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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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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2.02 02:38:34 조회: 830 추천: 0 |
3/10 - 군나르의 등장 그리고..
보병군단장 휴고 레닌, 대시종 크리스 헤일, 노르웨이 1군단장 에스타인 왕자, 덴마크 주교 아스톤 왕자.
신성로마제국(이하 신로마)은 덴마크를 현재 가장 무서운 적으로 규정해두었다. 지금으로선 군대의 숫자가 두배를 넘지만.. 당장 덴마크를 공격할 명분조차 없었고, 프리드리히 1세는 평화를 사랑하는 왕이였다.
덴마크는 명실상부한 유럽최고의 인물을 갖추고 있었다. 영국의 리차드왕은 직접 신하를 보내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을 시작으로, 프랑스의 헨리왕도 부랴부랴 신하을 보냈다.
외적으로는 일단 튼튼했다. 신로마와의 혼사이야기는 거의 끝을 맺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안에서 곪아터졌다. 크루드 왕의 부인 이샤 왕비와 친한것은 아스톤 왕자의 아내 스포르차 왕비였다. 랜더린 왕비는 그저 사색을 즐길뿐, 다른이와의 교류에는 극히 폐쇄적이였다.
날이갈수록 이샤 왕비에 대한 영향력은 스포르차에게 기울었고, 랜더린은 이를 그냥 지켜만 보고 있었다. 그리고 1080년 여름.
신로마의 오토 왕자와 덴마크의 잉그리드 공주의 혼사가 진행되었다. 교황으로부터 도착한 축사를 읊는 것으로 결혼은 시작됬고, 수많은 군중앞에서 그 둘은 축복을 받으며 신로마 왕궁으로 입성했다.
크루드왕은 병을 핑계대로 대신 주교 아스톤 왕자를 보내었다. 그저 잠시 여행삼아 보낸 것이라고는 했지만, 아스톤 왕자는 신로마의 교회세력과 친분을 쌓고 돌아오는 결과가 되었다.
신로마의 일이 끝나자 크루드왕은 지체없이 휴고와 헤일을 불렀다. 그리고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스톡홀름을 갖고싶군"
"휴고 레닌. 여기있습니다. 분부만 내려주시지요."
"물론 나는 레닌경을 보낼생각이오.. 하지만 부군단장을 임명하기에 마땅한 인물이 없어서.."
"에스타인 왕자와 함께 하면 될듯싶습니다."
하지만 크루드왕의 표정은 좀 껄끄러운듯 고개를 피했다. 휴고는 왜 이러는지 몰라하자 헤일이 끼어들었다.
"레닌경. 지금 에스타인 왕자는 레닌경 당신과 어깨를 견줄만한 덴마크의 명실상부한 대장군감이요. 그런 분이 부군단장으로 들어가면 이거참 모양새가.."
"아.. 제가 좀 생각이 짧았습니다.."
"하하.. 아니오.. 레닌경의 생각은 나쁜뜻이 아닌걸 내가 더 잘알고 있소. 걱정마시오. 음.. 그래도 누굴 임명해야 될지.."
회의실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더니, 랜더린 공주가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랜더린 공주가 이런 회의실에 등장하는 거 자체 낯설었던 셋은 그저 지켜만 보고 있었다.
"왕이시여, 랜더린 공주가 인사드리옵니다."
"아.. 린 공주가 어쩐일인가?"
"지나가나 이번 출전의 부장을 놓고 고민하시는 듯 하여, 미천하지만 제가 조금 도움이 될까 하고.."
휴고는 급정색을 하며 소리쳤다.
"공주님. 이것은 사내들의 일입니다. 공주님께서 원정에 참여하시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위험합니다."
"아.."
크루드왕은 휴고의 뒷모습을 보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크리스가 직접 귓말로 찔러주자 그제사 옆으로 물러나며 고개를 푹 숙였다.
"말해보세요. 린 공주"
"저한테 오빠가 한분 계십니다. 나이는 21살이옵니다. 현재 함부르크 아카데미 졸업반에 계시구요. 괜찮으시면.."
"이름이 뭔가 그 오빠란 사람?"
"군나르 클레인 입니다."
"아.. 참고할테니 이만 돌아가시오."
"예.."
크루드왕은 외척을 무척 싫어했다. 외척이야 말로 왕궁의 내부적이기 때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휴고와 크리스의 생각은 달랐다.
"왕께서 어떠한 생각을 하는지 저희도 잘 압니다. 하지만 부장없이 출전한 장군에게 위험은 항상 도사리는 법 입니다. 랜더린 공주께서는 절대로 악의가 있어 그렇게 추천할 분이 아니란건 더 잘 아시지 않으십니까."
크리스는 무척 설득하면서도, 본심은 어두웠다.
한달 뒤, 여름의 쨍쨍한 햇살이 많이 수그러들 무렵일때. 덴마크의 노르웨이 2군단의 출정식이 열렸다. 군단장 휴고 레닌을 필두로 부장 군나르 클레인, 참모 크리스 헤일의 동생 모건 헤일이 참여했다. 모건 헤일은 군단 참모중 한명이다.
크루드왕은 스톡홀름 일은 마치 마무리라도 된듯, 진한 술을 곁들여 저녁식사를 했다. 어차피 그에게 남은건 오직 시간문제였을 뿐이다.
문제는 다음날 터졌다. 랜더린 공주와 스포르차 공주의 말다툼이 크게 번졌다. 사실 궁 내에는 사색을 즐기는 랜더린 파와 활발한 스포르차 파가 사사건건 대립하는 경우가 잦았다.
이번엔 랜더린 쪽에서 스포르차의 하인 하나를 심하게 때리는 결과가 일어나자 스포르차 공주가 이를 참지 못하고 랜더린에게 화를 냈고, 결국 이샤 왕비가 직접 나서게 되었다.
결과는 흐지부지, 왕에게 말이 전해지지 않는 선에서 끝났으나 스포르차는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이샤 왕비에게 다가가 울음으로서 그것을 보여줬다.
하늘의 뜻 이였을까?
몇일 뒤 신로마로부터 십자군 원정을 알리는 외교문서가 도착했다. 그 문서를 받은 크루드왕은 착잡한 심정이였고, 이샤 왕비 또한 꺼림칙했다. 랜더린 공주는 말이 없었고, 스포르차 공주는 입에 은은한 미소가 걸렸다.
그날 저녁식사가 끝나고, 스포르차 공주는 이샤 왕비에게 다가가 그녀가 할수있는, 가능한, 불가능도 가능케 만들어야될 화술로서 이샤 왕비를 설득했다. 이샤 왕비의 치명적인 약점은 에스타인 왕자보다는 아스톤 왕자를, 칼보단 예술품을, 나라보단 예술을 좋아했던 게 약점이였다.
화술에 넘어가지 않은 이샤 왕비에게 스포르차 공주는 그녀의 왕국에게 서신을 보내고 일주일 뒤 물건을 받았다. 그리고 그녀는 곧장 이샤 왕비에게 갔다. 물건과 함께..
그녀가 이샤 왕비방에 가지고 간것은 밀란 왕궁에서도 아무나 못보는 진귀한 예술품과 귀걸이 들이였다. 그리고 그녀는 웃으면서 걸어나왔다.
원정대의 답변을 줘야 하는 크루드 왕은 이샤 왕비의 부탁으로 3일째 잡아두던 아침, 회의실로 나오는 왕에게서 어려운 느낌을 받은 크리스는 말없이 있었다.
"에스타인 왕자를 보낼까하는데.."
뜬금없는 왕의 말에 놀란 크리스는 정신차리고 그말을 다시금 생각했다. 온몸에 소름이 확돋았다.
"폐하 그 말씀은.."
"덴마크의 영웅을 원정길에 보내어 기독교국의 영웅으로 추대받게 하고싶군.."
"하..하지만 폐하.."
"두말없기로 합시다. 그럼 이만.. 서기관은 잘 적었나?"
구석에서 조용히 글을 적던 서기관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일 뿐이였다.
"후.. 헤일경 나중에 봅시다."
수심가득한 얼굴에서 크리스는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정확히 5일 뒤, 에스타인 왕자를 필두로 노르웨이 보병 200명이 원정길에 올랐다. 에스타인 왕자는 자신의 참여를 허락한 크루드왕에게 마음에서 우러나온 충성을 보여주겠노라고 말했다.
에스타인 왕자가 떠나고 궁은 조용했다. 스톡홀름의 함락이 전해졌을때, 랜더린 공주는 자기방에서 목을 걸었다.
크리스 헤일은 급변하는 덴마크 왕궁에게서 미래를 느끼지 못했다. 크루드왕에게 접견을 신청해도 매일같이 거부할뿐이였다. 공주가 자살한 날에도 왕은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스톡홀름 원정대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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