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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륜 야상곡(月侖 夜想曲) # 1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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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륜 야상곡(月侖 夜想曲) # 1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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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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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8.27 20:34:05 조회: 650 추천: 0 |
비가 와서 그런지 인터넷이 안돼더군요 ㄱ-.
폭풍전야가 지나가고 또 다시 아침은 찾아온다. 가장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 것은 시리아였
다.
“아으…!”
눈을 뜨는 것과 동시에 엄습하는 두통에 머리를 부여잡고 어깨를 떠는 시리아. 결국 어젯밤
마리나가 생성한 요리는 거의 각성제와 환각제를 혼합해 놓은 듯한 성능을 내 주어서 그런
지 여러모로 후유증이 남는 듯 했다. 언제나 긴장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야 하는 임무실행
중에 이런 장난 같지도 않은 일을 겪다니 스스로도 난감해서 살짝 입 꼬리가 올라갔다.
“무…무울~”
침대에서 자고 있던 마리나가 식탁 쪽에 서 있는 사람을 보고 물을 요구한다. 허리까지 내
려오는 긴 머리카락은 제멋대로 뻗쳐있고 소매를 접어도 흘러내리는 잠옷이 더욱 인상을
어려 보이게 만든다. 그런 자신의 언니를 보고 있으면 언제나 즐거운 생각만이 가득한 시리
아는 차가운 물을 꺼내 마리나에게 건네주었다. 큰 머그 컵으로 한잔을 원샷한 마리나는
그제야 정신을 조금 차린 듯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일단 침대 위, 자신의 옆에는 흰색 와이셔츠로만 몸을 가린 샤오링. 이 둘은 결국 침대를
가지고 싸우다가 같이 잠든 것이다. 눈앞에는 자신의 동생 시리아. 평소와 같은 단정하고
날카로운 인상이지만 표정을 살짝 찡그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바닥을 굴러다니고 있어야 할
레이는, 없다.
“그는 어디로 간 거죠?”
마찬가지로 정신을 차리고 기상 연초를 태우고 있는 샤오링의 입에서 담배를 빼앗으며
묻자, 노골적으로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라이터를 뒤로 던지는 샤오링.
“너희들이 좀 일찍 일어나서 그런 거야. 레이는 이 5일간 한번도 이 건물 내에서 자지 않았
어. 뭐, 이제 곧 돌아올 거야.”
그녀의 말에 응답하듯 현관문을 제치고 들어온 레이. 양손에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아침과
점심식사의 재료가 한가득 들려있다.
“오늘은 다들 일찍 일어나셨네요? 이제 6시 밖에 안됐는데.”
냉장고에서 물건을 정리하고 우유를 꺼내 마시는 레이.
“당신 지금까지 뭐하고 있었어요?”
지금까지 쭉 같은 방에서 자고 있었던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건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런 그녀의 의문에 시원스럽게 대답하는 레이.
“옥상에서 감시하고 있었죠 뭐.”
그러고 보니 그의 등허리에 매달려 있는 것은 레이의 애검인 살형도(殺刑刀)였다. 첫째 날
의 전투가 끝난 후 샤오링의 강의시간에 들은 말로써는 단독으로써 영체를 벨 수 있는 검이
라고 하는데 그녀가 직접 만든 물건이라고 했다. 사이즈가 좀 작은 것은 숨기기 편하게 하
기 위해서라나.
“그럼 잠은 언제자요? 당신이 낮잠 자는 모습 같은 건 못 봤는데요.”
“흐음… 육체를 쉬게 하는 것은 꼭 잠으로만 해결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하루에 2시간 정
도만 자면 별 무리 없이 움직일 수 있거든요.”
그러면서 벌써 앞치마를 걸치고 아침식사의 준비를 하는 그의 모습은 정말로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였다. 그렇게 레이가 음식을 준비하는 사이 여자들은 몸단장을 끝내고 5일째의 아침
식탁에 모여 앉았다.
“역시 조금은 심심하네요. 잠깐 장난이라도 치러 가볼까요?”
페트병에 담긴 녹차를 마시며 옆에 있는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소녀. 마야의 영력을 강제로
연장시키고 샤오링을 떨게 만든 소녀는 지금 공원에 앉아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재미있는 일은 천천히 하는 것이 좋지 않습니까?”
그녀의 물음에 답변을 하는 목소리는 노년의 신사와도 같은 중후한 목소리였다. 단, 그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그래도 지루한걸요. 일주일은 너무나 길어요.”
“하지만 조금 곤란하군요. 상대가 그 샤오링님이라니.”
“흠… 그러고 보니 그녀의 파트너가 바뀌어 있었어요. 상당히 마음에 드는 사람이었는데,
어디선가 본거 같기도 했어요. 혹시 알고 있나요?”
그녀의 물음에 잠시 고민하는 듯한 목소리를 내던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
“역시, 없군요. 적어도 제 기억 속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 그 순간, 그녀의 지루함을 달래줄 ‘물건’이 나타났다.
“뭐냐 너? 심심하면 우리가 놀아줄까? 하는 김에 돈도 빌려주면 고맙겠는데.”
겁을 상실한 미친개 한 마리가 그녀의 주위를 배회한다. 그 울음소리에 맞추듯이 3~4마리
의 들개가 더 나타난다. 그리고 얼마 안 걸려 그녀의 주위를 포위한 개들은 다시 짖어댄다.
그런 그들을 비웃듯이 소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웃었다.
“좋아요. 놀아드리죠. 조금 한적한 곳으로 갈까요?”
그리고는 공원의 으슥한 곳으로 이동한다. 푸른 녹읍이 햇빛을 가리는 한 가운데에 서있는
소녀의 어깨 위에 제일 먼저 말을 걸었던 남자의 손이 올라간다. 그 손이 그녀의 어깨에
닫는 순간, 작은 섬광이 그의 목을 스치고 지나간다.
“어? 뭐가 반짝이지 않았냐?”
“뭔 개소리야 병신아.”
그의 옆에 서 있던 다른 개가 그렇게 짖어댄다. 그리고 5월의 녹읍 아래에 붉은 색의 분수
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아아!”
그런 소녀는 자신의 손톱에 묻는 남자의 혈액을 핥았다. 금색으로 빛나는 눈동자가 피의 진
한 향기에 이끌려 점점 변해간다. 도망치는 것조차 못하고 그저 벌벌 떨고 있는 남자들은
일방적으로 살육 당한다. 한 방울이라도 더 많은 피를 짜내기 위해 일부러 작은 상처들을
무수히 만든다. 태양빛에 반사되어 더욱 빛나는 피는 그 참된 아름다움을 여지없이 보이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그렇게 즐기기도 잠시. 소녀는 이 일에 질려버렸다.
“……재미없어. 쿠. 배고플 텐데 이거라도 먹을래요?”
눈앞의 시체들을 가리키며 웃는 소녀. 그리고 쿠 라고 불린 남자는 그제야 모습을 드러내
었다. 그녀의 머리카락과 마찬가지의 순백의 색을 가지고 있는 호랑이. 크기는 못해도 3미
터를 넘는다. 간간히 들어간 검은 줄무늬와 파랗게 빛나는 눈은 공포를 떠나 그것만으로도
사람쯤은 가볍게 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맛은 없어 보이지만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때는 아니니까 어쩔 수 없군요.”
호랑이의 입이 움직여 사람의 목소리를 낸 후 그것은 게걸스럽게 쓰러진 개들의 시체를
먹는다. 고기를 찢는 그의 이빨은 마치 하나하나가 명검과도 같은 날카로움을 자랑한다.
그렇게 약 10분의 시간이 지난 후. 붉은 잔디위에 남은 것은 손가락 몇 개와 운동화가
신겨진 발목 정도였다.
“…마야 씨는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요? 슬슬 자신을 잃어버릴 때도 됐는데.”
다시 공허하게 바닥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는 소녀는 약간 붉은 물이 들어버린 녹차를
다시금 입으로 가져가는 것이었다.
“……….”
테이블의 놓여있던 커피 잔을 집어 입으로 옮긴다. 식도를 따라 넘어가 위로 옮겨졌을
그 커피는, 그대로 그녀의 몸을 뚫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녀의 목을 지나 위장이 있을 자
리. 즉, 그녀의 의자에는 어색한 커피 얼룩만이 남아있다. 잠시간의 침묵. 어색하게 비틀어
지는 공간. 그녀와 같이 식사를 하던 모든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마야?! 무슨 일이냐!”
주방에서 집사와 이야기를 하고 있던 료가 놀라서 마야에게 다가온다. 모르는 사람이 본다
면 그저 커피를 흘린 것 가지고 무슨 호들갑이냐, 라고 하겠지만 사태의 심각성은 이미
종말을 예고하고 있는 수준이었다.
‘내장기관이 전부 사라졌어… 후각, 미각, 촉각과 동시에 왼팔도 잘 움직이지 않아.’
시시각각 죽어가는 마야의 몸. 아니, ‘원래대로’ 돌아간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그녀는
이미 죽은 사람이니까.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 실체화를 하긴 했지만 그녀
에 영력에는 한계가 있다. 처절하게 무너지는 자신의 몸을 보면서 마야는 매일 밤을 공포에
떨어야 했다.
그나마 움직이는 오른손으로 식탁을 치우는 마야. 하지만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다.
그제야 자신에게 삼배 끈을 건네준 여자와, 자신에게 죽으라고 했던 여자의 말이 겹쳐졌다.
일주일. 그것이 그녀에게 허락된 최대의 시간. 그것은 하나의 구원이기도 하며, 하나의
절망이기도 하다. 자신이 바라던 따듯한 삶을 경험한 그녀에겐 이미 그 어둠의 구렁텅이로
돌아갈 자신이 없었다. ‘인간으로써 죽어라’ 라는 여자의 말은 아마도 자신의 가슴 깊숙이
파고들어 있는 화귀에 대한 것이다. 무너지기 시작한 자신은 결국 영력을 구하기 위해 살아
있는 인간을 습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자신을 걱정해서 달려온 료와 카오리를 뿌리치고 방에 틀어박힌 마야는 방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무릎을 껴안고 떨어야만 했다.
“빨리… 빨리…! 학교로 가야만 해! 제발, 제발, 제발!!!”
1분이 1시간과도 같고, 하루가 1초와도 같은 시간의 틈 속에서 절규하는 마야는 이미 인간
에서 멀어져가고 있었다. 잠시 후. 그녀의 방문에 몇 번의 노크 소리가 들리고 문 너머로
친근한 카오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니… 정말로 괜찮은 거야? 나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고 해도 한번쯤은 나에게 이야기
해 주었으면 좋겠어!”
문을 두드리며 울먹이는 소리로 자신을 부르는 그 모습에 마야는 부서지기 직전의 자아를
겨우 유지한다. 그런 그녀의 호소를 지켜보기를 약 한 시간. 결국 그녀는 방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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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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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점점 흥미진진해 지네요 몸이 사라져가는 느낌은 과연 어떨까 으으...
앞으로도 기대할게요 ^^ |
2006-08-27
21:2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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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중국에서는 항아리에 굶은 쥐를 넣어놓고 그 항아리에 사람을 집어넣는 형벌이 있었다는군요. 시시각각 파고드는 자기 몸에 대한 공포는 그 정도가 아닐까요? |
2006-08-29
15:5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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