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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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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2.28 19:00:32 조회: 837 추천: 0 |
타오르는 지옥의 불길 속에서.
소녀는 걸어나온다.
보라색의, 그 신비로운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불꽃의 가루를 내뿜는다.
붉은 나비의 형상을 떠올리게 하는,
그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는.
느긋하고도, 여유러운 걸음으로.
성체를 향해.
유유히 걸어간다.
.
.
.
.
.
the distress
-6-
죽일 수 없었다. 기화시키지 못했다.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
여자의 눈에 압도 되었다. 나는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기지 못했다. '플레게톤(Phlegethon)의 주민'인 내가, '진리를 표방하는 자'인 내가, 기껏해야 체 20년도 살지못한 생물따위에게!
'소중한 사람이 없는 거군요.'
비웃는 듯한 그 말에, 나는 이성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것 만으로도, 그것을 참아내지 못한 것 만으로도, 나는 인간에게 패배했다. 진것이다. 패배이다. 그것은 나의 자존심에 대한, 나의 긍지를 부숴버렸다. 능력을 억지로 발동하려 했을 때, 순간적으로 일어난 통각이 내 정신을 돌려놓지 못했다면, 나는 이 앞의 인간을 재도 남기없이 기화시켰을 것이다.
"이름이 뭐지?"
나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그저 화가 나서, 뭐든지 말해버렸다. 뇌가 제대로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다. 나는 머릿 속에 떠오른 것을 아무 생각없이 입 밖으로 내밷고만다. 이름이 뭐냐니, 웃기지도 않는 반항이다. 나는 스스로 무덤을 파고만 것이다.
"너에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이름'말이야!"
그러나, 나는 말을 멈추지 않는다. 나에겐 없는 것을 가진, 이 인간에 대해서 알고 싶다. 다른 녀석들의 반응과 다르게, 내 앞에서 너무도 당당히 미소짓는다. '자, 나를 죽여봐라.'고 말하는 듯이, 그 저돌적인 당돌함에, 나도 모르게 감정을 주체할 수 없게되었다.
"캐서린."
자신있는 대답. 그것은 그녀의 이름이다. 하지만, 그것은 나를 비웃는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자신의 소개를, 인간의 예의에 맞추어 말한다. 그것뿐이다. 나는 이름을 물었고, 그녀는 대답했을 뿐.
"캐서린 보나파르트.
자신이 어디에서 뿌리를 두었는지를 알려주는 성(晟)을 덧붙인다. 그녀는, 부모가 있고, 이름이 있다. 그것 말고도, 나보다 가진 것이 많을 것이다.
"...캐서린."
나는 여자의 이름을 나지막히 말한다. 별다른 의미는 없다. 그냥 말해본 것이다. 이유는 나로써도 모른다. 정말, 사고와 행동이 통제가 되지 않게되었다.
'좋은...이름이네."
나는 그 말을 덧붙이지 못했다. 그것은 작은 오기이기도 했고, 나의 자의식이 되돌아와 말을 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었다. 아니, 나는 단순히 부끄럽기 때문에 아무런 말도 하지못한 것은 아닐까?
"저..."
캐서린-이라 자신을 말한 여자가 나에게 무언가를 말하려 한다.
"뭐?"
나는 퉁명스럽게 대답해버렸다. 나도 모르게, 이 여자 앞에서는 나도 모르게 이상한 태도를 취하게 되어버린다. 짜증나는 생물이다, 역시.
"제 몸을 치료해주셨군요."
이제야 눈치채다니, 유유부단한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이미 죽어가고 있던 육체를 정신과 잇기위해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른다. 겨우 실험체로 쓰기위한 생물을 위해서, 이런 고생을 해야하나 하고 생각한 것도 수십차례. 지금은 충분히 후회하고 있다. 차라리 잡아오질 말았을 것을.
"아, 그래."
거슬리는 미소다. 웃음짓는 캐서린의 얼굴은 거슬려. 거슬리지만...
"정말, 감사합니다."
...기분이 나쁘진 않다. 인간들에게 잡혀서, 마녀라 추궁받는 정도의 여자치곤, 예의가 바르다. 물론, 인간의 기준에서의 예의지만. 어쨋든, 그 태도를 보아서, 그녀는 아마 몰락한 귀족이 아닐까. 내가 생각을 하는 동안, 캐서린은 뭐라고 말을 했지만, 나 또한 동시에 두가지 이상의 사고를 할 수 있는 생물은 아니었다.
"...뭐?"
나는 되묻는다. 캐서린은 무슨말을 덧 붙였을까? 아, 나는 어째서 이런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는 거지? 그 자체가 우습다. 기생충과 같은 생물이라 치부하던 영장 동물을, 앞으로 끌고와서 되살려놓고, 그 행동에 화를 내고, 진정하고, 되묻기까지 한다.
"감사합니다, 살려주셔서."
"...읏."
나, 방금 전에 인간에게 감사 따윌 받았다. 너무도 황당한 상황에, 나는 그만 이상한 소릴 내버리고 말았다. 지금의 내 표정을 어떨까? 아마 미치도록 우습겠지? 인간따위의, 고맙다는 표현따위로, 나는 이상한 감정을 느끼고 말았다. 뭐야, 무슨 느낌이지.
"그..."
'감사합니다(Danke schoen)', 다음에 뭐라고 대꾸를 해야하나, 이 갈색머리의 여자가, 나에게서 무엇인가를 기대하고 있다. 그 부담스런 시선에, 나는 눈을 마주치기를 거부하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
"네?"
나는 분명히 대답했다. 그게 저 인간따위에게 들리던 말든지, 그건 상관없다. 나는 분명히 내 뜻을 전했고, 다시 말 할 필요도 없다. 나는 말했어. 듣지 못한 것은, 청각이 퇴화한 종의 능력부족일 뿐이지.
"시끄러워."
나는 문을 불러온다. 원래 있지도 않은 공간에서, 내가 지나갈 만한 크기의 균열(龜裂)이 일어난다. 나는 그것을 지나가, 서둘리 문을 닫아버렸다. 전날 다 읽지못한 고문서를 보기위한 이유였지만, 그 여자와 같이 있고싶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 방금전의 일이 다시 떠오른다. 하지만, 상관없어. 난 분명히 말했어.
'...'천만해(Bitte, Schoen)' 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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