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전기 - 프롤로그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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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전기 - 프롤로그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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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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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2.04 15:21:28 조회: 211 추천: 0 |
The Cosmos biography。 - Prologue ②
2233년 8월 31일 프랑스(France) 파리(Paris) 15:45
파리의 도심 광장에 모인 수많은 인원들이 서로를 밀치고 앞다투며 앞에 놓여진 대형 스크린의 화면을 더 좋게 보기 위해 자리 싸움을 하고 있었다. 그 들이 보고 싶어하는 대형 스크린의 화면에는 얼마전 소행성의 충돌로 폐허로 변한 상해의 올림픽 스타디움을 비추고 있었다. 약 3억이라는 인명 피해를 낸 상해 참사는 현재 전세계의 관심거리였다.
"비켜주세요! 제발!!"
그 중 몸이 갸냘픈 한 20대 중반의 아시아계 여인이 도저히 틈을 찾을 수가 없는 인의 장벽 앞에서 목놓아 울며 애원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한사람 한사람에게 애원을 하면서 조금씩 대형 스크린으로 앞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흐흐흑. 안돼!!!"
그녀가 한 줌의 잿더미로 변한 상해의 참혹한 광경을 보는 순간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이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너무 서글프게 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모두 안됐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 중 같은 나이 때의 남자가 그녀에게 다가갔다.
"괜찮아요?"
그는 영어로 말했지만, 그의 말을 알아듣는듯 했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남자가 그녀를 일으켜세우며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광장에서 빠져나와 눈에 보이는 한 카페에 들어갔다. 더러워진 하늘색 원피스를 털어주면서 그가 말했다.
"여기서 잠시 정신을 추스리세요.
뭔가 큰 사연이 있는 듯 하지만, 그러시면 오히려 해가 됩니다. 아셨죠?"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고개를 푹 숙여 카페 바닥을 이리저리 쳐다보는 것이 아닌가.
"왜 그러시죠? 무슨 문제라도?"
"렌즈가 빠졌어요. 아, 안경도 안 가져왔는데…."
그가 깜짝 놀라는 표정으로 재차 물었다.
"어? 영어 하실줄 아시네요?"
"당연한거 아니예요? 영어 못 하는 사람이 어딨어요."
당연하다는 그녀의 반응에 약간 멋쩍어하면서 뒷통수를 슬쩍 긁는 그였다.
"음, 제 안경이라도 한번 써보실래요? 도수가 약간 낮기는 하지만 괜찮을 거예요."
"처음 본 사람에게 이렇게 잘 대해주시나요? 뭔가 수상한데요?"
"아하하하하! 그런가요? 저는 원래 그런 성격입니다."
"군인이신군요? 맞죠?"
그녀의 추측에 그가 깜짝 놀라했다.
"아니? 제가 어떻게 군인인줄 아셨는지??"
"아, 잘 보여요. 안경이 제 안경과 같은 도수네요. 아? 어떻게 알았나고요?
군화를 신고 계시잖아요. 누구나 알 수 있겠네요. 안 그래요?"
그녀가 손가락으로 그가 신고 있는 군화를 가리켰다. 그러자 다시 멋쩍은 웃음으로 상황을 모면하려는 그가 군화에 묻은 흙을 털어내며 웨이터를 불렀다. 밀크커피를 두 잔 시킨 후,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가 쳐다보자 그녀의 볼이 불그스레졌다.
"왜, 왜 그러시죠?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요?"
"아, 아닙니다. 그저 당신의 이름이 궁금해서요."
"무례하시군요?"
"아하하하! 이런 실례를 했습니다. 제 이름은 네이탄 시리오스(Natan Sirios)입니다.
물론 국적은 영국이죠. 지금은 프랑스에 볼 일이 생겨서 잠시 머물고 있는 겁니다. 당신은?"
"그러시군요. 음."
네이탄이 건네준 안경을 내려놓으며 그녀가 말했다.
"보시다시피 저는 중국인이예요."
"예상은 했습니다."
"그렇겠죠? 그렇게 우는 모습을 보고서 내가 중국인이 이라는 것을 모른다면 정말 둔한 사람일거예요. 하지만, 순수 혈통은 아니예요. 국적은 중국이지만, 영국계 혼혈인이거든요. 여기에 오게 된 것은 제 직업상 어쩔 수 없어서예요.
그러다가 저 뉴스 소식을 접하게 됐어요. 사실 집이 상해에 있거든요…. 정말 미치겠어요. 집으로 몇 십번 연락을 했는 데도... 아무 소식이 없어요."
그녀가 다시 고개를 숙여 흐느끼기 시작했다. 네이탄은 그녀의 옆자리에 살며시 다가와 그녀의 등을 토닥거려 주었다. 한동안 그렇게 있었다. 그녀의 눈물은 그칠 줄을 몰랐다. 하긴 자신을 사랑해주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었는데 그 누가 슬퍼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네이탄은 그녀의 슬픔을 공유했다.
한 20분 정도가 흘렀을까? 그제야 그녀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두 눈은 이미 퉁퉁 부어있었다.
"저도 실례했군요.
제 이름은 나탈리 이시스(Natalie Isis)예요. 나탈리라고 불러줘요."
"이름이 예쁘시군요. 그나저나 이렇게 슬퍼하실 거라면 저와 함께 파리 여행이나 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울쩍한 기분을 풀겸 재미있게 놀아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 같군요?"
네이탄이 준 안경을 다시 쓰며 나탈리가 퉁퉁 부은 눈을 슬쩍 비볐다. 꽤나 따가운 모양이다. 그 모습을 보면서 네이탄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눈에 나탈리의 행동이 매우 귀엽게 느껴진 모양이다. 네이탄은 잠시 동안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처음 만났지만 왠지 모를 친근감. 그가 쳐다보자 나탈리가 한마디 했다.
"그렇게 뚫어지라 쳐다보다간 제 얼굴에 구멍이 나겠어요. 네이탄씨."
네이탄이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자, 나갑시다.
파리 여행을 하려면 지금부터 시작해야죠. 사실 오늘이 마지막 근무이거든요. 오늘을 마지막으로 다시 복귀하기 때문에 서둘러야 겠어요."
"그래요? 아쉽네요. 그러면 얼른 구경시켜주세요~"
네이탄과 나탈리는 카페를 나서면서 곧장 앞에 보이는 '파리에서만 볼 수 있는 광대쇼!쇼!쇼!'라는 간판을 내건 중소형의 극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눈으로 짐작했던 거와는 달리 극장은 꽤 먼 곳에 위치해 있었다. 광장에서 열 블록이상이나 떨어진 곳에서 그렇게 가깝게 보일 줄이야. 나탈리와 네이탄은 그 것이 '눈에 확 띄는 광고효과'라는 것을 알고 난뒤, 매우 신기해했다.
"어른 두 장 주세요."
"커플석이요?"
매표소 안에서 들려오는 한 남자의 물음에 잠시 동안 둘은 머뭇거렸다.
"네. 커플석으로 주세요."
"여기 있습니다."
잠시 동안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둘은 극장 안으로 들어섰다. 들어서자마자 그 들을 반기는 것은 다름아닌 대형 포스터였다. 한 명의 광대가 그려져있는 포스터에는 유머스러운 멘트들이 즐비하게 늘어져있었다. 포스터를 지나서 광장에 설치되어있던 대형 스크린 보다 좀 더 작은 스크린이 있는 극장 안으로 들어서며 그제야 네이탄이 말을 꺼냈다.
"작긴 작군요. 광장에 설치된 스크린보다 작다니."
"뭐, 어때요. 책에서 봤는데 옛날의 극장보다는 큰데요 뭘."
"그나저나.. 자리가 어디지. 아, 저기네!"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은 것에 놀라면 둘은 지정된 커플석으로 향했고, 막 자리에 앉으려던 순간! 밖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아닌가. 느낌상 좋지 않다는 것을 느낀 네이탄이 나탈리를 이끌고 재빨리 바깥으로 향했다. 철퍽 철퍽! 발에 닿는 느낌이 이상했다. 나탈리와 네이탄은 아래를 쳐다보았다. 그 순간 탄성을 내지를 수 밖에 없었다.
"아!"
어느센가 극장 바깥은 물로 차있었다. 발목까지 차오른 물들은 어디선가 계속 밀려오고 있었다. 다급해진 두 사람은 일단 가장 높은 빌딩을 향해서 찾아갔다. 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다른 곳으로 향했다.
"에, 에펠탑은 어떨까요?"
나탈리가 물었다.
"아!! 그 것도 괜찮겠네요. 설마 물이 에펠탑 이상으로 불어날리는 없을 테니까! 이리로!"
이제는 무릅에까지 찬 물들이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고 있었다. 평소 10분이면 닿는 거리에 위치한 에펠탑이었지만 거리에 가득찬 물 때문에 30분이 약간 지나서야 도착하게 되었다.
"그나저나 이상한데요?"
나탈리의 물음에 네이탄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맞잖아요. 어디서 저렇게 많은 물들이??"
"음, 그건 그렇군요. 설마 홍수라도??"
"비 한방울도 안오는데 설마 홍수가 날리는 없을 거 같군요."
"그렇다면..."
네이탄이 왼손에 찬 시계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잠시 후 시계에서 음성 소리가 들려왔다.
"이건??"
"네. 맞습니다. 군인들에게만 제공되는 특수 시계입니다. 한번 라디오를 들어봅시다."
찌직- 주파수를 제대로 잡지 못 하고 있는지 맨 처음 잘 들리던 음성 소리는 어디가고 잡음이 들려왔다. 평소 이럴리가 없다며 네이탄이 바깥을 힐끔 쳐다보았다. 순간!! 그의 눈이 커져버렸다. 갑자기 네이탄이 바위처럼 단단하게 굳어버리자 나탈리가 왜 그러냐면서 바깥을 쳐다보았다.
"이, 이럴수가!"
그녀 역시도 그 자리에서 꼼짝할 수가 없었다. 보이질 않았다. 에펠탑보다 낮은 크기의 건물들이 사라져버렸다. 출렁거리는 물결만이 나탈리와 네이탄을 맞이해주었다. 생전 처음보는 기이한 현상에 둘은 한동안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 것이 전부였다. 나탈리와 네이탄은 서로를 부둥켜 안은 채로 더이상 물이 불어나지 않기를 빌고 또 빌었다. 그러나, 그 들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물은 점점 불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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