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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 - 글등록: 30점(하루 3개) / 코멘트: 1점
엽전 - 글등록: 20냥 / 코멘트: 5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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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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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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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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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6.18 22:05:14 조회: 1,174 추천: 0 |
신을 믿으세요? 당신의 세계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신을 숭배하는지 알고 싶군요. 저희는 신을 존경합니다. 저희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죠. 신 없이는 저희는 살 수가 없으니까요. 저는, 아니 저희는 신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습니다. 말을 할 수도 없습니다. 오직 신께서만이 저희를 통제하실 수 있죠. 수면까지도…….
저는 요즘 매우 큰 고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신께서 시련을 주신 걸까요. 저의 고민은…… 아, 오늘은 이만 헤어져야 할 것 같군요. 전 10초 후에 잠이 들 것이니까요. 사람들이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저기 보이는 시계탑에…….
안녕하세요. 오늘은 광장 앞에서 잠을 깨었군요. 저는 눈을 뜨면 마을 광장 한가운데 있는 시계탑을 바라볼 때가 있습니다. 시계탑의 시계 아래에는 일정한 시간이 되면 한 쌍의 커플인형이 나와서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춥니다. 저 춤추는 인형을 볼 때면 실제로 나오지는 않지만 신나는 노랫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습니다. 아, 이전 날 저의 고민에 대해서 얘기하다 말았죠. 아…… 저는 얼마나 잠을 잤는지 알 수가 없어서 어제가 아닌 ‘이전 날’이라고 표현하고는 합니다. 일어나는 시간까지도 신에게 통제받기 때문이죠. 어쨌든 저의 고민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사랑하는 남자가 생겼습니다. 항상 똑같은 자리에 똑같은 표정과 똑같은 옷차림의 그는 해님을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남자를 사랑하는 데에는 너무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는 광장 상점가에서 조그마한 잡화점을 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가게 앞에서 아름다운 음을 만들어내는 하프를 어깨에 걸치고서는 손님을 받고는 합니다. 그의 어깨까지 오는 새까맣고 단정한 머리카락과 하얀 피부와 짙은 속눈썹을 가지고 있습니다. 속눈썹과 겹쳐지는 갈색 눈망울을 바라보면 바람에 붕붕 뜬 거 같은 기분입니다. 새파란 하늘의 구름같이 하얀 그의 얼굴을 바라보면 가슴에 묵었던 죄가 씻기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의 잡화점에서 사과를 종종 사먹고는 하죠. 그가 파는 사과여서 그런 걸까요, 그의 사과를 먹으면 힘이 솟아오고 몸이 가뿐해지며 머리가 시원해지는 것입니다. 아…… 그의 얼굴이 희미해져 가는군요. 잘 시간이 되었나 봅니다. 다음에…….
저기 큰 장검을 들고 가는 저 친구가 보이시나요? 너무나 커서 베기보다는 때려 부술만한 장검이군요. 저랑 ‘이전, 이전, 이전, 이전 날’에 같이 태어난 친구인데 벌써 저렇게 큰 장검을 들 수 있을 만큼 힘이 세졌나 봅니다(그 친구는 여자인 대도……). 앗, 그러고 보니 지금 입은 갑옷도 두툼하니 무게감 있는 철로 된 갑옷으로 바꿔 입었군요. 저 친구에 비한다면 제가 든 목검과 가죽으로 된 갑옷은…… 부끄럽군요. 하지만, 전 제가 목검을 드는 것이 어울리는 생활임에 후회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저 친구는 신의 명령에 따라 성 밖에 있는 수많은 괴물을 물리치러 나간 것이겠지요, 신을 위해.
신이 이상하게 저에게만은 싸움의 명령을 내리지 않은 것이 그때 제가 처음 죽었을 때 이후인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 죽었던 날은…… 제가 태어난 날이군요. 윽…… 오늘은 일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간에 잠이 드는군요. 다음에…….
안녕하세요. 그러고 보니 이제까지 저의 이름도 얘기하지 않은 것 같네요. 저의 이름은 앙큼인형공주♡ 입니다. 신께서 지어 주신 이름이죠. 오늘은 그와 처음 만난 날의 이야기를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태어난 날입니다.
제가 처음 눈을 떴을 때, 저에게 머릿속에 하나의 지령이 내려왔습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철새가 자기 갈 길을 아는 것처럼……. ‘신의 명령에 따라라.’
제 앞에는 헬퍼 엘리자라는 여성이 서 있었습니다. 그녀의 갈색 긴 생머리는 굉장히 얇아 보여 금세라도 살랑살랑 움직일 것 같았습니다. 그곳엔 저 같은 초보 모험가가 여럿 있었습니다. 그녀는 저에게 할 말이 있어 보였습니다.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자 말을 걸더군요.
“안녕하세요. 앙큼인형공주♡님. 메이더 대륙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고대의 비밀이 잠들어있는 환상의 대륙 ‘버터플라이’에 가고자 모험을 시작하는 초보모험가 여러분을 도와주는 헬퍼 엘리자입니다. 기초적인 지식을 배우시겠습니까?”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바로 리그 성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리그 성에 도착하시면 광장 상점가에서 잡화점에 하프를 사랑하는 아티클을 찾아가 보세요. 초보모험가들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던데……. 그럼 즐거운 여행 되세요. 아, 가방을 열어보시면 기초적인 장비들이 있을 겁니다. 유용하게 쓰세요.”
짧은 잠에 들어 잠시 후 깨어 있을 때 저는 광장 가운데 있는 시계탑 아래 서 있었습니다. 시계탑 아래에는 물건을 맡아주는 할아버지와 가진 물건을 파는 사람들, 그리고 잡화, 무기 등을 파는 상인들이 있었습니다. 잡화점 앞에 서 있는 아티클에게 다가갔습니다. 제가 말을 걸기도 전에 그는 저에게 말을 걸더군요.
“안녕하세요. 앙큼인형공주♡님. 제가 곤란한 일이 있는데 도와주시겠어요?”
“도와준다.”
“그렇게 해주시겠어요? 제가 요즘 잡화점을 꾸리는데, 부족한 재료가 많아서 걱정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자리를 비우고 재료를 구하러 다닐 수도 없고…… 앙큼인형공주♡님께서 재료 좀 구해다 주시겠어요?”
“알았습니다. 제가 구해오죠.”
“감사합니다! 포로링 에센스 열 개만 구해다 주세요. 포로링은 성의 북문 쪽으로 나가면 볼 수 있습니다.”
아티클님과의 만남은 이렇게 헬퍼 엘리자님의 주선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는 없었죠. 단지 신의 명령으로 곤란한 그를 도와주는 것이었을 뿐이었습니다. 저는 포로링 에센스를 구하고자 북쪽 성문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가방에 들어 있던 낡은 목검과 가죽갑옷을 입고서는 포로링을 사냥하기 시작했습니다. 포로링은 파란색에 점액 같은 형태를 띠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는 분홍색도 있더군요. 베고, 찌르고 네 번, 다섯 번을 반복하다 보면 포로링은 산산이 흩어져 죽어 버렸습니다. 바닥에 흩어진 포로링의 점액을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마음이 무거워진 것은 이때부터 인 거 같군요. 포로링의 점액 사이에는 점액을 액체화시킨듯한 물이 병 안에 담겨있었습니다. 이것이 포로링 에센스였던 거죠. 포로링 에센스를 가방에 집어넣고서는 다시 다른 포로링을 잡았습니다.
열 번째 포로링을 잡은 후 에센스 열 개를 가방에 넣고 다시 아티클님에게 돌아갔습니다. 아티클님은 기뻐하시면서 저에게 사과 열 개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제 몸은 화려한 빛으로 휘감겼습니다. 이상하게 그 빛이 감긴 후에 손에 무게가 느껴지던 목검과, 몸에 무게가 느껴지던 갑옷이 가벼워졌습니다. 신에 저에게 축복을 내리신 걸까요.
아티클님은 저에게 또 다른 부탁을 하셨습니다.
“앙큼인형공주♡님이 도와주신 덕분에 재료 문제는 해결됐지만…… 좀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며칠 전 재료를 구하기 위해 성 북쪽으로 나갔다가 그만 너무 멀리 나가는 바람에 검은색 옷을 입은 괴한들에게 저의 보물인 ‘신기한 노래상자’와 ‘악보’를 빼앗겨버렸습니다. 이것을 되찾아 주시겠습니까?”
“알았습니다. 제가 되찾아오죠.”
“감사합니다. 그들은 검은 가죽단 이라고 하더군요. 성문 북쪽으로 멀리 나가시면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저에게 ‘신기한 노래상자’와 ‘악보’를 찾아와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부터 이상하게도 그는 전에 보던 그가 아니었습니다. 머릿속에 그가 찍힌 것처럼 떠나질 않았습니다. 하프의 현을 튕기는 아름다운 선을 가진 그의 손가락이 상상이 되고는 합니다.
그에게서 ‘신기한 노래상자’와 ‘악보’를 되찾아 주고자 다시 한번 성 북문 밖으로 나갔습니다. 포로링 무리 들을 지나치고 좀 더 성 바깥으로 나아가니 검은색 두건을 쓰고 검은색 천으로 입을 가리고, 검은색 갑옷을 입은 무리가 있었습니다. 다리는 그들을 향해 달려갔지만 심장은 성안 깊숙한 곳을 바라보고는 두근두근 뛰었습니다. 점점 그들과 가까워질수록 심장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쿵쾅쿵쾅 뛰었고, 그들에게 목검을 휘두르는 순간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그때만큼은 신을 원망했을지도 모릅니다.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목검은 그들의 머리와 몸통을 베고, 찌르고, 내리쳤습니다. 아티클님이 주신 사과를 손에 들고 먹어가면서……. 그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들의 손에 가지고 있던 무딘 단검으로 머리를 맞았는지 머리에서 핏방울이 내려와 눈에 맺혀 세상이 빨갛게 보였습니다. 빨간 안경을 쓴 것처럼……. 아티클님이 주신 사과를 다 먹었을 때는 이미 검은가죽단 에게 당해 쓰러져 빨간 하늘을 바라보며 정신을 잃었습니다.
이제 곧 잠이 들 것 같습니다. 오랜 시간 이야기를 한 덕에 몸이 피로해진 걸까요……. 하하, 물론 그런 일은 있을 수 없겠죠……. 하하…….
요즘 신께서는 다른 신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계십니다. 덕분에 혼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또한, 두 분은 광장에서 만나기 때문에 시계탑을 바로 볼 수 있기에 더더욱 좋습니다. 저 춤추는 두 인형은 서로 사랑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사랑하는 남자 품에 안겨 춤을 추는 여자인형은 해맑게 웃고 있군요. 저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이러한 행복한 시간에도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습니다. 저의 신과 이야기를 나누는 신은 건장한 남성분을 조종하여 이야기를 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 남성분의 이름은 지존나이트KHM 입니다. 반짝반짝 분홍색, 파란색으로 빛나는 갑옷과 아름다운 보석이 박힌 긴 장검을 들고 다니는 건장한 근육질의 남성입니다. 아티클님이 이 모습을 보신다면 저와 지존나이트KHM님의 관계를 오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부탁한 일조차 해결해 주지 못하여 그에게 다가가지도 못하는데……. 갑자기 시계탑이 왼쪽으로 지나가고 지존나이트KHM의 얼굴이 정면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는 왼손을 저의 허리를 감싸고 오른손으로 제 손은 맞잡았습니다. 저는 그의 품 안에서 춤을 추었습니다. 물론 제 의지는 아닙니다. 얼굴은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지만 머릿속에는 아티클님의 생각만 납니다. 지금 춤추며 웃는 모습을 보고 있진 않을까……. 저와 지존나이트KHM님의 사이를 오해할 것만 같습니다. 다행히 세 번, 네 번 왔다갔다 거리고서는 저의 허리와 손을 놔주는군요. 우리 둘은 광장에 앉아 다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두 분의 이야기는 분명히 제가 아는 말이지만 알아 들을 수가 없습니다. ‘~,^^,ㅇㅅㅇ,=ㅅ=,ㅠㅠ,OTL’ 이러한 신들의 언어는 말로 표현할 수도 없고 읽을 수도 없으니 저로서는 도저히 무슨 말씀을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지존나이트KHM님이 일어나서 손을 흔들고 있습니다. 곧이어 그의 모습을 사라졌습니다. 잠을 자러 간 것이겠지요. 저도 시계탑을 보며 잠이 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시계탑의 저 두 인형도 사랑하는 사이가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안녕하세요. 눈을 뜬지 얼마 시간이 지난 후 지존나이트KHM님이 제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도 저와 지존나이트KHM님은 광장 앞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습니다. 이야기 사이사이 아티클님의 이름이 나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지존나이트KHM님과 저는 일어서서 아티클님에게 달려갔습니다. 신께서 저의 마음을 알아주신 걸까요? 아니면 지존나이트KHM님께서 아티클님과 담판을 지으러 가신지도 모릅니다. 이런저런 생각할 겨를도 없이 아티클님에게 다가갔습니다.
“어서 오세요, 앙큼인형공주♡님. 저번에 부탁한 일은 꼭 해결해주세요! 무엇을 드릴까요?”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부탁한 일도 해결하지 못했거니와 그의 물건을 사줄 돈도 없었기 때문이죠. 지존나이트KHM님이 저의 사정을 알았는지 아티클님에게 사과를 잔뜩 사더니 저에게 사과 오십 개를 주었습니다. 아티클님 앞에서 그에게 손을 벌리기 싫었지만 저는 신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몸입니다. 사과 전부를 가방에 넣은 후 저는 지존나이트KHM님과 함께 북문 쪽으로 달려갔습니다. 신님은 영문도 모르는 저를 이끌고 북문에 도착하여 지존나이트KHM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북문 바깥쪽을 바라보기 싫은 저의 마음을 아셨는지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려주셨습니다. 지존나이트KHM님의 얼굴 때문에 약간 가리기는 하지만 이곳에서도 시계탑은 보이는군요. 저 두 인형은 정말로 서로 사랑하는 사이일까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제가 목검이라도 던져서 그들을 자유롭게 해주고 싶군요. 물론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신께서 그러한 일을 하실 리 없겠죠. 갑자기 다시 북문 바깥쪽으로 고개를 돌려 성문을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저의 바로 앞에는 지존나이트KHM님이 달려가고 있군요. 성문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눈에는 다시 새빨간 안경이 쓰이는듯 합니다. 가슴이 두근두근 잊을 수 없는 그때의 일이 생각 나는군요. 얼마 안 가 그때 그들이 보입니다. 검은색이었던 그들의 옷과 두건은 이미 눈에 가득한 빨간 안경알 때문에 갈색으로 보입니다. 지존나이트KHM님의 아름다운 보석이 박힌 긴 장검에서 하얀색과 노란색의 섬광이 여섯, 일곱 개가 신비한 소리와 함께 나가더니 검은 가죽단을 차례차례 쓰러트리기 시작했습니다. 검은 가죽단의 시체를 만들어내는 신비한 소리가 끊긴 후, 수많은 검은 가죽단의 시체 사이에 낡은 끈으로 종이와 묶인 검은색 상자가 있었습니다. 허겁지겁 그곳을 향해 뛰어가 검은색 상자를 보니 그것은 아티클님이 부탁한 ‘신기한 노래상자’와 ‘악보’였습니다. 악보는 뿌리가 동그란 검은색에 줄기 또한 검은색인 풀들이 여러 개 놓여있었고, 신기한 노래상자는 정사각형 모양에다가 직각으로 된 긴 고리가 달린 검은색 상자였습니다. ‘신기한 노래상자’와 ‘악보’를 가방에 넣고 성안으로 뛰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성안으로 뛰어가는 길에 작은 호수가 보였습니다. 하얀 햇빛이 비추는 파란 호수에 얼굴을 비춰보고 싶군요. 하지만, 지금은 더 급한 일이 있습니다. 성안으로 들어와 아티클님에게 한걸음에 달려갔습니다. 아티클님에게 다가가자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세상에 아티클님과 그의 상점 그리고 저를 제외하고는 전부 사라졌습니다.
“앙큼인형공주♡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의 소중한 물건을 찾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그런데 그 상자는 굉장히 신기하게 생겼는데 무엇을 하는 물건이죠?”
‘신기한 노래상자’를 가리키면서 말했습니다.
“이것은 옛날 고대에 빙하기가 오기 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연주하던 곡을 담은 신기한 물건입니다.”
“그게 정말인가요?”
신은 나의 눈을 크게 뜨게 하고 입을 크게 벌리게 하셨습니다. 이것은 처음 있는 일 같군요.
“네. 악기에 능통한 여러 사람이 모여서 연주하던 굉장한 곡이죠. 그 악기들 중 하나가 바로 이 하프입니다.”
“정말 신기한 물건이군요. 이 악보라는 종이는 뭐죠?”
“이것은 이 노래상자에서 나오는 하프를 연주할 수 있는 기호입니다. 이것을 본다면 노래상자에 나오는 곡에 맞추어서 하프를 연주할 수 있죠.”
“우와…… 이런 것은 처음 봐요. 정말 신기해요.“
“앙큼인형공주♡님에게 제가 연주하는 하프를 꼭 들려주고 싶은데 들어보시겠어요?”
신께서는 조금 고민하는 듯했다.
“들어본다.”
두 손을 꽉 마주 잡고 그에게 다시 말했습니다.
“네. 꼭 들려주세요. 듣고 싶어요.”
신은 나에게 미소도 짓게 하신 것 같다.
“이 곡은 고대의 유명한 음악가 차이콥스키의 호두 까기 인형 중 꽃의 왈츠입니다.”
그는 곡의 소개를 마치고 하프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신은 나의 눈을 감게 하시고 연주를 듣게 하셨다.
눈을 감은 세상에는 큰 꽃을 머리에 달은 날개 없는 작은 요정들이 초록빛의 풍성한 잔디밭 언덕에서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천천히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처음 땅을 밟아 봤을 요정들의 움직임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그들은 발동작은 점점 땅을 세게 박차며 경쾌해지기 시작했다. 곡조가 빨라질수록 그들은 더욱 신이나 이리저리 뛰어놀기 시작했다. 보이지 않던 언덕 뒤쪽에서 요정들의 날개를 달은 시녀들이 어느새 걸어와 요정과 손을 잡고 둥글게 뛰어놀기 시작했다. 곡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시녀들은 우아한 날갯짓을 하며 요정과 짝을 맞추어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있었다. 곡이 끝날 때에 그들은 이미 요정의 손을 잡고는 하늘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아티클님은 연주가 끝나고 내 앞에 서서 말했습니다.
“앙큼인형공주♡님 환상의 대륙 ‘버터플라이’에 가고자 모험을 떠나신다고 들었습니다. 저도 그곳에 있는 고대의 음악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습니다. 저를 모험에 함께 데려가 주시지 않겠습니까?”
심장이 요동쳤다. 그와 함께 하는 생활이라면 더는 바랄 것이 없었다.
“데려간다.”
내가 한 말 한마디가 내 심장을 더욱 요동치게 하였다.
“같은 꿈을 가진 사람과 같이 모험을 떠나는 것은 굉장히 즐거운 일이겠죠. 아티클님이 괜찮으시면 같이 가도록 해요.”
“그럼 앞으로 잘 부탁하겠습니다.”
그의 대답이 끝난 후 그와 나밖에 없던 세상에는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빨간 기억으로 물든 리그 성의 북문, 광장 앞 시끌벅적한 사람들, 하얀 시계탑……. 전부 돌아왔습니다.
여느 때와 다름 없이 광장에서 눈을 떴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시계탑의 두 인형은 춤을 추고 있군요. 두 인형의 춤을 가만히 보고 있으니 이전 날 들었던 아티클님이 연주해주신 호두 까기 인형이 생각나는군요. 저 시계탑에서 그가 연주한 경쾌하고 신나는 곡과 함께 인형이 춤춘다면 잘 어울릴 것 같군요. 아티클님과 저와의 사이는 변한 게 없습니다. 그에게 다가가도 이전과 같은 말만 되풀이할 뿐입니다.
“어서 오세요. 앙큼인형공주♡님, 무엇을 드릴까요?”
저와 함께 하기로 약속한 이전 날에도 그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세상이 전부 원래대로 돌아왔을 때 그는 상점 앞에서 다시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저의 신께서도 화가 나셨는지 어디론가 편지를 보내시고는 저를 재우셨습니다.
아…… 이상하군요. 갑자기 힘이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맞아서, 너무 많이…… 달려서……그런 것이…… 아닌…… 정말 이상하……아…… 이전 날에도 이렇게 잠이 든…….
아…… 잠에서 깼군요. 이전 날은 정말 이상한 날 이였습니다. 평소와는 다르게 10초의 여유도 느껴지지 않게 바로 잠에 들었을 뿐 아니라, 몸에 힘이 빠지고 눈에 보이는 광경이 두 개로 겹쳐 보였습니다. 몸이 좋지 않았던 걸까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아, 많은 일이 있었던 ‘이전, 이전’ 날에도 이렇게 잠이 든 것 같군요. 다행히 잠에서 깬 지금은 평소와 다름없는 상태입니다. 저에게 도착한 편지가 있군요. 아마도 저번에 신께서 보낸 편지에 대한 답장인가 봅니다. 이 편지는 신들의 언어가 쓰여 있지 않아 저도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어디 한번 편지를 읽…… 아, 잡화점의 주인이 바뀌었군요. 아티클님이 아닌 금발의 짧은 단발머리의 여자였습니다. 그 잡화점을 하는 여자의 이름은 슈에였습니다. 아티클님이…… 아티클님이 누구지…… 아티클……. 이상한 얘기를 하고 있었군요. 아티클이라니…… 아티……. 이상하군요…… 저 평범한 잡화점이 어색해 보이는군요. 저 금발의 짧은 단발머리의 슈에님도…… 슈에님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갈색 눈동자가 매력적인 조그만 꼬마도…… 사이좋은 남매일 뿐인데. 슈에님에게 다가가니 그녀는 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앙큼인형공주♡님. 저에게 곤란한 일이 있는데 들어주시겠어요?”
“들어준다.”
“저에게 동생이 있는데 소중히 간직하던 ‘신기한 노래상자’와 ‘악보’를 빼앗겼습니다. 이것을 되찾아 주시지 않겠습니까?”
신은 그녀의 이야기에 답변도 해주지 않고 광장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어디선가 드르륵 소리가 들립니다. 시계탑에서 인형이 나오는 소리였군요. 시계탑의 두 인형은 오늘도 사이좋게 춤을 추고 있습니다. 어디선가 노래도 흘러나오는 것만 같았습니다. 물론 그럴 일은 없겠죠. 하지만, 제가 상상하는 곡은 왠지 들어본 듯 선명하게 들려오는 군요. 그 곡은 경쾌하고 신나는 곡으로 저 두 인형에 잘 어울리는 곡입니다. 왠지…… 조금 슬프게 들리기는 하지만요…….
보낸 사람 : 마스터GM
받는 사람 : 앙큼인형공주♡
안녕하세요, 앙큼인형공주♡님. 고객지원부의 김영기입니다.
회원님의 문의 감사합니다.
회원님께서 문의하신 ‘아티클과의 사랑’ 퀘스트 버그 건은 8월 19일 패치를 통하여 정상화되었습니다.
아직 정식서비스가 아닌 클로즈 베타 기간이기 때문에 부관시스템에 관해 이러저러한 문제점이 많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본래 ‘아티클과의 사랑’ 퀘스트로 부관시스템과 연계하여 플레이어와 동행해, 사냥에 도움을 주는 보조캐릭터로 활용할 예정 이였지만 부관등록 후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심각한 버그가 발견되어 삭제 조취 되었습니다.
홈페이지 내에 버그리포터 게시판을 이용해서 버그를 접수해주시면 정식서비스 오픈과 함께 10분을 추첨하여 경험치 우대권을 드리고 있으니 많은 접수 바랍니다^^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앙큼인형공주♡님 고객센터의 답변은 마음에 드셨나요? ^_^*
고객 센터의 답변에 대해 평가해주세요.
만족한다 ○ 보통이다 ○ 불만족한다 ○ 매우불만족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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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천랑입니다.
(여기서부턴 소설이아니고 잡소리입니다^^;)
명예기자단 게시판에서만 찾아뵙다가 온라인 소설 게시판에서 뵙는건 처음 이군요^^;
과제의 압박을 핑계로 명예기자단 활동을 중단하고 있는 천랑입니다....(영자님죄송 ㅜㅜ)
소설은 재밌게 읽으셨는지 모르겠어요
이 소설은 6월 20일 수요일날 2학년 선배님들과 함께 하는 공동수업때 발표될 작품 입니다.(문예창작과 입니다^^;)
물론 잘 써서 발표 하는건 아니구요^^;; 어쩌다보니 1학년 대표로 제가 선발이되었네요
소설을 읽으신분은 아시겠지만 게임안의 내용을 주제로 삼고 있어서 온라이프에 한번 올려봅니다. 많이 읽어보시구요, 내용에 대한 지적이든 오타에 대한 지적이든 전부 감사히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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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게임아이디가 사람이름같이 느껴지는게 훨씬 좋더라구요 현실감이 사실떨어지기는 하지만 죄송합니다
아이디만 보고 읽지도 않고 쭉 내리고 리플다는건 좀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취향이 아니니 이해를 |
2007-06-21
18:5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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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어나 이모티콘은 인터넷에 글을 올릴 때나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환영받지 못하는 표현입니다.
서두만 조금 봤는데 지금은 시험기간이라 ㄱㄱ |
2007-06-24
22: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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