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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족 루시안 - 01. 네 이름은 루시안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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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족 루시안 - 01. 네 이름은 루시안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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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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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11.23 01:16:08 조회: 905 추천: 0 |
소년, 루시안은 잠시 자신에게 주어진 이름을 조그맣게 읊조렸다. 루시안……. 뭐랄까? 가슴 한편에서 따뜻한 것이 뭉클뭉클 피어오르는 듯 했다. 그리고 따뜻한 그것은 루시안의 온 몸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갔다. 마침내 그것이 차갑게 얼어있던 눈동자에 도달했을 때, 루시안은 자기도 모르게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쿡……. 넓은 들판 사이로 잠깐 머문 웃음소리. 그러나 루시안은 자신이 낸 웃음소리에 불에라도 덴 듯 화들짝 고개를 들었다. 마치 자신의 웃음소리가 지나간 흔적을 찾아내려는 듯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솔직히 익숙하지 않았다, 이렇게 웃는 것은. 마그마가 식듯이 루시안의 몸이 점점 식어간다. 눈동자는 다시 얼어붙어 차갑운 빛을 뗬다. 문득, 자조적인 미소가 루시안의 얼굴에 떠올랐다. 아직은 믿을 수 없어……. 아직, 아직 모른다. 그는 아무도 믿지 않는다. 오로지 믿을 수 있는 건 자기 자신뿐. 루시안은 숨을 크게 들이쉬고 루시아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차가운 밤하늘을 은은히 감싸는 달빛. 그리고 그 달빛을 압도하는 붉은 빛 눈동자. 루비보다도 아름다운 그 눈동자는…… 뭔가 심상치 않았다.
“아아~ 사랑하는 내 동생, 루시안! 어떻게 그런 눈을 할 수 있을까! 흑…… 그동안 많이 외로웠지? 이제 이 누나가 널 지켜줄게!”
“에?”
촉촉이 젖어있는 루시아의 눈동자. 그건 정말로 사랑하는 동생을 보는 누나의 눈빛이었다. 처음 그녀를 소환했을 때 봤던 오만한 태도는 어디로 갔는지, 그녀의 눈동자에서 달빛이 담긴 맑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게다가 활짝 벌린 저 팔을 이대로 루시안을 끌어안을 기세다.
“저……, 저기. 그…… 루, 루시아?”
“아잉~ 루시아가 뭐니? 자, 누. 나. 해 봐.”
폭~
부드러운 소리와 함께 루시아의 양 팔이 루시안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쌌다. 루시아의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루시안의 연한 보랏빛 머리칼을 헤치고 그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는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모르고 굳어 있던 루시안의 얼굴이 점점 발갛게 물들어갔다. 그러나 그는 루시아의 손길을 뿌리치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손이 움찔하는가 싶더니, 루시아의 허리쪽으로 천천히 움직였다.
‘빙고~ 걸려들었어.’
동시에, 루시아는 그야말로 악마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을 사악한 웃음을 뗬다. 물론 루시안에게 보일 리는 없었다. 루시아는 그의 손의 움직임을 눈으로 쫓으며 만족스러운 듯, 눈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그녀의 허리 근처에서 몇 번을 주춤거리던 루시안의 손은 바람을 타지 못한 연처럼 축 늘어져 밑으로 떨어졌다. 생글거리던 루시아는 뜻한 대로 일이 이루어지지 않자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여기서 성공했으면 루시안은 그녀의 인형이 되는 것이었는데…….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당황한 기색 없이 여전히 다정했다.
“루시안, 난 네 눈빛의 의미를 알아. 너 같은 인간들을 수도 없이 봐 왔거든. 하지만 그들의 결말은 언제나 외로운 종말이었지.”
움찔!
‘후후……. 이번 건 벗어나기 힘들걸? 단순한 것.’
루시안의 몸이 굳는 걸 느끼며 루시아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비록 피로 맺어진 남매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족이 되지 않았니? 이 누나가 널 행복하게 해 줄게. 더 이상 외로워하지 않아도 좋아.”
눈을 감고 조용히 노래를 읊조리는 듯이 말하던 루시아가 갑자기 눈을 동그랗게 뜬다. 어깨가 차가워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살짝 고개를 돌려보니, 루시안은 울고 있었다. 잠을 자는 듯 살며시 감긴 눈에서는 그 맑은 것이 멈출 줄 모르고 흘러내렸다. 그리고 루시아는 살며시 올라가있는 그의 입꼬리를 스치듯 볼 수 있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에 당황한 루시아는 자신도 모르게 루시안의 등을 어루만져 주고 있었다.
“누…… 나…….”
“응?”
루시안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루시아는 가만히 대답해보았다. 그러나 루시안으로부터 아무런 말도 들을 수 없었다. 어쩌면 루시아를 부른 게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이제 자신에게도 가족이 생겼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해보기 위한 혼잣말일 수도 있다. 루시안은 루시아에게 안긴 채, 하염없이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 루시아는 루시아대로 복잡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솔직히 방금 전 자신이 보인 호의는 그저 ‘장난’일 뿐이었다. 루시안의 눈물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루시안이 자신을 믿게 되면 그 믿음을 이용해 자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들 셈이었다. 오로지 루시아만을 믿고, 루시아만을 위해 사는 그런 존재. 그 이유는 참으로 간단했다. 루시안은 미소년이었다! 보랏빛을 풍부하게 머금은 은빛 머리칼. 그리고 그보다 살짝 연한 눈동자. 갸름하고 흰 얼굴에 오똑한 코. 그리고 얇은 입술. 모든 것이 딱 루시아 스타일이었다. 게다가 차가운 눈동자는 부가 옵션. 그야말로 퍼펙트! 그러나 장난감(?) 하나 만들려던 루시아의 음흉한 속셈은 소년의 눈물에 허물어지고 말았다. 동정심이랄까? 루시안은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아이였다. 루시아마저도 어떻게 할 마음도 들 수 없게 할 만큼.
‘단순한 것……, 하지만 가녀린 아이……. 불쌍한…… 내 동생.’
루시아는 루시안이 점점 동생같이 느껴졌다. 그저 눈물 때문에? 그렇다. 그 눈물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건 단순한 눈물이 아니었다. 남들에게서 보이지 않던 루시안의 내면의 약한 모습. 그리고 루시아는 루시안의 그 약한 모습을 보았다. 남에게 절대 들키고 싶지 않았던 것을 루시아에게는 보여준 것이다. 그의 가족을 믿고…….
‘곤란해…….’
확실히 곤란했다. 지금 루시아의 머릿속에는 루시안을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솟고 있었다. 300년. 그녀가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 물론 악마인 그녀에게 있어선 아직 인생의 반도 살지 않은 것이었지만 인간과의 계약은 이번이 100번도 넘는 경험이었다. 그간 악마와 계약을 맺어온 인간들은 어땠었는가? 저마다의 추악한 꿈(루시아는 그것을 꿈이라고 부르기도 불쾌했다.)을 이루기 위해 악마와 계약을 맺어왔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혹은 복수를 위해. 저마다 뻔하고 뻔한 소원이었다. 물론 그들은 영혼을 빼앗겼고,(루시아는 정당한 거래를 통해 얻었을 뿐이었다.) 루시아는 그것들을 모조리 소멸시켰다. 젊은(?) 그녀에게 자식은 필요하지 않았다. 그저 관습대로 영혼을 빼앗고 어떻게 처지할지를 몰라 그냥 소멸시킨 것이다. 그대로 내버려두면 자꾸만 그들의 추악한 모습들이 생각나 불쾌해지기만 했을 뿐이다. 하지만 루시안은 그들과 달리 맑은 눈동자로 자신을 보고 있었다. 권세와 야망을 쫓던 그들의 이기심으로 타락해있던 자들의 눈과는 달랐다. 한 번도 느껴볼 수 없었던 감정들이 루시아의 사고를 지배했다. 멀리 날아가는 친구들을 바라보며 눈물 흘리는, 날개 다친 어린 철새를 보는 것만 같은 기분.
‘이 아이……. 지켜주고 싶어.’
처음의 목적과는 완전히 바뀐 생각이었지만 루시아는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했다. 루시안에게도 그렇지만, 또한 자신에게도 처음 생긴 가족이다. 가족을 자기 멋대로 가지고 놀 생각을 한 자신이 갑자기 답답하게 느껴졌다. 차가운 가면 속에 자신을 감춘, 누구보다 여린 그 아이를 지켜주고 싶었다. 루시아의 팔이 루시안의 어깨를 더 강하게 감쌌다.
“배고프지? 밥 먹으로 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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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좀 허접한 듯 하네요 ^^;;
루시아의 감정이 갑자기 변하고, 루시안은 또 쉽게 마음을 열고...
하하... 비록 2편밖에 안 올렸지만 한 동안은 스토리 구상에 들어가야겠네요 ;; |
2006-11-23
01: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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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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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을 풍부하게 머금은 은빛 머리칼. 그리고 그보다 살짝 연한 눈동자. - 보라 + 은? 도대체 무슨 색인지,,
추악한 꿈- 물론 꿈은 이루고자 하는 것이니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이 경우엔 허무맹랑한 꿈 이나 추악한 욕망 같은 것이 더 맞을 듯 하네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루시아와 루시안의 그.. 뭐랄까? 으음.. 그러니까! 친해지는 (서로 가까워지는 것) 것이 좀 이른 것 같습니다. 천천히 조금씩 되는 것이 더 좋을 듯 하네요.
(만약 조금씩 친해지는 것으로 다시 바꾸고자 하신다면 삭제를 하시고 쓰셔도 전혀 상관이 없어요 ㅇㅅㅇ;; 건필하세요!) |
2006-11-24
16: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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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발겨언!!! '지금 루시아의 머릿속에는 루시아를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솟고 있었다.'-루시아가 루시아를 지켜주고싶다뇨! 루시안으로 수정![<]
잘보고 있습니다! 자자, 다음편 get! |
2006-11-27
20: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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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 그... 뭐랄까요? 머리카락 한 가닥을 놓고 보면 은색이지만 여러가닥이 있으면 보랏빛을 띄는... 하하... 그런 색은 없으려나요 ^^;;
나이트메어// 수정완료오!!! 지적 감사합니다 ^^ |
2006-11-27
23: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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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제가 아는 판타지 소설 "은빛마왕"
이라는 소설을 좀 배낀거 같군요...
안타깝군요.
그 소설의 주인공 이름도 루시안이죠.
그리고 주인공도 학생에서 마계의 마왕으로 변한답니다. |
2006-11-30
16: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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