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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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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7.25 14:14:05 조회: 533 추천: 0 |
다시 장마가 다가온다고 하는군요. 여러모로 비를 좋아하는 저로써는 기쁘지만,
지방에 계신 분들이 걱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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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약 한 시간 전으로 돌아가, 샤오링과 레이의 통화가 끝난 직후이다.
샤오링의 명령에 불만을 투덜거리면서도 레이는 이미 밴에 올라타 차를 미도 외국인학교의
담장 쪽에 주차하고 짐칸을 뒤적거리기를 약 10분, 밴에서 내린 레이의 복장은 어울리지
않는다면 어울리지 않는다고 할 수 있고, 어울린다면 어울린다고 할 수 있는 복장이었다.
새카만 헤비메탈풍의 롱코트를 걸치고 옷깃을 단단히 여며서 안에 무엇을 입었는지 보이지
않고 있다. 단지 코트의 길이가 조금 짧아서일까, 다리를 완벽하게 가리고 있지 못했다.
어두운 색감의 질긴 청바지의 무릎에서 발목까지 이어지는 종아리 부분은, 붉은색의 각반과
같은 물건으로 감싸고 있었는데, 보기에 따라선 갑충의 등짝과도 같은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주위에 보는 사람은 없고… 그럼 시작해야지.”
어울리지 않게 진지한 표정을 지은 검은 청년은 아무렇지도 않게 밴 위로 뛰어올라 그대로
담장을 넘었다. 결코 낮다고는 할 수 없는 담장을 뛰어넘고서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레이는 바로 행동을 개시했다. 무거워 보이는 검은 코트 주머니에서 방금 막 프린트해 따끈
한 학교의 평면도를 손에 들고, 지정해둔 위치를 찾아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우와… 이 나무 못해도 200년은 더 묵었을 거 같은데.“
첫 번째로 목(木)의 술식을 행하기 위한 나무는, 학교 동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바람에 흩날리는 눈과도 같은 꽃잎을 보며 감상에 빠져 있기도 잠깐, 레이는 만 원권
정도의 크기의 부적을 꺼내 나무에 붙이고 영력을 주입했다. 술식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표시로 부적이 빛나고, 레이는 나무에서 떨어져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일어섰다.
다음은 정문이 있는 남쪽이었다. 화(火)의 술식의 경우 그 능력을 가장 쉽게 발휘하기
위해서는 ‘불’이라는 소재를 이용해야 되는데, 그렇다고 아무대서나 불을 지를 수도
없는 일이다 보니 여러모로 곤란한 속성이었다. 하지만 레이의 코트에는 미래에서 날아온
고양이귀의 로봇의 주머니라도 붙어있는 건지, 붉게 타오르는 불꽃이 들어있는 작은
유리병을 꺼내 정문의 뒤쪽에 놓고, 그 위에 부적을 붙이고 영력을 주입했다. 남은
것은 금(金), 토(土), 수(水). 이것들은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기에 마찬가지로 쉽게
술식을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이점이 있었다.
학교의 정 중앙에 위치하는 작은 운동장에 들어가 모래바닥에 주술을 설치 그 후 서쪽의
기숙사로 이동해 철로 된 수도관에 주술을 설치하고, 레이는 바닥에 앉아 숨을 돌렸다.
“이것도 진짜 큰일이라니까….”
가뜩이나 구조적 업계의 불황으로 은퇴가 없는 업종인데, 10년 전부터는 ‘그노시스’라는
파마단체(?)가 생겼다. 그것도 이쪽은 국가기관이라서 장비나 정보 면에서는 부족할 게
없었다. 각 술법과 종교별로 그룹을 만들어, 어떤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이상적인
퇴마기관을 만들겠다는 그들의 자부심은 무엇보다도 대단해서, 이제 개인적으로 일하는
퇴마사의 숫자는 이쪽 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의 약 10% 정도. 그것도 이쪽은 분야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렇게 일일이 술식의 설정을 해주지 않으면 제대로 힘을 발휘할
수 없었다.
“쉴 만큼 쉬었으니 이제 또 일해야지… 남은 건 북쪽의 수(水)인가.”
같은 시각, 같은 자리에 코트의 묻은 흙먼지를 털고 자리에서 일어나 이동하는 레이의 뒷모
습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는 두 사람이 있었다.
“…어떻게 생각해? 아무리 봐도 그노시스의 사람은 아니야.”
그늘에 몸을 감추고 있는 두 명의 그림자중에, 작은 쪽이 입을 열었다. 붉은 머리칼에
수녀복을 닮은 검을 옷을 걸치고 있는 소녀였다. 그 옆에 서있는 것은 마찬가지로 여성
이었는데, 이쪽은 180이 넘는 큰 키에 전신을 위장색의 슈트로 몸을 감싸고 있었다.
대퇴부와 가슴, 그리고 어깨에는 나이프 홀더가 달려 있었다.
전자를 미소녀라고 말한다면, 후자는 미녀였다. 그 두 사람의 가장 큰 차이라면, 역시나
‘가슴’ 이었다. 작은 소녀는 말 그대로 완전평면. 다른 한쪽은 말 그대로 지나가는 사람
이라면 성별의 구분도 없이 한번쯤은 바라볼만한 크기였다.
“저 코트, 제 슈트와 같은 카본 나노 튜브에 특수코팅을 해서 섬유화한 것입니다.
9mm 파라블럼탄 정도라면 유효사격거리 내에서도 막아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리에
찬 보호대의 경우, 충격 흡수소재에 다이아몬드를 섞었군요. 안감의 경우는 주술적인
의미를 띄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순간에 상대의 무장에 대해 읽어내는 판단력은, 그녀가 평범한 사람이 아닌 것을
드러내고 있었다.
“지금 포박할까요?”
소녀에게 말을 거는 것과 동시에 어깨의 홀더에서 나이프를 뽑아, 레이에게 겨누었다.
먹잇감을 노려보는 육식동물과도 같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는 그녀를, 소녀는 제지했다.
“아직은 아니야. 혹시나 배후가 있을지도 모르니 조금 더 관찰하는 게 좋겠어.”
휴식을 끝내고 이동을 시작한 레이를 뒤쫓아, 검은 두개의 그림자는 이동을 개시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레이도, 자신을 쫓아오는 기색을 느끼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 중이었다.
‘보통은 아닌데… 그노시스의 인퀴지터인가? 이거 곤란한걸.’
잠깐 고민하던 레이는, 평면도 상에서 가장 구석진 곳을 찾아 이동하기 시작했다.
방음 결계는 이미 설치를 완료했기 때문에, 적어도 지금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은 밖에서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마음을 잡은 레이는 왼쪽 레그 홀스터에서 흉흉한 금속의 빛깔을
발하는 은색의 콜트 파이슨을 뽑는 것과 동시에, 모습을 감췄다.
자신의 미행이 들켰다는 사실을 사실에 소녀는 쳇, 하고 혀를 차며 홀스터에서 글록 17을
뽑는 것과 동시에, 후두부에 차갑고 묵직한 금속성을 지닌 물체가 닿았다.
“프리즈. 움직이면 어떻게 될지는 알고 있겠죠?”
뒤편에서 모습을 레이는 그대로 소녀의 팔목을 낚아 꺾었다.
“당신이 과연 날 쏠 수 있을까요?”
분노를 담은 소녀의 노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레이는 곤란한 듯한 웃음을 지었다.
“아하하, 괜찮아요. 이거 모델 건이니까. 그냥 실탄이 나간다는 것 빼고는 별 문제없어요.”
그러자 웃기지도 않는 말장난을 하고 있던 레이의 목덜미에 검은색의 서바이벌 나이프가
다가왔다. 반사적으로 등으로 밀치고 파이슨의 총구를 뒤쪽의 암살자에게 들이댔지만, 그걸
로 끝이었다.
“이번엔 그쪽이 총을 버려줘야 할 차례인데?”
순식간에 기척을 감추고 뒤로 다가와, 양 손목을 제압하고서 정확히 경동맥을 나이프로
노리고 있다. 말 그대로 ‘완전히’ 당한 거다.
“…저 그냥 집에 곱게 돌아가면 안될까요?”
질문의 대답으로 목덜미에 닿아있던 나이프가 붉은 궤적을 하나 만들고 나서야 레이는
왼손에 들고 있던 콜트 파이슨을 놓았다. 그것을 그대로 소녀가 주워서, 웃기지도 않는다는
표정으로 레이를 바라보았다.
“수제 콜트 파이슨. 6인치에 357 매그넘을 쓰는 건가요. 상당히 마니아인데요?”
사이드 스윙방식의 탄창을 열어 탄을 쏟아내고, 순식간에 분해해서 바닥에 던져버린 소녀는
그대로 기숙사 건물을 향해 걸어가고, 마찬가지로 그 뒤를 따라가는 여성에게 연행되어
레이도 기숙사 내부로 들어가게 되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인 5층으로 올라가
엘리베이터의 바로 왼쪽 복도에 있는 첫 번째 방으로 들어간 소녀를 따라 방에 들어선
레이는, 각종 컴퓨터 기기와 총기류로 가득한 풍경에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우리 집만큼이나 정리가 안됀 곳이네요….”
쓸데없이 입을 놀린 대가인지, 레이는 그대로 책상 쪽으로 날려졌다. 구석에 혼자 쭈그리고
앉아 눈물짓는 청년의 코트 주머니가 부르르 떨었다. 그것을 눈치 챈 여성은 레이의 핸드폰
을 뺏어서 소녀에게 넘겨주었다.
“스승님이라고 표시되어 있군요. 당신과 어떤 관계죠?”
스승님이란 단어에 반응해서 부들부들 떠는 레이는 웃긴다는 표정으로 본 소녀는 전화기를
레이의 얼굴에 가져다 주었다.
“늦잖아! 전화는 항상 빨리 좀 받으란 말이야.”
샤오링의 노성에 움찔, 하던 레이는 마음을 먹은 듯 입을 열었다.
“저… 스승님. 저 잡혔어요. 그래서 말인데 좀 구해주시면 안될까요?”
“………”
후우, 하고 한숨을 내뱉는 듯한 소리가 들리더니, 전화가 그대로 끊겼다.
“우와와와왓! 절 버리지 마세요! 안돼! 스승님!"
물론 이미 끊겨버린 전화에서 응답은 없었다. 예상외의 반응에 당황했는지, 소녀도 어딘가
얼빠진 듯한 표정을 짓고서 레이를 바라보고 있다가, 머리를 감싸 쥐고 입을 열었다.
“시리아. 무장 해체시키고 조사 시작하세요."
그 명령에 따라 레이의 앞에 선 시리아는, 일단 레이의 무장이라고 할 수 있는 코트의
앞을 열었다. 안쪽에는 다리의 하고 있는 보호대와 마찬가지의 붉은 빛을 띄고 있는
갑주가 그의 가슴을 가리고 있었다. 왼쪽에는 주인을 잃어버린 콜트 파이슨의 홀스터가
덩그러니 남아있었고, 오른쪽에는 약 120CM가 조금 넘어 보이는 듯한 칼집이 매여
있었다. 허리에 차고 있는 홀스터와 검을 뜯어낸 시리아는, 그것을 소녀에게 넘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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