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 내용당의 노래를 들으려면 > http://blog.naver.com/chww8192 아름답다는 장소를 찾아가 시를 쓰는 시인이 있었다. 어느덧‥ 그 시인의 이름은 세계 만방으로 퍼졌다 뒤이어 그 시인의 이름은 지크하르츠에 하츠 여왕에 귀에까지 퍼졌고, 하츠 여왕은 그 시인을 불러들이라 명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는데도 시인의 소식이 없자, 하츠 여왕은 대부분의 시간을 그 시인을 찾아내는데에 쏟았다. 그렇게 하루, 이틀‥또 한달, 일년. 하츠 여왕의 생일이 되던날에도 그 시인의 행방은 알 수 없었고, 뒤늦게 하츠 여왕이 그 시인을 찾는자에게 큰 공을 주겠다고 명했다. 하지만‥, 하츠 여왕은 그 시인을 만날 수 없었다. 그렇게 또 몇년이 흘렀고, 하츠 여왕은 이미 늙어버려 죽을날을 앞두었다. 그렇게 또 다시 하츠 여왕은 생일을 맞았다. 덜컹 - . 하츠 여왕과 여러 귀족들이 만찬을 즐기고 있을 때에, 화려한 장식이 되어있는 문이 열렸다. 모두에 눈은 그곳으로 쏠렸고, 그곳엔 수려한 외모를 지닌 여자와 남자가 나타났다. 남자의 얼굴엔 힘이 없었다. "감히 함부로 이곳에 발을 들이느냐 ?!" 한 귀족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들에게 소리쳤다. 미소를 지었다. 문을 열고 들어온 여자가. 미소를 짓더니, 입을 열었다. "이분이 바이첼 로첼 시인이십니다." 하츠 여왕의 입가에는 순식간에 미소가 번졌다. 곧 이어 하츠 여왕은 그 시인에게 명령을 내렸다. 나를 위해 가장 아름다운 시를 짓거라. 내 생일에 맞추어, 내 신분에 맞도록. 가장 아름다운 시를 짓거라. 네게 커다란 공을 내리겠노라. 시인은 말이 없었다. 하츠 여왕은 시인에게 하루라는 기한을 주었다. 밤이 되었다. 시인은 궁내에 창문으로 누군가를 보고 있었다. 그 누군가는, 시인을 데려온 여자였다. 보초병에게 크나큰 상금을 받는 모습이었다. 시인에게만‥, 오직 시인에게만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하루가 지났고, 하츠 여왕과 그녀의 신하들이 시인에게 다가왔다. 하츠 여왕이 시인에게 물었다. "내게 맞는 가장 아름다운 시를 지었느냐 ?" "아니요, 시를 짓지 않았습니다." 시인에 대답에 하츠 여왕이 조금 머뭇거렸고, 뒤에 신하들도 작은 소리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하츠 여왕이 시인에게 다시 물었다. "내가 하루라는 기간을 주었거늘, 왜 시를 짓지 않았느냐 ? 네 진정 나를 모독하는 것이냐 ?" "당치도 않습니다만‥ 저는 더 이상 시를 짓지 않습니다." "명령인데도 ?" "예, 전 제 뜻으로 시를 짓는 것입니다." 하츠 여왕은 자신의 침실로 돌아갔고, 뒤로는 많은 신하들이 하츠 여왕을 따라갔다. 소리가 들려왔다. "네 용기가 비록 갸륵하다만, 나라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서있는 나 하츠 여왕의 명령을 어기다니, 너의 말대로 당치도 않도다 ! 네게 죽을 때 까지 시를 쓸 수 없도록, 눈을 멀게 해주겠노라 - !!" 시인은 주저앉았다. 그리고 작은 미소를 지었다. 시인이 눈을 떴을 때에, 시인은 밤을 즐기고 있었다. 그다지 평범해 보이지만은 않은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어느 한 방에 모여있었다. 어떤이는 푹신푹신한 빨간색 의자, 어떤이는 딱딱한 갈색 나무의자, 또 어떤이는 그저 서있었다. 그들이 왜 그곳에 있냐고‥? 그들의 목적은 돈. 의뢰를 받아 해결하면 돈을 얻을 수 있다. 그들의 목적은 오직 돈. 그들이 모두 바라보고 있는 사람은 마치 마법사인냥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갖추고 있는 한 노인이었다. 그 노인이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그들의 모습. 방안으로 보이는 창가의 빗방울. 방안에서 들리는 바깥 세상에 울음소리. 고요하게 떨어지는 짜디짠 빗방울. 어떤이가 주춤거리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뭔가 두려워한다는 얼굴로, 허공에 손을 저으면서‥ 그렇게 소리쳤다. "모‥못해 ! 당신들 미친거야 ?!" "그럼‥, 의뢰를 포기해." "조‥좋아 !! 미친놈들아 !! 돈에 미친새끼들 !!" 한 사람이 방을 나갔다. 창밖으로 보이는 두 사람의 모습. 방안에서 들리는 바깥 세상에 시끄러운 소리. 아무 생각도 없이 떨어지는 빗방울. 땅을 적시는 세찬 빗방울. "제가 할 수 밖에 없군요." 창밖으로 보이는 한 사람의 모습. 방안에선 들리지 않는 무서운 소리. 방안에선 보이지 않는 보라색 빗방울. 쓰디쓴 빗방울. 웃음짓는 입모양이 새겨진 흰색의 가면을 쓰고있는 남자가 보인다. 마을을 떠나 어딘가를 향하고 있는 남자‥ 그의 얼굴은 멀리서 바라보면 항상 웃고있다. 그의 얼굴을 멀리서 바라보면 절대 울고있지 않다. 과거를 회상하는 그의 눈동자. [ 그녀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차가운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왜 자꾸만 들려오는 거에요 ? 말하지 말아요. 말하지 마세요. 말하지 말아주세요. "안돼 - !, 아산, 아산 !! 자르면 안돼 !! 아산 - !" 이름을 부르지 말아요. 이름을 부르지 마세요. 이름을 부르지 말아주세요. ] "전 신 따위를 믿지 않아요." 어느새 가면을 쓴 남자는 커다란 흰색 나무앞에 발걸음을 멈춰섰다. 바라본다‥, 웅장하고 신비한 나무의 자태를. 커다란 흰색의 나무를. 그가 받은 의뢰는 신의 나무를 자르라는 것. 그가 받은 의뢰는 신의 나무를 자르라는 것. 그가 받은 의뢰는 신의 나무를 없에라는 것. 그가 받은 의뢰는 신의 나무를 없에라는 것. 그가 받은 의뢰는 신의 나무를 불태우라는 것. 흰색의 나무가 불타기 시작했다. 웅장하고 신비스러운 나무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흰색의 재가 되어 하늘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허억 - !" 그가 머리를 부둥켜앉고 쓰러졌다. 무슨일이지 ? 무슨일인가요 ? 왜 그러죠 ? "안돼 - !, 아산, 아산 !! 자르면 안돼 !! 아산 - ! 부탁이야, 제발. 자르지 말아줘 !" "왜‥, 왜 이러는거지 ? 분명히 저주따윈‥없다고 했잖아 !!" 왜 그러죠 ? 왜 가면이 깨지고 있는거죠 ? 왜 고통스러워 하는건가요 ? 말해봐요. 말해줘요. 생각해요, 왜 그런거죠 ? 그가 쓰고있던 흰색의 가면이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그의 얼굴, 얼굴이 나타났다. 슬며시 나타나는 그의 얼굴엔‥, 그의 얼굴엔 나머지 반쪽이 없었다. "아산, 이 나무는 절대로 건드리지마. 이건 전설인데, 이 나무를 괴롭히는 자는 저주를 받는데." "에이, 그런게 어딨어 ? 미신이겠지 뭐." "어쨋든 절대로 건드리지마." 그는 젊음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의 생각처럼, 저주인걸까 ? 그의 얼굴에 점점 주름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의 키가 줄어들고, 허리가 굽어들기 시작했다. 그의 눈동자의 초점이 점점 작아지기 시작했다. 그는 늙어가는 자신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눈물을 흘렸다. 마치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괴롭다는 것처럼, 눈물을 흘렸다. "세번째군요." 평범한 이곳에 사람들처럼 보인다. 어두운 새벽속에서 무언가를 하고있는 그들이‥, 평범한 이곳에 사람들처럼 보인다. 산지에 둘러싸인 활기차고 평화로운 마을, 그곳에 한 거리에서 아이들이 뛰놀고 있다. "야 ! 저번주에 정말 재밌었지 ?" "맞아, 그 아저씨들 진짜 웃겼다니까 !!" "아저씨들 ?" 연한 노란색의 머리에 여타 다른 아이들과 전혀 다르지 않은 행동을 가진 소년. 세번째. "바보색키야 넌 기억력이 3초냐 ? 저번주에 떠돌이 광대라면서 이곳에서 공연 해줬잖아 !" 노란 머리의 소년의 친구인듯, 두 소년이 번갈아가면서 무언가를 설명했다. 집들의 지붕 사이에서 높게 솟아있는 시계탑을 가리켰다. "시계탑 안에 선물도 주고갔는데, 오늘 6시던가‥ 그 때 열어보라고 했어. 아무튼 정말 웃겼다구 ! 너도 봤으면서 기억도 못하다니 으이구‥" 뛰기 시작했다. "어, 어 ?! 야 ! 어디가는거야 !!" 아저씨‥? 광대‥라고 ? 아냐 ! 그래, 난 기억하고 있어. 소년은 뛰었다. 지붕들 사이로 높게 솟아오른 시계탑을 바라보며, 시계탑이 있는곳으로 뛰기 시작했다. "세안아 !" 마을사람들의 말도 들리지 않았다. 그 소년은‥ 뭔가를 알고있는 건가 ? 그렇다면‥ 무엇을 알게 된거지 ? 거대한 시계탑에 다다랐다. "그래‥, 난 기억하고 있어. 이런 시계탑은‥ 본적이 없어 !!" 소년은 혼잣말인듯 중얼거리고는 시계탑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높은 시계탑이라 그런지 계단도 굉장히 많았다. 시계탑 꼭대기에 도착했다. 그곳엔 소년의 친구들이 말했던 선물이란 것이 있었다. 앞으로는 마을의 대부분이 보였다. 놀고있는 아이들, 대화를 나누는 어른들. 여러 사람들이 보였다. 소년은 그 선물이라는 것을 열어보았다. 포장도 되어있지 않았던 그저 상자의 불과한 선물. 상자를 열자 순식간에 연기들이 시계탑 위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히히히히 -, 뭐야 ? 실패인가." 고요한 시계탑 속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소년은 급히 시계탑 위쪽으로 통하는 밧줄을 잡고는 연기를 따라 올라갔다. "따라오지마 !" 소년이 시계탑 위로 올라서자마자 누군가의 발이 소년의 몸으로 날아들었다. "으아악 - !" 간신히 시계탑의 모서리 부분을 잡았다. 소년이 마음을 가다듬은듯, 위를 올려보았다. 사람이었다. "누‥누구시죠 ?!" 대답이 없었다. "이 마을 사람이라면 알고있을테죠 ? 말해봐요 !! 이런 시계탑은 본적이 없어요. 알고있죠 ? 그래서 이곳에 있는거죠 ? 당신도 선물이란 곳에서 나타난 연기를 따라 이곳에 올라온건가요 ? 이‥, 일단 저를 올려주세요. 떠, 떨어질 것 같아요." 대답이 없었다. 소년이 보았던 사람의 뒤쪽으로 무수한 햇빛들이 쏟아졌다. 그래서인지, 소년이 보고있는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그 사람이 소년에게 다가가서는 눈높이를 맞추고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이봐‥, 우린 이곳 사람이 아냐. 그래서 이 시계탑이 원래부터 없었다는거‥ 전혀 몰라. 그리고, 내가 널 구해줄 의무따윈 없어." 소년의 눈동자가 변했다. 떨리는 입술로 소리치는 소년의 말속엔 두려움이 담겨있었다. "그‥ 그럼 넌 누구야 ?!" "이봐, 이래봐도 난 너보단 오래 살았다구. 존칭은 해야지, 안 그래 ?" 소년에게 더 가까이 다가와서는 모서리를 간신히 잡고선 두려움에 떨고있는 소년의 귓가에 아주 조용히, 조용히 말했다. "이제 넌 곧 죽을거야‥, 여기서 죽는다해도 원망하지는마. 이 마을 사람들 모두 죽일테니까. 어때 ? 공평하지 ?" 소년의 손가락을 모서리에서 천천히 떼내기 시작했다. "그‥ 그만둬 !! 꺼져버려 !! 사라지란 말야 !!" "이건 내 생각인데, 아마도 저주에 걸린건 너뿐인가보네 ?" 소년과 손을 잡았다. 너무나도 약하게, 아니, 잡은건지도 모르게. "네가 방금 내게 했던 말은 취소할게." 소년은 떨어졌다. 세찬 바람을 등지고, 떨어지고 있었다. 누군가를 따라, 누군가를 따라나선다. 그래서‥ 숲길을 달리고 있었다. "누구야 ?!" 그 누군가는 누구일까 ? 왜 그렇게 집착하는 것일까 ? 그를 따라가봐야겠어. 나무들 사이로 그가 따라가는 자가 슬며시 보이다가 안 보이다가를 반복했다. 그의 시선은 세차게 달린 나머지 너무나도 흔들렸다. 바람마저 그를 향해 세차게 불어왔다. "거기서 !! 멈춰 !!" 숲길을 달리다가 그다지 높지않은 바위가 나오면 뛰어넘었다. 숲길을 달리다가 높고 단단한 바위가 나오면 옆으로 비켜나가 달렸다. 그는 누군가를 바라보며 달리고 있었다. 왜지 ? 땀이 그렇게도 많이 흐르도록 그 누군가를 따라가는 이유‥ 왜지 ? 그의 시선에서 누군가가 사라졌다. '촤륵 -' "누구냐고 !!"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의 눈동자엔 누군가의 뒷모습이 비춰졌다. "거기서 - !" 그 누군가가 바위절벽에서 멈춰섰다. 그리곤 그와 대면했다. "왜 따라오지 ?" 누군가를 따라오느라 숨이 찼다. 그래서 그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힘이 없었다. 누군가를 가리켰다. "다 알고있어. 네가 어린애를 시계탑에서 떨어트리는걸 말야 !!" "무슨 소리신지‥?" "발뺌하지마 ! 너, 이곳 사람이 아니지 ? 가면을 벗어봐, 벗어보라고 !!" 조금도 안색이 변하지 않고 그가 본 사실들을 부인하는 그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는 그의 말소리가 더욱 더 거칠어지고 떨려왔다. 가면을 쓰고있는 그 누군가‥ 바위절벽으로 뛰어내렸다. [ !! ] "저 자식이 - !" "크하하하하하 -, 따라올테면 따라와봐 !, 크하하하 - !" 바위절벽은 그다지 경사가 깊지 않았지만, 역시 위험한 것은 어느 절벽들과 마찬가지였다. 절벽에 듬성듬성 나있는 풀들이 바람에 흩날려 그의 얼굴을 슬며시 가렸다가 가리지 않았다를 반복했다. "거기서 !! 서라구 !!" 그는 시계탑에서 보았던 그 누군가를 계속 쫓았다. 절벽에서 헛디뎌 굴러떨어지다가도 마치 훈련된 전사처럼 다시 균형을 잡고는 빠르진 않았지만 그 누군가를 계속 쫓았다. 흰색의 가면을 쓰고있는 그 누군가가 위험천만한 바위절벽에서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고는 소리쳤다. "히히히‥, 제법 하는군 ? 내가 생각하건데, 아마도 그 마을에서 저주에 걸린 녀석들에는 너도 있었구나 ? 이거 의외인걸 ? 아쉽지만 !, 크하하하하 -" "멈추란 말이야 !!" 그 누군가의 흰색 가면엔 귀에 다다를 만큼의 미소짓는 입의 무늬가 그려져 있었다. "내기할래 ?!" "‥? 무슨 소리야 ?! 너‥" 그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면서 점점 몸의 균형을 잃어가는듯 보였다. 헌데, 그 누군가는 뒤를 돌아보면서도 전혀 이곳이 두렵지 않다는 듯이 행동했다. "그 내기가 뭐냐면‥" 그 누군가는 말을 하면서 흰색의 가면을 슬며시 벗으려고 했다. 마치 정해진듯이, 그의 시선은 오직 누군가의 흰색 가면에만 쏠렸다. 그는 발을 헛디뎠다. "아 !, 우선 내가 할 내기는‥ 널 죽게 만들기." 그 누군가의 흰색 가면엔 귀에 다다를 만큼의 미소짓는 입의 무늬가 그려져 있었다. "고맙소." "돈은 ?" "허허‥ 성급히 굴지 마시오." 자, 여기 팔백금이오." '딸랑 -' 어두운 곳에서 몇개의 촛불로 빛을 밝히고 있는 장소, 그곳에서 어떤 노인과 흰색 가면을 쓰고있는 사람이 무언가를 주고 받고 있었는데, 그것은 금화였다. 옆쪽으론 커다란 제단 비슷한 것이 있었고, 그 제단 위에는 사람처럼 보이는 것들이 여러개 놓여져 있었다. "안녕히 가시오‥ 후. 이 일도 참으로 어렵구만." 노인이 촛불을 한 손에 들고는 제단쪽에 달려있는 촛대에 촛불을 올려두었다. 제단 위엔 틀림없이 4명의 사람들이 누워 있었다. '덜컹 -' 뒤쪽에 문이 있었다. 복잡한 무늬가 새겨진 문에서 사람들이 걸어 나왔다. 꽤 지위가 높아 보이는 복장을 입은 사람이 가장 먼저 문을 나섰고, 그 뒤로는 그 자의 졸개인듯한 병사들이 줄지어 따라나와 대형을 이루었다. 노인이 그 자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아아‥, 크레외씨 오십니까 ?" 그러자 뒤에 있던 한 병사가 재빨리 대형에서 뛰쳐나오더니, 노인에게 칼을 들이대며 소리쳤다. "감히 누구의 이름을 함부로 입에 담느냐 ?!" "요‥ 용서하십시오.." 크레외라는 자가 아마도 저 병사들을 전부 통솔하는 것 같았다. 크레외는 아무말도 없이 제단쪽으로 다가갔다. "조건에 맡는 물품들인가 ?" "‥아 !, 예‥" "증명해 보아라." "예 ?! 무엇을 말인가요 ?" 크레외의 물음에 노인은 크게 당황하며 숙이고 있던 고개를 한번 더 깊게 숙이며 크레외에게서 조금 더 떨어졌다. "이 자들이 우리들의 조건에 맞아 떨어지는 자들인지 말이다." "즈‥증명이라니요 ? 제가 거, 거짓말을 하고있단 것인가요 ?" 노인의 대답에 역시나 크레외의 병사중 한 명이 노인에게 소리쳤다. "이놈 ! 예의를 지키렷다 !!" 크레외는 노인에게 점점 다가갔다. "증거가‥ 없단 말이더냐 ?" "조‥조건에 맞추어 준비한 물품들이 맞습니다 ! 미‥ 믿어 주십시요 !!" 크레외는 병사들에게 고개를 돌리고는 소리쳤다. "나의 병사들아 ! 진정 이 신관이 하는 말이 진실이라고 믿느냐 ?" "증거가 없으면 진실이 될 수 없습니다 !!" 노인은 크레외에게서 점점 더 떨어지기 시작했다. 노인의 얼굴엔 당황함이 그대로 뭍어 있었다. "이 비천한 신관아 !! 네 진정 증거가 없다면, 그것은 거짓과 같으니라. 너를 국가 반역죄로 목을 치겠노라 ! 이 자리에서 !!" 크레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크레외의 병사들이 노인을 붙잡고는 목에 칼을 들이대었다. "크‥ 크레외씨..미, 믿어 주십시요 !!" "입 다물거라 !!" "...너희들이야 말로 거‥" 크레외가 소리쳤다. "반역자의 목을 쳐라 !!" '촤륵 - ' 한 병사가 크레외에게 다가가서는 고개를 숙이고 물었다. "명령만 내려주십시요. 크레외 도씨." 크레외는 제단에 걸터 앉고는 대답했다. "그에게 전령을 보내라. 이곳에서 일어난 일들을 모두 알리거라." [ 퉁, 퉁 - ] "누구냐 ?" 복잡하기 그지없는 무늬가 새겨진 문에서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산만하게 흐트러져 있던 병사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대열을 맞추었다. 크레외가 병사들 앞으로 나선뒤에, 말했다. "들어오시오." [ 끼이익 - ]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누군가의 모습이 보였는데, 크레외의 병사들과 같은 복장을 갖추고 있던 병사였다. 크레외가 그 병사의 모습을 훑더니 물었다. "‥? 내가 보냈던 전령은 어디갔는가 ?" 그 병사가 크레외의 앞으로 뛰어가더니 무릎을 꿇고는 크레외의 물음에 대답했다. "크레외 도씨의 전령, 칼 레반은 하츠 여왕님의 생신에 특별히 초대되어 제가 대신 이곳에 오게되었습니다." "특별히‥ ?" "예, 덧붙여 말하자면‥ 크레외 도씨와 그의 병사들도 특별히 초대되었습니다." 크레외와 그의 병사들이 그곳을 빠져나갔다. 몇몇 병사들은 마차를 이끌었는데, 마차 안에는 크레외가 신관의 목숨을 앗아버린 곳에서 커다란 제단에 누워있던 4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크레외는 밖에 위치해 있던 갈색의 말을 타고선 뒤에 있는 병사들의 발걸음을 맞추어 앞장서 나갔다. 그렇게 몇개의 작은 숲들을 지나고, 동과 서를 갈라놓는 거대한 강을 건너 하츠 여왕의 궁전이 위치한 레바스 리버티에 입성하였다. 이윽고 웅장하기 그지없는 하츠 여왕만의 궁전이 모습을 드러냈다. "기다리십시요." 크레외를 찾아왔던 전령이 먼저 하츠 여왕의 궁전으로 들어갔다. 뒤이어 여러명의 신하들이 크레외와 그의 병사들을 맞았다. "어서오십시요, 크레외 도씨. 저 신하의 뒤를 따라가시면 되시옵니다." 신하중에서도 으뜸인듯, 그렇게 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두 손으로 정중히 어떤 신하를 가리키며 말했고, 이어 크레외는 말에서 차분히 내린뒤에 신하의 뒤를 따라갔다. 물론, 그의 병사들도. 그렇게 커다란 궁전 안에서 얼마나 걸었을까 ? 궁내에선 꽤나 지휘가 높아보이는 흰색 가면을 쓰고있는 사람이 나타났다. 마치 비열한 웃음을 짓는 듯한 무늬가 가면의 입으로 그려져 있었고, 눈마저 거꾸로된 초승달 처럼 눈웃음을 치고 있는 흰색의 가면이었다. 그 흰색의 가면을 쓰고있는 자가 말했다. "여기부턴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흰색의 가면을 쓰고있는 자의 말이 끝나자 마자 크레외는 대답했다. "저희가 궁내를 떠난지 오래되어, 비록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는 하츠 여왕님의 생신에 초대되어 이곳에 온 것이옵니다. 길을 비켜주시지요 ?" "크레외‥? 크레외 도씨이시군요. 하츠 여왕님의 명을 받고 원정을 떠나신 크레외 도씨이시군요." 크레외는 작은 미소를 띄고는 정중히 흰색 가면을 쓰고있는 자에게 인사를 마치고는 짧게 "예" 하고 대답하고는 그 자에게 길을 비켜줄 것을 요구했다. "아‥, 크레외 도씨. 뭔가 잘못 아시는 것 같습니다만. 하츠 여왕님의 생신은 바로 어제 치뤄졌습니다. 뭔가 오해가 있으셨던 것 같군요." 흰색 가면을 쓰고있는 자의 말에 크레외와 그의 병사들은 어리둥절 해졌다. 크레외는 차분히 자신을 찾아왔던 전령에 대해 설명했지만, 흰색의 가면을 쓰고있는 자는 그런 전령은 전혀 보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그럼 어쩔 수 없군요, 음‥ 그렇다면. 하츠 여왕님을 만나볼 수 있을까요 ?" "예. 일단은 여쭤보겠습니다." 그렇게 크레외와 흰색 가면을 쓰고있는 자의 대화가 끝났고, 크레외는 답답한 궁내를 나와 하츠 여왕의 정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크레외가 자신의 병사중 한 명을 불러내어 말했다. "잘 하였느냐 ?" "예. 하츠 여왕님께 직접 드리진 못하였지만, 아니. 그럴 수도 없겠지만‥ 하츠 여왕님의 보초병에게 그것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필시 하츠 여왕님의 분부라는 것을 말했사옵니다." 크레외는 병사의 말을 듣고는 커다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 비록 이런 신분이지만, 필시 하츠 여왕님은 나의 원정 결과에 대해 상을 내릴 것이니라. 그러니 내 너희들에게 약속하노라, 내가 너희들과 너희들의 가족들에게도 비록 작겠지만, 아니‥ 너희들에게도 내가 상을 내리겠노라. 약속하마‥ 아아, 그런데 칼 레반은 어디간것이냐 ? 칼은 우리들과 달리 하츠 여왕님의 생신에 참여했으리라 생각하건데‥" 병사들은 아무말도 없었다. 그렇게 해가 지기 시작했고, 몇몇 병사들은 피곤을 못 이기고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크레외 조차도 피곤을 이기지 못할 지경이었다. 한 병사가 크레외에게 말했다. "크레외 도씨. 그런데 그 흰색 가면말입니다. 아까전에 하츠 여왕님께 여쭤보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 그 자가 그리도 신분이 높은 자였나요 ?" "음‥, 글쎄다. 뭐. 우리들이 돌아왔으니 차차 알게되겠지." 그렇게 시간은 점점 더 흘렀다. 이윽고 한 신하가 크레외와 그의 병사들에게 다가갔다. "크레외 도씨. 시간이 지체되어 죄송합니다. 하츠 여왕님이 크레외 도씨와 그의 병사들을 알현하시겠답니다." "아니, 우리들이 왜 이곳에 있어야 하는지‥ 정말 아무도 모르시는 겁니까 ?" "그만 좀 물어봐 !! 미치겠구만. 알면 여기 있겠어 ?!" 붉은색 마차 안에서 여러 사람들의 말소리가 흘러나왔다. 마차 안을 들여다 보니, 4명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손과 발이 묶여있는 상태였다. "아 ! 벌써 해가 산 중턱에‥ 아버지의 농사를 도와드릴 시간인데 말이지요." 검은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창문 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자 다른 3명의 사람들이 차례대로 입을 열었는데, 모두 자신이 해야할 일에 대한 것들이었다. "난 시장에 가봐야 하는데‥" "수업받을 시간인데‥" "난 낮잠을 자야 되는데.." 마차 안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남자였다. 그 중에 가장 나이가 들어보이는 금발의 중년 남자가 탄식하며 말했다. "후‥, 이곳은 하츠 여왕의 궁전 외부일거야. 한번 와본적이 있거든." "아‥!, 그렇군요. 그럼 어디가 출구죠 ?" 금발의 중년 남자는 한숨을 내뱉더니 또 말했다. "출구로 가려면 지크의 정원미로를 빠져나가야되. 뭐, 정원미로를 빠져나갈 수 있는 지도가 있긴 한데, 그건 특정한 통솔자에게만 주어지는 물품이지." "좋아요. 한 사람당 한 마리씩 !!" "3을 세면 뛰쳐나간다." "1‥, 2‥, 3 !!" 가벼운 무장을 갖추고, 양손에는 검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 동시에 커다란 나무의 줄기에 파여있는 거대한 구멍에서 뛰쳐나왔다. 햇빛은 그들을 밝게 비추어 주었고, 그 때문인지, 그들의 모습은 용맹스러워 보였다. "우워어어, 우, 우워어억 - !!" 그들은 대형을 맞추고 누군가와 무기를 맞대었느데, 그것은 날카로운 검과 둔탁한 나무 몽둥이었다. 그들이 검을 맞대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괴물. 짙은 초록색에 마치 늙은 노인처럼 피부가 축 늘어져있고, 그 얼굴은 흉측하여 대면하기도 힘들었다. "젠장‥ !! 으아아 - !" 금발에 소년처럼 보이는 남자가 소리를 지르며 몽둥이를 내리쳤고, 단숨에 괴물에 몸을 검으로 찔러들어갔다. 그 몸에선 피도 아닌 이상한 기체들이 뿜어져 나왔는데, 빠르게 하늘로 증발해 버렸다. 곧 이어 괴물들은 모두 그 형태를 잃어갔고, 이어 작은 잔해들만이 그들이 쓰러진 자리에 남았다. "에후 !" 금발의 소년이 검을 휘두르고는 검집에 집어넣었다. 그리곤 양손으로 옷을 탈탈 털었는데, 작은 먼지들이 떨어져 나왔다. "두건 해결이군 ?" "그렇네요." 가만히 그들의 얼굴을 훑어보니, 그들은 예전에 봐왔던 4명의 남자들이었다. 제단 위에 누워있었고, 마차 안에서 손과 발이 묶이어 대화를 나누고 있었던. 그들이었다. "다음은 ?" 금발의 중년 남자가 왼쪽 바지에 붙어있던 작은 주머니에서 작은 종이를 꺼내어 읽고는 대답했다. "릴베 처리군." "가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