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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8.14 18:19:40 조회: 1,006 추천: 0 |
[대부분의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자기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은 마음속에 묻어 두고 마치 모르는 것처럼 행동 한다.] - ‘내면 탐방기’ 중
어둡다. 무섭다. 암적색 빛-. 그렇게 느껴졌다. 당혹감, 자괴감, 혹은…… 안도감, 편안함. 그렇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단지 그 뿐이었다.
쾅!
검은색 제복을 입은 남자들이 문을 부수고 들어온다. 그들의 손에는 검은 물체들이 하나씩 들려 있고, 그들은 무엇을 머리에 쓰고 있어 자세한 인상착의는 알 수 없었다. 어쨌든 그들은 문을 부수고 들어와, 가만히 서 있는 나를 보고는 당혹감을 금치 못했던 것 같다.
“뭐야!……”
어쩌고저쩌고. 어째서인지 나는 잘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검은 남자 중 한명은 계속 지껄이더니, 어쩌고저쩌고…….
“저 녀석인가."
라는 듯 한 말을 중얼거리며 나에게로 경계하며 접근 해 왔다. 그리고 그 남자는 흘끗 내 뒤쪽을 보는가 싶더니-.
찰칵-.
뒤에서 누군가 나타나 내 손을 잡은 뒤, 뭔가 철컥거리는 것을 채웠다. 그 때문에 내 손에 쥔 물건은 ‘탈캉-’ 하고 떨어졌다. 그리고는 손목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 지지 않았다. 쇠고랑으로 묶여진 손목을 뒤틀어 풀려고 하자 더 아플 뿐이다. 내 뒤의 남자가 뭔가 말했다.
“일단은 대려 가 봐야겠군.”
갑자기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움직일 기력이 남아 있지 않아서일 수도 있지만, 나는 그때 몸을 움직이려 했는데도, 움직여 지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기절 해 줘야겠다. 어린 애라지만 1급……”
퍽.
어질어질 하다. 이럴 땐 잠이 최고인데. 일어나고 나면 다 나아있다. 잠자고 싶어---.
틱칵- 틱칵- 틱칵-
한참 잘 잤나 싶더니, 아까와는 다른 곳에 와 있었다.
대저택-.
커다란 괘종시계가 틱칵 틱칵 시간을 나타내려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난 이제 막 깨어난 정신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이상하게 낮에 잘 때만 꾸는 그 꿈을 또 꿔버렸지만, 그런 건 이제 상관 하지 않는다. 별로 신경 쓸 거리 따위도 되지 않으니까.
나는 일어섰다. 아아, 위를 올려다보니 바닥이 보인다. 바닥이 떨어지기 시작 한다……! 제길! 피해야 해! 하지만 바닥 자체가 ‘무너져 내리고’ 있어 피하려면 건물 밖으로 나가는 수밖에는 없다.
나는 전 속력으로 뛰었다. 몽중에 일어나 갑자기 뛰는 것이라 전신이 휘청휘청 거렸지만 간신히 출구를 발견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단순한 중력의 법칙은, 그렇게 내 목을 죄어왔다.
쾅!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 간다- 나를 버리고 가신님은-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워허- 으허허허~ 으디댜~
딱깍.
자명종의 윗부분을 툭 친다. 그리고, 쿨-.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
딸깍.
다시 툭 친다. 알람은 세 번 울린다.
다시 잠들려 할 때,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는 넘어 가지 못했다. 내가 슬며시 일어나 앉아 알람을 껐기 때문이다. 나는 앉은 채로 지개를 한껏 폈다.
“으라차차-!”
한 번 더 폈다.
“으자짯짜-!”
내가 소리를 좀 크게 질렀나보다. 1층에서 툭툭거리며 계단을 올라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덜컥. 방문을 연다.
“일어났네, 내려 와.”
김빠지는 목소리로 아침은 시작 됐다.
“여어- 아침부터 김빠지게 왜 그래? 지선 양-”
“양이라고 하지 마!”
발작적으로 화를 낸다. 이름에 ‘양’ 을 붙이는 걸 싫어하는 ‘지선
양’ 은 나와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한마디로 ‘불알친구’ 라고 할 수 있다. 아아, 일단 여자에게는 그것이 없다는 문제는 뒤로 재쳐 두자. 그녀는 2층짜리 맨션의 1층에 그의 부모들과 하나의 남동생이 모여 가족답게 살고 있고, 나는 1층보다 약간 좁게 설계 된 2층에서 혼자 거주중이다. 가족은……, 기억 하고 싶지 않다. 아니 이미 ‘그쪽’ 은 건드린지 아주 오래 되어서, 기억 하려 해도 기억이 나지 않을 수 있다. 나는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제야 좀 활기찬 아침이 되었군. 내 계획대로야. 와하하하-”
“활기찬 건 너 뿐이야!”
“아냐, 그쪽도 이미.”
“밥이나 먹어!”
쾅!
문을 닫고 나가버린다. 문 틈 사이로 보였던 팔꿈치 까지 내려오는 검은 흑발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자, 그럼 나도 일어날까? 아침부터 큰 고통을 받은 방문의 손잡이를 곱게 한번 쓰다듬어 준 후, 나는 1층으로 내려 왔다. 내가 밥 같은 것을 해먹을 수 없기 때문에, 식사는 그녀의 가족에게 신세를 지는 중이다. 그렇다고 내가 빌붙어서 빌어먹는 건 아니다. 아래층 가족의 집세를 아예 받지 않고 있으니까. 이 집은 내 소유고, 나는 이 집을 수십 채 사고도 남을 만 한 돈을 통장에 넣어 두고 있다. 내가 고등학생이 되고, 가족들은…… 어찌 어찌 되어서 이 큰 돈이 내 명의의 통장 안에 있는 것이다. 14억 2천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
그녀가 밟고 왔을 계단을 살며시 밟으며 사뿐히 날아들 듯 한 모션을 취하며 마지막 계단에서 바닥으로 착지-. 그녀의 가족들은 모두 날 쳐다보고 있었다.
“와하하하- 좋은 아침이에요.”
그러자 그녀의 남동생인 대선이가 내 말에 대답 했다.
“오늘은 좀 다르네, 형?”
나는 식탁으로 걸어가며 머리를 슬쩍 긁었다. 제스처 좋고.
“오늘은 밋밋하던 스프 맛에 향기로운 후추를 뿌려 봤지요.”
나는 빙글빙글 웃었다. 그러자-
“아, 그럼 어서 밥 먹어.”
라고 정색 하며 받아쳤다.
“칫, 이건 아닌가?”
난 식탁에 앉았다.
매일매일 계속 나오는 밥에, 매일매일 계속 나오는 된장국. 거기에 매일매일 바뀌는 반찬들. 난 변화가 좋다.
“그래서 밥이 싫어.”
나도 모르게 중얼 거린 게 지선이에게 들렸나 보다.
“그냥 드세요-?”
“아, 네. 그렇고말고요.”
난 묵묵히 밥을 입에 밀어 넣고, 국을 후루룩 마신 후, 반찬을 몇 개 집어 먹고 맛있는 척 표정을 지어 주며,
“이거 누가 만들었어? 잘 만들었네. 맛있어.”라고, 우엉조림을 젓가락으로 들어 지탱한 후 말했다.
그녀의 어머님은, 날 보고는 살풋 웃으시더니,
“용케도 지선이가 만든 걸 골랐구나.”
하고 말씀 하셨다.
“엄마!”
그녀의 어머니는 그저 웃으며 밥을 드실 뿐이다. 깔끔한 무시. 지선이는 무안하겠네.
나도 젓가락을 내려놓고 다시 밥을 떠먹었다. 그러자 잠시 후,
“우우-.”
그녀가 이상한 소리를 냈다. 삐졌나?그녀는 젓가락을 식탁 위에 탁 하고 내려놓더니 밥도 거의 먹지 않은 채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우엉조림이 맛있다는 건 칭찬이었는데. 정말로. 기계와 프로그램 다루는 것 보다는 못하지만, 그녀의 요리 솜씨는 그래도 알아 줄만하다.
저런 미형의 여자가 어찌 공학계 쪽으로 진학 했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자기 꿈을 위해서라고 하니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뭐 나는……, 그냥 돈 많은 것 빼고 나머지 다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현재는. 현재는. 과거는 알 수 없다. 현재는 그렇다. 자, 나도 슬슬 준비를 해야지.
수저를 놓고,
“잘 먹었습니다.”
그녀의 부모님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다녀와라.”
“네”
지금 당장 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미리 해 둔다. 그리고는 2층으로 올라 가, 세수와 양치질은 한꺼번에 한 후, 머리를 감는다. 조근조근 거리는 머리카락이 왠지 이질적이다. 언짢은 기분으로 몸 세척을 완료 한 후, 교복을 입는다.
내가 살고 있는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아직 일본의 잔재인 ‘교복’ 제도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교복이나 자유복이나 각각 장단점은 있으므로, 나는 어느 쪽에도 찬성한다. 이런 건 별로 상관없으니까.
여기서 여담이지만, 우리 학교의 교복은 기본적으로 검은색 베이스에, 어께에서 팔로 내려가는 직선의 하얀 선이 양쪽에 하나씩 있고, 어께어서 아래쪽으로 내려오는 하얀색 선이 두 개 씩 있는 요상한 교복이다. 나는 이것이 무척 마음에 들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가보다. 특히 이 집의 그녀도. 우리 학교는 이 나라에 별로 없는 종합 고등학교로서, 모든 분야에 걸친 고등과정을 가르치는 학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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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이제부터 슬슬 연재 들어갈 난잡소설입니다.
독자분도 난잡, 저도 난잡. 그래서 난잡소설이지요. 와하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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