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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한국-2 금발의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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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한국-2 금발의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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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and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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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2.14 20:49:51 조회: 907 추천: 0 |
“머에요 그래서 부탁이란 게.”
“응 사실은 말이지.”
뜸을 들이고 있다. 정말 공중 전화 맞아?
“공중전화 시간 다 되겠어요. 빨리 말하세요.”
“어~ 나 사실 한국에 와있거든.”
”네?”
“그러니까 한국에 있다고.”
일본에 있어야 할 사람이 한국에 있다니 먼 소리야?
“…”
“아~ 하여간 나 지금 한국에 있다니까. 엄마는 언제 오셔?”
“엄마 아버지랑 구미 외가에 가셨는데요.”
잠시동안 대답이 없다. 전화가 끊어 진 건가?
“여보세요?”
“아! 미안 근데 내가 하도 일본에서만 있어서 그런데 구미가 너네 집에서 먼 곳이냐?”
“가까워요.”
“에~ 혼 또?”
“한국말을 쓰세요. 바보 일본인 여기는 한국입니다. 네 가깝습니다. 차로 5시간 넘게 걸리니까. 일본보다는 가깝군요.”
“장난 치지마~ 진짜! 일본하고 한국은 비행기타면 5시간도 안 걸려.”
“머~ 근데 부탁은 머에요?”
“아~ 그러니까 너무나도 급하게 일본에서 나오다 보니까. 돈을 충분히 안가지고 왔다고 해야 될까, 돈이 없다고 해야 할까.”
“그럼 공항 버스를 이용 하세요.”
“우~ 그러니까 너네 집 어디?”
“우리집은 왜요?”
“그러니까 너네 집 인천으로 이사 왔다는 거 사실이지?”
먼 소리 하는 거지? 이 사람은 도대체? 인천으로 이사 온 지 10년이 다 됐는데
“네 인천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요?”
“응 나 지금 인천공항이야. 버스 멀 타야 할지 모르겠어. 데리러 와.”
“무례하게 거절 할께요. 저는 지금 엄청나게 피곤 하답니다.”
“아~ 나는 괜찮지만 그게 내 딸도 있어서…..”
딸? 애도 있다고 했지 누나의 나이를 따져 보자면 초등 학생 정도 됐겠지. 머~ 내가 좋은 놈은 아니지만 초등 학생을 몇 시간 씩 공항에 방치해 둘 만큼 나쁜 녀석도 아니고 한국에는 처음 왔을 텐데 고생만 하게 할 수는 없겠지.
“아~ 정말 정신 좀 차리세요. 그럼 한 시간 정도 걸리니까. 출입구 쪽에 나와 게세요. 공항 출입구에요. 알았죠?”
“아~ 배고프니까. 빵이라도 사올래?”
“조용히 해요”
전화를 끊었다. 아~ 제발 나 좀 쉬게 해줄래. 옷을 걸쳐 입고 돈을 챙겼다. 용돈을 받은 지 얼마 안 되서 다행이다. 약간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삼거리로 나가서 버스를 타는 길 재수 좋게도 버스는 5분도 안 되서 도착 하였다. 이 정도면 3~40분 정도에 도착 할 수 있겠다.
길은 막히지 않는다. 생각보다 빨리 도착하겠다. 그나 저나 내가 사람을 마중 나가러 공항에 가다니 태어나서 처음이다. TV에서만 봤는데 머~ 상대는 30대 후반의 아줌마와 젖비린내 나는 초딩이라는게 문제지만. 그건 제쳐 두고.
공항버스가 공항으로 들어가고 나는 급하게 뛰어 내렸다. 약속 시간보다 20분 빨리 도착했는데도 무엇이 그렇게 급한지 나는 빠르게 뛰었다. 공항 출입구 앞 주위의 벤치에는 사람들로 붐볐다.
그런데 어떻게 찾지? 나 바보인가? 그러고 보니 얼굴도 가물가물한 사람을 어떻게 찾으려고 나는 뛰어 온 걸까?? 허무하다. 나는 대충 공항 출입구 앞 가장 가까운 벤치에 앉았다.
시끄러운 공항 앞 고개를 젖히고 땀을 식히고 있던 나는 짐을 옮기고 있는 금발의 백인 소녀를 발견했다. 그녀는 거의 이사 수준에 가까운 짐을 혼자서 나르고 있었다. 주위의 사람들은 구경이 난 듯 한번 시선을 주기만 할 뿐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다. 아~ 이러니까 우리나라가 아직 시민의식이 부족하다는 거야! 나는 왜 이렇게 참견하는 것을 좋아하지? 머 성격이니까.
나는 그 소녀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May I help you?”
소녀는 손을 멈추고 잠시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다시 자신이 옮기는 짐을 바라 보고 다시 내 얼굴을 바라 봤다. 소녀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내가 앉아있던 벤치를 가리켰다. 아마도 저쪽으로 옮기라는 것 같다.
나는 여러 개의 짐을 들어 내가 앉아있던 벤치로 옮겼다. 출입구 근처 이기 때문에 나는 최대한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짐을 쌓았다. 짐이 다 옮기고 약간 고조된 숨을 고르면서 나는 벤치에 앉았다. 7월의 태양은 인정 사정 봐주지 않는다. 다행히 그늘 안이라고 해도 아스팔트의 아지랑이만 처다 보고 있노라면 있던 힘도 빠져나간다.
소녀는 옮긴 짐이 다 있나 손가락으로 세보고 나서야 내가 앉은 벤치에 꽤 거리를 두고 앉았다. 소녀의 시선이 느껴진다. 나는 애써 턱을 손바닥으로 괴고 멀찍이 지나가는 버스를 바라봤다.
“도와줘서 고마워요.”
“네~네~”
나는 성의 없게 대답했다. 그나 저나 왜 안 오는 거야. 이 아줌마는 날도 더워 죽겠는데~
“누굴 기다리시나 봐요?”
“네~네~”
나는 약간 얼이 빠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 더워~
잠깐?? 방금 한국말로??
나는 고개를 소녀 쪽으로 휙 돌렸다. 소녀는 약간 깜짝 놀랐지만 잠시 후 이제야 눈치 챘냐는 듯이 입에 미소를 머금고 나를 바라 봤다.
“에? 한국말 잘 하시네요?”
“잘 하는 건가요?”
“네, 깜짝 놀랐습니다.”
확실히 엄청난 수준이다. 넋을 놓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아~ 다행이다. 한국은 처음 와 보는 거라서 약간 긴장 했어요. 근데 아까 저에게 영어로 머라고 하셨는데 그거 무슨 뜻이죠?”
소녀는 아마도 내가 아까 처음에 한 ‘may I help you?’에 대해서 묻는 것 같다. 내 발음이 그렇게 형편 없었나.
“하하 제가 발음이 좀 안 좋아서요.”
엄청나게 부끄럽다. 제길….
“네? 아뇨 저 영어를 못해서요. 머라고 하신 거에요? 욕은 아니죠?”
“아뇨 욕은 아니고 그냥 ‘도와 드릴까요?’라고 했습니다만.”
“헤~ 그렇구나. 제가 영어는 영 재능이 없어서요.”
소녀는 약간을 인상을 찌푸리다가 방긋 웃었다. 바람에 나부끼는 금발과 파란 눈이….
예쁘다.
잠깐? 백인인데 영어를 못해? 아니 머 백인이라고 하더라도 영어 권이 아닐 수도 있지만. 나는 소녀를 힐끗 처다 봤다. 소녀는 신기한 듯 처음 와보는 나라의 공항 풍경을 호기심 많은 눈으로 처다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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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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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력이 엄청 좋아지셨어요 특히 그 아스팔트에 아지랑이 궁시렁 어쩌구 하는 부분이 말이죠. 그나저나 젖비린내 나는 초딩이라니 ㅋㅋ 피식 했습니다 |
2007-02-19
18: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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