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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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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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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6.07 21:13:17 조회: 517 추천: 0 |
어린아이들-4
“전 가보겠습니다. 나중에 얘기하죠.”
공중에 붕 떠오르며 재빨리 말한 킨키루는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몇 초면 도착할 테지만 그 거리도 킨키루에겐 멀게만 느껴졌다. 도대체 왜 폭음이 들렸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스크린!-
킨키루가 손을 모으고 중얼거렸다. 그의 눈엔 이제 하늘색 덩어리들로 보이는 에너지들의 파장만 눈에 보일 뿐이었다. 그가 다목적실을 바라보자 여러 에너지들이 뒤엉켜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에너지들은 커다란 풍선 안에 들어있는 것처럼 구의 형태를 이루는 막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요동치고 있었다.
“금색, 검은색.. 게리엇의 성격상 에너지를 밖으로 줄기줄기 뻗어대진 않았을테고... 아이들이 한 짓인가?”
그가 내려오자마자 다목적실에 들어가 보니 상황은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방안은 온통 뒤엎어져 천장이나 바닥이라고 부를만한 것들이 남아있질 않았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각기 보호막에 둘러싸인 채로 기절해 있었다. 그나마 멀쩡하다고 부를 수 있는 아이는 로이드, 루 뿐이었다. 그리고 둥둥 떠 있는 큰 구체의 옆으론 두 아이가 피를 철철 흘리며 쓰러진 채로 숨을 헐떡거리고 있었다. 할루스와 골롯세였다.
킨키루가 주문을 외워 할루스와 골롯세를 어디론가 이동시켜 버린 후 한숨을 푹 쉬곤 윽박질렀다.
“로이드, 루 어떻게 된거냐. 선생님이 가만히 있으라고 했잖아!”
“저희도 잘 모르겠어요... 할루스가 주먹으로 구체를 몇 번 쳤는데 저희는 보호막이 있다는 걸 알아챘죠. 할루스는 재미있다는 듯이 공격주문을... 외우기 시작했어요.-킨키루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렇게 강한 주문들이 아니어서 저희는 보고만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궁극체로부터 주문이 날아왔죠. 할루스가 외운 주문이랑 똑같은 주문이요. 다만... 위력은 굉장히 강했어요. 할루스가 그걸 이겨내지 못하고 넘어지자 킨키루의 얼굴이 벌게지더니 점점 강력한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어요. 골롯세가 말리려고 했지만 이미 늦어버린 상태였죠. 그렇지만 할루스는 또 반사주문에 밀려 -킨키루의 얼굴이 더욱 일그러졌다.- 쓰러지자 할루스가 결국 저지르고야 만거죠.”
킨키루 선생이 일그러진 얼굴로 물었다.
“설마....... 혈통주문을 쏜 거냐?”
“네.......”
로이드는 약간 주춤거렸다.
“골롯세는 그걸 막다가 그렇게 된거고요.”
“어리석은 놈들! 내가 그렇게 주의를 줬건만 결국 저지르고야 말았군. 애초에 전령이나 보내서 물어보는 건데.......난 반사주문을 건 적이 없단 말이야........”
말은 로이드를 향해서 하고 있었지만 시선은 구체를 향하고 있었다.
“로이드, 루?”
“네?”
루가 고개를 들었다.
“잠시 밖에 나가있지 않을래?”
로이드가 이젠 폐허나 다름없는 방안을 쭉 둘러보더니 킨키루 선생에게 말했다.
“저애들은 어떻게 해요? 기절한 애들이요.”
“흐음........ 쟤들은 내가 병원으로 이동시킬 테니 걱정 말고 루랑 나가 있어라.”
“알겠어요. 루! 나가자.”
로이드가 나가고 루가 어기적거리며 따라 나가는 것을 보고 있던 킨키루는 이젠 구체밖에 남아있지 않은 공간 안에다 말하기 시작했다.
“게리엇.”
그건 구체에게 거는 말이었다.
“게리엇.”
또 한번 말했다.
“게리엇! 당장 일어나!”
마침내 킨키루가 큰소리로 화를 냈다. 그와 동시에 커다란 불꽃들이 구체로 날아갔다.
쉬익-
불꽃들은 덩치에 맞지 않게 가볍게 사그라지며 없어졌다.
그리고 구체에 뭔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가운데부분이 가로로 갈라지는가 싶더니 타원형의 모양을 만들며 틈이 넓어지기 시작했다. 놀랍지만 그건 눈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형태였다.
“많이 컸구나, 루미.”
구체가 웅웅 울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상했지만 약간 장난스러운 것 같기도 했다.
“정말 많이 컸어.”
“날 루미라고 부르지 마 게리엇! 너 따위가 부르라고 외대한 코-후마 께서 지어주신게 아니야!”
킨키루가 화를 냈다. 목소리는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너따위라니!”
게리엇이라 불린 이 구체는 화를 내는 것 같았다.
“나도 위대한 코-후마 만큼이나 위대하다고. 어린 네 녀석이 나를 그렇게 부를 순 없다. 코-후마도 내겐 어린 애일 뿐이니까. 아, 그리고 코-후마가 위대하단건 지금은 좀 웃기군. 그리고 왜 나를 싫어하는 거지? 옛날엔 너도 나를 많이 좋아했잖아”
끝말을 약간 장난스럽게 맺은 게리엇이었다.
“흥! 나도 진실을 들었다. 네놈이 했던 일들을 모두 알고 있어. 네가 첫 번째 천계를 박살 낸 것도”
...?
게리엇은 의아한 듯 했다.
“내가 뭘 했다고? 아.......”
의아한 듯 했던 게리엇은 곧이어 뭔가 깨달은 듯 했고, 알 수 없는 의미의 미소를 지었다.
“그게 그렇게 된 거군.”
게리엇은 들릴 듯 말 듯 중얼거렸다.
“어쨋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기나 해?”
“알지”
“물론 다 알겠지!”
킨키루는 화를 냈다.
“넌 언제나 모든 걸 알았으니까!”
“......”
게리엇은 말이 없었다.
“아이들의 생명력을 빨아들인 이유가 뭐지? 게리엇”
게리엇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그걸 모르나 킨키루? 그건 고위 메이커가 되면 어디서나 가르쳐주는.......”
“그걸 말하는 게 아니잖아!”
킨키루가 사납게 말을 끊었다.
“그게 뭘 뜻하는지 당사자인 네가 제일 잘 알거 아냐 ! 그런데도 그런 어린 아이들의 생명력을 빨아들인 건 도대체 무슨 속셈인거야!”
킨키루는 정말로 화난 것 같았다.
“별거 아냐”
게리엇은 아무것도 아닌 듯 심드렁하게 말했다.
“그냥 나에게 묶어놓은 것뿐이지”
“너도 알다시피.......”
킨키루가 말을 할 것 같자 재빨리 다시 말을 이었다.
“네가 아무리 애를 써도 그 애들은 나에게서 가져갈 수 없어. 그 애들의 반은, 아니 거의 다는 내꺼니까.”
킨키루가 다시 말을 했지만 게리엇은 다시 말을 이었다.
“또, 네가 책임감이라는게 생겼다는 것을 축하하며 한 가지 충고나 해주지.”
“내가 그런 걸 들을 것 같냐? 너한테?”
여전히 킨키루는 흥분 해 있었다.
“너는 듣게 될 거야”
게리엇이 코웃음 쳤다.
“난 다 아니까”
“제길! 말해봐”
킨키루는 자존심이 상한 듯 했지만 이내 귀를 세웠다.
“코-후마를 조심.......”
“또 그 소리!”
킨키루가 소리쳤다.
“넌 그 소리밖에 할 줄 모르지? 넌 수천년 전에도, 그 전에도 이 말밖에 안했어, 충고랍시고 떠드는게 고작 그런 터무니없는 소리라니. 이번에도 장난이지? 넌 예전부터 장난이나 치고 다녔으니까! 게다가.......”
“나도 알아”
소리치던 킨키루의 말을 자르며 게리엇이 말했다.
“내 충고는 언제나 늦었지, 하지만 장난이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잠시 숨을 들이쉰 - 들이쉰 것처럼 게리엇이 약간 부풀었다- 게리엇이 다시 말을 이었다.
“이번에도 늦었어, 그건 틀림없는 사실이지. 지금에서야 장난이 아니었다는 걸 분명히 밝히는 것은 지금이 예전처럼 여유롭진 않으니까 하는 말이다. 물론, 나에겐 상관이 없겠지만. 정든 친구들에게 뭔가 일어나는데 가만히 보고 있을 순 없는거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코-후마를 조심해라”
펑-
마술할 때 나는 예의 그 소리를 내며 게리엇은 사라졌다. 이제 교실엔 킨키루만 남아있었다. 그는 혼란스러워 보였다. 믿고 싶진 않았지만 그도 알고 있었다. 게리엇의 말은 믿어야 한다는 것. 그건 예언이 아닌, 진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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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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