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온라인소설 |
|
포인트 - 글등록: 30점(하루 3개) / 코멘트: 1점
엽전 - 글등록: 20냥 / 코멘트: 5냥
|
|
|
온라인 소설 |
소설
커뮤니티
레이븐-[9]
|
레이븐-[9]
|
|
나이트메어
|
날짜: 2007.01.01 22:14:06 조회: 826 추천: 0 |
저 멀리까지 이어진 옥수수밭은 전형적인 미국농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곳에는 어째서인지 한 마리의 새도 보이지 않는다. 추수감사절이 가까워지는 만큼, 황금빛 옥수수가 자신의 모습을 자랑하고 있을 시기가 다가오면 항상 나타나 농부들의 신경을 긁어놓던 참새 무리의 모습을 단 한마리도 찾아볼 수가 없다. 황혼이 지는 하늘, 그 아래에 비치는 옥수수의 황금 물결이 보여주는 장대한 여운과는 다르게, 그 장소에서는 생명의 움직임이 전혀 없다. 바람에 흔들리는 옥수수들만이 시간이 멈추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을 뿐, 저만치 떨어진 농장에서도, 저녁 시간이면 밤마다 저녁을 밝혀주던 농장 뒤의 민가에서도 아무런 생명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이.
어둠이 태양을 삼켜간다. 태양이 보여주는 붉게 물든 하늘도 점차 검게 바뀌어간다. 그 와중에 검은 물체가 마을을 향해서 빠르게 날아오고 있다. 그것은 까마귀의 모습을 연상시키지만, 새는 아니었다. 인류가 하늘을 지배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기계, 혹은 자연의 법칙을 무시하도록 만들어진 과학 문명의 창조물.
비행기가 어둠이 밀려오고 있는 마을을 향하고 있다. 곧 그것은 마을 앞의 공터로 내려온다. 착륙용 바퀴가 지면에 닿았을 때, 기다렸다는 듯이 태양은 사라지고 붉었던 하늘은 순식간에 군청색 어둠으로 물들어갔다. 마치 그들을 환영하는 것처럼.
티파니는 창 밖을 바라보고 있다. 옆을 찌르는 제니퍼의 케이스의 존재는 이제 아무래도 상관없는 듯하다. 현재 티파니의 눈에 비치는 것은 황금색의 바다였다. 넓게 펼쳐진 거대한 옥수수밭, 그것을 뒤로하고 빼곡히 늘어선 옛날 건축양식의 집들, 그리고 밭에 비해서 조그마한 농장과 작은 언덕. 느닷없이 나타난 캔자스 시골 농가의 평화로운 모습에 티파니는 긴장이 풀렸다.
"참, 티파니양?"
착륙을 준비하던 아인하르트가 돌아보며 티파니에게 말을 건넨다. 티파니는 고개를 돌려 조종석을 바라보았다. 그는 티파니가 대답하기도 전에 자신의 말을 이었다. 이것은 대답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했던 것일까? 아니, 들려주어야만 할 내용이라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노인네가 말한 '명심해야 할 세 가지' 중 마지막 부분 말인데."
티파니는 그의 목소리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런 그녀의 진지한 태도에 아인하르트는 피식 웃음을 지으며 평소와 다름없이 느긋한 말투로 말했다.
"이봐이봐, 그렇게 긴장할 필요없잖아."
"?"
"티파니양이 명심해야할 세 번째는..."
아인하르트는 자신이 조작하던 기계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익숙한 손동작으로 레버를 눌렀다. 그는 대답을 기다리는 티파니의 모습을 주시하고 있지만, 철저하게 기계를 조작하며 착륙에 필요한 조종을 끝마쳤다. 복잡한 과정이었지만, 아인하르트는 별다른 문제없이 거의 완벽하게 그것을 해결했다. 착륙준비가 완료되었을 때, 그는 티파니가 기대하던 것을 들려주기 위해서 입을 열었다.
"우리가 있는 그 곳이 어디이든 간에 그 곳은 항상 최전선이라는 것."
"...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티파니에게 가볍게 미소로 답하는 아인하르트. 옆자리에서 종이접기에 몰두하고 있던 제니퍼가 아인하르트가 입을 열기도 전에 말을 가로챘다.
"말 그대로예요. 우리의 적은 어디에 든지 존재한다는 것이죠."
항상 미소를 머금은 제니퍼의 얼굴은 어느 때랑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조금 전까지만 해도 철부지처럼 굴던 그녀가 갑자기 진지한 어조로 말하는 것에 티파니는 자신도 모르게 그 분위기에 압도되었다. 정확히 설명하자면 제니퍼의 태도 변화보다는 그녀가 말한 내용도 적지않게 영향을 미쳤다는 표현이 올바를 것이지만. 자신의 대사를 빼앗겨버린 아인하르트는 축 늘어져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 갑자기 몸을 일으켜 세워 시계를 조작하기 시작했다.
"착륙합니다!"
아인하르트는 비행기가 지면에 닿기 직전, 착륙용 바퀴를 개방했다. 어쩌면 아슬아슬한 상황이었지만, 그것을 알고 있는 것은 아인하르트 한 명 뿐이었다. 티파니를 제외한 두 명은 그의 실력을 잘 알고 있었고, 그가 절대로 실수를 할 리가 없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가능했던 것에는 그의 실력만이 아니라 기계의 성능도 한 몫을 했다고 할 수 있었다. '와이트'의 충격흡수 장치는 추락 시를 대비하여 특수제작된 HNT의 산물이었다. 웬만한 충격은 모두 분산시켜 거의 흔들림이 없었고, 충돌로 인한 약간의 소음은 완벽하게 없애버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지만, 방음 설계가 되어있는 비행기 내부에서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만일 아인하르트가 목적지에 도착했음을 승객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면, 아마도 이들은 아직 자신들이 하늘을 날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으으음...! 자, 어서 내리자고요."
좌석에서 일어난 제니퍼는 기지개를 펴면서 자신의 무기가 든 케이스에 연결된 쇠사슬을 어깨에 고정했다. 티파니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창 밖과 비행기 안을 번갈아 보다 '전혀 느낌이 없었는데, 언제 착륙한 거지?'하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다 제니퍼의 움직임에 이끌려 그녀도 일어날 준비를 시작했다. 그렇다해도 티파니에겐 별다른 짐이 없었다. 비행기의 문이 열리자 그와 동시에 설치된 탑승용 계단을 통하여 제니퍼와 티파니가 내려왔다. 도중에 제니퍼의 케이스가 문에 걸려서 티파니의 앞이 막히긴 했지만, 들어왔을 때와 같이 케이스를 옆으로 돌려서 내보내어 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곧이어서 어느새 짐칸을 다녀와 짐을 가지고 온 아인하르트가 내려왔다. 그의 플라멘베르퍼-이플리트도 좁은 문의 마수로부터 자유롭진 않았지만, 제니퍼의 케이스보다는 편하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문을 나설 때 옆 모서리에 약하게 부딪힌 정도로.
"으아아..."
계단에서 내려온 아인하르트는 그 특유의 힘 빠지는 소리를 내며 방금 부딪힌 플라멘베르퍼의 뒷부분을 손질했다. 그는 자신의 무기에 별다른 상처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 어깨에 짊어졌다. 그 뒤를 이어서 무뚝뚝한 검은 머리의 남자가 계단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자신의 레이피어-엔드리스-를 아래로 향하게 잡고서 세 사람에 비해 비교적 느린 걸음으로 무표정을 유지하고서.
"티파니양은 인기가 많은가보네. 벌써 환영하기 시작하는군."
휴가 계단에서 내려오자, 아인하르트가 재미있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누구를 가리키는 것일까? 그 질문의 답은 티파니도 잘 알고 있었다.
'적!"
티파니는 그것이 전투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그런 티파니의 생각이 끝나기 무섭게 주위의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것에 반응하듯 그들의 느낌도 바뀌었다. 아인하르트는 표정이 진지해졌고, 제니퍼는 미소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오른손으로 케이스를 잡고있다.
'...!'
티파니는 순간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느낌을 받았다. 푸른색의 검을 잡고서 날카로운 귀기(鬼氣)를 내뿜는 휴의 살의가 가득 담겨진 눈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티파니는 이전에 클라우드가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일단...명심해야 할 몇 가지만 말해두도록 하지.'
습관적으로 제복 안 주머니를 뒤진다. '베레타 93R'이 없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지금은 무기가 필요하다. 마음을 진정시키고서 티파니는 다시금 떠올린다. 클라우드가 말했던 적의 존재를.
'이제부터 자네가 싸워야 할 적은 테러리스트 따위가 아니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아하하하 늦었습니다. 무지무지무지 늦었습니다. 그런 주제에 항상 짧습니다. 언제 8편을 썼었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 하군요! 아하하하[< 끌려간다]
어쨋거나 다음편은 전투입니다. 어색한 표현이라든지 오타 지적을 부탁드립니다![<]
|
|
|
|
|
|
|
Yeah! 이것도 방학시즌 파워인가요. 방학이랑 관계없는 저랑은 무관한 이야기 입니다만(...). |
2007-01-01
22:49:47
|
|
|
|
1편부터 다 읽고왔습니다. 지치네요.(제가 글 읽는게 더럽게 느려서.)
가장 부러운타입이시네요. 묘사 잘하시는...-_-
그건 그렇고 드디어 전투인가요.
프롤로그에서 한번 싸우고 언제 또 싸우나 했습니다.
다음편 기대기대. 룰루. |
2007-01-02
00:22:50
|
 ☎℡ Me☏ |
|
|
윗 부분은 한 마리라고 하고 그 밑에는 한마리라고 한 연유가? 오타임? ㅎ;; 한 마리가 맞아요. 보여 준다,긁어 놓던 등이 맞는 말이고요. 흐음..(더 찾는중 ㅎㅎ 요즘엔 이 재미로 삶)
운전을 거의 완벽하게 했다는 건 도중에 실수를 한 번 했다는 것? 즉 추락 ㅋㅋ;; 죄송 -ㅅ- 갑자기 오타 찾기가 싫어지네요 속독이 안되서 ㅎㅎ 바쁜 몸이라 (농담임)
아앗 아깝다 전투씬 나오는 줄 알고 기대하며 스크롤을 돌렸는데 쩝.. |
2007-01-02
14:04:53
|
|
|
|
아인// 방학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아르바이트에 쫒기다보니 오히려 여유가 더 사라져버렸어요.
마검치토스// 전 오히려 개성 넘치시는 글을 쓰시는 치토스님이 더 부럽습니다;
텔미// 아, 오타입니다;ㅁ; 확인을 안하고 바로 넣어버렸네요; 수정하겟습니다! 역시 예리하시군요[<] 예에, 도중에 '거의' 완벽한거죠. 어디까지나 '거의'! |
2007-01-02
17:51:41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