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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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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2.23 19:00:11 조회: 739 추천: 0 |
나는 살아있다.
고통이 느껴진다는 건, 살아있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니까.
나는 지금 살아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두렵다.
이 고통이 사라져버려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게 되어버린다면. 나는 죽어버리는 것일까?
고통을 느끼지 않게되어버리면, 나는 죽는건가?
아아, 그런거구나.
이젠 자각했다. 내가 느끼고 있는 공포는, 고통은 나를 살아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언제까지나, 그것은 지속되지 않으면 않되는 것이다.
고통으로써, 아픔을 계속해서 받으므로서, 나는 존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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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ist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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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윽..."
창가에서 들어오는 빛에 눈을 뜬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오른팔에서 느껴지는 통각에 의해서였다.
"..."
마지막으로 기억나던 것은, 분쇄기에 빨려들어가는 오른팔. 오로지 관절을 비틀어 부수기위한 기계인 그것은 인정사정없이 나의 오른팔을 박살내버렸다. 저항은 할 수 없었다. 나는 연약한 여자니까. 하루에 한 끼로만 겨우겨우 체력을 유지해나가고 있을 뿐이니까. 건장한 남자들에게 반항할 힘 따위는 없었다.
"후...후후..."
...정말?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저항을 '못한' 것이 아니라, '안한' 것이 아닐까? 축늘어진 오른팔에서 느껴지는 고통은 빌어먹을 정도로 정신을 맑게했다. 움직이지 않는다. 분쇄기에 박살날 때, 무언가 다른 문제가 발생했던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팔을 움직일만큼의 체력조차 이제 남지않은 것일까? 어느쪽이든 상관없다.
이제, 이 팔은 더 이상 쓸 수 없을 것이다. 순간 원인모를 상실감에 공포를 느꼈다. 그러나, 그 공포는 고통으로 인해 오래가지 않았다.
"콜록..."
아, 다시 시작됐다. 기침이 멈추질 않아. 내장에도 문제가 생겼는지, 계속해서 피가 목 위로 올라온다. 가슴을 강하게 차인 탓일까? 이것은 오른팔의 통증과는 다른 차원의 고통이다. 피를 계속 쏟아낸다. 얼핏보아도 많은 양이다. 갈비뼈가 폐에 박히기라도 한 것일까? 아니, 그렇다면 잠을 자는 동안에는 멀쩡했던 것은 어떻게 설명할까? 의학적인 지식이 없는 나로써는 그저 상상으로 온갖 가능성을 생각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콰아아아아아앙!!!]
"...!"
귓 속이 멍해질 만큼 커다란 폭발음. 소리를 받아들이는 청각 세포가 제구실을 못할 정도로 그것은 강렬했다. 화약 창고라도 터진 것일까? 아니, 아무래도 감옥과 화약창고가 가까울리는 없다. 그렇다면 뭘까? 순간이지만, 그런 의문을 생각하는 때에는 아무런 고통이 느낄 수가 없었다. 귀는 아직도 멍멍하다. 주변에서 '위이이이이이'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저벅저벅]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귀는 발자국 소리를 놓지지 않고 포착했다. 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어째서인지 안정적인 소리, 그것은 서두르지도, 그렇다고 너무 느긋하지도 않는, 어떤 의미론 완벽하다고 까지 할 수 있는 걸음이다. 소리가 멈췄다. 문 앞인가? 이 발자국의 주인공은 제판관이나, 고문사가 아니다. 이유는 모르지만, 나는 그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으아아아아!!!"
남자의 목소리다. 문 앞에서 들려오는 것이 아니다. 좀 더 멀리있는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달려오는 소리도 들려온다. 그래, 남자는 소리를 지르면서 달려오고 있구나. 내 문 앞에 서있는 어떤 사람에게로.
"아하하, 질리지도 않는가 보네?"
날카로운 목소리. 그것은 틀림없이 여자의 목소리였다. 문 앞에서 들려온다. 발자국의 주인공인가? 어째서 남자는 여자에게 돌진하고 있는 것일까? 소리를 지르는 남자의 목소리에서는 원인모를 공포가 서려있는 것 같다.
"네놈 따위는 홍련(紅蓮)의 제물(祭物)이나 되버려라."
다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것은 날카롭지만, 마치 주문을 외우듯 근엄하고, 두렵다.
[콰아아아아앙!!!]
"꺄아아아아악!??"
아까 전에 들렸던 그 폭발음이 바로 앞에서 들려왔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비명을 질렀지만, 그것은 폭발의 소리에 묻혀 사라졌다. 나는 폭발의 압력에 의해 저 만치 날아가버렸다. 수갑은 어떻게 된 것일까? 아, 팔을 분쇄기에 넣을 때 빼놓았구나. 이 이후에 새로 체우지 않았던 것일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나는 밀려나면서 기둥에 등을 받아버렸다.
"하으흑...하아...흑..."
몸 속이 뒤틀려버릴 것 같다. 죽을 것 같다. 일어날 수가 없다. 나는 기둥에 몸을 지탱한 채, 앉아있는 것 만으로도 힘이 들었다. 이것은 고문 때 받았던 고통과는 사뭇 달랐다. 겉모습으로 보이는 신체가 부서져 갈 때의 고통과 달랐다. 그래, 몸 속의 보이지 않는 신체가 망가져버리는 것이 말이다. 두렵다. 어디가 어떻게 망가졌는지 모르게되어버리니까.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그리고 죽음에 대한 공포가 나를 뒤덮는다.
"...헤에? 용케도 살아있네. 어디가 어떻게 박살난 건지 겉보기론 전혀 모르겠는데."
여자의 목소리. 마치, 나를 신기한 동물을 보는 듯한 말투. 방금 전의 폭발은 틀림없이 그 여자의 짓일 것이다. 그러나, 분노는 생기지 않는다.
"하아...하아...하윽...흑..."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숨 쉬는 것조차 힘들다. 말을 할 만한 여유는 없다. 정말 갈비뼈가 폐에 찔렸나보다 하고 나는 생각했다. 이상하다. 정신은 오히려 맑은 상태. 나는 힘겹게, 그러나 끊임없이 거칠게 숨을 내쉬며 주변을 둘러본다. 폭발 때문에 생겨난 먼지가 시아를 가로막았다. 바로 앞의 물체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여자는 어떻게 나를 볼 수 있었던 거지?
"...콜록...콜록...하악...하아..."
먼지가 서서히 아래로 가라앉는다. 회색 밖에 보이지 않던 앞은 점차 맑게 변해갔다.
"흐음...이대로 죽여주는게 예의려나?"
여자의 목소리는 차갑지 않다. 그러나 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은 너무도 잔인한 말이다.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향해서, 나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돌린다. 머리를 움직이는 것 만으로도 극심한 통증이 밀려온다.
"하아...하아...하아...."
"음, 죽는건 싫은 모양이구나?"
여자의 모습이 보인다. 나의 눈에 가장 먼저 포착된 것은, 타오르는 불꽃이 연상되는 보라색의 긴 머리였다. 처음보는 색깔, 그것은 그녀의 목소리 만큼이나 날카롭고, 차갑고, 신비했다. 바람에 날리며 살아움직이는 듯이 자연스럽게, 불꽃을 만든다. 휘날리는 보라색의 장발의 흐름을 바라보다가, 나는 그만 그녀의 눈과 마주쳐버렸다. 머리카락과 같은 색의 보라색 눈동자. 그녀의 동공이 나의 얼굴을 비추고 있다. 나는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덧 붙여 뭐라고 말하는 것 같았지만, 나는 흐려져가는 의식 속에서 그녀의 말을 듣지못했다. 나는 결국 정신을 잃고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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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미소녀 판타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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