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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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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1.18 00:05:46 조회: 677 추천: 0 |
내가 할 말은 기억이란 지도에 달린 마을이다. 그곳은 일없이도 잘 살고, 먹을 것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지루해진 그곳 사람들은 매일 거짓말을 하며 재미를 느낀다고 한다. 예전에 내가 그들 대화를 잠깐 지켜본 적이 있다.
그곳은 아주 조용한 마을, 그렇지만 어색한 웃음이 가끔 들리는 곳이다. 어딜 들어가도 의자밖에 없다. 그들은 그것으로 집 안에 살고있는 사람수를 확인한다. 그들은 매일 아침에 집을 똑같이 나와 늦은 밤에 돌아오므로, 마을은 한적하다.─내가 말을 하면 그것이 공기를 타고 조용히 전해진다.
또 그 마을에서 재밌는 점이 있다면, 매일 외부에 대해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마련된 제도가 바로 ‘언쟁’으로, 나도 그것을 본 적이 있다. 한 번은 외부인이 즐기는 인터넷에 대한 주제가 나온 적이 있다. 나는 그것을 보고 그들이 얼마나 관찰력이 뛰어난지 알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들은 발전을 좋아하지 않는다.─글쎄? 이유는 나도 모른다.
하여간, 그 언쟁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모두 가명을 쓰므로, 내가 본 것에 의하면 [Y], [L], [P], [E], [R] 였다. 그중 [L]은 박식해 보였다. 그곳의 발언권은 시계방향대로 돌아갔다. 이제 사회자가 말을 하고, [R]에게 샛노란 조명이 돌아갔다. 나는 유심히 쳐다봤다.
“외부인에게 인터넷이란 존재는 아주 쓸모있는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앞으로 우리 마을에 그 기술을 도입하면 좀 더 폭넓은 시각으로 외지를 바라볼 수 있을 겁니다.”
[R]이 확신에 찬 미소로 말한다. [E]는 [R]의 말을 곰곰히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인터넷으로 인한 마을상의 문제가 줄어들 수도 있죠.”
[E]는 말을 내뱉으면서 이마를 만졌다. 그에게 있어서 이 문제는 조금 벅찬 것일지도 모른다란 생각이 든다.
“가령 인터넷 사용자들의 의견은 들을 수 없는 답변이나 댓글 말인가요?”
[E]의 옆에 있던 [P]가 발언권을 거부하며 [L]에게 그것을 떠넘겼다.─아니, 연계가 가능한 질문을 했다고 할까?
어쨌든 [L]은 [P]의 질문에 복고적인 둥근 안경을 좀 더 높은 콧대 위로 올렸다. 그리고, 소리없이 미소만 지었다. 아주 재밌다는 것이다.
“[P]씨의 말처럼, 그것들이 인터넷 장점의 좋은 예이지요. 하지만, 인터넷 이용자들이 아닌 사람들의 답변이나 댓글로 마을의 그늘을 알 수는 없겠지만요. 가장 중요한 건 그들의 의견으론 아무것도 할 수 없거든요. 가령 한 사람을 정신적으로 추락시키는 일같은 것은 할 수 없죠. 정확한 증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잖아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Y]를 쳐다봤다. [Y]는 아까부터 식은 땀을 닦느라 손수건을 정신없이 만지고 있었는데, 아주 샛노란 조명이 그를 주목하자 손수건을 대충 숨기며 혀를 굴리다 말했다.─어딘가에 떨어트린 것 같다.
“하, 하지만‥. 아, 저는 모두의 의견과는 조금 다릅니다. 외지에선 인터넷을 쓸모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왜냐하면 인터넷 사용자들은 모두 어느정도의 수준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들은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아도 책이나 다른 무언가로‥ 충분히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 거에요.”
[Y]는 조금 두려운냥 말을 마치고 손수건을 찾아 허리를 굽혔다. 그의 얼굴이 보이질 않았다. 다시 그 조명은 [R]에게 돌아갔다. [R]은 허리를 굽혀 방정을 떠는 [Y]를 쏘아보며 말했다.
“왜 그런 생각을 갖게 된거죠 [Y]씨? 외국인들은 우리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생각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요. 매일 이렇게 언쟁을 하는 것은 시간이 낭비되는 일입니다. 인터넷을 통해서도 충분히 서로의 의견을 존중할 수 있고, 언쟁과는 달리 여러 사람이 참여할 수 있을 텐데요.”
[R]은 말을 하는 도중에 두 손으로 깍지를 꼈다. 그의 말을 쳐다보던 [E]가 고개를 끄떡였다. 그것이 다였고, 발언권을 거부한 [E]를 지나 [P]에게 조명이 돌아간다.
“댓글이 인터넷 사용자들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지는 못하지만, 그것으로 수준높은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죠.”
[P]가 [L]을 쳐다봤다. [L]은 이번에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까보다 어조가 똑바르고 높았다.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은 댓글로 의견을 아주 마음껏 뽐내진 못하겠지만요.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인터넷 언어의 요소인 이모티콘으로 표정이 보이지 않아도 자신의 기분이나 표정을 대변해 줄 수 있으니, 얼마나 편한 것입니까?”
[L]이 말이 끝나고 다시 [Y]에게 조명이 돌아왔다. 그는 숨을 헐떡이며 손수건으로 대충 얼굴을 닦은 채 던지듯이 그걸 탁자에 올려놨다.
“후‥‥‥. 하지만, 다른 인터넷 이용자가 댓글을 읽었을 때, 그 글쓴이의 뜻을 잘못 파악하면 어떻게 하죠? 그것은 분명 서로간의 마찰을 불러일으킬 수는 없겠지만요.”
[Y]가 말을 마치자, [R]은 탁자에 올라와 있는 [Y]의 더러운 손수건을 쳐다보며 말한다.
“[Y]씨, 다른 인터넷 이용자가 댓글을 읽고 그것의 뜻을 잘못 파악하면, 좋지 않은 일 아닌가요?”
[Y]는 [R]의 말에 갑자기 흥분을 하며 발언권이 주어지지 않은 채 말했다.
“아니, 아뇨. 그것이‥‥‥. 아, 그러니까! 이 마을은 너무 헷갈린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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