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과의 동거(?) -그 시작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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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과의 동거(?) -그 시작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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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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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4.10 22:38:50 조회: 341 추천: 0 |
구우웅...!
마침내 드래곤이 그의 눈 앞에 나타났다.
거대한 드래곤의 몸집에도 불구하고, 그 앞에 선 사내는
그저 드래곤과 눈을 마주친채 꿈쩍도 하지 않고 있었다.
마치 기싸움이라도 하듯 서로를 노려보던 둘만의 침묵을
깬 것은 의외로 드래곤이였다.
「호오... 얼마만에 보는 인간인가?」
“...”
드래곤은 앞의 한 사내를 보고는 봐도 봐도 이해가
안간다는 듯한 표정으로 머리를 갸우뚱거렸다. 그리고는
인간에게 물었다.
「이 탑의 정상까지 올라온건 그대 하나밖에 없었다.
미천한 인간주제에 나의 보금자리에 침입하다니...
아마 너도 드래곤 슬레이어(Dragon Slayer)가 되고자 온 것이겠지?」
“...그렇다.”
인간의 대답에 드래곤은 더욱 이해가 안간다는 듯 다시한번
노려보며 물었다.
「지금부터 그대에게 세가지 질문을 할 것이다.
그 대답 여하에 따라 그대의 목숨이 좌지우지될 수 있으니
생각하고 또 생각하여 답을 정하여라. 알겠는가?」
“알겠다.”
「그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드래곤의 첫번째 질문이였다.
그는 심사숙고하여 답을하라고 했던 드래곤의 경고를 일말에
무시해버리는듯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인간이다.”
「... 그렇다면 그대가 가장 사랑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도 사내는 거침없이 대답했다.
“인간이다.”
「좋다. 마지막으로 묻겠다. 그렇다면,그대가 가장 경멸하는 것은 무엇인가?」
“... 그것 또한 인간이다.”
세 개의 질문을 한 드래곤은 잠시동안 물끄러미 사내를
쳐다보더니, 이내 엄청난 웃음소리를 내며 만족해했다.
한참을 웃던 드래곤이 이제야 진정이 되었는지 그 사내에게
말을 꺼냈다.
「그대는 참으로 재미있는 인간이구나.
좋다! 네게 드래곤 슬레이어(Dragon Slayer)의 상징인
내 뿔을 주겠다. 이것을 가지고 어떻게 무기를 만들 것인지는
그대가 생각토록 하거라.」
드래곤은 자신의 거대한 손을 머리위의 뿔에 가져다대더니
일말의 망설임없이 순식간에 뿔을 송두리채 뽑아 그 사내의
면전에 내놓았다. 드래곤에게 있어서 뿔은 하나의 자존심이자
명예인데도 불구하고 이 드래곤은 그것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했다.
“이것을... 그냥 내주겠다는 건가? 아무런 댓가없이?”
「그렇다! 나 용제(龍帝)는 그대에게 나의 위대한 상징이자
명예중 하나인 이 뿔을 주도록 하겠다. 그러나 한가지
조건이 있다.」
조건이란 말에 사내의 눈썹이 꿈틀댔다.
“줄거면 그냥주고, 그렇지 않을거면 한판 붙자.
무슨 조건이냐?... 조건이... 용제답지않은 말을 꺼내는군.”
「하하하하! 보면 볼수록 참으로 재미있는 인간이군.
네가 날 상대로 이길 수 있을 것 같으냐? 그런 것보다는
내 조건을 받아들이는게 좋을 것 같은데?」
용제의 비웃음과 동시에 자신의 칼집에서 칼을 반쯤 꺼냈던
사내가 잠깐 생각하더니 다시 칼을 칼집에 넣고 말을 했다.
“그래. 그 조건, 들어나보자.”
「그렇게 나왔어야지! 아아.. 별거 아냐.
내가 요즘 너무너무 심심하거든. 보석모으는 것도 질렸고
인간으로 변신해 세상을 돌아다니는 것도 질렸다.
무언가 재미있는걸 찾고 있던중 오늘 그대를 만났다.
그대라면 나의 따분한 일상을 해결해 줄 수 있을것 같아서
하는 말인데...」
“...?”
그러니까 도대체 그게 뭐냐는 듯한 사내의 표정을 본
용제가 드디어 말을 꺼냈다.
「나의 뿔을 이용해 만들 그대의 검에 내 영혼을 담고싶다.」
“... 나랑 붙어살겠단 건가?”
「그렇다고도 볼 수 있지!」
“사양하겠다.”
사양하겠단 사내의 말에 드래곤은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사내는 말을 끝냄과 동시에 드래곤과의
결투를 준비하려는 듯 자신의 칼집에서 칼을 꺼내 전투자세를
취했다.
「잠깐! 그대에게 있어 이건 불리한 조건이 아니다!
이 조건을 받아들인다면 내 탑에 있는 보석을 그대가 마음대로
가져다 써도 난 단 한마디 불평의 말을 하지 않겠다.
그리고 내 영혼을 새긴 검은 일반 드래곤 슬레이어와 차원이
틀리다. 약 수십배, 아니 수백배, 아니 수천만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의 위력을 낼 수 있다. 어때? 끌리지 않는가?
아! 이걸로 부족하다면 하나 더 있다. 내 영혼이 담긴 검과
함께라면 당신은 언제라도 하늘을 비상할수가 있다.
그야말로 전투에서는 최강이 된단 뜻이다. 이래도 안되겠나?」
여러가지의 달콤한 제안때문인지 이번만큼은 사내도
골똘히 생각했다. 사실 자신은 편안히 입을 옷도, 잠자리도
있지 않았고 자신의 주머니에는 겨우 만두 하나 사먹을 수
있을까 말까한 정도의 돈밖엔 없었기 때문에 더더욱이 보석의
조건은 자신에게 있어 상당한 가치가 될만한 것이였고,
자꾸 그것때문에 선택을 못하는 사내를 바라보고 있던
드래곤은 뭔가를 알았다는 듯 음융한 미소를 지었다.
눈치 빠르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드래곤이 아니던가?
자신의 추리가 맞다고 확신한 드래곤은 자신의 옆에 쌓여있던
보석 하나를 들더니 사내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이 보석의 가치는 약 100만골드를 호가한다.
나에겐 이런 보석은 싸구려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보석이
약 2백만개 정도? 그리고...」
사내의 선택을 긍정적으로 이끌어나가기 위해 드래곤은
자신의 자산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말해주었고,
사내는 드래곤이 100만골드의 가치를 지닌 보석이
약 2백만개정도가 있다는 말에 그 다음말은 듣지도 않고
바로 대답했다.
“쳇, 좋다. 귀찮게만 안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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