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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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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3.12 21:42:42 조회: 255 추천: 0 |
네즈는 붉은색 눈을 가진 고양이에요.
네즈는 웃음이 많은 고양이에요.
네즈는 모험을 싫어하는 모험가에요.
네즈는 검은색을 즐겨입는 모험가에요.
"네즈씨‥ 저어.."
"‥?"
사람이 고양이와 이야기를 나눈다면 그 모습은 어떨까 ?
아마 웃음거리가 되기보단, 그 사람이 미친녀석 취급 받겠지.
눈이 세개인 나라에 눈이 두개인 사람이 발을 들여놓으면‥
눈이 두개인 사람은 미친녀석 취급 받는 것 처럼 말야. 만약에.
말하는 고양이들의 나라에 사람이 온다면 그 사람은 미친놈이야.
내가 왜 이런 얘기를 꺼내느냐고 ? 간단해‥,
말하는 고양이는 지금 네 앞에 있지. 난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 발을 들여놓은 말하는 고양이야. 하지만 고양이는 사람들의 세상에도 살고있지. 내가 웃기만 해도 사람들은 신기해 하지. 그건 여타 다른 고양이와 다르다는 거야. 어쩌면 난 미친 고양이일지도 몰라. 하지만 난 나와 같은 동물들을 수도없이 보았지, 아‥ 동물이라..흠, 글쎄.
내가 그놈과 만난건 며칠 되지 않았어. 대략 3, 4일 정도 흐른것 같군. 그놈은 말하는 고양이를 보고 기겁하더군. 하하하 - !‥, 어 ?, 내가 왜 그놈에게 말을 꺼냈냐고 ? 음. 난 사실 사람을 찾고있어. 하지만 난 사람이란 존재를 잘 몰라. 그렇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거야, 그래서 이놈을 골랐지. 내가 볼 때‥ 이놈은 겁이 많아. 그래서 주위를 둘러보는 능력도 많거든. 그게 겁쟁이의 심리야. 다른 사람이 자신을 겁쟁이 취급하지 않도록 주위를 둘러본다. 내가 겁먹을 일은 없는지, 주위를 둘러본다. 그런점에서 이놈은 사람이란 존재를 잘 알아. 문제는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라는거지.
"저와 네즈씨가 만난지 얼마나 됬죠 ?"
"글쎄‥, 내 기억속에 만났다는 사실은 없는걸."
네즈씨와 내가 만난지 얼마나 됬을까 ? 내가 네즈씨 처럼 신기한 고양이를 만나서인지 시간감각마저 잊어버린건가..?
네즈씨와 처음 만났을 때,
난 학교에서 불량배라 불리는 녀석들에게 쫒기고 있었다. 냅다 뛰다가 실수로 골목으로 들어와버렸는데‥, 그 때 네즈씨를 만났다.
그 당시에 불량배들과 나의 거리차이는 그다지 멀지 않았지만 골목으로 들어오는 시점에서 불량배들의 시선은 골목을 향했고, 내 모습은 그 시선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내가 들어간 골목은 꽤 긴 골목이었는데 가다보니 막힌 골목이라는걸 알게되었다. 그렇게 맞을 준비를 갖추고 있는데, 좁은 틈새 사이로 목소리가 들렸다.
"들어와."
좁은 틈새엔 특이하게도 붉은색의 눈을 가진 검은색 고양이가 있었고, 주위에 사람은 없었다. 하긴 그 틈새 사이로 사람이 들어갈 수 있지가 더 의문이다.
"살고싶으면 들어와 멍청아 !"
좁은 틈새에서 두번째 목소리가 들리자 내 몸은 그곳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다는걸 느꼈다. 순식간에 나는 좁은 틈새 사이로 들어왔다. 어떻게 들어간건지는‥ 내 얼굴 바로 옆에는 아까 그 특이한 눈의 검은 고양이가 있었는데 그 땐 어찌나 놀랬는지..
그렇게 불량배들을 따돌리고 나서 나는 한숨을 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내일 학교에 가기가 두렵다. 그렇게 여러 생각을 스치고 있었는데 위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위를 보니 아까 그 고양이가 어느틈에 나갔는지 좁은 틈새에 위쪽에 올라가서는 위에 있던 나무판자들을 건드리며 소리를 내고 있었다. 어느틈에 나는 고양이와 눈을 마주쳤는데 그 검은 고양이의 붉은색 눈에 겁먹어서는 눈을 질끈 감고 말았다. 단지 몇초만에 실눈을 뜨는데, 눈앞에 바로 붉은색 눈동자가 들어났다. 고양이가 날 노려보고 있는것이다. 난 기겁하며 그 좁은 틈에서 발버둥 쳤지만 몸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고양이는 내 얼굴에서 시선을 떼더니 말을 하고선 사라졌다. 그래 ! 고양이가 말을 하고서 사라졌어‥, 정말 놀라운 일이다..
"날 따라다녀‥ 안 오면, 죽는다."
그 말은 충분히 두려움을 가져다 주었다. 그래서 고양이를 따라다니다가 이젠 존댓말도 싹싹 붙여가며 따라다닌다. 왠지 내가 불쌍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지만. 이런 내가 싫지만서도‥, 왠지 내가 하는 일이 즐겁다. 아 ! 그리고 이게 궁금하지 ? 학교말이다. 그건 내가 엄마에게 잘 말해두어서 괜찮을 것이다. 지금은 뭐 학기말고사도 끝이 났으니까.
"그럼 우린 애초에 만날거라는 사실이군요 !"
"그건 아니거든, 그저 난 인연을 맺지않아."
네즈씨는 항상 인연을 맺지 않는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그런것 같지 않다. 네즈씨는 항상 누군가를 끌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그런 것 자체가 인연은 맺는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한다. 비록 그가 고양이일지라도.
'시간은 마치 고양이와 대화를 나누는 것과 같다.
그것은 매혹적이면서도 우리를 아프게 만든다.
그것은 아름다워 보이지만. 실은 고통만을 안고산다.
그것은 웃음이라는 가면을 쓰고 다니지만,
그 가면의 무늬는 눈물로 채워져 있다.
그것은 검은색을 보고서도 알 수 있다. 모든것을 담으면서도
진정 자신의 색을 내지 못한다. 그것은 어둡다.
그것이 진짜로 웃음짓는 경우는 없다. 그것은 오직 거짓만
가지고 태어났으니까‥
그것은 모두 가짜라는 소리만을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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