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검밖에 쓸 줄 모르는 검사네. 이젠 늙어서 검을 신나게 휘두르며 몬스터를 잡을 능력 따위는 없는 늙은이지. 그래도 지금 난 이렇게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고 있네. 그 사람에게 말이지..
내가 지금 검을 버리고 이렇게 검은 망치를 들고 있는 이유도 다 그사람 덕분이지..
그래..40년전 전이었나..
검사였던 나는 검이 닳고 헐어 검을 바꾸기 위해 대장간으로 향했네.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수 많은 검들이 진열되 있는 곳. 난 빛에 비춰져 멋드러지는 검을 보며 감탄사를 내뿜을 수밖에 없었지. 내가 감탄사를 내뿜고 있는 순간 대장장이가 들고 있던 망치를 내려놓고 나에게 물었네
"뭐가 필요한가 젊은이."
그래서 난 단호하게 검을 새로 장만하고 싶다고 말했지. 그러자 대장장이는 내가 가지고 있는 칼집을 보며 나의 검을 달라고 하는 거였어. 난 서슴없이 그 검을 내주었지. 그러자 그 대장장이는 헗고 날이 다 죽은 검을 바라보며 나에게 다시 말했어
"이 검. 내게 주겠나. 대신 새 검을 주겠네."
난 돈을 쓸 필요 없이 검을 만들 기회가 생겨서 기분 좋게 허락했지. 그 때까지 난 철부지 검사였으니까.. 기분 좋게 검을 넘기고 새 검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대장장이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네.
"자네. 좋은 검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날이 잘 서있는 검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찬란한 빛을 내뿜는 멋진 검이 좋은 검이라고 생각하는가.."
"흐음..아무래도 날이 잘 슨 검이 좋은 검 아닌가요.."
내가 서슴 없이 말하자 대장장이는 고개를 흔들거리며 말했다네.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는가."
대장장이는 다 만들어진 검을 차가운 물에 한 번 담군 후 그 위에 알 수 없는 액체를 한 방울 뿌린 후 용광로 위에 올려 다시 한 번 달궜다네. 그러자 '푸식' 하는 소리와 함게 검에 변화가 일어났지. 난 놀랐지만 대장장이는 아무렇지 않은 듯이 검 위에 차디 찬 물을 뿌렸다네.
마침 내 검이 완성되고 나는 멋드러진 칠흙같은 날을 지닌 검을 보며 가죽으로 만들어진 칼집에 그 검을 집어 넣었지.
대장장이는 내가 검을 넣자마자 내게 진지한 표정으로 다시 한 번 물었지.
"자네는 어떤 검이 좋은 검이라 생각하는가.."
"..날이 잘 슨 검..."
그리고 대장장이는 웃는 모습으로 내게 아주 중요한 것을 말해주었네. 내 인생을 바꾸어 놓은..말이었지..
"훌륭한 대장장이가 누가 봐도 환상적이라고 할 만큼 멋진 검이 있네. 물론 그 검은 강철까지 벨 만큼 날이 아주 잘 서 있는 명검 중에 명검일세.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검일지라도 쓰는 사람에 따라서 검은 달라지기 마련이네. 아무리 낡은 검이라해도.. 그 검을 쓰는 사람이 그 검을 잘 다룬다면.. 강철도 벨 수 있다는 걸 명심해두게..정말 좋은 검은.. 검을 아끼고 자신의 몸처럼 여기는 자의 검일세.."
"명심해두게. 검은 주인을 배신하지 않는다네.."
그리고 난..나이가 들어서 검을 만들기로 결심했지. 지금까지 내가 싸웠던 모든 과거는 잊고 나 역시 다른 이들에게 그 말을 기억하게 하기 위해.... 난 아직 그 대장장이가 만들어 준 검을 버리지 않았네. 이미 그 검은 날을 가진 검은.. 내 망치가 되어.. 나와 일생을 함께 하고 있다네..
"그 날 그 대장장이가 내게 만들어 준 칠흙의 검은 날 배신 하지 않았네.."
뭐 그냥 써본겁니다. 현재 준비중인 소설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뭐..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대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