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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르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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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5.15 10:55:11 조회: 1,221 추천: 0 |
"거리는?"
"5km 입니다."
"으음."
군복을 말쑥하게 차려 입은 은발의 사내의 물음에, 마찬가지로 군복을 차려 입은 푸른 머리를 길게 늘어뜰인 여성이 억양없는 어투로 대답한다. 은발의 사내는 주머니에서 소형 망원경을 꺼내 들어 정면을 바라 본다. 푸른 바다가 그의 눈에 들어왔고, 자그마한 점이 이차적으로 그의 눈에 비춰졌다. 그는 망원경을 접고 입을 굳게 닫은 채 몸을 돌렸다. 옆에 서있던 푸른 머리의 여성은 묵묵히 그를 바라보고 있다. 바라보던 그의 눈매가 날카롭기 그지 없다.
"함장, 명령을."
"기다려라."
은발의 사내는 재빨리 입을 놀리고는 다시 입을 다문다. 푸른 머리의 여성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는 망원경으로 다시 전방을 살펴 본다. 점은 조금 더 커졌다.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점의 개수는 10개 남짓한 숫자였다. 은발의 사내는 몸을 돌리고 반대쪽 바다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입에는 오른손이 올라가 있었다. '또독'하는 기분 나쁜 소리가 작게 울려 퍼졌다.
"함장, 좋지 않은 버릇입니다."
푸른 머리의 여성은 그에게 주의를 주었으나, 그는 '으음'이라고 작게 대답하고 입가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푸른 머리의 여성은 다시 한번 망원경을 든다. 점의 크기는 점점 커져서 그것의 '원형'이 무엇인지 확인이 가능할 정도가 되어가고 있었다.
"10……아니, 11척이군요. 함장, 명령을."
그녀는 다시 한번 은발의 사내에게 대답을 요구했다. 잠시 동안 생각에 잠겨 있는 듯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있던 은발의 사내는 아주 천천히, 자신의 오른손을 허공을 향해 치켜 들었다. 백옥과도 같은 사내의 손이 태양에 반짝이는 그 모습은 누구라도 매료시킬 것만 같은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조준."
사내의 입이 조심스레 열린다. 푸른 머리의 여성은 뭐가 그리 좋은지 입가에 미소를 띄운 채 은발의 사내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은발의 사내의 손이 전방을 향하는 순간─ 잠시나마,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았다.
"발사."
너무나 짧은 그의 말 한마디에, 우뢰와 같은 포성이 바다 위를 뒤덮었다.
태양의 제국(太洋之帝國) - 태양(太洋)에서 떠오르는 태양(太陽) (1)
갈색 빛을 뿜으며 자신의 존재를 확고히 하고 있는 단상. 그 위에는 사람의 상반신을 뒤덮을만큼 높게 쌓여진 서류더미가 올려져 있었다. 착잡한 표정으로, 그 서류더미를 바라 보고 있는 사람이 두명이나 있었다는 것은 정말 유감스러운 사실이다. 그 중 한명, 백발의 머리를 무스로 단정하게 올린 노년의 장군이 지그시 눈을 감았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좀 알고 싶군. 지그프리트 게오르그 아이젠하르트 대령."
'지그프리트 게오르그 아이젠하르트' 라는 긴 이름을 지닌 은발의 사내는, 노인의 물음에 머리를 긁적였다.
"글쎄요."
라고, 짧게 덧붙이면서. 하지만 그 반응은 노인의 격한 감정을 돋구는 가솔린이었는지, 갑자기 노인의 눈이 '희번뜩' 하고 떠졌다.
"그걸 말이라고 하는겐가, 자네는? 자네가 3시간 전에 일으킨 일도 기억 못할 만큼, 자네, 바보인가?"
"에, 저, 장군님."
노인의 말에 지그프리트는 약간 당황했는지 말을 더듬었다. 그 모습을 보고 노인은 꽤나 통쾌했는지 연신 사내를 쏘아대기 시작했다.
"자네가 공격한 함대는 제국 공인 상선이었어! 아나? 공물이 들어있었단 말일세, 공물이!"
"아니, 그게, 저."
"뭔가? 말하고 싶으면 말해보게!"
노인은 한숨을 돌리면서 그렇게 말했으나, 지그프리트는 '방금전 까지 말할 기회도 안줬으면서……'라고 낮게 읊조렸다. 그리고는 헛기침을 몇번 한 후, 방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당당한 자세로 섰다.
"저, 건망증이 있는데요. 특이사항에 적어놨을텐데요."
한치의 흐트림 없이, 시덥잖은 말을 내뱉었다.
지그프리트는 집무실은 나서면서, 긴 한숨을 내쉬었다. '건망증' 발언 때문에 노인은 30분이 넘게 설교를 해대면서 그를 훈계했기 때문이다. 그는 꽤 초쵀해진 몰골로, 자신의 은발 머리를 매만졌다.
"뭔가, 이상하단 말이다."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건망증 발언 때문에 사건은 여차저차 넘어가게 되었지만, 그는 아직도 캥기는 것이 있는 모양이었다. 그때 그의 뒤에서 나타나는 검은색의 그림자. 사내는 인식하지 못하고 머리를 긁적이고만 있었다. 이윽고 그 그림자는 사내를 덮치면서──
"함장, 무사하셨군요?"
──라는, 별거 없는 이야기를 꺼냈다. 지그프리트는 살짝 놀란 듯 몸을 움찔했으나,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는 맥이 탁 풀린 듯 중얼거렸다.
"뭐냐, 린스냐."
린스라 불린 푸른 머리의 여성은 방금전까지 그와 같은 전함을 타고 있던 여성이었다. 허리에 약간 못미치게 늘어뜨린 머리는 바다의 색과 비슷했다. 린스는 그의 반응이 약간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입가를 약간 부풀렸다.
"함장, 반응이 좋지 못합니다."
라고, 약간 쏘아붙였다. 그 모습에 질렸는지 지그프리트는 손을 휘휘 내저었다.
"방금까지 구데리안 늙은이에게 털리고 왔다구. 좀 봐줘."
"흐응……."
린스는 눈을 가늘게 뜨며 그를 바라보았으나, 지그프리트는 머리만 긁적일 뿐이었다. 그는 잠시 주위를 둘러보다가 주위의 시선을 느꼈는지, 아주 조심스레 린스에게 말했다.
"저기, 린스 대위?"
"네?"
"잠깐, 떨어져주지 않겠나, 너무 붙어있다."
─붙어있다기 보다는, 껴안고 있다는 표현이 더 옳다고 생각되지만 린스 역시 주위를 둘러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떼네었다. 지그프리트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네가 자꾸 이러니까 사령부 내에 이상한 소문이 겉돌잖아. 다음부터는 주의해둬."
"이상한 소문이라뇨?"
천진난만하게 되묻는 린스의 얼굴에, 순간 지그프리트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 소문이라 함은, '지그프리트 게오르그 아이젠하르트 대령과 린스 폰 라인하르트 대위가 그렇고 그런 사이래요, 얼레리 꼴레리' 정도의 소문이랄까.
"아니, 됐다. 그건 그렇고, 린스. 3시간 정도 전에 그 함선. 정말 제국 상선이었나?"
"네?"
이번에 린스가 보여준 반응은, 정말 놀란 듯한 반응이었다. 그녀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뭐, 구데리안 장군님이 그렇다고 하면, 맞겠죠. 아무렴 장군님이 거짓말을 하시겠어요?"
"하기사, 뭐, 그렇기야 하다만……. 뭔가 께름칙한게 한 둘이 아니야."
"그건 그렇네요. 정선 명령도 무시하고, 깃발도 안 매달고 오고, 여타 해적들과 다름없이 행동해서, 그냥 '빵' 하고 쏴버린 것 뿐이었는데. 그렇죠, 함장님?"
해맑게 웃으며 답변을 요구하는 린스의 모습을 보면서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아무튼, 구려. 정말 구리다. 뭔가, 이상하다고, 이런건."
"뭐, 그렇죠."
라고, 린스는 간단히 대답했다.
"그런데 말이야, 린스 대위."
"네?"
지그프리트는 꽤나 심각한 표정으로, 두 눈을 지그시 감았다.
"내가 방금,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더라?"
──다시 한번 말하자면, 그에게는 건망증이 있었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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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 지그프리트 게오르그 아이젠하르트(Siegfried Georg Eizenhard)
연 령 : 27세
성 별 : 남
신 장 : 177cm
체 중 : 68kg
소 속 : 제국 극동함대 '카츠바르거'
지 위 : 대령
특이사항 : 건망증.
성 명 : 린스 폰 라인하르트(Rins Von Reinhard)
연 령 : 23세
성 별 : 여
신 장 : 160cm
체 중 : Unknown
소 속 : 제국 극동함대 '카츠바르거'
지 위 : 대위
특이사항 : 세상 물정을 '꽤나' 모름.
성 명 : 하인츠 구데리안(Heinz Guderian)
연 령 : 62세
성 별 : 남
신 장 : 171cm
체 중 : 91kg
소 속 : 제국 극동함대 '카츠바르거'
지 위 : 대장
특이사항 : 달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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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고3인데 내가 뭐하고 있는걸까요...공부는 안하고...[먼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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