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이 채택하고 있는 몬스터 사냥을 통한 재화의 획득방식은 많은 게이머들을 웃기고 울린다. 수백 번의 반복적인 사냥 뒤에 운좋게 얻은 아이템을 보며 '이거 돈 좀 되겠는 걸' 이라며 환금성을 생각하는 이들로부터, '친구에게 주면 되겠다'라고 생각하는 이에 이르기까지 사냥을 통한 부의 축적이란 방식은 그들 게이머들이 온라인 게임에서 경험하는 가장 기초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재화의 획득은 게이머들간의 경제활동을 수반한다.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다른 이들에게서 여러가지 아이템을 구입해보거나 판매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자신에게 필요없는 아이템을 다른 유용한 것들과 맞바꾸는 행위는 현실에서의 그것과 동일하다. 이러한 잉여자본의 흐름은 각 온라인 게임을 구성하는 경제 시스템의 근간이다.
게임상에서 통용되는 아이템과 화폐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잉여자본의 축적여부를 살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특히 환금성과 맞닿아 있는 국내의 많은 게임들은 이러한 게임내 경제의 추이를 관찰하는 것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알려져있다. 모 게임의 경우 게임내 화폐의 환금가치가 하락하자 화폐의 소모량을 늘리는 등의 비교적 파행적인 패치를 단행하여 게이머들의 비난을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렇듯 중요한 게임내의 경제활동을 정작 게이머들은 어떻게 여기고 있을까? 대다수 국내 게임들은 이러한 경제활동을 편리하게 돕지 않는다. 많은 이들은 게임에서 제공하는 공개 채팅창을 통하여 짧게는 수십분에서 길게는 수 시간 이상 광고를 하여야만 한다. 특히 플레이하는 시간대가 다른 게이머들과 많이 다른 경우 정상적인 경제활동은 어렵다고 봐야한다.
광고글로 도배된 마을, 이것이 커뮤니티?
또한 게임상에서 인원이 많이 몰리는 마을과 같은 중요 거점의 경우 화면을 빼곡히 채우는 말풍선들로 눈이 아플 지경이다. 채팅창은 무엇을 사고 판다는 광고글때문에 제대로된 대화조차 힘들다. 더구나 이러한 광고글을 게이머들이 자체적으로 걸러낼 수 있는 장치 조차 없는 게임들의 경우 그러한 중요 거점은 꼭 필요한 일 외에는 기피하는 혐오구역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그 마을에서 광고를 해대는 수십, 수백의 캐릭터들을 모두 게이머들이 조종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중에는 분명 수 시간이상 그곳에 머무른 이들이 있을 것이다. 단순히 원하는 아이템을 얻거나 남는 아이템을 팔기 위해 그 많은 게이머들이 그 곳에서 기나긴 시간을 소모해야 한다는 것은 상당히 우울한 일이다.
게이머들은 좀 더 편해질 수 있다. 수년 전부터 많은 게이머들이 NPC를 통한 아이템의 위탁판매에 대해서 개발사측에 건의를 해왔었다. 그것은 기술적으로도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몇몇 게임들의 경우 이러한 시스템을 이미 도입하여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편리함 때문에 게임의 만족도를 더 높여주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예를 들어 개인이 집을 짓고 거기에 위탁판매 NPC를 고용하는 방식을 채택한 모게임의 경우 관련 커뮤니티에 광고글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이루어진다. 특히 아이템을 제작하는 크래프팅 시스템과 맞물려 이름있는 아이템 제작자의 경우 단골이 생길 정도이다. 또한 클로즈 베타 테스팅을 실시중인 모 게임은 경매 시스템을 도입하여 게이머들의 수고를 덜어주고 있다. 간단한 검색으로 찾고자 하는 물건의 존재여부와 가격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접속하지 않는 시간에도 경매NPC가 관련 아이템의 경매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렇듯 편리한 시스템을 왜 많은 게임들은 도입하지 않는 것일까? 혹자는 게임내 커뮤니티의 활성화라는 주장을 한다. 모든 경제활동을 NPC가 대신해 준다면 온라인 게임의 중요한 요소인 사람사이의 교류가 줄어들지 않겠느냐는 이야기이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장소가 오히려 정겹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제시'와 '즐', 단 두단어로 로 일관되는 우리의 아이템 거래 문화를 볼 때 무엇이 활성화인지 의문스럽다.
통상적으로 우리의 아이템 거래방식은 현실과 상반된다. 판매자는 가격을 끝까지 말하지 않으며 구매자도 희망가격을 먼저 말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이러한 까닭에 먼저 '제시'하라는 상당히 우스운 상황이 자주 벌어지기도 한다. 이른바 '한국식' 온라인 게임을 처음 접해본 게이머들은 이러한 거래방식에 상당히 당혹감을 표시하고 화를 내기도 한다. 이러한 한국식 게임의 거래문화는 '동네 가게에 가서 물건을 사는데 주인에게 이거 얼마냐고 물어보니 '제시'라고 말하더라'라는 우스갯 소리로 비꼬아지기도 한다. 상당히 기형적으로 여겨지지 않는가? 가격을 모른다면 '즐'이 되는 것일까?
이러한 게임들에서 흔히 '고수'로 불리어지는 게이머들은 각종 아이템들의 거래가격, 즉 시세를 훤히 꿰어차고 있다. 자주 게임에 접속하거니와 그들이 거래문화를 주도하기 때문에 시세를 잘 아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이러한 거래문화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원활한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서 게이머들은 이른바 '시세'라는 정보에도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별로 즐겁지 않은 일에도 단지 게임이라는 이유만으로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많은 개발사들은 이렇듯 기형적인 거래문화를 유발하는 경제 시스템을 존속시켜 나가는 것일까? 무슨 까닭으로 온라인 게임에서 가장 기초적이고도 중요한 경제활동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지 않는 것일까?
게임에 보다 오래 접속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
게이머가 접속한 순간에 모든 경제활동이 이루어져야한다는 것에 바로 그 촛점이 있다. 대부분의 게임에서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서 게이머는 많은 시간을 게임에 접속해 있어야 한다. 현재 유행인 개인상점의 경우에도 접속을 끊은 이후의 경제활동은 지원하지 않는다. 어떠한 경우에는 캐릭터를 게임에 접속시킨 상태로 일상생활을 하는 게이머들도 있다.
게이머들을 보다 오래 게임에 붙들어 놓기 위하여 불편한 방법을 택한 것일까? 소모적이고 재미없는 일을 하기 위하여 우리 게이머들은 상당시간을 투자해야만 한다. 반면에 편리하고 빠른 방법은 게이머들이 다른 '꺼리'를 즐길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전자의 방법을 택한 게임들에서 그 '꺼리'라는 것은 과연 얼마나 많이 있는지 되물어보게 된다. 그 '꺼리'의 부족을 희석하기 위해서 그들이 택한 방법일까?
'아이템을 경매에 올렸다. 끄고 나가봐야지'라는 생각이 그들 게임에서는 '아이템이 안팔렸다. 켜놓고 나가야지'라는 생각으로 바뀐다. 은근히 의도적이다. 이렇게 의도한 개발사는 게임 자체의 역량에 의지하기 보다는 게이머들의 욕심에 기대는 면이 강하다. 보다 좋은 아이템, 보다 많은 화폐를 가지기 위해 오늘도 많은 게이머들은 수 많은 시간을 광고를 하면서 보낸다.
결국,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기 위한 우리 게이머들의 보다 오랜 접속시간은 곧 개발사의 수입으로 연결된다. 개인상점을 계속 열어놓아서 생긴 보다 많은 동시접속자 수는 그들의 홍보에 빠지지 않는 요소이며, 빽빽한 광고글로 보다 북적이는 마을은 개발사의 자랑거리이다.
그러나 기자를 비롯한 많은 게이머들은 몇 마디 말을 하느라 오래 접속해있는 것도, 컴퓨터를 켜놓고 다른 일 하는 것도, 그리고 빽빽한 캐릭터들로 버벅이는 마을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 단지 좀더 게임다운 '꺼리'에 우리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 그것을 원할 뿐이다.
[온라이프21 객원기자 '황성철']
가끔 삐딱하게 보면 세상이 달라 보인다.
로토
보통 게임은 몬스터를 사냥해서 돈이나 아이템을 획득하거나, 장사를 하는데.. 다른 방법이 또 뭐 있나요..?
2004-09-27 19:56:42
트루판타지
마비노기 오픈 초기시절엔 사냥보다 옷만들어서 아르바이트 채우는게
돈 잘벌었다죠 -_-.... (지금은 완전히 밑바닥인생이지만)
2004-09-27 20:09:58
키위사랑
후후...마비노기 제발 개인상점말고 단체상점나와서
우리 낚시동호회가 활어도매상 만들게 해주세요~냐햐햐~
2004-09-27 20:32:40
BRAND
ㅎㅎ..군주라는겜에서는~
접속안해도 아이템 판매가 가능하다죠
2004-09-27 20:43:14
≥∇≤부끄™
차라리...제련하거나..하는게 더 좋을거같은데..
아니면..음..몬스터가 주는게 아니라..뭔가다른것들이 주는거..
어떤 NPC에게 뭔아이템을 일정량 주면 아이템을 준다던지..뭐 이런걸로 대체하거나...아이템이 종류가 여러가지거나..엥..이건 말이안되나..흐흐흐..어쨋든..요즘게임들 저런 광경때문에..-┏
2004-09-28 00:42:43
유이
흠..마비처럼..자기가 아이템을 만드는...그런걸 하면....글새요...-_-;;
역시 온라인게임은 커뮤니티가 생명이기는하다..대부분유저는
반대로 고렙과 고급아이템을 목표로 두고 하기때문에..
어려울듯..첨에 마비노기도 비록 하루2시간이지만
어느분이 노래만들어서 그거듣기도하고..마을에서
스테미나도 체우고..채력도채우면서 사람들과
대화도참 많이나누고했는대..ㅎㅎ 지금은 완전 광렙모드
더군요...그래도 커뮤니티는 하긴하던대..사냥하면서-_-;;
2004-09-28 01:30:33
『무명』
솔찍히 장사하면 시간 무지잡아먹습니다. 그런 장사때문에 저사양 사용자들은 랙때문에 하기가 힘드러집니다.
이런 현상을 줄이려면 모 게임들처럼 NPC를 설치해 놓는게 좋을듯 합니다.
아템은 저절로 언젠간 팔리고 돈은 저졸로 들어오고 얼마나 편합니까. 이런 시스템 널리 퍼져야 합니다.
2004-09-28 10:08:45
날개잃은천사
npc가 플레이어에게서 아이템을 살때
그 가격을 조금 상향으로 조정해 준다면
(플레이어->플레이어 시와 비슷한 가격)
굳이 남에게 팔 필요가 없으니
장사전용 매크로라던지 저런 도배라던지가
필요없어지지 않을까요?;
2004-09-28 10:15:18
나그네
위탁판매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게임에서도 가능할듯싶은데..
아쉬울따름이네요 마을에서 버벅이면 진짜 짜증납디다
게다가 그 수많은 인간들 특히 그 리xx라는 게임은 마을안에만 들어가면 발디딜틈이 안보인다는... 어쨌거나 바꿔줬으면 싶네요
위탁판매나 경매시스템 얼마나 좋습니까
현재의 장사는 커뮤니티가 아니죠 그건 그냥 노동의 하나일뿐..
진정한 커뮤니티를 위하여...
2004-09-28 14:31:35
모범생氏
한국온라인게임이 울온처럼 되도록 기대하는건 무리인가요...
국내 게임업체들은 당장의 `돈벌이'에 급급하죠.
2004-09-28 16:30:36
『무명』
갑짜기 웬 돈벌이???????
게임내 유저들의 장사와 돈벌이가 무슨상관있는건지......
2004-09-28 20:01:20
두꺼비와곰
돈벌이 저님속뜻은 이런것같네요 매크로 , 도배같은걸로 하루종일 켜놓는 돈 -> 회사로 쭈쭈죽 들어오잔아요 - _-30일정액같은건 몰라도 시간정액 - _- 그런걸로 인해 돈버는 상술? 이라고하는것같은데요? -_ - ;;
경매시스템을 만들어섯 - _- 1시간에 1번씩 경매를 1차 2차 쭈주주죽 열어서 필요한사람들들어와서 가격부를고 사고 나가고 -_- ㅎ 좋아좋아 - _ -커뮤니티성있엇 ! 앗 신선해 ㅎㅎ - _-ㅎ;
2004-09-29 11:09:05
BawSc
글에도 돈벌이에 관한글이 있는데 갑자기라니.
2004-09-29 14:41:18
테일즈위버
테일즈위버는 유저상점이라는게 있는뎀;;
그거 세워놓고 자기는 사냥하러가면됨
2004-09-29 20:07:27
무언계
대단해
예전엔 이런 생각도 못해봤는데 ㅎㅎ
어디가지 성장할 것인지........
개발이 가능할건지.......
돈이냐 개발이냐.....
2004-09-30 10:58:34
카이브리안
npc에게 맡기구 그 아이템 수량같은 시세에 따라 npc가 상향 조겅해주는 건 어떨까요 ???
2004-09-30 15:15:30
트리뷴
어느 시스템이건 현재의 시스템보다 재밌어지긴 힘들어질듯한데요
다 지들이 노가다뗘가면서 돈버는 재미에 하는거지 알아서 팔리고 그러면 감동이 없죠. 글구 고렙만들어 몹잡으면서 랜덤하게 떨어지는 아템을 어쩌다 주워서 득템기쁨도 못누릴테구요. 지금이 제일 나은데..장사가 없으면...사냥만 하고 삽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