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수많은 연설과 발언을 했는데, 그 중에서는 미래의 기술에 관한 예측이나 분석도 많았다. 들어맞은 것들이 많았지만 빗나간 것도 많았다.
그의 빗나간 발언과 예측은 빌 게이츠의 명성에 큰 오점으로 남기도 했는데, 그의 잘못된 예측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컴퓨터의 기억장치 용량은 640 KB(킬로바이트)만으로도 충분하다' 라는 발언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는 이와 같은 발언을 한 적이 없다.
이는 90년대 중반에 컴퓨터 사용자들 사이에서 퍼지기 시작한 소문중의 하나다. 그 당시엔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 사에 대한 시장독점 비판, 카피레프트(copyleft)를 지지하는 분위기가 강한 시기였다. 많은 PC사용자들이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난, 배격하고 나섰다. 게이츠가 '640 KB만으로 충분하다' 라고 연설에서 언급했다는 소문도 이 시기에 생겨났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게이츠는 이 소문 외에도 '공부만 하는 바보들(nerds)과 친해져야 유리하다' 등, 실제로 말한 적이 없는 수많은 발언들로 인해 여러차례 곤욕을 겪었다. 그는 과거 PC통신에서 퍼지기 시작한 이런 허위사실, 소문들을 익히 잘 알고 있으며 한때는 이를 적극 해명하고자 맘 먹기도 했으나 이내 포기했다고 한다.
대신에 그는 유명 신문 및 매거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잘못 퍼진 소문에 대한 본인의 입장과 심정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1996년 뉴욕타임즈 컬럼에서 그는
"내가 그당시에 어리석은 생각들을 가졌던건 맞지만, 640KB가 누구에게나, 평생 충분하다는 생각은 한 적도 없고 말로 꺼낸 적도 없다."
"640KB로 충분하다는 이런 멍청한 소문에 나는 조용히 있는 편이다. 그 어디에서도 난 저런 말을 안했고 인용하지도 않았다. 이 얘기는 소문처럼 둥둥 떠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반복되고 있다"
또 미국 테네시주 신문인 헌츠빌타임즈에서도 이 사실을 밝혔다.
2001년 US 뉴스 앤 월드리포트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PC의 640KB 장벽이 업계에 얼마나 큰 고통이었는지 알기는 하는가? 그 당시 PC는 512KB가 막 탑재되기 시작할 때였다. 우리는 계속 용량이 늘어나도록 부채질 했다(kept pushing up). 절대로 640KB로 충분하단 언급을 한적이 없다. 아니, 오히려 그 반대로 말했다"
실제로 그의 기자회견이나 연설, 기고문, 서적에서도 '640KB충분발언'의 증거는 찾을 수 없다. 정말로 그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없는 것이다. 부풀려져 유명해진 소문에 불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