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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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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7.12 22:07:13 조회: 711 추천: 0 |
가장 기본이 되는 프롤로그의 끝입니다. 아마 지금수준의
정보로 스토리를 이해하실 수 있는 분은 진정한 판타지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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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의 문 앞에는 불타는 듯한 붉은 머리를 지닌 존재가 서 있었다.
눈이 멀어버릴 것 같은 미모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 너무나도 아름다운 외견에
성별을 구별할 수 없었다. 중성적인 미모. 붉은 옷을 걸친 그 ‘존재’는 그저
한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기…무슨 용무이죠?”
그 자리에 서있던 담임이 말을 건 순간, 공간 자체가 무너질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한번도 본적없는 에일린의 공포에 가득 찬 목소리가 들렸다.
“이런 말도 안돼는… 환염의 미카르, 어째서?!”
이름을 부름에 응답해, 미카르라 불린 붉은 마인은 이쪽을 돌아보았다.
그 핏빛과도 같은 붉은 눈과 시선을 마주친 순간, 전신에서 강한 경련이 일어나
바닥에 쓰러졌다.
“…결국은 모조품인가. 리리스의 장난감에 너무 많은 기대를 걸었군.”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고는, 붉은 마인은 가볍게 그 오른손을 휘둘렀다.
“ㅡ사라져라.”
그 짧은 외침을 시작으로 교실, 아니 학교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그의 뒤에서 갑작스레 나타난 인베이더는, 순식간에 학교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덮쳤다. 순식간에 넓다고도 좁다고도 할 수 없는 건물 내부에는, 공포가 가득한
비명과 처절한 고깃덩어리들만이 남아있게 되었다.
같은 시각, 참상이 일어나고 있는 현장에서 약 400M정도 떨어진 곳에, 그들은 있었다.
“폐쇄공간이라고?! 저건 대천사들이나 쓰는 말도 안돼는 기술이잖아! 안에 있는
사람들을 전부 몰살시킬 생각인가?“
12명의 인간이 서 있었다. 하나같이 보통사람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특수한 힘을 가진
존재들이었지만, 그들도 저 폐쇄공간을 뚫는 것은 불가능했다.
“어쩔 거야 오웬! 안에는 아직 루루랑 오린의 아들이 있어. 당신의 힘으로 어떻게 안돼?”
사야는 자신의 옆에 서있는 과묵한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검은 투구에 가려진 그의
눈만이 파랗게 빛나고 있었다.
“선수를 놓친 건가. 설마 저 정도의 힘을 지닌 놈들이 직접 행차하다니, 예상외의 행동이다.
코어의 위치를 추적하는 것은 역시 이쪽보다는 저쪽이 훨씬 능숙하군.“
“잠깐, 그거 무슨 말이야?”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내뱉는 남자의 멱살을 잡고 사야는 처음으로 진지한 표정을
드러냈다. 그리고 남자는 그 손을 뿌리치며 입을 열었다.
“철수한다. 마를레네와 벤은 폐쇄공간이 무력화 되는 순간까지 대기 후 에일린이
생존해 있을 경우 구조해 지정지점으로 돌아오도록. 나머지는 도약준비다.“
냉철한 남자의 지시에 11명의 사도들은 각각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단 한명, 사야는 이 지시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했다.
“…언제까지 그렇게 냉철한 가면을 쓰고 있을 셈이야 오웬? 당신이 뭐라고 하건
난 애초에 그쪽 소속이 아니니까 가겠어.“
말을 끝맺음과 동시에 사야의 모습은 사라졌다.
참혹하게 부서진 교실에 살아있는 사람은 단 2명이었다. 에일린 그리고 서린.
“호오, 아직도 움직일 수 있는 건가? 그렇다면 그에 답하는 상을 주도록 하지.”
미카르라 불린 괴물을 상대로, 에일린은 약 10여합을 버텨냈다. 하지만 그들의 격돌이
한번 끝날 때 마다 에일린은 하나의 치명상을 입었고, 미카르라 불린 자는 상처는커녕
미소를 짓고 있었다.
“린! 빨리 도망치세요! 저들의 목적은 당신입니다!”
그렇게 외치는 것과 동시에 에일린의 자신의 무기인 검은 마창 궁니르를 들어, 미카르의
앞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서린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외부의 자극에 대한
충격으로 사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듯 했다.
“어지간히도 그 목숨에 미련이 없나보군. 이렇게까지 기회를 줬는데도 아직도 덤빌
생각이라면, 이 자리에서 멸하도록 하지.“
미카르는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날개에 그 하얀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 날개에서는 거대한 불꽃이 일어나 하나의 형상을 갖추어 갔다.
거대한 대검의 형태를 가지게 된 그것은, 푸른 불꽃에 휩싸여 빛나고 있었다.
한손으로 가볍게 검을 들고서 미카르는 가볍게 웃었다.
“ㅡ그 무의미한 삶. 여기서 끝내도록 하지.”
작지만 영롱하게 울리는 목소리와 함께, 에일린의 모습은 교실에서 사라졌다.
“…말도 안돼.”
눈앞의 현실에 뇌가 적응하지 못하고, 붕괴를 일으켰다.
생존자는 없었다. 붉게 물들어버린 시계에 비치는 것은 바닥을 굴러다니는 누군가의
머리, 팔, 다리, 손가락뿐이 보이지 않았고, 그것들의 완성체는 ‘인간’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네놈이 그런거냐!”
자신도 곧 살해당할 것이라는 공포보다, 또다시 자신의 탓에 수많은 사람들이 살해당한
사실에 대한 분노가 스스로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바닥에 흩뿌려진 누군가의 뇌수를
밟으며, 미카르에게 한 발짝 다가간 순간, 자신의 시야에 들어오는 무언가에 보았다.
그것은 펜던트였다. 현아가 언제나 소중하게 가지고 다니던, 아마도 안에는 가족사진이
들어 있을 것이었다.
“크아아아아아!!!”
분노와 공포로 마비된 사고가 몸을 다시금 움직이고 미카르에 달려든 순간, 무언가가
벽에 부딪힌 듯한 충격과 함께, 움직임이 멈췄다. 의문을 가지고 목을 움직여 아래쪽을
바라본다. 새하얀 무언가가 자신의 심장이 있을 부분을, 뚫고 있다.
“확실히 돌려받았다. 그러니 이제 사라져라.”
푸슉, 하는 소리와 함께, 가슴에 박혀있던 무언가가 뽑혀나간다. 그리고 피로 물든 새하얀
미카르의 손에는, 주먹만한 크기에 붉은 공이 쥐어져 있었다.
“무,무슨….”
입을 열자, 식도를 타고 올라온 검붉은 피가 입을 막았다. 그제야 깨닫는다.
미카르의 손에 쥐어져 있는 저 검붉은 물체가, 자신의 심장이라는 것을.
심장의 한 가운데에는, 엄지손톱만한 크기에 은색 물체가 붙어있었다.
미카르는 그것을 뜯어내 자신의 목에 붙이고, 아직도 움직이는 심장을 쥐었다.
풍선이 터지는 듯한 소리를 내며 심장이 터지고, 그와 동시에 자신의 몸이 무너진다.
“제…기랄.”
손발의 끝부터 차갑게, 그리고 확실하게 죽음이 다가오고 있었다.
앞으로 길어봐야 채 2분을 버티지 못할 신체는 시시각각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남은 힘을 짜내어, 바닥을 굴러다니던 현아의 펜던트를 손에 쥐었다.
“미안해. 나 때문에 이런 일에 말려들어서. 정말로 미안해.”
뻥 뚫린 가슴에서 흘러나오는 검붉은 피에, 투명한 물방울이 떨어진다.
그것이 자신의 눈물이라는 것을 알고, 나는 웃을 수 있었다.
“나는 아직, 울 수 있었어….”
…그리고 나는 죽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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