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나라 :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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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나라 : 01

비 오는 나라 : 01

세루	날짜: 2006.09.09 22:18:24 조회: 519 추천: 0

동화는 지나치게 거짓말이 많아서, 거짓말로 모두를 속이려 들죠.

파란색 나라의 시계 왕자님은 오늘도 그의 아버님과 책을 읽기 위해서 마련된 소박한 왕궁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엔 왕궁 사람들이 여가를 즐기려고 자주 가는 곳이에요. 그래서 그의 아버님과 왕자님도 그곳에 가면 격식을 차린 사람들이 인사를 하기는 하는데 그 이상으로 대하진 않아요.

시계 왕자님의 아버님은 지나치게 털털한 성격이셔요. 모든지 한 번에 정해버리시기 때문에 왕궁 사람들은 모두 그런 아버님을 뜯어 말리느라 이만 저만이 아닌 경우가 참 많아요. 아마 그래서 였는지 아버님의 모습도 굉장히 편하게 느껴지곤 해요. 아버님의 머리에 딱 맞을법한 커다란 금으로 만들어진 왕관을 쓰고서 턱수염들을 짧고 까칠하게 기르셨어요. 웃으실 때는 눈가에 주름이 참 정교하게 짜여져 있지요.

“시계야, 오늘은 무엇을 읽을테냐 ?”

아버님이 왕자님에게 물었어요. 그리고 시계 왕자님과 아버님이 왕궁 도서관에 커다랗게 열려있는 두 개의 목재 문짝을 지나치자 마자 그들을 발견한 사람들은 모두 고개 숙여 인사를 했죠. 또 두꺼운 책을 들고서 지나가는 독서쟁이가 있는가 하면 꽤나 자존심이 있을법한 뾰족한 안경을 쓰고있는 사람들도 보였어요. 아버님은 그래서 왕자님을 내려보다가 사람들에게 껄껄대는 웃음소리를 내며 손을 반쯤 들고는 흔들어요.

“저는 조금 찾아봐야 겠어요.”
“그럼 난 얘기나 해야겠구나.”

그리고 아버님은 시계 왕자님의 곁에서 떨어져요. 실은 아버님이 왕궁 도서관에 오는 것은 왕궁 사람들과 사사로운 일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기 위해서 였거든요. 원래 책을 즐겨 보시지 않는 분이라서 그랬지만요, 시계 왕자님도 책은 싫어하시는 편이지만 아버님 때문에 또 어쩔 수가 없는 거였구요.
시계 왕자님은 왕궁 도서관의 높은 천장을 뚫을법한 높다란 책장들을 두리번 거려요. 너무 많아서 실은 꺼내들지도 않는 책들이 수두룩 하지만요. 시계 왕자님은 아주 잠깐 두리번 거리더니 천천히 발을 띄었어요.

“아무 책이나 집어야 겠군요 시계 왕자님.”

나중에 오른쪽 끝에 있는 책장에서 혼잣말을 하며 책을 집어들었어요. 「왕궁 교본」이란 책을 말이죠. 그리고선 아버님의 시선이 가지 않는 곳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죠. 그것이 오른쪽 끝에 있는 책장에서 왕자님이 책을 집어들은 바로 앞자리여서 왕자님은 상당히 편하셨을 거에요.
그런데 시계 왕자님이 책 첫 장만을 눈을 동그랗게 뜨며 보고 있을 때 아버님에게로 찾아온 왕궁 사람이 있었어요. 그 사람은 평소에 시계 왕자님을 보살펴 주시는 분이였죠.

“아버님, 아버님 ㅡ.”

그 사람의 이름은 줄리앙이에요. 여자 못지않게 길러놓은 금발을 매일 묶고 다니는데 그의 머리카락들은 살며시 곱슬 곱슬 묶여있어서 더 눈에 띄는 남자랍니다. 또 한 가지, 줄리앙은 왕궁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기 때문에 왕궁에서도 그렇게 격식을 차리진 않는답니다. 지금도 보세요. 아버님에게 찾아오는데 물감이 뭍어있는 초록색 앞치마를 두르고서 장화를 신고는 왔잖아요.

“그래서 요즘 시계가 책을 읽거든요. ‥‥‥줄리앙, 무슨 일이죠 ?”

아버님이 왕궁 사람들과 탁자에 옹기종기 모여 얘기를 하다가 줄리앙의 부르심에 물었어요. 줄리앙은 두 무릎을 두 손으로 잡고는 허리를 숙여 숨을 헐떡였어요. 그래서 아버님은 꽤나 위급하거나, 또는 너무 중요한 일이겠거니 했답니다. 그렇지만 줄리앙은 사사로운 일에도 참견을 굉장히 많이 하기 때문에 문제였어요. 줄리앙은 그림을 그리는데 아버님을 만날 일은 왕궁에 달아놓을 벽걸이 그림이나 조각상을 만들 때만 만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여왕님이 뵈시고 싶답니다.”
“아, 그렇군요. 여러분 나중에 또 봅시다.”

아버님은 의자에서 일어서서는 도서관에 모여 그의 이야기를 듣던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며 왕궁 도서관을 나갔어요. 시계 왕자님은 아버님이 나가신걸 몰랐어요. 물론, 나중에서야 알게되긴 하지만요. 왜냐면 아버님은 항상 그렇게 나가시곤 했으니까요. 그리고 줄리앙도 다시 왕궁 화실로 돌아갔어요. 그리고 더 말하고 싶다면요. 여왕님은 파란 나라 바로 옆에 있는 빨간 나라의 어머님을 말하는 거에요. 아버님과 어머님은 평소에 너무 친하셔서 가끔이 아니라 매일 만나곤 했으니까요. 그리고 요즈음엔 아버님의 왕자님과 어머님의 공주님을 서로 만나게 하려고 얘기를 나누는 중이에요. 왕자님과 공주님은 처음 보는 사람들에겐 말을 잘 안하니까요.

☎℡ Me☏

세루님의 글은 언제봐도 정겨운 무흐흐

2006-09-10
14:00:50

가난한아빠

텔미 : 감사합니다 ^ㅡ ^

2006-09-10
23: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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