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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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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10.02 13:10:55 조회: 560 추천: 0 |
시험 END! 성적이 해피하지 못해도 오늘만은 즐거운 날.
아, 안구에 땀이 차는군요 ㄱ-.
누군가에게는 그저 굶주림을 체울 뿐인 식사,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세상과의 영원한 작별
을 고한 칠흑의 밤으로부터 이틀 후, 여기서부터 사건은 시작되었다.
ep.1 청년은 웃지 않는다.
BLADE X SWORD
“에구구…”
해가 뜨고 나서 긴 시간이 지나지 않은 아침. 창문까지 검게 코팅한 밴에서 한 청년이 굳은
허리를 풀면서 내렸다.
“수고. 그럼 바로 올라가자고.”
그런 남자와는 반대로 팔팔한 얼굴로 조수석에서 내리는 한명의 여성. 한명은 새벽에 3시간
을 운전한 결과고, 한명은 그동안 쭉 자고 계셨던 차이가 들어나는 것이다.
“에… 그러니까, 이번은 어째 학교에요? 점점 가는 장소가 괴이해지네요….”
피로로 검게 변한 눈가를 몇 번 쓰다듬는 청년. 그의 190이 넘는 키에는 맞지 않는 작은 시트에
앉아있는 것이 가장 고역이었던 것이다. 준비운동을 하듯이 허리를 휙휙 돌리는 청
년의 움직임에 맞춰 그의 허리까지 내려오는 한 가닥으로 묶은 검은머리도 흔들린다.
“그만하고 빨리 와! 의뢰인을 기다리게 할 생각이야?”
그런 그를 재촉하는 백은의 미녀. 뒤에서 쫒아오는 남자가 흑(黑)이라면, 그녀는 백(白)을
상징하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았다. 찰랑거리는 긴 생머리도, 한번 찌푸려지면 절대로 펴
지지 않는 눈썹도 모두 눈과도 같은 흰색이었다. 단지 날카롭게 빛나고 있는 눈동자만이
그 검은 빛을 보이고 있을 뿐이다. 그런 그녀의 명령에 청년은 강아지마냥 그녀의 뒤에 찰
싹 붙어 따라온다.
“학생이…없네요.”
월요일 7시 30분. 보통의 학교라면 등교하는 학생들 덕분에 시끌벅적한 상황이 되어 있어
야 할 학교는 입을 다문 바위와도 같이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임시휴교. 3일 동안 7명이 죽었는데 수업하는 건 무리지. 그것도 아직 범인도 찾지 못했는
데 말이야.”
그의 질문에 답해주면서 여자는 주머니에서 특이한 무늬를 가지고 있는 라이터와 담배를 하
나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학교는 절대금연구역 아닌 가요….”
“학생이 없으니까 괜찮아.”
그건 좀 아닌데, 라고 혼자 중얼거리는 청년을 질질 끌고 여자는 그대로 교문과 운동장을
지나 음산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5층짜리 학교 건물로 들어섰다. 가장 먼저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바닥에 넓게 펼쳐져있는 쵸크 자국. 그 아래에는 아직 다 지워지지 않은 붉은
혈흔이 눌러 붙어 있었다. 그것을 손가락으로 한번 쓱, 훑어보더니 고개를 내저었다.
“장대하게 해주셨군. 일단 들어가서 이야기나 들어볼까.”
일단 계단 옆쪽에 있는 평면도를 대충 읽어보던 그녀는 이내 자신이 가고자 하는 곳을 찾아
내고 바로 다리를 움직였다. 목표는 4층의 교장실. 순식간에 계단을 올라간 그녀는 거칠게 교장실의 문을 열었다.
“누, 누구세요?!”
문이 열리는 소리에 놀랐는지 연갈색의 정장을 몸에 걸친 중년 여성이 놀란 표정을 짓고 있
었다. 가뜩이나 학생이 죽어서 공포심을 자극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집무실 문이 열리니 그럴 수밖에.
“놀라셨다니 죄송하군요. 급한 마음에 그만….”
그런 교장에게 가볍게 머리를 숙인 여성은 상대가 앉으라는 말도 하지 않았는데 바로 앞에
있는 소파에 주저앉았다.
“에, 저기 그러니까, 그, 음, ……저기, 스승님. 뭐라고 하죠?”
그런 그녀의 태도를 설명하기 위해 한껏 노력하는 청년이 자신들을 표현할 말을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사이, 교장은 잠깐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입을 열었다.
“혹시 의뢰를 받기 위해 오신… 건가요?”
“아, 맞아요!”
환한 얼굴로 웃는 청년의 모습을 보며 교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안녕… 하시지는 않으시겠군요. 저희도 용건만 바로 듣고 일에 착수하고자 하니까 잠깐 시
간을 내주실 수 있으신지요?”
“아, 물론이죠.”
그녀의 태도가 부드러워짐에 교장도 안심했는지 자리를 소파로 옮겨 앉았다. 하지만 청년은
여전히 백은의 미녀 뒤에서 그림자와 같은 태도로 서있을 뿐이다.
“일단 자기소개부터 하는 게 도리겠죠. 전 샤오링(小鈴)이라고 합니다. 저기 뒤에 서있는 녀
석은 조수인 레이입니다.”
꾸벅, 하고 머리를 숙이는 그녀와 마찬가지로 교장도 머리를 숙였다.
“저는 이 학교의 교장인 강인자라고 합니다. 아무튼 이번 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 일단 사정부터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가방에서 메모장과 펜을 꺼낸 샤오링을 바라보던 교장은 한숨을 한번 쉬고 이야기를 시작했
다. 시업식이 시작되는 때, 마지막을 기념으로 학교에서 놀던 4명의 학생이 그대로 실종.
학교의 곳곳에는 핏자국이 넘쳐났고, 어떤 교실에서는 찢겨진 팔이 발견되기도 했다. 너무
나도 그로테스크한 사건에 당황하기를 잠시, 당장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이렇게 할 해
결방안을 찾아내지 못했다. 흉기나 범행방법에 대해서도 남은 조각의 치열을 조사해보고
그들이 내린 결론은 상어와 같은 육식동물이 물어뜯었다는 것 이었다. 그녀는 기가 막혔다.
그도 그럴 것이, 다음 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학생은 죽어갔던 것이다. 그녀는 결국 급한 마
음에 주위의 인맥을 동원해서 방법을 찾던 중 그녀들에게 의뢰를 하게 되었고, 그 결과 지
금 이 자리에 샤오링과 레이가 서 있다는 결론.
이야기를 끝마친 교장은 두렵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죠. 지금의 정보로는 상대가 무엇인지, 어째서 그런 일을 하는
것인지 조차 알 수 없습니다. 위치가 학교라는 곳에 한정된 것으로 보아서는 지박령이 아닐
까 했지만, 지박령이라는 것은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럼…….”
표정을 흐리는 의뢰인의 모습에 샤오링은 금세 손을 내저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걱정하지 마시길. 적어도 이 이상의 희생자가 나지 않는다고 약속드리죠. 하지만
당분간 휴교상태를 유지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다시 고개 숙여 인사하는 그녀에게 일단 집에 돌아가시라는 말을 남기고 샤오링과 레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교장실을 나오자마자 한숨을 쉬는 청년.
“세상이 점점 무서워지네요. 의뢰마다 사람이 하나둘씩 죽어나가니….”
“문명의 급속발달로 자연파괴가 심하니까 령(靈)이 머물 곳이 없어지니, 사람들을 습격할
수밖에 없는 거지. 이것도 따지고 보면 인간의 급속적인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야.”
또 다시 담배를 한 개피 꺼내 불을 붙이는 그녀에 모습은 어딘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남아
있다는 표정이었다.
“역시 마음에 걸려…. 레이, 일단 대충 지형만 숙지해두고 있어.”
“조심하세요~.”
“OK. 그럼 나중에 보자고.”
팔랑팔랑 손을 흔드는 청년을 뒤로하고 샤오링은 급히 교문의 밖으로 뛰쳐나갔다. 가슴 한
가운데를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어딘가 석연치 않는 부분이 남아있던 것이다.
그런 그녀를 스쳐서, 두 명의 검은 그림자가 교문을 지나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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