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스런 아내” 현실감각이 부족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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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스런 아내” 현실감각이 부족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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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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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3.12 00:25:58 조회: 443 추천: 0 |
“헉··· 헉··· 헉···”
선천적으로 몸이 쇠약한 연성은 힘든 몸을 억지로 움직이며 집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어머니가 집에 도착했다. 드디어 일이 터지고 만 것이다. 솔직히 일주일정도 시간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의 예상을 처참하게 깨부수고 어머닌 전화 받고 단 하루 만에 집에 도착한 것이다.
우려했던 것이 현실로 드러났다. 대체 뭐라고 변명해야 되는 거냐! 오늘 로제와 넉넉히 시간을 두고 열띤 토론을 벌이려 했건만··· 연성이 생각했던 계획이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현재 시각은 오후 2시10분.
하교라고 하기엔 너무 시간이 이르다. 이런 걸 전문용어로 땡땡이라 한다. 몰래 학교를 빠져나와 다른 학생들이 맛볼 수 없는 자유로운 시간을 가지는 것. 하지만 걸리면 다음날 작살난다.
양날의 검인 것이다. 땡땡이는··· 하지만 연성은 땡땡이를 치지 않았다. 잠시 시간을 거슬러 가보자면···
-2학년 7반의 유연성 학생. 지금 당장 교무실로 와주세요.-
“무슨 일이지?”
방송이 끝나고 연성은 의아해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은 수업시간이다. 연성은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급히 교무실로 찾아갔다. 교무실엔 2학년 7반의 담임선생님인 해 신철 선생님만 홀로이 남아있었다. 연성이 교무실에 모습을 드러내자 해 신철 선생은 의자를 돌려 연성을 쳐다보았다.
“선생님, 부르셨습니까?”
“그래, 다름이 아니고 너희 어머니께서 학교에 전화를 하셨는데, 너를 급히 집으로 보내 달라 하시더라. 집안사정이라 나도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왠지 화가 난 듯 보이더구나. 집에 무슨 일 있니?”
연성은 선생님의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목석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이렇게 빨리 현실로 다가올 줄이야··· 상상도 못했다. 연성은 식은땀을 좔좔 흘리며 극구 부정에 나섰다.
“아··· 아니에요. 무슨 일은요··· 제가 아는 한 그런 일은 없는데··· 아마도 부모님 쪽에서 문제가 생겨 절 부르시나 봐요. 하하하···”
어색하게 웃는다. 하지만 선생은 그것 가지고 왈가왈부 하지 않았다. 해 신철 선생은 서랍을 열어 조퇴서 한 장을 꺼내 펜으로 이름, 반, 번호, 날짜, 조퇴사유를 간단히 기입하고 연성을 보며 말했다.
“우선 빨리 집에 가보 거라. 오늘 조퇴처리 시켜 줄 테니.”
“아··· 예. 감사합니다.”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교무실을 빠져나왔다.
주르륵···
교무실 문을 벽 삼아 미끄러지며 주저앉는다. 무릎 관절에 급속도로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케토톱이나 트라스트를 붙여도 관절에 힘이 돌아올 것 같지는 않다. 그는 무릎을 가슴 안쪽으로 끌어않고 고개를 파묻으며 크게 낙담했다.
그 낙담이 끝난 후 그는 집으로 향해 가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자신의 행복의 집이자 지옥으로 바뀔 집 앞에 홀로이 멈춰 섰다.
“후··· 떨린다···”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거세게 요동치는 심장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가속해 엄청난 속도로 펌프질을 시도한다. 평소엔 굉장히 상냥하고 포근한 이미지의 엄마지만 화나면 물불 안 가리는 무서운 엄마다. 그 성격에 털털한 성격에 아버지도 두 손 두발 다 들었다고 했다.
“들어가자.”
선택의 여지는 없다. 피할 수 없다면 부딪쳐라. 그리고 승리를 쟁취하라! 연성은 현관문을 열고 당당하게 안으로 들어갔다.
“나 왔어.”
“지금 왔나···”
“헉!!”
무협지에서나 나올법한 일명 ‘살기’라는 기운이 집안을 가득 메우며 주변 사람의 심장을 강하게 옥죄었다. 그 어떤 격투가라도 순식간에 기선을 제압당해 버릴 정도로 공포를 극대화 시켜주는 어머니의 이글거리는 저 두 눈빛. 마치 잘 훈련된 사냥개와도 같은 날카롭고 흉흉함이 고대로 드러난다. 평상시와는 다르다. 아무리 화가 나도 저 정도는 아니었다.
‘대체 로제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은 거지?’
답은 그거 하나뿐이다. 더는 생각할 수 없다. 분명 로제가 되도 않는 소릴 지껄여 엄마의 심기를 자극 한 것이 틀림없다. 연성이 쭈뼛쭈뼛 자리에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자 연성의 어머니는 까닥까닥 손짓하며 그를 자신의 옆으로 불러 세웠다.
“이리 오거라. 할 얘기가 가득이구나.”
“아··· 예···”
다정하게 말하는 것 같지만 그 말의 무게는 천근이며, 찾아오는 공포는 지옥을 연상케 했다.
“로제에게 대충 들어서 알고 있다. 내가 묻는 질문에 빼놓지 말고 솔직하게 답해라. 구차한 변명 따윈 듣기도 싫다! 알겠니?”
“예··· 알겠어요. 엄마···”
“좋아. 그럼 묻지. 그녀와 만난 지 며칠이나 됐지?”
“이틀··· 조금 넘었어요.”
조심스레 말한다. 어머니가 다음 질문을 해온다.
“로제가 한 말을 잠시 나열해 보면 너와 인근 공원에서 만났다고 하더군. 사실이냐?”
“예··· 사실입니다.”
원래는 다른 차원에서 만나 영혼의 계약을 한 것이지만··· 어차피 사실대로 말해도 어머닌 믿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오컬트 마니아라면 또 모를까··· 질문은 속사포처럼 계속 터져 나왔다.
“그 후 너희 둘은 매일 합방을 하며 같이 잠을 잤다고 하더구나. 사실이냐?”
“으··· 그··· 그게···”
우물쭈물하며 머뭇거린다. 이에 그녀는 화를 내며!
“사실이냐고 묻지 않느냐!”
“으아!! 사··· 사실입니다!!”
박력 있게 나오자 연성은 기겁을 하며 수긍했다. 화나면 로제도 무섭지만 엄마도 무척이나 무섭다. 그 뒤를 이어 어머니의 질문은 계속됐다.
“그리고 아침, 저녁으로 찐 · 한 · 키 · 스 · 도 · 한 · 다 · 하 · 더 · 구 · 나!!”
말을 한자 한자 딱딱 끊어서 강한 엑센트를 주며 말한다. 강하게 밀려오는 압박감으로 죽어버릴 지도 몰랐다. 연성은 소스라치는 와중에도 부정하지 않았다. 엄마가 말한 것이 사실이니까···
“··· 예에··· 사실··· 입니··· 다···”
정확하게 말하면 아침엔 간단한 딥키스, 저녁엔 로제에 강압적인 무력행사로 어쩔 수 없이 키스를 나눈다. 하지만 그렇게 진하지 않다. 연성이 현실에 대한 부정 없이 수긍하자 어머닌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때 입술이 살짝 터지며 붉은 선혈이 흘러내린다.
‘으흐흐흑··· 내 인생도 여기서 끝인가?’
“그럼 마지막으로 묻지! 가장 중요한 것이다. 난 이 이야기를 듣고 심장마비로 쓰러질 뻔했단다. 솔직하게 답하길 바란다.”
“예···”
“큼···”
잠시 뜸을 들인다. 그렇게 심오한 이야기인가? 중요한 것인가? 대체 로제는 무슨 말을 했기에··· 어머니의 표정이 그리 밝지 못하다. 아까 전 보다 더욱더 그러하다. 어머닌 침묵을 깨고 조용히 읊조렸다.
“로제가··· 너의 아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참말이냐?”
“······”
연성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져버렸다. 새하얗게 질려버린 얼굴이다. 이건 뭐 임파서블 시츄에이션? 연성의 정신이 끝없는 나락의 구렁텅이로 빠져 들어갔다. 그녀는 대체 생각이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미쳐버릴 지경이다. 아기라니? 아기를 가지고 있다니? 이건 뭐 되도 않는 커뮤니케이션인가?
‘아··· 난 이 짧은 순간의 몇 번의 좌절을 맛보는 것인가···’
거듭 말하지만 좌절은 맛도 없고 영양가도 없어 임산부나 노약자, 그리고 어린아이에게 절대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연성은 그 맛없고 정신건강에 해만 끼치는 좌절을 로제와 만난 그 이틀 사이에 배가 터지도록 맛을 보았다. 세상이 날 버리는 구나··· 연성은 사정설명에 나섰다.
“아··· 아기라뇨?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함께 자긴 했지만 아기는 정말 아닙니다! 믿어주세요!!”
자신의 말을 제발 좀 믿어달라는 애원에 찬 눈빛을 보낸다. 그녀는 고민했다. 아들은 여태껏 자신에게 거짓말 한번을 하지 않은 착한 아이다. 그런 아이가 애원에 가까운 눈빛으로 아니라고 극구 부정한다. 어머닌 로제에게 시선을 주며 다시 한 번 물어보았다.
“로제. 너의 말에 따르면 너희 둘은 넘지 말아야 할선을 넘었다고 했는데··· 그 말이 참말이냐?”
“예. 참말입니다. 만약 제 말이 거짓이라면 하늘에서 날벼락이 떨어질 겁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질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로제는 머뭇거림도 없이 거침없이 쏟아낸다. 연성은 미칠 지경이었다. 왜 상황을 더욱더 악화시키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연성이 로제에게 버럭 소리친다.
“야! 무슨 아기야? 할 뻔 했지만 안했잖아!”
“할 뻔?”
의아해 한다.
“극구 반대해서 선을 넘는 결과는 초래하지 않았어요! 믿어주세요!”
연성은 엄마가 자신의 말을 믿어주길 바랬다. 하지만 로제는···
“무슨 소리야? 네가 먼저 아기 가지고 싶다고 날 유혹했잖아.”
없는 얘기를 지어내며 큰소리친다.
“으아악!! 먼 소리야!”
이 여자와 만나고 나서부터 없던 두통이 생겼다. 아기라니··· 하지도 않았는데, 무슨 아기가 생기냐고··· 정말 환장하고 돌아버릴 지경이다. 둘의 말싸움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젠 로제가 벌떡 일어나 연성의 멱살을 잡고 겁을 주기 시작한다.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워져 간다. 이때···
“둘 다 당장 그만두지 못해!!”
멈칫!
“니들이 뭔 짓을 하건, 설사 로제에 뱃속에 연성에 아기가 생겼다고 해도! 난 너희 둘의 교제는 허락하지 않는다!”
“어··· 어머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아기가 불쌍하지도 않으세요?”
연성의 멱살을 부여잡으며 슬픈 듯 말한다.
“이거 놓고 말하지··· 전혀 설득력이 느껴지지 않아.”
“아! 그렇군.”
재빨리 멱살을 풀고 추후 시어머니가 될 여인의 발을 부여잡으며 애원한다. 하지만 어머니의 마음은 완고하셨다.
“만약 아기가 있다고 하면 너에게 그 아이가 성년이 될 때까지 양육비와 교육비는 이쪽에서 지불하도록 하지. 그리고 로제, 너에게 정신적 피해보상 및 이거저거해서 거액의 금액을 네 계좌번호로 입금시켜주지. 통장이 없다면 이참에 하나 만들어. 뭣하면 내 통장을 하나 주겠어. 연성이 와의 관계는 이걸로 끝이야. 말끔하게 청산해.”
일이 예상 밖에 상황으로 흘러간다. 연성은 초조하기만 했다.
“아··· 안돼요! 절대로 안돼요!!”
로제는 거의 울먹이며 싫다고 외쳤다.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연성의 마음이 아파왔다.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연성은 그녀에게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말일 것이다. 연성도 로제를 도와 거들고 나섰다.
“엄마, 너무 하신 거 아니에요?”
“너무하지 않아. 내가 요즘 너에게 너무 신경을 쓰지 않은 것 같아. 이제부터 확실히 챙겨주고 거들어 줄게. 로제와의 관계. 깨끗하게 청산해.”
“싫어요··· 연성이와 한시도 떨어지고 싶지 않아요··· 게다가 떨어지고 싶어도 떨어질 수 없어요!”
“뭣 때문이지?”
어머니가 묻는다.
“우린 영혼으로 묶여있는 사이에요. 절대로 떨어질 수 없어요!”
정말로 영혼으로 맺어진 사이이긴 하다. 영혼의 계약으로 둘은 멀리 떨어질수록 강제력이 발동해 큰 사고로 까지 이어진다. 강제력이 한번 발동되면 두 사람이 서로 만나기 전까진 주위 기물들이 마구 파손되며 더 나아가 인명피해까지 나타날 수 있기는 위험을 초래한다. 하지만 이 이야길 어머니에게 해줘도 믿지 않을 터··· 어머닌 로제의 발언을 듣고 어이없다는 식으로 입을 열었다.
“영혼으로 묶여있는 사이? 재미있구나. 하지만 연성이 와는 안 돼! 헤어져!”
기울어지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을 바꾸기엔 이미 늦은 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찰나!
“음··· 그렇게 딱 잘라 거부할 필욘 없다고 생각하는데··· 강 혜정여사님.”
갑작스레 들려온 나긋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목소리. 강직한 이목구비에 다부진 체격, 훤칠한 키. 강 혜정여사라고 불린 여인은 근원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녀의 입에서 나온 한 마디···
“여···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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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에...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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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0에 보는 이 상콤함~~~~
캬~~~!
잘 봤슴닷! |
2006-03-12
00:2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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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에보는 상콤함이라~ ㅎ
암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2006-03-12
00:2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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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번편 정말 잼네요!!
캬캬캬!
읽다보니 잼있어서 댓글하나 더 썼어요.
괜찮죠?? |
2006-03-12
00:3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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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악 안돼!! 1등을 놓쳤다!!
니네집님 이제 라이벌(?)입니다 흐흐흐 |
2006-03-12
10: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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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
2006-03-12
11: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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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네집// ㅎㅎ 그렇게 봐주셨다니~~ 몸둘바를 모르겠어요~ 감사감사~~
소나기// 라이벌... ㅎㅎ;;
하루세번//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
2006-03-13
00:5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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