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온라인소설 |
|
포인트 - 글등록: 30점(하루 3개) / 코멘트: 1점
엽전 - 글등록: 20냥 / 코멘트: 5냥
|
|
|
온라인 소설 |
소설
커뮤니티
[희망사항]
|
[희망사항]
|
|
8
|
날짜: 2007.07.28 14:13:23 조회: 1,227 추천: 1 |
“나는-.”
그는, 그러니까 이 제국의 왕, 카샤아샤스 마하벤타는 말을 꺼냈다. 그리고 후세들에게 화려한 전설이 될 만 한 건국신화를 단 12년 만에 만들어버린 지상 최강의 제왕인 그는 끊은 말을 다시 이었다.
“이 세상을 전부 지배하겠소.”
“캇샤!”
고귀하고도 지고한 그의 모습과는 달리 귀여운 그의 애칭은 내가 지어 준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이름의 귀여움이나 고귀함을 따질 상황이 아니다. 나는 그의 허튼 꿈을 막아야 한다.
“나 카샤아샤스 마하벤타, 일생 일대의 꿈이오. 그리고 난 그 꿈을 이룰 것이오.”
눈물이 왈칵 솟아오를 것 같았다. 그는 드래곤, 엘프, 드워프, 호빗과……, 수많은 것 들이 살고 있는 이 땅을 지배하겠다고 말했다.
“당신은…… 허튼 꿈을 가지고 있어요.”
“결코 허튼 꿈이 아니오. 내가 이 나의 꿈이 허튼 꿈이 아니라는 것을 이 꿈을 실현함으로써 증명 해 낼 것이오.”
그의 태도는 무척 완고했다. 나 같은 게 끌어당겨 넘어뜨릴 수 없는 거목이었다. 거대한 강함은 두려움을 불러온다. 지금의 나에게는 그의 완고함이 두려움으로 찾아왔다. 안전 할 리가 없다.
“당신…….”
온 몸의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어쩔 수 없이 화려한 꽃들이 수 놓여 진 오색의 침대 위에 걸터앉게 되었다. 이제 곧 의미가 없어질 침대다.
“한 달 후에 군사를 일으킬 것이오.”“안 돼요!”
발작적으로 외침이 튀어나왔다. 그래도 그렇지 한 달 뒤라니. 그것은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아무리 훈련이 잘 된 정예부대가 있다 하더라도 상상을 초월 할 만큼 강력하고 난폭하며, 인간을 이해 해 주지 않는 드래곤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다. 드래곤 앞에서는 어떤 인간들의 강력한 무기도 소용이 없다. 태초부터 세상의 조율자로서 태어난 드래곤은 자신이 거부하려 해도 그런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캇샤는 그런 존재들을 지배하겠다고 말 하고 있다.
캇샤는 마른 입술을 땠다.
“가능하오. ……힘들겠지만.”
그는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가끔가다 불확실한 말을 할 때도 있지만, 그는 그 불확실 함 마저도 믿어버렸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의 모습은 명백히 약한 모습처럼 보였다.
“아니요, 안 돼요. 당신은.”
그의 눈썹이 약간 꿈틀했다.
“왜…… 안 된다 는 것이오.”
낮은 의문형으로 나에게 물어온 그의 목소리는 무척 무거웠다.
“꿈은 이룰 수 없어요.”
“뭐라고?”
순간적으로 평어를 써버린 그는 약간 흠칫 한 것 같았다. 그리고는 묻는 듯 한 눈을 하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꿈은-, 이룰 수 없어서 꿈인 거예요. 꿈은 꿈으로만 존재 할 뿐, 그것을 이룰 수는……, 이룰 수는 없어요!”
“왜 그렇게 생각하오.”
그는 무미건조하게 대답했다. 아까 보였던 잠시의 동요 빼고는 아무것도 느끼지 않은 듯 했다. 5년 동안 그와 같이 살아온 나지만 지금 그의 마음을 예측 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절망에 빠진 표정과 깔보는 표정 그리고 무표정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꿈은 꿈으로서 존재해야 해요. ‘꿈’은 ‘목표’ 와는 다른 개념이에요. ‘꿈’은 이룰 수 없어 꿈이고, ‘목표’는 이룰 수 있어서 목표에요. 당신은 지금 꿈을 향해 나아가려 하는 거예요! 당신의 ‘꿈’은 이룰 수 없는 꿈이라고요!”
나는 꿈을 쫒아가려는 한 남자에게 나의 생각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러나 내 마음은 끝내 전해지지 않았다.
“꿈이 이룰 수 없는 것이라 하면, 나는 그 꿈을 위해 노력이라도 하는 남자가 될 것이오. 내 꿈을 위한 발걸음은 멈추지 않을 거요.”
“당신……!”
“당신은 안전하게 해 주겠소. 인간이 아닌……, 아니 인간도 포함 될 수 있겠군. 아무튼 모든 종족을 적으로 돌리는 전쟁이오. 당신도 완벽히 안전하지는 못하겠지만 최대로 힘을 써 보겠소.”
“그런 말이 아니잖아요!”
캇샤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럼 왜!!! 왜 반대 하는 거요!!?”
기어코 내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나왔다. 화를 내는 것을 처음 본 나는 그의 눈에서 스멀스멀 나오는 시퍼런 살기를 보았다.
“흑… 으흐흑!”
나는 바닥으로 떨어져 가는 첫 번째 내 눈물을 바라보았다. 그 눈물에는 그가 맺혀있었다.
파앗-!
나는 잠시 쿵쾅거렸던 마음을 억눌렀다. 하아, 위험했어. 나는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나로서는 이해 할 수 없는 주장을 말 하고 있었다. 그녀의 말대로 라면…….
“그럼 꿈은 어떻게 되는 거요?”
그녀는 흐느낌을 멈추었다.
“……네?”“그럼……, 꿈은 어떻게 되는 거냐고 물었소.”
눈물에 젖은 그녀의 눈이 약간 커진 듯 했다. 내 말을 들었겠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하지 못 한 건가.
“그럼 사람들이 지금까지 ‘꿈’꿔왔던 그 ‘꿈’들은 도대체 무엇이 되는 것이오? 꿈은 변화에 속하오. 그리고 그 변화는 인간들을 끝없이 발전시켜 왔소.”
그녀는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러나 비단 이불을 위에 있는 그녀의 손은 그 이불들을 강하게 잡고 있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해요! 그것들이 모두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그녀는 고개를 벌떡 들어 나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나는 그녀가 한심스러울 뿐이다. 날 막으려면 조금 더 지혜를 기르시고 오시오. 아내여…. 나는 입을 열었다.
“세상의 모든 것……. 그것은 이 세상에서 이름 붙여져 사람들에게, 아니 모든 생명체들에게 불려 지고 있는 것 들을 말 하는 거요?”
“아니요! 세상에 존재하는 그 모든 것 들이에요!”
나는 살며시 눈을 감았다. 그녀는 지금도 고개를 숙이고 있겠지.
“변하지 않는 것도 있소.”
나는 눈을 떴고, 그녀가 날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무의식중에 나는 손을 양 옆으로 약간씩 펼치고 있어 어떤 종교의 교주 같은 모습이 되어 버린 것 같았다. 나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손을 내렸다.
“예를 들면……, 과거는 어떠오?”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난 당신의 그런 모습이 좋아.
“과거는 변하지 않소. 아니오?”
그녀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 나에게 이런 것은 시시한 말 장난일 뿐이다. 나에게서 내려다보이는 그녀의 뒷덜미가 탐스럽다. 우리는 그 자세 그대로 가만히 몇 분의 시간을 보냈다. 나는 과거에 대해 다시 생각했고, 그녀는…… 그녀가 입을 연다.
“그래도 안돼요. 안돼요. 안돼요…….”
잠시 멎었던 그녀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햝고 싶다. 당신의 눈물은 당신의 그것입니다. 나는 그녀에게 손을 내밀 뻔 했지만 간신히 자제했다. 그것은 후의 기쁨으로 남겨두자. 아주 가까운 후가 되겠지만.
“난 이미 결정 했소. 막을 수는 없을 것이오.”
“흑…… 흐흑.”
능청스럽다. 나는 당신을 알아. 당신은 연기를 하고 있어. 당신은 분명 내가 두려웠겠지. 나는 그녀의 옆에 앉아 그녀의 떨리는 어께 위에 손을 얹었다.
“내가 두렵소?”
아까와는 다른 떨림이 내 손을 통해 전해 져 왔다. 그녀의 빨간 머리카락도 약하지만 빠르게 흔들렸다. 나는 볼 수 있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지만 난 심안의 소유자이고, 모두들 익히 알고 있는 것 처럼 나는 블랙 드래곤 슬레이어이다.
“아….”
그녀는 상당히 당황한 듯싶었다. 당신이 굳게 감춰 온 비밀같잖은 비밀이 밝혀졌어. 기분이 어떻지?
“그렇소? 미천한 드래곤 로드의 자식 녀석아.”
탓!
그녀… 그가… 그것… 이 내 어께를 빠져나갔다. 하지만 난 순식간에 따라잡는다. 마법이나 용언 따위를 쓸 시간은 없을 것이다. 침대 옆으로 뛰어오르던 그녀를 순식간에 잡아채어 나에게 얼굴을 향하게 한다.
“드래곤의 놀란 얼굴이라니. 연기도 아닌 이런 얼굴을 보는 것은 두 번 째 군. 잘 가.”
푸슉!
잘 차려입은 잠옷 속에 갈무리 해 둔 비수 같은 것을 쓰지는 않았다. 살기만 있으면 되었다. 그저 살기만. 그것은 폴리모프 한 채로 죽었다. 그래서 전유물 따윈 남지 않았다. 단지 피와 살점 뿐. 난 바닥에 혀를 대고 피를 살짝 살짝 햝아 갔다. 어느새 바닥에 흥건했던 피는 모두 없어지고, 나는 살점에 입을 붙이고 피를 빨고 있었다. 이렇게, 이렇게 드래곤의 피를 보충 해 주지 않으면 심안을 가진 ‘인간’ 으로서 살아 갈 수 없다. 나 같은 종류의 ‘생명체’는 이렇게 살아가야만 하는 것이다. 특별한 능력을 타고난 일 억 분의 일의 뱀파이어…… 아니, 인간으로서,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오늘도 내 거짓말 같은 연극은 끝났다. 이제 12년 동안 잊었던 드래곤의 피도 마셨다. 이걸로 10년은 버틸 수 있겠지. 그 후엔 얼마 가지 않아 죽어버리겠지만. 돌연변이 뱀파이어는 그리 오래 살지 못하는 종일테니까. 나도 이미 몸으로 느끼고 있다. 그리고, 아마 드래곤들은 날 찾지 못할 것이다. 아아, 찾는다 해도 심안이 있으니까 걱정은 없다. 난…… 이제는 그저 모험가 같은 삶을 즐기고 싶을 뿐이다. 아, 이왕이면 사람들을 많이 사귀어 두는 것이 좋겠다. 내가 죽더라도 날 가슴 속에 새겨주는 사람은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 하니까.
===================
이번 건 뭔가 모순이 많은 단편..이랄까요.
|
|
|
|
|
|
|
흐음 뭔가 심오하군요! |
2007-08-01
14:16:56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