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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 - 글등록: 30점(하루 3개) / 코멘트: 1점
엽전 - 글등록: 20냥 / 코멘트: 5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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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연서(月下戀書) -채월(彩月)- C.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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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연서(月下戀書) -채월(彩月)- C.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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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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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1.23 21:42:05 조회: 830 추천: 0 |
오늘도 언제나와 같이 잡설을 써봅니다. 저는 성격상 글을 쓰기 전에 주요 등장인물의
설정을 전부 잡아두는데요.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것이 바로 ‘이름 만들기는 어렵다’입니다.
그나마 서양식 이름은 서문이나 신화서적을 뒤져서 차용하기가 쉽지만 동양계 특히, 한국
사람들이 이름은 상당히 힘듭니다. 주위에 있을 거 같은 흔한 이름이면서도 사람들에게
인상을 줄 수 있는 그런 이름이란 게 쉽게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더군요. 그래서 언제나
캐릭터를 제작할 때 이름 문제로 30분 이상을 잡아먹습니다. 어디 개성과 분위기 넘치는
이름 모음집 같은 거 없나요(....)
P.S : 오타, 문맥상의 오류와 같은 자잘한 문제를 발견하시면 사양하지 마시고 코멘트나
쪽지로 알려주세요.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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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가 말한 대로 교무실은 오른쪽 복도에 들어서자 바로 눈에 띄는 곳에 있었다. 교무실의
미닫이 문 안쪽에서는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발소리와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상경이 그
문을 살짝 열고 교무실에 들어서자 단체로 회의용 탁자에 모여서 라면을 먹고 있던 선생들
의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 향한다.
“저기… 전학문제 때문에 왔는데요.”
그 시선의 압박에 이기지 못하고 소년이 입을 열자 자기들끼리 뭐라고 소곤거리던 선생들은
주위의 사건에도 아랑곳 않고 홀로 라면을 먹고 있는 여선생의 옆구리를 찌른다.
“왜요? 아, 전학생? 맞다…. 우리 반이었지. 미안, 잠깐만 기다려줄래?”
어딘가 조금 칠칠맞아 보이는 그녀는 교무실의 자신의 책상으로 그를 불러들였다. 그러더니
바퀴벌레 소굴처럼 어지럽게 물건들이 펼쳐져 있는 책상에서 전학 신고서를 찾아낸다.
“어디보자…. 이름은 정상경. 이번이 첫 번째 전학이네? 양친은 어디보자… 아…. 미안.
내가 요즘 정신이 없어서 잘 읽어보질 못했네.”
상경의 인적사항에서 가족관계에 대한 부분에는 양친 사망. 여동생 1 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것을 떨떠름한 표정으로 읽어 내려가던 그녀는 이윽고 상경을 향해 손을 뻗었다.
“나는 하지연이야. 담당 과목은 국어. 일단은 담임이니까 서로 잘해보자.”
상경은 그녀의 손을 맞잡고서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간단한 인사가 끝나자
그녀는 재빠르게 테이블로 돌아가 불기 시작한 라면을 허겁지겁 먹어치운다.
“잠깐만 기다려! 이거 다 먹고 같이 올라가자.”
라면을 먹는 건지 마시는 건지 구분이 안가는 속도로 그릇을 비운 지연은 티슈로 입가를
닦으며 입구의 근처에서 멍하게 서있는 상경을 대리고 교무실을 나섰다. 상경이 다니게 된
2학년 6반 교실은 2층에 있었다. 오늘은 방송조회를 하는 날이라 아직 선생들이 들어오지
않은 덕분에 교실은 학생들이 떠드는 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그 소란은 지연과
상경이 교실에 들어서는 순간 사라졌다. 대신에 여학생들 사이에서 전학생에 대해서 소곤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조용히 해! 담임이 교실에 있어도 떠드는 건 무슨 심보야? 아무튼 자기소개.”
그녀는 아무런 맥락도 없이 상경을 앞으로 떠민다. 상경은 자신에게 몰려드는 학생들의
시선에 조금 당황했는지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정상경이야. 잘 부탁해….”
조금 어두워 보이는 자기소개였다. 그러나 상경의 나쁘지 않은 외모에서 이미 높은 점수를
주고 있던 여학생들은 나름대로 쿨한 느낌이 괜찮다며 꺅꺅거리고 있었다.
“잡담은 제발 쉬는 시간에 하라니까! 상경이는 저기 빈자리에 가서 앉아.”
그녀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자리는 창가 쪽 구석의 자리였다. 두리번거리며 교실을 둘러보던
상경은 그녀가 말한 자리로 시선을 향했다. 그러자 그 빈자리의 앞자리에 앉은 여학생이 한
숨을 내쉬며 말한다.
“선생님! 거긴 빈자리가 아니라 땡땡이인데요.”
“그런 녀석은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니까 내 알바 아니야!”
지연은 그렇게 맞받아치며 주먹을 불끈 쥔다.
“……정말로 앉아도 괜찮아요?”
물론!, 이라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지연에게 등을 떠밀려 상경은 어쩔 수 없이 발을 옮
겼다. 그가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가방을 가방걸이에 걸고서 자리에 앉자, 옆에서 책을
읽고 있던 소녀가 고개를 돌려 그를 본다.
“어…? 혹시 상경… 이야?”
그 소녀는 아침에 이미 얼굴을 마주한 유나였다. 교실에 들어온 뒤로 쭉 책을 읽고 있던
그녀는 전학생으로 인한 주위에 소란에도 눈치 채지 못하고 있다가 자신의 옆에서 인기척이
난 지금에 이르러서야 그의 존재를 깨달은 것이다.
“…유나? 같은 반이라니. 우연이네.”
상경도 마찬가지로 가볍게 인사를 한다. 그러자 상경의 앞자리에 앉은 여학생이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을 쳐다본다.
“너희 둘 아는 사이야?”
“오늘 아침에 기숙사에서 만났어….”
“그런데 알고 보니 같은 반 이란거야? 굉장하네! 뭔가 운명적인 느낌이잖아~!”
그녀는 당황해서 머뭇거리는 유나의 어깨를 두드리며 눈을 반짝인다. 그녀가 본격적으로
상경과 유나에게 질문공세를 시작하려는 순간, 교실에 설치되어있는 프로젝션 TV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방송조회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그런 것에 관심이 있을 리가
만무했다. 지연이 교실을 나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놓고 떠들거나 자리를 옮기거나 하는
일은 없었지만 주위의 친구들과 작게 수다를 떠는 학생들의 주제는 새로운 전학생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상경은 그들의 질문공세를 받기 싫었는지 이어폰을 귀에 꼽는다.
하지만 유나는 소년과 같이 이런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한 듯, 많은 학생
에게 둘러싸여 질문공세를 받아야만 했다. 결국 짧은 조회시간은 그렇게 끝나고 정규수업이
시작되었다. 오늘은 토요일이기에 오전수업으로 끝나기는 하지만 학생들은 지루하다는 느낌
을 감출 수 없는 모양이었다. 몇 번의 하품과, 선생들의 지적과, 4번의 수업종료 벨이 울리
고 나서야 학생들은 해방될 수 있었다. 마지막 수업이 끝남과 동시에 지연은 교실에 돌아와
종례를 시작했다.
“종례사항은 각자 집에 가면서 생각해볼 것! 그럼 월요일에 보자.”
터무니없을 정도로 간결한 종례 덕분에 2학년 6반의 학생들은 누구보다도 빨리 집에 갈 수
있었다. 상경도 가방을 매고선 교실을 나섰다. 소년의 발걸음이 향한 곳은 이제는 거의 일
상이 되어버릴 만큼 많은 시간을 보냈던 병원이었다. 소독약 냄새가 가득한 병원의 카운터
에 들어서자 카운터의 간호사가 그에게 밝게 인사한다. 상경은 거의 매일을 얼굴을 비추고
있는 터라 병원 관계자 중에서는 이미 모르는 그를 사람이 없었다. 엘리베이터와 복도를
지나 8층에 있는 병실의 앞에 선다. 문 앞에 붙어있는 플레이트에는 ‘정유월’이라는 이름이
써있었다. 소년은 문소리가 나지 않게 조심조심 문을 열어 병실로 들어섰다.
“…오빠야?”
그러자 병원 침대에 앉아서 라디오를 듣고 있던 소녀가 반가움이 가득한 목소리를 낸다.
“응. 그런데 지금 들어오는 사람이 나 인줄 어떻게 알았어?”
“헤헤~. 어차피 여긴 개인실이라 오는 사람도 몇 명 없고 이시간이면 슬슬 오지 않을까
해서. 신기해?”
소녀는 귀엽게 웃으며 양손을 앞으로 뻗는다. 상경은 그녀에게 한발 다가가 조금은 차가운
그 손을 자신의 얼굴에 가져간다. 소녀는 그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두 눈이 보이지
않는 유월에게 있어선 이 촉감과 목소리만이 타인과의 교류를 이루게 해주는 매개체였다.
그렇게 자신의 앞에 있는 사람을 확인하듯 몇 번이고 소년의 얼굴을 어루만지던 소녀는
갑자기 볼을 불리며 소년의 뺨을 꼬집기 시작했다.
“요즘 또 제대로 안자고 있지? 얼굴이 까칠까칠해!”
힘이 들어가지 않는 작은 손으로 자신의 뺨을 꼬집는 소녀에게 상경은 웃으며 사과한다.
“정말로… 자기 몸 하나 못 챙기면서….”
유월은 그렇게 말하며 조금 씁쓸하게 웃었다. 소년이 이렇게 고생을 하고 있는 것도 다
자기 때문이라는 사실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병원에
출근 도장을 찍고, 수술 예정이 잡히거나 검사가 있기 전날에는 한숨도 자지 않고 유월의
곁에 있어주는 그의 마음이 언제나 고맙기는 했지만 자신의 존재가 그에게 있어서 족쇄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마음에 소녀는 언제나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런 얼굴 하지 말라니까.”
소년은 그렇게 말하며 유월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러자 소녀는 부드러운 그 손길에 조금
마음이 놓였는지 졸린 고양이와 같은 하품을 한다. 점심 때 먹은 약기운이 돌기 시작한 것
이다.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이러다가 퉁퉁 불어버릴 거 같아~.”
“얘가 또 이상한 소리하네. 너 요즘 전체적으로 갸름해지고 키도 컸는데 못 느끼겠어?
그러니까 그런 걱정하지 말고 귀찮아도 꼬박꼬박 시간 맞춰서 먹어.”
“네네~. 그러는 그쪽이야 말로 식사나 하시죠? 아직 밥 안 먹었을 거 아냐.”
“걱정 안 해도 지금 먹을 거야.”
소년은 그렇게 말하며 올라오는 길에 병원 매점에서 사둔 빵과 우유를 꺼낸다. 흔히 편의점
이나 근처 가게에서 살 수 있는 그 평범한 빵을 질린다는 표정으로 먹고 있던 상경은 자신
의 손목을 꽉 잡는 느낌에 고개를 들었다.
“한입만 주라~.”
약기운 덕분에 살짝 잠들었던 유월이 빵의 냄새에 일어난 것이었다. 특별한 것이라곤 하나
도 없는 평범한 빵이었지만 매일매일을 싱겁고 미지근한 병원식만 먹던 소녀에게 있어선
그런 평범한 군것질거리가 의외로 큰 유혹이 된 것이다.
“…안돼. 그러다가 또 배탈 나면 어쩌려고.”
소년은 ‘아차’하는 마음에 먹던 빵을 다시 봉지에 담았다. 하지만 유월은 포기하려는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었다.
“제발~. 오늘 점심도 죽이어서 맛없었단 말이야.”
그녀의 부탁을 완강하게 뿌리치던 상경은 결국 그 끊임없는 공세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딱 한입만이다?”
소년은 그렇게 말하며 빵을 조금 뗘서 소녀의 입가로 가져간다. 유월은 오랜만에 맛있는 걸
먹는다는 기대 때문인지 작은 입을 벌려서 빵이 들어오길 기다린다. 그 모습에 쓴웃음을 지
으며 상경이 손을 움직이는 순간, 병실의 문이 열렸다.
“거기까지! 아아~ 정말로! 그렇게 마음 약하게 굴면 안 된다고 그랬잖아.”
거칠게 병실의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아침에 상경을 깨워준 간호사. 진아였다. 그녀의 등
장에 소년과 소녀는 나쁜 짓을 하다 들킨 아이들처럼 크게 놀란다.
“유월이도 그럼 안돼. 이제 며칠만 참으면 눈에 붕대도 풀고 식단도 개선되는데 그 잠깐의
유혹에 못 이겨서 다시 아프고 싶어?”
진아는 그렇게 남매를 타이르더니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둘 다 반성한 것 같으니까 일단은 넘어가겠어. 그럼 오늘은 면회 끝. 유월이도 빨리 자.
그래야 상경이가 안심하고 집에 가잖아.”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이불을 끌어당겨 소녀에게 덮어준다. 유월은 조금 뾰로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휙 돌려버린다. 그런 유월과 진아를 난감한 표정으로 돌아보던 상경은 어쩔 수 없다
는 듯 유월에게 다가가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춘다.
“내일 또 올게. 잘 자.”
“…응. 오빠도 아직 추우니까 감기 조심해.”
그렇게 상경은 병실을 뒤로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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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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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한국이름은 그리 어렵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읽어보면 이상해도 어디까지나 속뜻이 중요하니까요 김철수같은 건 물론 아니고요;;
사실 전 이름은 대강지어요. 게다가 미국이름은 뜻 같은게 없다고 하네요 (아닌 것 같은데 그렇대요) 유럽 쪽에만 이름에 뜻이 있다고 해요 (이야기가 옆길로 갔네요) 한국이름은 전 그냥 한자 뜻만 알면 되니까 쉽다고 생각하는데 게다가 한글이름도 있잖아요 제 친구도 몇몇은 한글이름,
그런데 저 국어선생 꼭 성격이 그 선생 같아요 아즈망가에 나오는 그 영어선생 아닌가요? 분위기가 비슷한 듯! 그리고 병원식 진짜 맛 없음 내가 만들어도 그것보단 날텐데 사람들 건강 챙긴다고 싱겁게 해봤자 며칠 먹는다고 건강이 나빠지냐! 멍청한 것들 |
2007-01-26
14: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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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계통의 이름은 하나의 어원을 자기나라 말로 읽기 때문에 개성이 없어보이죠. 사실상 따지고보면 깊은 뜻을 가지고 있는 이름은 외국이든 우리나라는 별로 없다는 ;)
그리고 병원식은 환자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시켜주는게 목적이라 소금이나 인공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거든요. MSG 같은 것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입맛에는 솔직히 안맞죠 ;) |
2007-01-26
15:3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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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야환담 채월야 제목을 따셨군요 ㅎㅎ
재미있게 읽고갑니다 |
2007-02-04
16:2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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