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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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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6.19 18:51:10 조회: 851 추천: 1 |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는다. 내가 누구였는지, 어디서 왔는지, 여기는 어디인지……. 또 저들은 누구인지 도무지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이, 애쉬. 너 정말로?"
"응. 난 결심했거든."
두 인영이 사뭇 진지하게 대화하고 있었다. 한 명은 긴 흑발이 매혹적인 아름다운 청년이었고 나머지 한 명은 잿빛의 머리와 잿빛의 눈동자를 가진 상당히 특이하게 생긴 미인이었다.
"너 말이야……. 제랄드한테 걸려도 난 모르는거다."
-움찔
흑발의 청년의 입에서 제랄드라는 이름이 나오자 미인의 상태가 급속하게 나빠져갔다. 눈은 마치 먼산을 바라보듯 초점히 흐려졌고 손과 발은 눈에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떨기 시작했다. 육체와 영혼이 분리가 되는 장면을 라이브로 본다랄까?
"미, 미안하다. 그치만 너의 결심인거다. 나는 정말로 모르는 일이야. 난 오늘 널 본 적 없는거야. 알았어?"
-덜덜덜
여전히 덜덜 떨리는 얼굴로 흑발의 청년을 주시하는 잿빛의 눈동자. 그 끝없이 깊은 눈동자 속에는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공포가 서려있었다.
"그렇게 무서우면 말던가."
"아, 아니! 나는 결심했다니까!"
과연 이들은 무엇을 결심했다는 것일까. 곧 공포심은 누구러들었는지 회색머리를 질끈 동여맨 미인이 그 커다란 회색의 눈망울을 깜빡거린뒤 말했다.
"저거야?"
"응……. 그런데 말이야… 난 니가 너무 걱정된다?"
청년은 진짜로 걱정된다는 듯이 자신보다 한뺨 정도 작은 미인의 머리를 툭툭 두드렸다.
"걱정도 팔자네? 니가 열댓명이 덤벼도 내가 이길수 있으니까 걱정말라고."
"몇 살이나 살았다고?"
청년은 작게 한 숨을 내쉬고는 미인을 밀었다.
"나도 곧 놀러갈테니까, 먼저 가서 즐기라구."
"응! 알겠어!"
두 인영의 앞에 그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버티고 있는 '저것'의 정체는 거대한 웜홀이었다. 높이가 30m는 될듯한 거대한 악마의 모습을 한 문의 안에는 오색빛에 찬란한 광채를 쏟아내고 있는 거대한 웜홀이 자리잡고 있었다.
"자! 가볼께!! 힘내라고 기도해줘, 제이!"
"마족이 기도하는거 봤냐?"
청년은 비록 퉁명스레 대꾸하기는 했지만 진심으로 걱정하는 눈으로 거대한 웜홀로 향하는 회색머리의 미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빨리와야해!"
그 말을 마지막으로, 마치 그 자리에는 없었던 사람인듯 그림자조차 순식간에 오색빛의 광채 속으로 빨려들어가버렸다.
"그 녀석 괜찮을까?"
제이라 불린 청년은 걱정스레 자신의 뒤통수를 몇번 긁더니 곧 그 자리에서 사라져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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