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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한국-5 여름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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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한국-5 여름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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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and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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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2.22 22:40:08 조회: 885 추천: 0 |
7월의 저녁은 덥다. 나는 더위가 싫다. 그래서 여름이 싫다.
멍하니 베란다에 나와 있는 나, 하지만 방충망은 닫아 놓았다. 내가 여름을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벌레다. 벌레가 무섭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단지 싫다.
벌레라는 벌레는 보이는 족족 죽이는 성격이라서 교실에 들어온 벌레라든지 나방 같은 건 누가 잡아달라는 말 없이도 그냥 내가 다 잡아다 죽인 적도 있었다. 작년 고등학교 때에는 친구들과 교실 안에 들어온 파리를 36마리나 몰살 시킨 적도 있다고 하면 누가 보면 미친놈이라고 할지도….
머 잠자리나 무당벌레 그리고 사슴벌레 같이 인간을 별로 괴롭히지 않는 동물은 일부로 죽이는 그런 잔인한 짓은 안 하지만, 모기라든지 파리라든지 나방이라든지 하는 것들은 정말 살려 보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런 벌레들이 제일 판치는 계절이 여름이라 보니 나는 여름이 싫다.
머~ 미니 스커트 미녀는 좋아하지만…. 음~ 나 보통사람 맞지?
이런 잡생각을 하고 있는데 뒤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들린다.
“지수야~ 너네 집은 에어컨도 없냐?”
“선풍기는 에어컨 보다 연료 효율면에서는 아주 뛰어나답니다. 한국은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단 말입니다. 그리고 여기는 바람도 잘 드는 곳이니까. 방충망만 닫고 있으면 아주 좋은 곳이죠. 작년만 해도 모기에 한번도 안 물렸으니까요.”
“우와~ 애늙은이 같으니라고~ 젊은이가 그런 말을 해도 되는 거야? 너는 여름에 대한 로망도 없는 거냐?”
“음~ 별로요. 수영복 입은 미녀는 좋아하지만~”
“으악~ 변태~”
누이는 나를 짐승 보듯 처다 본다. 체~ 농담이라고 구분을 하란 말이다. 음 농담 일까? 내가 말해 놓고도 내 속을 모르겠다.
“미 소녀 라면 여기 있는데~ 후후”
야나는 헤헤 거리면서 나를 처다 본다.
잠시 정적
“푸 크하하하하하 푸 하하 하 아놔 미치겠다.~ 푸 하하 아놔 자기가 자기보고 미 소녀래 쿠하하하 미친 거 아니야? 실제로 존재 했단 말이야 자기가 자기보고 미 소녀라니 크하하하~”
“시… 시끄러워 조용히 안 해~”
“크하하하 아놔 너 나를 죽일 셈이냐? 내 배꼽을 가출 시킬 셈 인 거냐?? 그런 거야?? 크하하하”
배를 잡고 한참을 웃고 있는 나의 얼굴에 무언가가 날라 왔다.
“크악~! 네 이놈 감히~ 아 아파~ 크하하하 하지만 웃겨~”
“시… 시.. 시끄러워”
녀석은 얼굴이 빨개져서는 소리치고 있다. 그나 저나 필통을 던지다니, 손에 잡히는 건 막 던지는 스타일인가? 나는 너무 크게 웃어서 저린 배를 움켜지고 녀석의 머리를 살짝 토닥거렸다.
“좋아 나를 즐겁게 한 보답으로 여름의 로망을 보여주지~”
“여름의 로망?”
나는 보일러가 있는 뒤 베란다로 가서 수박을 한 통을 가지고 왔다.
“여름하면 역시 수박이겠지?”
신문지를 깔고 부엌에서 가지고 온 커다란 칼을 들고 온다.
“자~ 너에게 자를 수 있는 영광을 주겠다. 너 사실 엄청난 유머감각의 소유자 였구나. 아~ 이런 인재를 못 알아보다니~ 크크 길이길이 남을 거야~ ‘미소녀 라면 여기 있는데~‘라니 ”
칼을 건네 받은 녀석은 약간 실눈을 뜬 채 나를 노려 본다. 덤으로 칼은 나를 향하고 있다.
“야나 짱~ 살인은 안돼요~”
누이의 말이 있자 녀석은 칼을 옆의 소녀에게 넘겼다. 음 그러고 보니 히스이라고 했던가? 말이 없다. 맞다. 일본인이었지…. 나 정말 인식이 느리구나. 누이도 자칭 ‘미소녀’도 한국말을 하다 보니 헷갈렸다.
야무지게 수박을 자르고 있는 ‘히스이’ 통성명도 안 했다. 근데 말이 안 통하는데 통성명은 어떻게 하지.
나는 칼을 소녀에게 건네준 자칭 ‘미소녀’의 어깨를 톡 치면서 말했다.
“야~ 근데 수박 자르는 애는 누구냐?”
“빨리도 물어본다. 누구긴 누구야 내 동생이지. 음~ 한국나이로 16살 이야. 나보다 한 살 어리니까.”
“한국말 못해?”
“음~ 히스이가 외국어에는 재능이 없어서 말이지…. 아 맞다. 그러고 보니 나는 너를 머라고 부르면 되지?”
“머?”
무슨 소리냐 이 녀석 뜬금없이……
녀석은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호칭 말이야. 정해 논게 없으면 불편하잖아.”
“으악~ 너 의외로 무지하게 고지식하구나~ 머 하지만 있는 것이 편하겠지?”
“너 방금 나보고 고지식하다고 했으면서 그게 나한테 할 소리냐?”
음 호칭이라~
“좋아 내가 골라 주지~ 일단 오빠, 오라버니, 주인님 중에서 택해봐”
“전부 싫다.”
녀석은 내 말을 듣자마자 바로 싫다고 한다.
“어이 먼가 고민을 하란 말이야.”
내 말이 있자 녀석은 3초 정도 뜸을 들이더니 말했다.
“역시 싫어.”
“어이~ 너 3초 동안 생각한 결과가 고작 그거냐?”
“그냥 이름 부를래 너도 그냥 이름 불러.”
먼가 대단한 것처럼 말하더니 결국에는 이름으로 결정이다. 체~
“야~ 야나 언제 시간 나면 네 동생 좀 소개 시켜줘~ 그래도 친척인데 통성명 정도는 해야지. 네 동생 아마도 내 이름도 모를 것 같은데.”
“음~ 그렇지 알겠어 일단 수박 먹고~”
음 백인 언니 황인 동생, 오해 받기 쉬운 조합이군.
원래 텔레비전을 보는 것을 즐기지 않는 나는 3명의 모녀가 차지한 거실을 등지고 컴퓨터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MP3 음악 업 데이터 좀 해볼까.
그러고 보니 mp3를 놓고 왔군. 나는 놓고 온 mp3를 가지러 방을 향해 갔다. 야나 녀석이 눈에 익은 물건을 내방에서 들고 나왔다.
“어~ 누가 내 물건에 손대라고 했냐? 방정 맞은 야나짱아.”
내가 오버액션을 취하면서 녀석이 들고 있던 내 mp3를 손가락으로 가리켰지만 녀석은 눈도 깜짝 안하고는 내 옆을 지나쳐 갔다.
“이 보세요~ 야나씨~ 그건 제겁니다~.”
“알아~ 나 좀 빌려줘~”
“그 말은 빌리기 전에 하란 말이다. 네 이 녀석 너는 강도가 슈퍼 털고 나서 주인한테 ‘이 물건 좀 빌려 갈게’랑 머가 달라?”
녀석은 잠시 고민을 하다가 말했다.
“강도는 물건은 안 돌려 주지만 나는 언젠가는 돌려줄게”
“…”
졌다….
“언제 주는데 야나씨?”
“한~ 3~4년 정도?’
“죽어라 이 녀석~!”
나는 녀석의 머리를 꾹꾹 눌렀다.
“앙~ 농담이야~ 아파~ 그만해 정말~~”
“으악~ 어디서 앙탈이야? 으악 소름 돋는다. 저리가 훠이~”
결국에 내 mp3의 용량의 절반을 녀석 취향에 맞는 곡들로 채워졌다.
나는 왜 자꾸 녀석한테 지는 거지?
음~ 머 별로 상관 없지만 솔직히 그렇게 손해 보는 것도 아니고 나도 머 기분 나쁜 것은 아니니까~ 봐주기로 하자. 후후 꼬맹이 야나 녀석 이 오빠가 넓은 아량으로 봐주니까 고맙게 생각하라고~!
누이와 히스이가 주변을 돌아 보겠다고 나서고 집에는 나와 아나만 남아 있었지만 대화는 없었다. 음 ~ 이 녀석 미운 짓만 골라서 한단 말이야.
“머야 멀 그렇게 음흉하게 처다 보는 거야?”
“머? 음흉? 으악 이 버르장머리를 안드로메다에 배달 시킨 녀석이 구만? 요 녀석~”
나는 앉아서 강탈한 내 mp3를 듣고 있던 야나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꾹꾹 눌렀다.
“아 키 안 커~”
나는 녀석의 머리에서 손을 떼고 녀석을 처다 봤다. 음~ 이 녀석 키가 큰 편에 속하지 않나?
내가 녀석을 유심히 처다 보자. 녀석은 나에게서 약간 몸을 돌리고 의심의 눈빛으로 나를 처다 봤다.
“어디를 보는 거야?”
”너 바보지? 아니 너 바보 맞구나.”
“뭐~!!”
녀석은 벌떡 일어났다. 음 기회다.
“너 키 몇이냐?”
녀석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168”
“누가 네 몸무게 물어 봤냐? 네 키 말이다.”
“…”
녀석은 아무 말 없이 지긋이 내 눈을 처다 봤다.
“그래 키가 168이라고 하하 큰 편이지 않나?”
나는 녀석에게서 눈을 돌리고 말했다.
“음~ 어 반에서는 여자 애들 중에서는 3번째 인가 4번째로 클걸.”
“좋아~ 그럼 너를 이제부터 자이언트 야나라고 불러줄게.”
“뭐?? 168이 무슨 자이언트야?”
“음 키는 아니지만 역시 무게가…..”
순간 내 정강이에 녀석을 발가락이 꽂혔다. 하지만 아프지 않았다. 의외로 나는 뼈가 딱딱해서 이 정도로는 별로 아프지도 않으니까.
오히려 내 정강이를 깐 녀석이 발가락을 붙잡고 앉았다.
“크하하하~ 너 꼴이 그게 머야?? 진짜?”
“아~ 흐흐 아파”
하지만 녀석은 반응이 없었다? 설마??
“야 괜찮아? 어디 다친 거 아니야?”
“발가락이 아포….”
예전 같았으면 애교 떠는 거냐고 비아량 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야 병원 가자. 이 주변에 가까운 정형외과 있으니까 빨리 가자 문 닫기 전에.”
“에? 병원~ 싫어~ 병원 안 가~”
“떼 부리지마 어서~”
나는 녀석을 억지로 부축하려고 했지만 녀석이 자꾸 거부를 해서 결국에는 반 강제로 녀석을 업고 집을 뛰쳐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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