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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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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1.13 12:14:05 조회: 677 추천: 0 |
"사파이어 들판에는 사람들을 잡아가는 망령이 있어요."
들판의 끝에는 죽은 사람들을 묻는 곳이 있었다. 썩어버린 풀들과 시체들이 냄새를 풍기고 있는 곳이었다. 그곳은 한낮의 태양 빛조차 거의 닿지 않는 그늘진 곳 이었다. 그곳까지만 가지 않으면 어디든지 돌아다녀도 좋다고 하인들이 말해주었다.
"그러니까 사파이어 들판 쪽은 근처에도 가서는 안돼요. 아무리 밝은 낮이어도 절대 안되지요! 거기엔 망령이 빨간눈과 무서운 이빨로 번쩍이며 잡아먹을 사람들이 없나 늘 노려보고 있단 말이에요. 으음, 듣고는 있는거에요 도련님? 밤만되면 저택에서도 보인답니다. 제가 어렸을 때 부터 폭풍이 몰아치는 날마다 보였다구요"
네니츠 가문의 어린 도련님, 헌터는 하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는 않았지만, 일단 믿는 쪽으로 하고 있었다. 헌터는 폭풍이 몰아치는 밤마다 사파이어 들판의 망령을 보려고 일부러 저택 밖까지 나가 어둠속을 뚫어져라 바라보았었지만, 한번도 하인이 말한 빨간눈을 본 일은 없었다. 그러나 그 이야기는 다른 하인들도, 특히 늙은 하인일수록 사실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아예 거짓말로 생각하기에는 좀 꺼림직 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가 없어도 흉흉한 일들이 많은
네니츠 가문의 저택이었다. 언제부턴가 그는 가능한 한 한 슬프거나 무서운 일은 생각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언제부턴가
악몽을 꾸어 땀에 흠뻑 젖어있을때, 그는 언제나 나타나는 더위의 땀과, 답답함이 싫었다. 하지만 그는 아직 열한살에 불과했고, 악몽에 나타날만한 무서운 일들을 본적도 없었다, 그러나 저택의 불길한 예감을 모를정도로 어리지도, 어리석지도 않았다.
" 헌터! 뒤를 봐! "
낯익은 명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헌터는 깜짝놀라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눈을 가렸다. 따뜻한 손이었다. 손에는 굳은살이 여러 박혀있었다.
" 형? "
분명 그는 형이었다.
" 에이, 또 들켜버렸네? "
네니츠 가문의 첫째 아들 나이트 네니츠. 형의 이름도 헌터 처럼 전사의 냄새를 풍기는 이름 이었다. 이 나라에는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름에 뜻이 담겨있었다. 헌터는 망령을 제거하는 검사, 정도의 뜻이었고, 나이트 는 사람을 지키는 검사 정도로 해석할수 있었다, 무엇때문에 형제들에게 이런 이름을 붙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네니츠 가문이 섬기는 위대한 사람이 새로 태어나는 아들, 딸들 에게 이름을 지어 준다고 한다,
누구인지는 헌터나 나이트 조차도 몰랐다. 심지어 이름조차도 몰랐다.
" 자, 약속하던대로 검술 연습이다, 헌터. "
형과 약속했던 검술 연습 이었다. 물론 검술 연습이 아니라 뒹굴며 노는 장난이 되겠지만,
형은 이 나라의 젊은이들 중에 가장 빼어난 검술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네니츠 가문의 주인, 아버지 룬 은 나이트가 헌터에게 장난치는 것 보다 제대로 검술 연습을 하는걸 원했지만, 이 선량한 젊은이는 검술이 향상 되는것 보다, 동생이 한번 깔깔 대며 웃어주는걸 더 좋아했다.
쿠르르.... 쿠왕 !!!
쿠왕 ! 쿠 쿠쾅 !!
그때 엄청나게 큰 번개가 여럿이 쳐대며, 하인들이 이 두 도련들을 찾으러 뛰쳐 다녔다, 그리고 언제나 헌터를 돌봐주던 하인이 이리로 뛰쳐 왔다, 나이트는 의아해 하며 하인에게로 가려했다, 하지만 하인의 손길은 빨리 오라는 뜻이아니라, 오지말라는 듯한 손짓을 해댔다, 그 순간 누군가 또 헌터의 눈을 가렸다. 차가운 손.. 거친 손이었다. 헌터는 깜짝놀라서 손을 옆으로 쳐 버리고, 뒤를 돌아봤다.
검고 큰 몸... 날개.. 긴 목... 빨간눈.. 그리고... 날카롭고 피로 물든 이빨 ... !!!
망령이었다 !! 사파이어 들판의 빨간눈의 망령 이었다 !!
망령이 자신의 앞에 서있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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