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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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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4.01 22:40:21 조회: 819 추천: 0 |
아직 낮도 되지 않아, 그것은 아직 눈살을 찌푸릴 만한 햇빛이 아니었다. 닫힌 창문을 허락없이 들어오는 햇빛이 그렇다는 얘기다. 그 뒤에 서서 아침 차를 즐기는 베빈이 커다란 정원 앞에 마차를 세우는 누군가를 본다. 베빈은 창가 옆에 놓인 탁자에 차를 딸각 올려두고 창문을 연다.
마차는 녹색 천으로 덮여 있는 것으로, 자그마한 파란 깃발에 노란 말이 그려져 있다. 애쉬누엘이다.─나의 오랜 친구, 어서 와.
베빈은 창틀에 팔등을 기대고 졸린 눈으로 마차를 쳐다본다. 마차의 문이 누군가에 의해 열린다. 그것은 매우 얇았으므로, 아무런 소리도 없었다. 그 안에서 오랜 친구인 애쉬누엘이 보인다. 그는 하얀 깃털을 뽐낸 모자를 눌러쓰고 작게 웃음지었다. 베빈에 대한 인사다.
애쉬누엘은 마차에서 조용히 내린 뒤 입을 중얼댔다. 그리고, 한적한 정원을(흙바닥만 가득한 정원) 걷기 시작한다. 오는 사이에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려는지 쉴새없이 단추를 만진다. 베빈은 위에서 그에게 지시하듯 말한다.
「애쉬, 어서 와.」
애쉬누엘은 픽하고 코웃음을 치더니 모자를 한 손으로 들고 햇빛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는 베빈의 얼굴을 쳐다본다.
「들어가기도 전에 인사하는 게 어딨냐?」
그의 혼잣말 하듯한 물음이 끝나고 베빈은 몸을 돌렸다. 우선, 탁자에 내려둔 차를 다시 들고 후르릅하고 마신다. 애쉬누엘은 웃음만 가득한 채 모자를 다시 눌러쓰고 베빈의 저택으로 들어간다.─내가 고용한 여자들이 잘 대접하겠지. 일단, 내 방으로.
후르릅한다. 그렇게 차를 몇 모금 마시자, 문의 손잡이가 돌아갔다. 애쉬누엘이 온 것. 베빈은 문이 다 열리고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왜냐면 베빈은 뒤에 슬그머니 인사를 하며 걸음질 치는 여자를 보려고 하는 것이다. 애쉬누엘은 그걸 모른다.
「모자는 어디에 두지?」
애쉬누엘은 문을 닫으면서 모자를 벗는다. 여전히 웃음이 가득하다. 그렇지만, 베빈이 그를 보면서 한 가지 웃기는 것이 있었다면, 머리가 너무 눌려 있다는 것이다.
「가지고 있어. 새로 산 저택이라 옷걸이가 없어서.」
애쉬누엘은 프흐흐하며 웃음 소리를 내었다. 베빈이 이상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본다. 그리고 나서 베빈이 그에게 「웃지말고 앉아.」라고 말하자 그는 눌린 머리를 손으로 휘휘 털어내며 앉았다.─이 차가 무슨 차더라? 맛있네. 딸각.
「싼 집이라더니 내 집보다 좋은 걸.」
애쉬누엘이 웃음을 가진 채 베빈을 쳐다본다. 그 뒤에 창문, 옆에 넓다란 탁자, 더 옆으로는 수많은 책이 나열된 책꽂이들이 있다. 애쉬누엘은 그것도 찬찬히 보았다.
「무슨 소리야. 그보다 위험한 일이 생겼어.」
베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베빈이 앉았던 의자는 팔등도 편하게 해주는 푹신한 의자다.)
애쉬누엘은 베빈이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홱 돌리자 엉덩이를 들어 투명한 유리탁자 밑에 색색의 알멩이들을 바라보다 웃음소리를 살짝 흘리며 털썩 다시 앉았다.
「또 뭔데?」
베빈은 그 사이 창문 뒤에 서있었다. 밖은 텅 빈 정원과 길, 좀 더 멀리 커다란 저택들과 나무밖에 없다.
「일단 날 말려줄 수 있어?」
「왜?」
애쉬누엘은 낄낄댔다. 베빈이 무얼 생각하는지 또 궁금한 모양‥, 보단, 기대에 차있는 사람 같다.
「옛친구가 온다는 소식이야.」
베빈은 아주 진지했다. 애쉬누엘은 그의 말에 배꼽을 잡으며 웃기 시작하더니, 좀처럼 멈추려 들질 않는다. 눈물까지 찔끔 났는지, 웃음이 다 멈추면서 손으로 눈을 만진다. 하지만, 베빈의 얘기가 자꾸 기억이 나는지 슬쩍 슬쩍 웃어댔다.
「그래서 내가 뭘 말리면 되지?」
「창문에서 뛰어 내릴려고.」
애쉬누엘은 그 때가 지나서야 웃음이 끝났는지, 숨을 힘껏 내쉬며 말한다.
「네 친구가 그렇게 무서워?」
베빈은 창문 뒤에서 밖을 바라보다 몸을 돌려 의자로 슬그머니 다가와 앉았다. 애쉬누엘의 눈길이 창문의 그로부터 자신의 정면으로 옮겨왔다. 한결 편해 보인다.
「내 오랜 친구중에 제일 이상하다랄까. 여자이긴 하지만‥ 뭐랄까. 좀, 그래.」
베빈이 다 마셔버린 차가 들어있던, 아주 맛있는 차가 들어있던 흰 찻 잔을 쳐다보며 말한다. 애쉬누엘은 웃음을 참으려는지 한참동안 말하지 않는다. 그의 입 속에서 잠깐동안 푸흐하는 소리가 들렸다.─베빈, 너보다 이상한 사람은 없어.
「언제 오는데?」
베빈은 애쉬누엘의 물음에 한숨을 푹 내쉰다.
「오늘 오후야. 내가 집을 샀다고 오는 모양이야. 저녁 모임에 온다고 하더군. 걱정이야, 너무 걱정 돼.」
애쉬누엘이 베빈의 대답에 눈이 커진다. 그의 고모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다. 그도 저녁 모임에 참석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만나볼 수 있겠어. 얼마나 이상한 사람인지 말야.」
그의 말에 베빈이 오른손을 들어 휘휘 젓고 고개까지 내저으며 대답한다. 마치 나혼자 그녀에게 피해를 입으려는 사람. 마치 영웅처럼 말이다.
「그 친구는 상대하지 않는 게 좋아. 그건 처음에 포크로 닭다리를 먹는 불편한 기분이거든.」
애쉬누엘은 또 낄낄댔다. 베빈이 말한 비유가 너무 이상하기 때문이다.─왜 자꾸 웃는거야? 미안, 그냥 예전 기억이 떠올라서.
「가장 멀리사는 사람이 왜 오려 하는지 모르겠어. 그 친구에게서 온 편지를 오늘 보고서 아침부터 짜증이 오더라고.」
열어놓은 창문을 지나던 새가 짹짹거린다. 참새인가. 그 참새가, 편지를 또 보내려 하는건가?
《내가 좋아하는 친구, 베빈. 집을 새로 샀다는 소식을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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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만이네요.
글이 안 써져서 예전에 쓰던 글을 올리고 =ㅅ =
당분간 소설 쓰는 일은 접어야 겠습니다.. 정말 한 문장 쓰기가 너무 어렵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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