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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소나(Persona) -반(瘢)- 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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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소나(Persona) -반(瘢)- 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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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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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1.03 17:08:53 조회: 914 추천: 0 |
-01.알트아이젠(Alteizen)-
잘 정비된 도로의 위를 달리는 마차의 안에서 주위의 풍경을 감상하길 3일. 이제는 아름다
운 봄의 풍경조차도 질려갈 즈음, 그들은 목적지에 도착했다. 하루 종일 앉아만 있어서 뻣
뻣해진 다리를 풀며 뮬과 페르난은 마차에서 뛰어내렸다.
“휘유~ 저게 그 유명한 강철의 아성인가? 정말로 쓸데없이 높구만.”
뮬은 자신의 눈앞에 우뚝 솟아있는 성을 바라보며 말한다.
“알트아이젠(Alteizen)…. 과연 그 명칭이 아깝진 않군….”
페르난 또한 강철의 방벽과 성문으로 외적의 침입을 수도 없이 막아낸 란사의 전설의 성을
구경하고 있었다. 200년 동안 단 한번도 적의 침입을 허락한 적이 없다는 전설 중에 전설
이 되어버린 성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단순한 기사들의 훈련소에 불과하지만 말이야.”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서 돌아보는 두 사람. 거기에는 허리에는 두 자루의
장도(長刀)를 차고 어깨에는 망토를 걸치고 있는 백발의 여성이 서 있었다.
“어서와. 페르난 · 랑그레이와 뮬 · 포루스지? 알트아이젠에 입학하게 된 걸 축하해.”
그녀는 한손에 들어있는 명부에 무언가를 체크한 후, 그들에게 환하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
다. 그러자 뮬이 그 손을 잡고서는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검제(劍帝) 세이즈님이시군요! 미녀라는 소문은 들었지만… 이야, 정말로 감격했어요!”
“아하하…. 고,고마워.”
세이즈는 그의 칭찬이 싫지는 않았는지 쑥스럽게 웃으며 손을 흔들더니 이번에는 페르난에
게 손을 뻗었다. 그러자 페르난은 잠시 망설이더니 그 손을 잡았다.
“잘 부탁드립니다.”
짧고 간결한 인사. 그러나 세이즈는 신경 쓰지 않는지 웃으며 두 사람을 안내한다.
“하지만 예정보다 조금 늦었네? 다른 사람들은 이미 도착해서 식당에 모여 있어.”
“워낙 구석진 곳에서 수도까지 올라오려니까 시간이 좀 걸려서요. 하지만 역시 수도는
달라도 뭐가 다르네요! 길을 걷는 사람들도 다 미인이고.”
들뜬 목소리로 웃으며 말하는 뮬에게 적당히 맞장구를 치며 복도를 걷기를 약 10분.
그들은 저물어가는 해를 비웃듯이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식당에 도착했다. 식탁에는 이
미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한가득 차려져 있었다. 세이즈는 미리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는 학생들을 보며 페르난과 뮬에게도 자리에 가서 앉으라는 손짓을 했다. 그들이 비어있
는 자리에 가서 앉자, 세이즈는 박수을 쳐서 주위의 시선을 모았다.
“자~ 주목! 이걸로 모든 학생들이 이 자리에 모여 주셨습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일어서서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그렇게 말하면서 세이즈는 페르난에게 손짓한다. 그가 제일 구석에 앉아있었기 때문이다.
조용히 차를 마시고 있던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페르난 랑그레이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약간 호리호리해 보이는 페르난이지만 그도 뮬과 마찬가지로 어릴 때부터
단련해온 덕분에 말랐다기보다는 날카로워 보이는 인상을 풍기고 있었다. 간단명료하게 인
사를 끝마친 그가 자리에 앉자 마지못해서 몇 명이 박수를 친다. 그러자 그의 옆에 앉아있
던 뮬이 벌떡 일어나 인사를 시작한다.
“뮬 포루스. 척보면 알 수 있듯이 하드 보일드한 미청년이지! 참고로 현재 애인모집중이야!
거기 앉은 귀여운 아가씨~! 괜찮다면 나와 즐거운 학원생활을 보내지 않겠어?”
요란스럽게 포즈를 잡으며 소리치던 그가 손가락을 세워 세이즈의 왼편에 앉아있는 소녀를
가리킨다. 부스스한 갈색 머리칼에 안경을 쓴 귀여운 그녀는 자신에게 향해진 손가락을
보고 놀란 듯이 중얼거렸다.
“에…? 저요? 저, 전 학생이 아니라 선생인데요….”
“……죄송합니다.”
그녀의 예상치 못한 대답에 당황한 뮬이 딱딱한 인사와 함께 자리에 석고상처럼 주저앉자,
방금 전까지 품위를 지키며 식사를 하고 있던 모든 사람들이 배를 잡고 웃는다. 뮬의 옆자
리에 앉은 붉은 머리의 소녀는 얼마나 웃었는지 눈물까지 흘리고 있었다. 그렇게 잠깐의
시간이 지난 모두가 진정할 무렵,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유나 · 오르텐시아에요. 자기소개를 하라고 해도 특별히 말할 건 없군요. 스리 사이즈라도
공개하면 될라나? 후훗, 아무튼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몸에 착 달라붙는 실용적인 디자인의 옷 위에 붉은색의 재킷을 걸치고 있는 그녀는 아직도
웃음을 참지 못했는지 키득거리며 자리에 앉았다. 그런 유나의 옆에서 한창 인상을 찌푸리
고 있던 푸른 머리의 청년은 자기차례가 되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쉬더니 미적지근
한 움직임으로 자리에서 일어선다.
“칼린츠 · 트린스터다. 설마 란사의 대 귀족, 트린스터가의 이름을 모르는 녀석은 없겠지?
뭐, 이정도면 됐나?”
거기까지 말한 청년은 다시 의자에 몸을 기댄다. 페르난의 경우에는 그나마 형식적인 박수
라도 있었지만 칼린츠의 인사에는 그런 것조차 나오질 않고 있었다. 그러자 딱딱한 분위기
를 수습하기 위해 세이즈가 자신의 옆에 앉아있는 소녀를 팔꿈치로 찔러 일으켜 세웠다.
그 소녀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에 머리가 닿을 정도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다.
“유페리아라고 합니다. 여기 모이신 여러분들에 비해 보잘것없고 한참 미숙하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유페리아라고 자신을 소개한 소녀는 다시 한번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후 조심스레 자리에
앉았다. 머리띠로 단정하게 정리한 갈색의 머리칼과 초록색과 흰색이 섞인 에이프런 드레스
를 입은 소녀의 모습은 흡사 ‘메이드’다.
“유페리아는 내가 직접 라시드에게 추천해서 데리고 왔어. 물론 그녀의 신분이 발룬티어인
이상 마음에 안 드는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에게 함부로 대하거
나 했다간 좋은 꼴은 못 볼 거야.”
유페리아의 인사가 끝나자 세이즈가 옆에서 그렇게 말한다. 그녀의 신분이 최하급의 신분인
‘발룬티어’이기에 다른 학생들의 차별을 염려하였기 때문이다.
“라시드라니… 그거 우리나라의 왕이잖아. 저렇게 막 불러도 되나?”
세이즈의 말에 엉뚱한 곳에서 놀라는 뮬. 그에게는 신분 따위는 별로 중요한 것이 되지 못
하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것은 페르난도 마찬가지였다.
“검제가 직접 추천을 했다면 그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을 터. 어느 정도일지 궁금하군.”
두 사람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그녀의 ‘강함’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과는 반대로
노골적으로 분노를 표현하는 자도 있었다. 트린스터가의 차남, 칼린츠였다.
“하…! 아무리 전쟁으로 인해 힘든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발룬티어 따위가 기사가 된다니
정말 어이가 없군.”
“말조심 해줬으면 좋겠어. 칼린츠군, 이곳은 당신의 집이 아니야.”
그런 그를 노려보며 세이즈가 소리치자 그 호통에 놀란 칼린츠는 결국 입을 다물고 말았다.
자신의 탓에 분위기가 안 좋아진 것을 깨달은 유페리아가 자리를 떠나려고 하자 그녀의 옆
에서 끊임없이 음식을 먹고 있던 소녀가 그녀를 제지한다.
“아직 나는 자기소개도 안했는데 자리를 떠나면 안 돼지. 그리고 그렇게 겁먹을 필요 없어.
입만 살은 귀족 따위, 한대 쳐버리면 되잖아. 여기 있는 녀석들 중에 저기 앉아있는 멍청이
하고 멀대 빼고는 너랑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녀석은 아마 없을 꺼라 보는데?”
소녀는 그렇게 말하며 손가락으로 구석에 있는 페르난과 뮬을 가리킨다. 그러자 칼린츠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테이블을 치며 일어섰다.
“이 망할 꼬맹이가! ……읍?!”
그러나 그는 말을 끝까지 이어나갈 수 없었다. 소녀가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그의 머리를
향해 던져버린 것이다.
“숙녀가 말씀하고 계시는데 꼬…,꼬맹이?! 이 자식! 밖으로 나와! 결투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연보랏빛 머리칼을 뒤로 휙,하고 넘기며 소리치는 소녀. 갑자기 난폭하
게 움직인 탓으로 그녀가 머리에 쓰고 있는 커다란 베레모가 살짝 흔들린다. 모자의 크기를
다 합쳐도 체 160이 안돼는 키. 모자를 벗은 그녀의 키는 아마 150 미만일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정확하게 콤플렉스를 찔러버린 것이다. 그녀는 아등바등 팔을 휘두르며 벽에 장식
되어 있는 검을 꺼내려고 한다. 그러자 세이즈가 놀라서 달려와 그녀를 막는다.
“로제! 좀 진정해! 칼린츠, 넌 빨리 이 자리에서 도망쳐!”
그러나 정면으로 뜨거운 차를 뒤집어쓴 칼린츠 또한 쉽게 물러날 리가 없었다.
“웃기지마! 이런 모욕을 당하고 그냥 물러서라고? 저딴 꼬맹이한테 질수는 없어!”
그렇게 외치며 로제 쪽을 향해 한걸음 내딛었던 칼린츠는 숨을 죽이고 말았다. 그의 바로
앞에서 한줄기의 작은 번개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만약 한발만 더 내딛었다면 사망까지는
가지 않았을지라도 커다란 상처를 입었을 것은 당연한 사실이었다.
“이 빌어먹을 자식이! 감히 또다시 꼬맹이라고 불렀겠다?! 아주 그냥 새까맣게 태워주마!”
보랏빛의 작은 소녀, 로제는 그렇게 외치며 손가락을 튕긴다. 그러자, 이번에는 칼린츠의
바로 옆에서 번개가 일어난다.
“로제!!! 이 이상 문제를 일으키면 그대로 집으로 보낼 줄 알아!”
그 순간, 샹들리에가 떨릴 정도로 커다랗게 울리는 세이즈의 목소리에 그 자리에 있는 전원
이 놀라서 귀를 막아야만 했다. 세이즈가 정말로 화가 난 것이다. 그제야 로제는 칼린츠를
향해 뻗어있던 손을 내렸다.
“으으… 너! 운 좋은 줄 알아!”
칼린츠를 노려보고 다시 한번 소리를 지른 로제는 의자에 앉아 다시금 차를 홀짝인다.
세이즈도 그제야 표정을 풀고 자리에 돌아가 한숨을 쉰다. 그런 그녀의 어깨를 작게 토닥이
는 유페리아. 여러모로 세이즈도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모두의 시선은 이 당황스
런 사태에도 전혀 반응하지 않고 의자에 앉아 졸고 있는 소녀에게로 향했다. 그러자 세이즈
의 왼편에 앉아있던 안경을 쓴 교사가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 가벼운 손길로 그녀를 깨운다.
“레미…? 피곤하면 먼저 들어가서 잘래?”
“………….”
레미라고 불린 소녀는 자신을 깨운 선생을 잠깐 바라보더니 다시 눈을 감았다. 결국은
곤란하다는 듯이 레미의 어깨를 살짝살짝 흔드는 그녀의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세이즈가
일어서서 대신 소개를 한다.
“저 아이는 레미라고 해. 조금 사정이 있어서 언제나 저런 식이기는 하지만… 아무튼 여러
모로 잘 대해줘.”
그러자 자신의 이름이 들렸기 때문인지, 아니면 필사적으로 그녀의 어깨를 흔드는 교사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건지 레미는 다시 한번 눈을 떴다. 포니테일로 묶은 하늘색의 머리칼
과 멍하게 떠진 금빛의 눈동자. 마치 인형과도 같은 외모를 가진 소녀였다. 그녀는 안경을
쓴 교사의 손에 이끌려 침실 쪽을 향해 사라졌다.
“푸하하핫! 정말로 재밌을 것 같은 녀석들만 모였잖아. 뭐, 지루하지는 않겠군.”
“그렇긴 하군. 하지만 그만큼 통제에는 큰 무리가 따를 거라고 생각해.”
페르난 또한 입가에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그거야 우리가 상관할 바가 아니니까 괜찮지 뭐. 안 그래요 세이즈 씨?”
“……앞날이 걱정이야. 나 그만 둘까봐~.”
뮬의 짓궂은 농담에 테이블에 엎드려 한숨을 쉬고 있는 세이즈의 모습을 보며 식당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둘 자리를 떠나 지정된 침실을 향해 이동한다.
이렇게, 시끌벅적했던 봄의 첫날밤은 막을 내렸다.
제 사상 최고의 연재속도! 무려 하루만에 올라왔다!
(사실은 미리 써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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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플이 쓸쓸해서 자플 하나 'ㅁ' |
2007-01-08
20:3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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