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수요일. 창밖을 둘러보면 학교가 끝나고 신호등을 건너는 아이들과 장사를 하는 아주머니들을 볼 수가 있다. 난 이런 환경이 좋아하는 편이다. 난 아직 학교를 잘 못 다니는 편이다.
꼬마 탐정이라는 직업을 갖고 일을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를 안다니는건 아니다. 내가 매일 따라다니는 박 경감님이 나를 잘 대해 주셔서 나한텐 단짝 친구나 다름 없는 분이시다.
똑똑똑
"아저씨. 저 혈민이예요. "
"어이. 들어오거라. "
탈그닥 .. 탁..
"허허허. 혈민아 무슨 일이니? "
"심심해서 그냥 와봤어요."
"짜식 싱겁긴.. 성현이는?"
"아직 안왔어요. 학교에서 대청소를 한다는데. 늦는데요."
"너도 학교를 다니면서 탐정 역할을 하면 얼마나 좋니. 학교 다니는게 어떻니."
"다니기 싫어요. 전 학교같은데에서 수준 떨어지는 애들이랑 놀기 싫어요."
똑똑똑
"누군가."
"박 경감님. 저 이 순경 입니다."
"어어. 들어오게나."
탈그닥..
"무슨 일로 온건가 ?"
이 순경의 인상을 보니 별로 좋은 인상이 아니다. 매일 미소를 짓던 그 사람이 오늘따라 이상해 보인다. 마치 무서운 영화를 보고 덜덜덜 떠는 인상을 짓고 있다.
"박 경감님. 박청호씨라는 분이 일을 맡아달라고 이렇게 오셨습니다."
"박청호..? 들어오라고 해보게나"
"박청호씨 들어오세요."
뚜벅 뚜벅 뚜벅.
걷는 폼세가 다리가 아픈 것 처럼 걷는것 같다.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의자에 앉는다.
"박청호.. 씨라구요?.."
"네. 안녕하십니까. 전 스턴스페이턴 사장인 박청호 라고 합니다."
명함을 받았다. 회사 이름은 (주)스턴스페이턴K.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혀있다.
"아. 아주 큰 회사의 사장님이시군요. 허허 만나서 영광이군요."
"저야 말로 영광입니다."
"근데 무슨 일로 이렇게 찾아 오셨는지요?"
"아... 한가지 일을 맡아줄 수 있는지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보상은 얼마든지 주겠습니다. 그 자식만 잡아준다면..."
뭔가 화나보인다. 박청호라는 아저씨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다. 저 얼굴. 아주 안색이 안좋아 보인다.무슨 일일까?
"흠.. 무슨 일인지 자세히 설명좀 해주십시오."
"아.. 경감님.. 사실은 저희 아버지 고향인 성촌 마을에 한가지 이상한 일이 생겨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흠 무슨일인지 말해주십시오."
"그 마을에는 이상한 남자가 그 마을에 있는 사람을 죽이면서 혈서를 써가면서 그 혈서를 읽은 사람을 죽인다고 합니다. 그 혈서는 아주 가까운데에 버려져 있기 때문에. 사람들도 마음을 편치 않게 지내고 있습니다. 저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만.."
"흠.. 그 남자가 혈서를 써가면서 그걸 읽은 사람을 알아내서 죽인다 이거지요?"
"네.."
"아저씨. 저 궁금한게 있는데요.."
"흠. 말해보거라"
"어떻게 그걸 읽은 사람을 알아 낼 수 있는거죠?"
"아.. 그건..."
"경감님. 그거는 집에 혈서가 버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집에 혈서를 버리고 간다고? ..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야. 그걸 버리고 사람을 얼마나 죽이고 싶었으면..
"그런 멍청한 짓을 할수가 있다니.."
"아.. 요즘 그 소식을 듣고 아버지가 당하면 어쩔까 하는 생각때문에 편히 잘 수가 없습니다."
"흠.. 안됬군요.. 흠, 안되겠군 혈민아 옷 입고 가자꾸나."
"어딜요?"
"어디긴 어디야 박청호씨 아버지가 사신다는 성촌 마을에 가야 하지 않겠냐."
"에이.. 귀찮은데. 성현이는요?"
"성현이는 따로 경찰이 데리고 오도록 할거니깐 우리 먼저 떠나자꾸나."
"네."
"박청호씨. 길좀 가르쳐 주시길 바랍니다."
"얼마든지요"
우리는 사무소에서 나가고 차에 탔다.오랜만에 타보는 차같다. 한 삼개월 만에 타본 차인가?.. 아 나도 그 사건을 듣고 왠지 무섭다. 내가 당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때문에..
........
3시간 뒤.
"흠.. 여기가 성촌 마을 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시골이라서 그런지 냄새가 별로 안좋다. 저쪽 산에서 검은 염소가 보인다. 그 옆에 묘비에 줄이 묶여 있다. 뭔가 이상하다.. 왠지 어디라도 끌려가서 먹힐 것 같은 울음 소리를 내는 것 같았다.
"으휴.. 소똥냄새.."
"이 자식아. 이 냄새가 좋은거야. 아 시골냄새~ 음 ~."
어쩔때는 어른들도 이해가 안간다. 이런 배설물 냄새가 뭐가 좋다는건지.. 냄새좀 그만 맡고 갔으면 좋겠는데..
"(강청호 에게 귓속말)청호씨.. 형님 이름이.. ?"
"강철민 입니다."
"아아... 강..철민씨 ?"
"응? 내 이름은 어떻게 안거유?"
"강철민씨. 혹시 이 마을의 사건에 대해 아시는가요."
"알아."
"뭐. 아시는거 있으면 좀 말해주실수 있나요."
"에고.. 내가 이런 짓을 왜하는지.."
"말해 주십시오. 혼잣말 하지 마시고."
경감 아저씨도 화난 것 같다.
"그 바바리 자식. 여자한테 차여서 그런짓을 하는건가봐."
"예?"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가 있었는데 너무 잘해줘서 싫증나서 찼다고 하나봐."
그럼.. 고작 여자 하나때문에 그런 일을 저지른건가? 정신 상태가 어떻게 썩어 먹었는지.. 요즘 세상 참 무섭다.
"흠.. 그 사람이 어떻게 하나요? 예를 들어 어떻게 죽인다거나. 어떤 차림 어떤 외모 이런거요."
"갈색 바바리 코트를 입고. 머리에 이상한 뭉클한걸 쓰고 다니더라고. 얼굴은 이상한 가면을 쓰고 다니는건 봤어.그리고 사람을 죽이면 그 사람의 피를 사용해서 혈서를 쓰고 뿌린다는 건 알고 있어"
"다른건?"
"몰라"
"혈민아. 적어라. 갈색 바바리 코드에다가 머리는 미확인 얼굴은 가면을 쓰고 다니고 사람을 죽이면 혈서를 쓰고 뿌림."
이런건 안써도 외울 수 있는 건데. 왜 쓰라는건지.. 그냥 쓰자..
"아.. 그러면 그 사람이 누굴 누굴 죽였는지 아시나요?"
"흠.. 저기 옆집에 성민훈이라는 아이가 죽었어. 그리고 저 위쪽에 마을 회관 옆쪽에 있는 집에 상팔순이라는 할머니가 죽었고 바다쪽에서 남자 두명이 죽어있는건 알아."
네명인가.. 그럼 살인을 시작한것도 몇일 안된 것 같은데..?
"흠.. 그럼 다른거는 아시는거 있으십니까."
"당신이 질문한거에 내가 아는걸 다 대답 했어."
"아.. 그런가요... 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부턴 좀 늦게 좀 찾아와."
낮 2시까지 잔 사람은 뭐인가. 나참 여기 참 무서운 곳 같다. 어쩐지 폐허 같은 느낌. 왠지 소파에 앉아 있다 보면 밑에서 무엇이 나올 듯한 그런 기분이 들어서 왠지 안좋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잘 가. 동생도 잘가고."
"형님도 건강하게 잘 계십시오."
"후..이것 참 협조 하는 것도 참 힘들구만."
"다음엔 어디 갈꺼예요 아저씨?"
"흠.. 밑쪽에 가보자고."
..마을 주민 집2
딩동. 딩동. 딩동.
탈 그닥.. 탁..
"누구세요..?"
"아.. 안녕하십니까. 경찰청에서 온 형사입니다."
"..아 .. 어쩐 일로..?"
"그건 나중에 알게 될거고.. 협조좀 해주실수 있습니까?"
"아....네.. 그러세요.."
"감사합니다."
뭔가 집이 낡아 보이지만 멀쩡한 집같다. 신기한 집이다.
"집이 초라해서.. 죄송해요.."
"아뇨.이름 먼저 가르쳐 주실 수 있을까요?"
"최민지 라고 해요.."
"민지..라.. 이쁜 이름이군요"
"감사합니다.하하..."
"흠. 민지양? 혹시 이 마을에 살인 사건을 아시는가요?"
"아....아...."
"..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