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지금은 2005년이다.난 걸어가고 있었다.이 도시는 너무 평화로웠다. 전쟁, 살인, 범죄 등이 일어나지 않았다.역시 카렌츠도시는 너무 좋았다.하지만 평화로운 나날도 거기 까지였다.
그 녀석들이 나타난 이후로 카렌츠도시는 붉은 바다로 휩싸였다.
“앉아, 일어서, 굴러”
“멍멍!”
“아니, 그게 아니라. 에휴... 넌 짖는 것 밖에 모르지?”
난 공원 중간에 있는 아주 크고 나뭇잎들이 하늘을 가릴 정도의 나무 밑에서 나의 애완견인 칸을 훈련시키고 있었다. 그나저나 한달동안 훈련을 시켰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정성이 부족한 탓인가? 아니야 어렸을 때부터 함께 먹고 자고 했던 친구인데. 뭐 머리가 나쁘겠지. 이 말이 끝나자 마자 칸이 짖었다.
“멍멍! 멍!”
“그래, 그래. 너 머리 나쁘지 않다.”
그래도 자기 욕을 하는 것은 알아먹네. 시원하고 서늘한 곳에 있으니 왠지 눈이 스르륵 감긴다. 칸도 더위에 지쳤는지 옆에 와서는 엎드려 누웠다. 난 폭신폭신한 칸을 베개삼아 누울려고 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칸이 일어서서 어떠한 곳을 노려보면서 으르릉 거렸다. 그리고는 비명이 들렸다.
“으아아악!!!”
나는 벌떡 일어나 비명이 난 곳을 바라보았다. 바라본 곳에서는 어떠한 남자가 손으로 사람을 갈기갈기 찢고 있었다. 그리고는 손에 묻은 사람의 피를 핥고는 침을 뱉으면 혼자서 말을 하였다.
“쳇... 요즘 사람들 피는 맛이 없군.”
나는 순간 겁이 덜컥 났다. 그 남자는 보이는 사람마다 갈기갈기 찢겨 놓았다. 그 모습은 눈 뜨고는 못 볼 장면이었다. 나는 도망칠려고 했지만 칸은 아직도 그 자리에서 노려보면서 으르릉 거리고 있었다.
“칸! 칸! 칸!”
칸의 이름을 몇 번이나 부르고 난 뒤에 뒤를 돌아보면서 나를 따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때는 늦었다. 그 남자는 이 쪽을 보고 달려오고 있었다. 나는 필사적으로 도망가고 있었지만 뒤에 따라오던 그 남자는 아주 높이 뛰어 내 앞에 가볍게 착지를 하였다. 그리고 그는 아주 날카로운 손톱으로 나의 목을 찌를려고 하였다.
“탕!”
그 순간 총알 한 개가 그녀석의 몸을 파고 들어갔다. 나를 찌를려고 하던 손을 거두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는 또 한 발의 총성이 울렸다. 총알을 몇 번이나 쏴도 안쓰러지니 총을 들고 있던 경찰들은 겁을 먹은 표정으로 꽉 쥐고 있던 총이 느슨해졌다. 그 순간 그 남자는 재빠르게 경찰들 쪽으로 달려가더니 날카로운 손톱으로 총을 쥐고 있던 손을 잘라내었다.
"크악!“
손이 잘려나간 팔은 피가 폭포처럼 흘려 내리고 있었다. 경찰들은 다리에 힘이 빠졌는지 다리가 후들후들 거리더니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그딴 장난감 같은 걸로는 상처 하나 낼수 없다. 우린 뱀파이어들은 너희 인간들 피부와는 다르다.”
주저앉은 경찰 곁으로 조용히 걸어갔다. 그리고는 손으로 경찰들의 턱을 올리고 손바닥을 쫙 펴서 얼굴에 갖다대었다. 그리고는 혼자서 입으로 중얼중얼 거리더니 경찰의 머리가 터졌다. 나머지 남은 경찰들도 똑같은 방법으로 머리를 터뜨렸다. 나는 그 순간 도망을 쳤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중에 쉬지도 않고 도망을 쳤다. 뛰면서 도중에 넘어지면 거의 기듯이 하다가 다시 일어서서 달렸다. 얼마나 달렸을까, 뒤에는 약간 회색빛깔이 도는 칸이 달려오고 있었다. 나는 가쁜 숨을 고르고 비 오듯이 흘려내리는 땀을 닦아냈다.
나는 그늘이 진 커다란 나무 밑에서 잠시 쉬었다. 칸도 힘들었는지 나의 옆에 엎드려 헥헥 거렸다.
“하아하아, 따돌렸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뱀파이어는 나의 앞에 떡하니 서 있었다. 그리고는 시퍼런 손톱을 들고는 나의 목을 찌를려는 순간 칸이 띄어들어 자신이 시퍼런 손톱에 찍혀버렸다. 시퍼런 손톱 위에는 칸이 꽂혀 있었고 그 뱀파이어는 꽂혀있는 칸을 그대로 저멀리 내동댕이 처 버렸다. 칸은 붉은 피를 쏟아내면서 서서히 움직임이 둔해지기 시작하였다.
뱀파이어는 자기손에 뭍은 칸의 피를 한번 핥고는 침을 뱉었다.
“퉷... 역시 동물의 피는 맛없어”
그의 무표정에 담긴 그 말은 왠지 모를 공포감에 떨려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나는 그만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고 말았다. 뱀파이어는 무표정한 얼굴로 나의 얼굴앞에 들여내밀었다.
“그만 끝낼까?”
그리고는 칸을 죽였던 시퍼런 손톱으로 나의 목을 찌를려는 순간 엄청난 화약의 냄새를 풍기는 총알 한발이 뱀파이어의 등에 박혔는지 입에 한줄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 뱀파이어의 무표정한 얼굴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리고 그는 시퍼런 손톱을 감추고 일어섰다.
“그 녀석들인가, 그만 가야겠군”
하고는 눈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뱀파이어가 사라진 자리에는 저멀리서 검은 외투를 입은 사람 3~4명이 서 있었다. 그 중 한 사람이 은빛색깔로 용이 감싸고 있는 듯한 모양의 권총을 쥐고 있었다. 그들은 천천히 다가와서 이상한 말을 남기고는 떠나갔다.
“이 세계는 곧 피바다가 되어
모든 사람들이 피바다에 잠길 것이다.
피바다에서 허우덕 거리는 사람들.
그들은 즐거워 할 것이다.
하지만 하지만...
그러기 전에 누군가 나서겠지.
그러기 전에 누군가 나서겠지.
그러기 전에 뱀파이어 헌터들이 나서겠지.“
왠지 기분 나쁜 말이였다. 더군다나 검은 외투를 입은 사람들은 이상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하였기에 더욱더 기분이 나빴다. 또한 뱀파이어 헌터? 아마도 자기들 보고 하는 소리인 듯 하다. 자기네들이 이 세상을 구한다는 그런 말인가.
어느 덧 해가 저물어 하늘이 노랗게 물들어 있었다. 나는 왠지 모를 공포감에 휩싸여 피를 흐리고 차갑게 굳어있는 칸을 들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그렇게 쉽지만은 않았다. 왜냐하면 날카로운 송곳니를 들어내 나의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뱀파이어을 보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