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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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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8.15 19:28:38 조회: 567 추천: 0 |
너의 파편
나는 애쉬쾨르와 《셀바스의 황홀한 밤》 이란 여관 앞에서 등을 돌린 채 그렇게 혼자서 마을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사람들이 많더랍니다. 우리가 마을에 발을 들였을 때가 아마 해가 다 사라져갈 쯤이었는데‥ 쨌든, 그것이 기회라니 하곤 이곳 저곳 상점가를 돌아다녔답니다. 오랜만에 듣는 정겨운 사람 소리에 기분이 묘하게 좋더군요 하하 ㅡ. (물론 그는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은도금 된 검 싸게 팔아요오 ㅡ!”
“금 가루 붙인 두부 팔아요옹 ~ !”
’‥!!’
그러던 사이 난 결국엔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누군가와 부딪치고 말았습니다. ‥것도 꽤나 사나운 인상을 가진 우람한 체격의 사내와 말이죠. 다행히 쓴 소리만 받은 채 지나쳤지만 나도 꽤나 쎄고 무서운 놈이다 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후우 ㅡ. 그리고 나서 시간은 날 재촉하듯 해를 무심히 내려버리 더군요. 난 간만에 마을에 왔으니 아무거라도 하나 샀으면 좋았으련만‥ 어제의 불길만 아니었더라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겁니다. 괜시리 그 사내와의 부딪침도 어제의 그 불이란 놈 때문이다란 억지스런 생각마저 머리를 빙빙 돌아 다니기 시작하더라구요.
“애쉬쾨르씨는 아직 안 온건가 ?‥”
아까의 일 탓인지 난 제법 빠른 발걸음으로 《셀바스의 황홀한 밤》이란 여관 앞에 서버렸죠. 안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둘러앉아 허풍식의 모험담을 주고 받고 있었는지, 많이 시끄러운 분위기 더라구요. 쨌든 혼자 들어갈 수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무작정 애쉬쾨르를 기다리기로 했죠. ‥그런데 이 사람이 한참을 기다려도 안 오는 것이 랍니다. 그리고선 또 한참을 기다리니, 그제서야 미안하다는듯 머쓱한 웃음을 건내며 오더군요. 화난감도 없지않아 있었지만 참을 수 밖엔 없었습니다. 지금 그와 다투기엔 파편을 찾아나서는 것이 힘들어 질 것 같았기 때문이었겠죠.
우린 만남을 가지자 마자 바로 여관문을 열어 젖히고는 우릴 바라보는 중년의 여인에게 물었죠. 내가 아니라 애쉬쾨르 였지만요.
“두 방 내주시오.”
“킁 ㅡ, 반짝이 네 개에요.”
“‥‥‥?”
난 그 당시 반짝이라는 것이 뭔지 몰랐답니다. 하지만 코를 비비고 있는 주인장에게 애쉬쾨르가 금화 두 개를 내밀곤 나를 쳐다보더군요. 그제서야 눈치챘지요. ‥난 아마 너무 촌놈인 것 같다구요.
그리고, 우린 곧 바로 잠자리에 들기로 했습니다. 내일은 많이 걸어야할 뿐더러 마차를 탈 수 있는 여력도 안되었기 때문이죠. 내가 잘 자지 않는 사람이라 한 시간 동안 몸을 뒤척이긴 했지만‥. 그리고 한참을 자고 있었는데 내가 갑자기 눈을 떠버리고 말았습니다. 목 뒤로는 이상한 느낌의 땀들이 맺혀 있는 것을 느꼈죠. 아무래도 더위 탓이었던 것 같았습니다만 ㅡ. 그것이 절 살려준 더위라니.
“누구야 ㅡ !!”
‥‥‥.
“으으윽 ㅡ.”
그리고 난 이른 아침에 다시 몸을 일으켰어요. 그런데 이마쪽이 지끈거리는게 손으로 만저보니 혹이 나있는 것이 었습니다. 그 옆으론 분주한 듯 보이는 애쉬쾨르가 보였구요. 내가 이마를 살며시 만지며 분주한 모습의 그에게 물었었죠 아마 ?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
그는 잠시도 붕 뜬 것 같은 마음을 주채할 수 없었는지 발을 이리저리 동동 굴리며 몸을 움직이기만 하곤, 한참을 내 물음에 대꾸하지 않더니 이제서야 대답하더 랍니다. “빨리 이곳을 떠야 할 것 같아.” 라구요. 난 아무것도 모른 채 왜 그래요라는 식으로 물었었지만 그의 대답은 한시코 빨리 떠날 준비를 하라는 말 뿐이었죠. ‥그가 너무 답답해 보였지만 나중에 물어보잔 마음으로 지끈거리는 이마를 뒤로 한 채 떠날 채비를 했습니다.
너의 파편
그렇게 우리는 빠른 발걸음으로 여관의 1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내려갔습니다. 역시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들의 목소리가 하나도 들리질 않더군요. 뭐, ‥ 1층에 가보니 한 사람이 맥주잔을 들이키고 있었긴 하더랍니다만.
“안녕히 계쇼.. 주인장 ㅡ.”
“‥‥‥?”
곧 우린 애쉬쾨르의 말소리와 동시에 문을 열어 젖혔습니다. 갑작스럽게 들어오는 아침 추위에 몸을 부르르 떨고나서‥,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아까부터 빠른 발걸음으로 앞장 서던 애쉬쾨르를 따라갈 수 밖에 없었죠. 그리고 아무도 없는 그곳에, 한적하지만 차가움을 담고있는 뿌연 안개의 마을에서 그가 입을 열더군요.
“‥자네, 새벽에 일어났던 일 기억 못하나 ?”
“어렴풋이요. 무슨 일이길래 그러시는 거죠‥ ?”
내 물음이 이어지자 애쉬쾨르는 입을 닫더니 발을 멈추고선 뿌연 안개속에서 내 귓가 속에 작은 목소리를 집어 넣어 주더군요‥.
“누가 우릴 따라오는 것 같아.”
“‥누구라뇨 ?”
“조용히해‥!, 나가서 말해줄게.”
나는 그 땐 아직 까지도 제대로 눈치채진 못한 것 같았습니다. 물론, 어느 정돈 알고 있었죠. 하지만 괜시리 애쉬쾨르가 파편 조각을 찾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처음엔 그렇게 여겼습니다만. 쨌든 우리는 급히 마을 밖을 나섰고, 수도와 연결되는 작은 숲에 이르렀습니다. 그 때까진 마을의 안개들이 사라지지 않았을 때였죠. 애쉬쾨르는 그제서야 내게 말을 해주더군요.
“아마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 말야‥ 실은 누군가가 자넬 죽이려 들었던 것 같아. 소리침에 내가 뛰쳐 와봤지만 창문만 열려 있더군.”
“‥‥‥!?, 이마에 혹은.. 제가 발버둥 쳤단 얘기 겠군요.”
“그리고 내가 추측하기론 말야, 아무래도 파편 조각들을 찾는 다른 놈들 소행인 것 같은데.”
난 숨을 죽였습니다만, 소리없는 그곳에선 어쩔 수 없이 숨소리가 크게 들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그리고 만약, 누군가가 정말 날 죽이려 들었던 것이라면 그 땐 내가 그곳에 서있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애쉬쾨르가 내게 당부의 말을 하더군요. 하지만 어쩌면 그 얘긴 좋은 말이 아니었을 수도 있었습니다. 모르는게 약이라는 말도 있을 만큼요‥.
진짜로 그런 녀석들이 있다는 얘긴 앞으로 내가 없어질 위기가 있을 수도 있단 말이기도 했구요.
“‥이 숲을 빠져나갈 수 없을지도 몰라 ㅡ. 우리들이 죽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말게.”
“‥‥‥.”
그리고선 우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조용히 그 누군가의 존재를 묻기 위해 엄청난 긴장을 하고 있었을 뿐이었죠. 게다가 방금 전 애쉬쾨르의 말에 난 겁을 잔뜩 집어 삼켰구요‥, 겉으론 그저 그래요라며 애쉬쾨르와 똑같은 표정을 가지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의 말이 뚝 끊기가 무섭게 무언가가 돌을 건드린듯한 소리가 나더니 감쪽같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더랍니다. 그런데 이를 어째‥ ! 애쉬쾨르가 뒤도 안 돌아본 채 뛰기 시작했죠. 덩달아 뛰긴 했지만 내심 너무 섣부른 행동 아닌가요 라고 그를 질책 했습니다‥ 정말 미치겠단 생각을 품은 채 말이죠.
“‥뛰고 있다는건 맞다는 증거겠군 ㅡ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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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소게 사이트에 연재중인 너의 파편입니다.
지적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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