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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 제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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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 제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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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8.13 00:12:39 조회: 546 추천: 0 |
내가 1군으로 갈 수 있었던 기회는 많았다. 중2때 1군의 에이스가 부상을 당해 내가 대신 뛰게 되었다. 그 부상당한 에이스가 바로 성재였다. 연습 도중 발목이 골절되어 다음 시합에 출전하지 못 하게 되었다. 2군 이였던 내가 긴급하게 성재대신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하게 되었다. 이 기회가 나에게는 1군으로 승격할 수 있었던 최고의 기회였다. 공만 보고 죽을 각오로 경기를 임했다. 하지만 내 몸은 뜻대로 움직이지 못 했고 팀은 3-2로 패했다. 나 또한 후반전에 3-0상황일 때 나와 같은 2군 선수인 이지수와 교체되었다. 지수도 성재 때문에 긴급히 투입된 2군 선수였다. 지수는 나와 교체 투입 되자마자 2골을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었다. 이후에 성재가 부상에 회복되고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 준 지수와 주전 경쟁을 했지만 밀리고 말았다. 결국 성재도 중학교 2학년 겨울 날, 2군으로 강등되었다. 지수는 1군으로 승격되는 기쁨을 맛봤다.
사실 지수가 1군으로 승격된 사실에 모두들 놀랐다. 나 또한 놀랐다. 지수는 2군 시절에 대부분 벤치에서 시간을 보냈다. 가끔 경기에 출장해도 별 다른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던 지수가 그 한 경기로 인해 1군으로 승격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실력 이였다. 그 누구도 지수의 실력에 반박하는 이는 없었다.
집에 돌아오니 8시가 넘었다. 집에는 여동생 밖에 없었다. 여동생은 TV 쇼프로그램을 보며 정신없이 웃어대고 있었다. 그 모습이 한심해 보였지만 여동생이 내가 축구 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면 나를 한심하다고 생각할 것 같았다. 매년 1군을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도 2군이다. 여동생뿐만 아니라 그 어느 누가 봐도 내가 노력하는 모습을 본다면 모두들 한심해 보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런 눈치는 신경 쓰지 않는다. 다시 공 하나를 들고 밖으로 나와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 운동장에는 나 밖에 없었다. 어두운 운동장에 달랑 2개의 전봇대가 불을 밝히고 있을 뿐 이었다. 8시부터 11시까지 3시간 씩 연습을 한다. 몸을 풀고 슛 연습을 하고 있을 때 누군가 나를 보고 있다는 시선을 느끼게 되었다. 주의를 돌아보니 전봇대 옆에 내 또래의 한 여자 아이가 지켜보고 있었다. 나와 눈을 마주치자 그 아이는 당황한 눈치로 말했다.
“아, 방해가 되었다면 미안해.”
“응? 아니. 괜찮아. 이제 돌아가려고 했으니깐.”
그 여자아이는 나에게 물었다.
“재림고교에 축구부로 뛰고 있지?”
“어? 난 너 처음인데.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나도 재림고교에 재학 중이야”
“아, 몇 반이지?”
그 아이가 나에게 반말을 했기 때문에 같은 학년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학교는 5반밖에 없는 작은 학교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아이들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여자아이는 처음 본 아이였다. 긴 생머리를 가진 여학생은 우리학교에 드물다. 예쁜 얼굴이었기 때문에 나는 그 여자아이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다.
“난 3반이야.”
“그래?”
“네가 2군에서 활동하는 성종훈이니?”
그 여자아이가 나에 대해 몰랐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이미 내가 2군이라는 걸 그 아이는 알고 있었다. 순간 나는 그 아이에게 말을 꺼내기가 부끄러워 졌다. 별로 말을 하고 싶지 않은 입장이 되어버렸다. 나는 골대 앞에 있던 공을 집으며 차갑게 대답했다.
“그래.”
그리곤 마치 도망치듯이 운동장을 빠져나갔다. 그 아이와 더 대화를 하고 싶었지만 날 한심한 인간으로 취급할 것 같아 피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 아이에게만 그런 것은 아니다. 내가 고3에 2군에서 뛰고 있는걸 알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피하고 싶다. 단 , 같은 2군 동료를 제외하고 말이다. 얼마나 걸었을 까. 우리 집에 들어가기 전 뒤를 쳐다봤다. 그 여자아이가 있었다. 나에게 관심이 있어서 나를 따라 온건 아니란 걸 알고 있었다. 우연히 나와 같은 방향이기 때문이라고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 여자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눈을 피하고 열쇠구멍에 열쇠를 꽂으려는 순간 그 여자아이가 지나가며 말했다.
“연습 열심히 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처음 듣는 소리였다 . 고3이 되어 주의 사람들에게 열심히 연습하라는 말 대신 포기하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그 여자아이가 걷고 있는 뒷모습을 쳐다봤다. 왠지 모르게 그 아이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게 되었다. 열쇠를 따고 집에 들어가니 여동생은 아직도 TV쇼프로그램을 보며 웃어대고 있었다. 내 방으로 돌아와 나는 생각에 잠겼다. 그 여자아이의 말이 떠오른다. 누굴까? 같은 학교였지만 처음 보는 아이였기 때문에 더 궁금했다. 그 여자아이는 내가 만년 2군이란 걸 모르고 있는 게 아닐까? 알고 있었는데 그 말을 나에게 해준 걸까? 그 여자아이에 대해 궁금증에 잠을 잘 이루지 못 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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