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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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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8.07 10:14:21 조회: 544 추천: 0 |
《불타는 망토와 흐르는 장갑 그리고 노래》
산 저편에서 은은히 울려오는 피리소리를 따라 작은 요정들의 안식처인 숲에 도달했고, 그곳의 안개가 남겨준 흐르는 길을 따라 또 바다가 보이는 마을에 도착했다. 그곳을 이리저리 돌다가 희미하게 보이는 사람이 하나 보였는데, 그는 검정빛 머리칼에 조금은 통통한 볼살을 가지고 있었고, 어설프게 수려한 외모를 지니고 있었다. 뭔지는 몰라도 그의 첫인상은 꽤나 깔끔했다.
그가 《문어를 찾아서》란 주점에 들어선 뒤부터 계속 바라보았는데, 그는 술을 마시면서도 취한 사람같지 않게 차분한 행동을 보였고, 다른 사람들이 똑같이 들고있는 유리잔을 들었다 내렸다 할 때 마다 짧은 한 숨을 내쉬었다. 궁금한 감도 있었으나 애써 그것을 참고 있었는데‥ 마침 그곳의 주인인듯 보이는 신사같은 복장의 중년 남자가 흰 손수건으로 유리잔을 닦으며 왜 그렇게도 한 숨을 쉬느냐라는 식으로 물어보자 그는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실은 말입니다‥”
그의 말에 따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고, 곧 작은 촌마을 하나가 보였다. 그 근방으로는 바로 숲이 보였고, 그 숲은 듣자하니 작은 요정들이 기승을 부린다는 숲이라고 하는 그곳 마을 사람들의 말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들려왔다. 하지만 밤이 들어와도 환한 새벽처럼 요정들이 불을 밝힌다고 하니 그것이 무슨 문제인지 처음엔 갸우뚱 머리를 숙였으나 곧 작은 요정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아 그렇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곧 작은 요정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숲을 살펴보다가 저 편에서 조금 성난 표정을 내며 힘겹게 달려오는 중년의 사내를 보았는데, 그는 아마도 그들의 장난 상대가 되어버린 어린 꼬마 아이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사람인 것 같았다. 그 사이 자그마한 요정들은 달려오는 어른의 모습을 보아서 인지 금새 사라져 버렸고, 그 사내는 꼬마를 잠시 꾸짖더니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그의 말을 따르자면 아까 둘러 보았던 그 요정들이 화근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고, 물론 앞서 둘러본 이곳은 그의 말에 흘러나오는 은은한 피리소리를 따라 살펴본 것이기 때문에 그가 지금 눈물을 흘리며 말하는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주제였다. 또 다시 그의 말을 따르자면 며칠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다시 그의 말을 따라온 그곳은 창을 든 여러 병사들이 보이는 곳이었는데, 곳곳으로는 듬성 듬성 보이는 친구들이 보였다. 이미 다 짓밟혀 기운을 잃어버린 친구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 사이라 그들에게 화를 내진 않았다.
“무슨 일로 가시려 합니까 ?”
그렇게 다른곳을 바라볼 무렵 제법 그들을 지휘하는 사람처럼 보이는 병사가 말을 잇자 그 소리가 거슬렸는지, 아니라면 궁금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의 말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물론 그의 피리소리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곳곳에 요정들 덕분에 저,‥ 톤타마이어로 가려고 하오.”
뭐, 아직 두 마디밖엔 오가지 않았지만 눈치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도 않았다면 수십개의 대화가 오갔어도 아마 이해할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눈치도 있었고‥ 게다가 아까 살펴본 꼬마 아이와 중년의 사내. 전혀 본 적이 없었던 사람도 있었지만 그들은 아마도 아까의 작은 요정들의 장난스런 꾀 덕분에 다른 곳으로 사는 곳을 옮기려고 하는 것 같았다. 병사도 사내의 말에 따라 길을 비켜 주었으니, 그들은 아마 요정들이 없는 곳에서 살 수 있을 것이라.
“그것 참 안타까운 일이로군요‥ 그 악덕 법사라고 하는 놈은 잡았나요 ?”
한참 그곳을 바라볼 동안에 그의 주위로 잔을 정리하는 주인 말고 꽤나 조숙해 보이는 여자가 다가와 앉고는 그에게 물었다. 그래서 다시 주점으로 돌아온 후 그녀를 살펴보았는데, 갈색빛 머리칼에 조금은 헝클어져 있는 머리탓에 굉장히 친숙해 보이는 여자였다. 그리고 자세히 보니 그와도 비슷한 나이의 또래인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물음이 다가올 시점까지 가려면 아직 조금 더 여행을 떠나야 한다.
《불타는 망토와 흐르는 장갑 그리고 노래》
그렇게 그의 말소리를 따라 올라가보니, 방금 앳된 소년티를 벗었는지, 갈빛 머리칼의 수수한 외모의 소년이 눈에 들어왔다. 그 소년의 이름은 보아하니 쾽큰 쾨르찰드라고 불리는 소년이었다. (하지만 찰드라고 부를 때가 더 많다) 그 소년은 대장간에서 일을 하는 모양인데 철을 다루는 재주로 보아 꽤나 오랫동안 그것을 연습해 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난 이런 것엔 그다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시간을 타고 좀 더 위로 올라가 봤다.
그의 말에 따르면 쾨르찰드는 일서 렌시메란 소녀를 좋아하는데 마음 속으론 그 소녀를 짝사랑 하면서도 신분 차이 때문에 마음을 전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렌시메란 소녀에게도 찾아가 보았고, 곧 그녀가 그 마을이 위치한 땅의 주인인 사람의 딸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뭐, 예전부터 그 둘의 사이가 좋진 않았다고 하나 내심 쾨르찰드의 마음도 이해가 가긴 했다. 왜냐면 그녀는 정말 예뻤으니까. ‥아 ! 그리고 그의 말에 따르면 그도 쾨르찰드와 렌시메의 친구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이름은 텐코만 도멘츠고.
불타는 망토와 흐르는 장갑 그리고 노래 - 류보피
아직은 이른 아침이었지만, 찰드는 들뜬 마음에 대장간 문을 활짝 열어 젖혔다. 이유인들 렌시메를 보고 싶어서 이겠지‥ 라지만 너무 속 보이는 행동 아닌가 ? 쨌든 그는 대장간에 들어서자 마자 손에 철가루를 묻히지 않으려고 흰색 장갑으로 손을 덮더니만 곧 창고처럼 보이는 곳에서 무거운 철을 하나 들고 와서는 아무대나 턱하니 놓고는 일은 않고 며칠 전 도서관에서 빌린 마법에 관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왜냐면 렌시메의 생일이 코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그래서 마법과 더불어 자신이 만든 무언가를 선물하려는 것 같은 낌새라는 것이지)
“여어, 너 일찍부터 참 수고하신다.”
찰드는 어쩌면 귀까지 걸릴지도 모르는 미소를 머금으며 책을 읽다가 누군가의 부름에 고개를 들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뚫린 창 앞으로 우뚝 솟아난 탁자 앞에 그의 오랜 친구인 도멘츠가 서있었다. 그는 요새 기사가 되겠다고 난리치고 있긴 하지만 것도 집안 형편 탓이니 정말 불쌍한 노릇이다. ‥대장간이나 들어와서 일하면 좀 좋을까 ?.
“어 ? 어린 기사님이 오늘은 또 왜이리 일찍 나오셨습니까 ?”
“흥 ㅡ, 이 몸이 오늘 정식 기사 될라고 시험 보러 간다 이거야. 그건 그렇고 너 또 렌시메 때문에 그러냐 ?”
찰드는 책을 한 장 넘기더니만 빈정대는 표정으로 도멘츠에게 어설픈 인사를 올리며 물었고, 도멘츠는 고개를 돌려 하늘을 바라보더니만 의기양양한 콧소리를 내밀며 대답하더니, 다시 음흉한 표정으로 쾨르찰드를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 말에 찰드는 얼굴을 약간 붉히더니 마법에 관련된 이야기가 실린 책을 아무대나 올려두곤 “뭔 소리야 임마 어린 기사는 저리가 !” 하고는 등을 돌려 벽 옆에 달려있는 망치를 애써 찾는척 하며 촐싹 거렸다. 도멘츠는 어차피 찰드의 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를 추긍하진 않았고, 단지 이런 말을 하곤 휘파람을 불며 대장간 주변을 떠났다.
“잘해봐라 ㅡ.”
곧 찰드는 식은 땀을 닦아내며 어깨를 툭툭 치더니만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아무래도 아까 엎어둔 책을 찾으려는 것으로 보였는데, 어차피 작은 대장간이다 보니 그걸 찾기는 해안가에서 모래 찾기나 다름 없었다. (실은 아주 큰 대장간이라도 그만한 책은 다 찾을 것은 분명한 일이었다)
“‥ 너도 친구라고.”
이상하게도 찰드는 책을 읽으면서도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 무렵에도 렌시메는 상당히 바쁜 아침을 보내고 있었다. 아버지가 아버지인지라 그 커다란 저택에서 시녀들로부터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들어야 했고, 곧 마을의 지리니 뭐니 하는 아침 수업 덕분에 집을 빨리 나가야 했다. 그렇게 허겁지겁 수업을 피해 집을 나선 (실은 그녀는 수업 자체가 싫었던 것이 아니라 그 깐깐한 여교수가 싫어서 일 것이다) 렌시메는 저택의 주변에 위치한 마을로 무작정 뛰기 시작했다. 숙녀니 뭐니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은 곳에선 그렇게 할 수 없는 행동이었지만 이른 아침이라 한적한 마을이었기 때문에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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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가 정말 힘들어 졌군요. [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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