요.」
애매하기 짝이 없는 대답이지만 아이니는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녀도 남 걱정할 시간은 없기 때문이다. 이번엔 저 거대한 뱀이 자신을 표적으로 삼고 있는 듯했다. 두 개의 백색 안광이 그녀를 노려본다. 보통 인간이라면 눈빛 한 번에 즉사해버렸을 것이다.
‘작은 것으론 끄떡도 하지 않을 거야! 그렇다면!!’
그녀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러자 두 개의 역십자 저지먼트에서 불과 물의 기운이 서서히 뿜어져 오르기 시작했다. 오른손은 맹렬한 화염이, 왼손은 차디찬 냉기가. 그녀의 독문기술인 화염기[火焰氣]와 빙한기[氷寒氣]였다.
나락에서 불타오르는 지옥의 염화처럼···
북해에서 솟아오르는 빙하의 얼음처럼···
영원의 시간을 가지고 불타라! 영겁의 화염이여!
신의 영혼마저 얼려라! 극랭한의 한기여!
역십자[易十字] 저지먼트[Judgment] - 헬 프리즌[Hell prison]
절대 이루어 질수 없는 두 개의 상극의 힘이 한 존재에 몸속에서 섞여 거대한 힘을 창조해 내었다. 이것이 바로 음[陰]과 양[陽]의 전폭적인 힘. 음양[陰陽]의 조화[造化]. 지옥에서 막 터져 나온 화룡과 전 대륙에서 가장 빙하기가 심하다는 북해의 얼음을 깨고 나온 빙룡이 이중 나선을 그리며 뱀에게 뻗어나갔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격한 충격음과 기운이 하나의 거대한 운무를 이루자 공간마저 파괴시켜 버릴 듯한 화룡과 빙룡의 포효가 대기를 심하게 뒤흔들었다.
콰콰콰콰콰!
거대한 폭발과 함께 귀청을 찢어발길 듯한 기폭음이 터지며 함선과 근경 바다를 세차게 뒤집어 놓았다. 바닷물이 요동치며 함선을 마구 괴롭혔다. 대기가 고통에 찬 신음소릴 터트렸다. 그와 동시에 화룡과 빙룡이 서로 얼리고 녹이는 작업을 반복하며 이상 기류현상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녀의 강렬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거대 뱀은 멀쩡하게 살아있었다. 티끌 같은 상처만을 가진 채······.
「이······ 이럴 수가!」
믿기지 않았다. 혼신의 힘을 발휘 한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어지간한 드래곤에게도 먹혀들어갈 정도로 강력한 총탄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한 것. 그녀는 직시 할 수 밖에 없었다.
「앨런씨!」
「옛!」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이미 답은 나와 있었다. 두 사람이 동시에 움직였다. 그와 동시에 둘과 뱀의 처절한 사투가 시작되었다.
<함선 내부>
「갑자기 무슨 일이냐!」
은색의 머리카락. 그리고 살짝 콧등에 걸쳐진 놋쇳테 안경. 지적이면서도 왠지 모를 강인한 인상을 가진 소유자 세이크리드는 현 시점 일어나는 일에 대해 근처 부하들에게 물었다. 하지만 명확한 답은 들을 수 없었다. 이때 어슴푸레한 조명 속에서 어느 한 존재가 부복을 하며 세이크리드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페일인가? 무슨 일이지?」
「보고 드립니다. 지금 갑판에서 생쥐 두 마리가 거대한 뱀과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뭐? 자세히 말해봐라.」
「갑자기 배가 흔들리기에 조사차 진원지를 들렀는데, 몸통 둘레만 30M는 족히 되 보이는 뱀이 이 배를 점령하고 있습니다. 완전히 포위되었습니다.」
「30M라니··· 믿을 수 없군. 현 시대에 그런 거대한 생물이 생존할 수 없을 텐데······.」
그도 지식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 자신이 있었다. 과거 지식도 강함의 일부분이라며 그의 선생은 매일 그를 가리키고 또 가리켰다. 하지만 강압적인 주입식 교육은 아니었다. 자유로이 그를 공부와 접촉시켰고 검술 훈련도 자연스럽게 그와 접촉시켰다. 세이크리드는 기억의 서랍장을 모두 뒤지며 영물이라 불리는 신의 동물을 모조리 떠올렸다. 하지만 지금 페일이 말한 그것과 일치하는 영물은 아무리 찾아봐도 떠오르지 않았다.
「일단 가보지! 너희들은 지쳤으니 나와 하벤, 베벨, 그리고 마그디울만 간다. 나머진 이 배를 빠져나갈 루트를 확보해라! 알겠나?!」
「존명!」
「수수께끼를 해결하러 가자.」
차분하면서도 위엄 있는 음성. 만인을 압도할 만한 카리스마가 물씬 풍기는 그런 일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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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인겁니까? 후덜덜... |
2005-12-25
14:3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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