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틱(lunatic)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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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틱(lunatic)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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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똥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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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5.07.16 18:32:50 조회: 957 추천: 3 |
[눈을 감기만 해도 다시 떠오른다.
머나먼 고향이, 그리운 얼굴들이.
그건 지금, 너무나도 먼 곳에 있다.]
여름 밤. 뜨거운 태양이 세력을 잃고 어둠에 삼켜졌어도 여전히 그 흔적은 지워지지 않았다. 이 어둡지만 뜨거운 밤하늘에 떠있는 두 개의 빛은 도시의 공해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을 뽐내고 있었다. 두 개의 빛은 달처럼 크지도 않고 밝지도 않았지만 서로 자신의 존재를 지상에 생물들에게 알리기 위해 경쟁하듯 빛을 뿜어냈다.
그 하늘 아래 열대야를 피해 나온 듯 보이는 소년들이 저마다 손전등을 가지고 숲 속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숲은 밤이라는 시간적 여건에 의해 어둡기만 할 뿐만 아니라 음침해 보였다. 밤에 보는 어느 숲이든 그러하겠지만 이곳은 왠지 더해 보였다. 그런데도 소년들은 무슨 담력훈련이라도 하는 듯이 숲을 헤쳐 나아갔다.
"조금만 더 가면 귀신이 나온다는 폐가가 나올 거야. 모두 힘내!"
"인웅아... 나 무서워..."
하는 듯이가 아니라 정말로 하고 있었다. 인웅이라 불린 덩치 큰 소년은 두려운 표정을 짓는 아이에게 말했다.
"무서우면 내려가. 혼.자.서."
아이는 혼자서라는 말에 움찔하고는 고개를 재빨리 저었다.
"아...아니야... 같이 갈게."
"그럼, 그래야지."
"야! 저거 아니야?"
누군가가 외치며 손전등을 비췄다. 손전등의 빛이 비추는 곳에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초가집이 있었다. 소년들은 저마다 흥분과 공포가 뒤섞인 탄성을 내질렀다.
인웅이란 소년이 가장 앞서서 폐가쪽으로 걸어갔다. 다리에 움직임과 함께 바지에 달라붙는 풀들이 귀신에 머리카락처럼 기분 나쁘게 느껴졌지만 소년들의 대장답게 두려운 내색은 하지 않았다.
그를 따라 걷던 소년들도 다리 쪽에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무섭다고 징징 짤 정도는 아니었기에 조심조심 걷기만 했다. 하지만 아까 인웅과 이야기했던 그 소년은 다리에서 느껴지는 이질적인 느낌에 화들짝 놀라 주저앉아 버렸다.
"영준아? 왜 그래?"
"귀...귀신이라도 본 거야?"
소년들이 혹시나 하고 영준에게 물어보았지만 그는 얼빠진 표정으로 자신의 다리를 쳐다보았다.
"다...다리...에 이상한 느낌이."
"그래서, 귀신을 본 거야 만 거야?"
인웅이 귀신을 찾는 듯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하지만 그의 눈에는 집 구석구석에 대롱대롱 매달린 거미줄이나 마당에 깨진 체 바닥에 널브러진 장독대만이 들어올 뿐이었다.
"아...아니..."
"그래서 겨우 그 정도에 놀라서 바닥에 주저앉은 거냐? 귀신을 보기라도 하면 심장마비로 돌아가시겄네?"
인웅이 겁 많은 영준을 비난했지만 그걸 막는 소년들은 없었다. 인웅이 가장 힘이 쌔기도 했지만 왠지 영준을 도와주면 자신까지 겁쟁이로 몰릴 것 같은 불확실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뭐, 아무튼 오늘은 여기서 자기로 했으니 정 무서우면 빨리 돌아가라고."
"혼자선 무서워, 가...같이 갈 사람 없어?"
영준이 도움을 청하는 눈길로 소년들을 쳐다보았지만 소년들은 영준의 눈빛을 외면해 버렸다.
"어쩔 수 없이 혼자 가야겠네. 그게 무서우면 같이 여기 있든가."
영준으로서는 도저히 거절하기 힘든 말이었지만 그는 용기를 내어 말했다.
"호...혼자서라도 집에 갈래!"
영준의 외침에 소년들은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 숲은 자신들이라도 혼자서 돌아가기 무서운 곳이었다. 그런데 영준은 혼자서라도 가겠다고 말하고 있다. 평소에 제일 겁이 많더니 너무 겁을 집어먹어서 간덩이가 사라진 것이 아닐까?
하지만 멀쩡한 정신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그의 눈은 막 잡아 올린 신선한 생선의 눈을 하고 있었다.
"자... 잘 있어, 내일 보자."
영준은 빨리 이 곳을 떠나고 싶어서 인사를 끝내자마자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가 느끼기엔 저 폐가는 너무나 위험했다. 특별히 무슨 이유가 생각나지는 않았다. 그냥 위험했다.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하는 두려움이 저 폐가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참을 달리던 영준은 너무 힘이 들어 잠시 쉴 겸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렇게 주위를 둘러보던 영준은 어떤 것을 발견하고 몸이 굳어버렸다. 그가 본 것은 아까 그가 뛰쳐나왔던 그 폐가였다.
아무리 영준이 체육에 소질이 없다지만 10분 동안을 쉬지 않고 달렸었다. 그런데 아까 그 폐가에서 30m도 못 벗어났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았다. 거기다가 폐가에는 당연히 있어야할 그의 친구들도 보이지 않았다.
두려움에 빠진 영준은 숨 가쁜 것도 잊고 다시 달렸다. 어디가 집으로 가는 방향인지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최대한 빨리 도망쳐야만 하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한참을 그렇게 뛰어가던 영준은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은 방금 전에 벗어났던 그곳에서 보았던 것이랑 똑같았다.
"으...으아아아아악!!!!"
영준은 비명을 지르며 또 달렸다. 이제는 숨이 가쁜 지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으으으윽..."
한참을 달리던 영준은 무언가에 걸려 넘어졌다. 바닥을 짚은 손에서 피가 새어나오고 무릎도 까진 듯 쓰라렸지만 통증보다는 두려움이 먼저였다. 재빨리 일어나려고 몸을 일으키는 그의 눈에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인영(人影)이 눈에 들어왔다. 사고회로가 정지된 그는 억지로라도 생각을 짜내기 위해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생전 처음 보는 소년... 그리고 계속 같은 곳을 맴도는 나. 사라진 아이들. 귀신이 나온다는 폐가...'
거기까지 생각한 영준은 한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눈앞에 있는 소년이 바로 소문의 귀신이다!
"으...으아아아악!!"
숲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면서 귀신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몸을 돌리고 뛰기 시작했다. 그러나 바로 앞에 귀신이 떡하니 서 있어서 몇 걸음 가기도 전에 멈출 수밖에 없었다.
아까는 어두워서 전체적인 윤곽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지금은 달빛이 비춰주어서 귀신의 얼굴이 정확히 보였다. 윤기가 나는 은색의 머리카락에 황금을 녹여만든 듯한 눈동자.
소년의 모습은 영준의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기에 충분했다.
-용어 정리랄까나...-
lunatic [luntik]
【L 「달의 영향을 받은」의 뜻에서; 옛날, 달에서 나오는 영기(靈氣)에 닿으면 미친다고 여겨졌음】 n. 미치광이; 괴팍스러운 사람, 괴짜, 바보; 【법】 정신 이상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p.s 저질렀습니다... 베소라니 뭐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꿈은 클수록 좋다고 하지 않습니까?
물론 자기 분수대로 살라는 명언도 있기는 하지만...
아무튼 저질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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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크게 잡을수록 좋지요..우후후....그보다 장르가 애매하네요. 흠..호러물인가.. |
2005-07-16
18:5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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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요,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
2005-07-16
20: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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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S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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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는군. |
2005-07-16
2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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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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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애기똥풀님도!!!!!
루나틱이라 제목이 참 정감간다는
인웅이란 소년. 약간 네가지가 없으면서 겁도 없네요. 후~
그런데 아직 소설의 목적을 찾지 못하겠네요. 프롤로그라 뭔가 알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대충 귀신을 처치하는 퇴마물인가. 뭐 그리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목적이 드러나겠죠~
2주간 분발해주세요 ^^ |
2005-07-16
22: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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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어... 비추가 3이라... 시작부터 절망이...
그리고 소설의 장르는 대충 퇴마물정도 되겠군요... 'ㅁ' |
2005-07-17
01: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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