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만 한 사무실 안에 심각하게 표정이 일그러져 있는 30대 초반의 남자, 카이로스 페이라. 그는 NPF(National Police Federation)의 10년 차 특수 임무요원이다. 세상은 NPF의 존재를 모른다. 즉, 다시 말해 기밀 기구이다. 세계 각지의 미해결 사건은 모두 NPF로 넘어오고 있다.
어찌 보면 최고의, 최후의 법의 장막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여간 그 일이 쉬운 것이 아니다. 야간 업무는 기본, 휴일은 거의 없다. 많아봐야 합쳐서 고작 1주일? 노동절에도 일하는 곳이 바로 NPF이었다. 남 모르게 정의의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게 바로 NPF이다.
"이봐. 이봐. 정신차려 보라고!"
"아? 아! 네! 네!"
그의 앞에 서있는 40대 후반의 남자는 이곳 NPF 뉴욕 지부장인 크리스 필로슨이었다. 그는 인상을 쓴 채로 카이로스에게 무려 5cm 이상의 두께로 중무장한 서류 뭉치를 내밀고 있었다. 어찌나 두꺼운지 그 서류 뭉치를 쉽사리 받으려고 하질 않는 카이로스였다.
"대체 무슨 망상에 빠진지는 몰라도 이걸 보게나."
"이건?"
서류의 맨 앞장에는 '기밀'이라는 굵고 빨간 글씨가 중앙 지점에 턱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일일이 설명을 해줘야 하겠나? 카이?"
카이는 그를 아는 사람들이 부르는 애칭이다.
"아닙니다. 지부장님."
"그럼 얼른 일하게. 그렇게 망상하고 있다간 언제 모가지가 잘려 나갈지 나도 몰라."
마치 짐 꾸러미 하나를 버렸다는 듯이 카이로스에게 두꺼운 서류 뭉치를 휙 건네주더니 재빨리 사라지는 그였다. 카이로스는 어쩔 수 없이 두꺼운 서류 뭉치의 맨 앞장을 들어올렸다.
그곳에는 NPF 사무국장의 친필 사인과 각 지부장들의 도장이 찍혀져 있었고 맨 아래 [담당자: 카이로스 페이라]가 쓰여져 있었다. 카이로스는 자신도 모르던 일이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람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딱 벌어진 입 사이로 침이 흘러내렸다.
"흐읍... 느낌이 안 좋은데?"
카이로스는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며 두 번째 장을 들어올렸다. 순간 그의 이목에 확 들어오는 글귀가 있었다. [알 수 없는 살인]이라는 제목이 적혀져 있었던 것이다. 그 아래로 사건 설명에 대한 글들이 빼곡이 적혀져 있었다. 카이로스는 알 수 없는 마력에 이끌려 글들을 하나씩 읽어나갔다.
[알 수 없는 살인]으로부터 시작- 세계 각지에서 죽어나간 세계인(총 인류를 지칭하는 약속된 언어)들의 사례와 덧붙어 사건 설명이 줄줄이 나열되어 있었다. 약 1년 간 펼쳐진 살인 사건들은 모두 미해결 사건이 되어있었다.
분명 사건 현장에서는 충분한 살인 도구나 용의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살점이나 머리카락 등이 수집되었지만 과학 수사로도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일치하는 정보가 없다는 것이다.
"정말로 미스터리한데?"
카이로스는 매우 흥미롭게 두꺼운 서류 뭉치들을 바라보았다.
모든 물증은 확보되어있다. 하지만 그에 걸맞은 데이터가 없다. 설마 유령이 그들을 살해했다는 것인가? 아니다. 적어도 그렇다면 살해현장에 살점이나 머리카락이 남아 있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사건은 분명 흥미로웠다.
"그럼 내가 이 사건들을 맡아야 하는 건가?"
그런 의도로 크리스가 자신에게 이것을 넘겨준 것임을 알아챈 카이로스였다. 그래서 NPF는 곤혹스럽다. 세계 각지의 미해결 사건을 맡아야 한다니... 벌써 10년이나 NPF에서 일했지만 카이로스, 그는 아직도 낯설고 힘들고 고단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직감했다. 이래서 NPF가 있는 것이라고.
"자, 어디서부터... 흠."
막 파일을 조사하려고 하던 참에 크리스가 급하게 뛰어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또 다른 서류가 있었다. 그는 황급히 카이로스에게 서류를 넘겨주었다. 이번에는 매우 얇은 서류였다. 고작해야 1~2장? 하지만, 서류의 앞장을 열어 제쳤을 때, 카이로스의 표정은 심각하게 안 좋아졌다.
[99명의 세계인들이 같은 날짜와 시각에 실종됨.]
마이스타일링
이 글도 5천 넘는데 왜 백업게시판으로 넘어가지않죠?
다른 글은 프롤로그여도 백업게시판가드만
위원이라그런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