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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륜 야상곡(月侖 夜想曲) # 1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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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륜 야상곡(月侖 夜想曲) # 1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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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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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7.29 21:33:09 조회: 550 추천: 0 |
미친듯이 덥습니다! 더워요! 덥다구요!
라고 한탄해도 뭐 생기는건 없으니, 그냥 사랑하는 선풍기와
한잠 자는 수 밖에 없는걸까요.
시리아에게서 축 늘어진 홀스터와 검집이 달려있는 벨트를 받아는 소녀는, 그대로 흉흉한
검은 빛을 발하고 있는 칼자루를 관찰했다. 아무런 장식도 없이, 그저 흉물스럽게 빛나는
검은 손잡이는 검의 총 길이를 생각한다면 상당히 긴 길이였다. 그 손잡이에 손을 가져가
검을 뽑으려고 했다.
“그거 뽑지 않는 편이 좋아요…. 상당히 낯을 가리는 녀석이라.”
너털웃음을 지으며 책상 아래에 폐휴지처럼 구겨져서 시리아에게 심문을 받고 있던 레이가
입을 열었다. 물론 소녀는 그의 제지를 단칼에 잘라버리고 검을 뽑았다. 은빛을 반사하는
철의 색깔이 아닌, 은은하게 빛나는 청색의 검신은 살기를 발하고 있었다. 1M가 조금
안돼 보이는 듯한 길이의 직도(直刀)였는데, 손잡이의 끝이 둥근 것으로 보아서 흔히
환도(環刀)라고 하는 종류의 검을 닮았다고 할 수 있었다. 코등이도 없는 단순한 손잡이와
는 달리, 검신에는 장식이라고도 할 수 있는 문자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었다.
“임병투자개진열재전(臨兵鬪者皆陣列在前). 밀교의 구자절법을 새겨 넣었군요. 도인을 맺는
다, 라는 행위를 도 자체에 새겨서 실행하는 형태인가요.“
어려보이는 나이에 비해서 훨씬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소녀는 자신의 지식의 주머니
를 열어 지식을 풀어놓았다. 그러자 책상 아래에서 시리아에게 신나게 무장을 해체 당하고
있던 레이가 표정을 굳어갔다.
“빨리 집어넣어요! 다친다니까요?!”
자신의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소리쳤지만, 그가 말하는 ‘위험한’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우웅, 하는 소리와 함께 살짝 검신이 진동했을 뿐, 그것으로 끝이었다. 찬찬히 날을
살펴보던 소녀는 다시 검을 집어넣고서야 입을 열었다.
“어떤 형태로 들어나는지는 모르겠지만 강한 영력에 반응하며 무언가 결과를 일으키게 되어
있군요. 하지만 안심하시길. 당신이 설치한 결계는 제가 처리했습니다.“
표정하나 바꾸지 않는 소녀의 대답에, 레이는 낙담한 표정과 함께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
쉬었다. 그러고서는 혼자서 부적의 회수가 어떻다는 둥, 재료도 비싼데 혼나겠다면서 한탄
을 하고 있었다. 그런 레이에게서 빼앗은 무품을 책상에 내려놓은 시리아도, 한숨을 쉬었다.
“오른팔에 베레타 M1914. 흉부 보호대 안쪽에 소검 두 자루.”
“저 보호구는 벗길 수 없는 겁니까?”
총기는 바로 해체해서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소검들은 칼자루를 와이어로 감아서 뽑지
못하게 만든 후 내려놓고서는, 시리아를 바라보자,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다리 쪽이야 어떻게는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상체의 경우 풀기 위해서는 수갑을 벗겨야
하기 때문에 무리일 것 같습니다.“
시리아의 보고를 듣고서 소녀는 의자를 레이의 앞쪽으로 끌고 와 앉았다. 마른 체형이긴
했지만 큰 키 탓인지 책상 아래에 틀어박혀 있는 레이는 이리저리 몸을 비틀고 있었다가
소녀의 시선을 느끼고 검은 눈동자를 이쪽으로 향했다. 그러고는 트레이드마크인 곤란한
웃음을 지었다.
“슬슬 보내주시면 안될까요? 돌아가서 밥도 해야 하고….”
상황파악이 전혀 돼지 않는 건지 아니면 여유를 부리는 건지 모르는 그의 태도에도 아랑곳
않고 소녀는 자신을 밝혔다.
“저는 그노시스의 2급 인퀴지터인 마리나라고 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죠. 이곳을
떠나세요. 지금 당신이 무슨 의뢰로 이곳에 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의뢰취소를
한다고 해도 위약금은 물리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노시스의 관할이 된 사건이나 지역은 모든 간섭을 거부한다. 지역 단위에 봉쇄 명령을
내릴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 만약 그노시스의 영역에 무단으로 침입한다면, 아니면
그것도 모자라 결계까지 설치하려 했다면 그 자리에서 살해당해도 원망할 수 없는 처지
였다.
“그건 이제 돌아가도 좋다는 소린가요? 그럼 제 무기들을 돌려ㅡ”
“안됩니다.”
레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마리나의 대답이 돌아왔다.
“구역 내부에서 사용된 무기류의 경우, 그대로 회수해서 근처 그노시스 지부에 이동됩니다.
구역지정이 끝난 후 근처 그노시스 지부에 찾아가 회수해가시기 바랍니다.“
그러고는 뒤로 돌아서 벽에 진열되어 있는 총기류를 챙기기 시작했다. 주로 휴대가 간편한
권총류를 챙기고 있었다. 수녀복처럼 보이는 겉옷의 안에는 시리아와 비슷한 슈트를 입고
있었는데, 양 허리와 가슴의 홀스터에 권총을 꽃아 넣고, 마지막으로 대퇴부의 나이프 홀더
에 서바이벌 나이프를 넣은 다음 다시 검은 수녀복을 걸쳤다.
“준비는 끝났습니다.”
뒤쪽에서 걸어 나온 시리아와 같이 서있는 마리나는 그대로 방을 걸어 나갔다. 대화의 내용
으로 보아, 미도 외국인학교의 범죄를 일으키는 원령을 퇴치하러 가는 듯 했다.
“이거는 풀어주고 가야죠!”
뒤로 묶인 수갑을 바라보며 애원하는 레이에게 돌아온 대답은 가차 없는 거절이었다.
방해할지도 모르니 일처리가 끝나면 풀어주겠노라며 그녀들은 사라졌다. 홀로 방에
덩그러니 남겨져 멍하기 있기도 잠깐, 어느새 양손을 구속하던 수갑을 푼 레이는
한숨을 내쉬었다.
“요즘 수갑은 허약하구나…”
그렇게 말하는 레이의 손에는 손목을 구속하는 부분이 뜯겨진 수갑이 덜렁거리고 있었다.
보통 사람의 손으로는 절대로 부술 수 없는 수갑을 가볍게 손으로 뜯어내는 엄청난 악력이
존재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책상위에 놓여있던 검들의 칼자루에어 와이어를 푸르고 다시
허리와 가슴에 찬 레이는, 마리나의 권총 컬럭션 앞에 서서 고민했다.
“콜트 파이슨은 없나… 나름대로 마음에 들었는데…. 그럼 제일 비슷해 보이는 녀석을
들고 가볼까?“
그렇게 말하며 레이가 고른 권총은 사상 최강의 파괴력을 자랑하는 S&W제의 M500이었다.
실린더에는 이미 500매그넘탄이 5발 들어가 있었다. 가볍게 방아쇠를 당기는 것 만으로도
회색곰조차 한방에 보낼 수 있는 세계 최강의 권총을 들고서 레이는 조준점을 확인했다.
“확실하게 손질되어 있네… . 이렇게 무식한 권총도 있긴 있구나. 무게도 2KG는 가볍게
넘는 거 같은데?“
중얼거리면서도 청년은 레그 홀스터에 권총을 꽃아 넣고 자신의 검은 코트를 몸에 걸쳤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핸드폰을 꺼내 자신의 스승의 번호를 눌렀다.
부우우우웅, 하고 주머니에서 울리는 핸드폰을 무시하고 샤오링은 우동의 국물을 마시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가게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있던 샤오링은 계산을
끝내고 가게를 나왔다.
“전화 하는 거 보니까 풀려난 모양이지? 그래서 용건은?”
식후연초 불로장생의 기본을 지키기 위해 포켓에서 담배를 꺼내 문 샤오링의 목소리에
레이는 조금의 놀람을 표현했다.
“기분 좋으신가 보네요? 무슨 일이세요?”
“음, 그러니까 일이 쉬워져서 말이야. 인간령 한명 찾아서 성불해 주는 쉬운 일이 됐어.
그러니까 너도 거기서 시간 지체하지 말고 돌아와.“
평소처럼 자신의 용건만을 말하고 간단하게 전화를 끊어버린 샤오링은 조금 더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 가볍게 공원을 산책하기로 했다.
“……또 그냥 끊으셨네. 그럼 나도 돌아가야지 뭐.”
아끼던 총기를 잃은 것은 타격이 크지만, 의뢰 내용이 전투가 관련된 퇴치에서 간단한 성
불로 바뀌었으니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단지 신경 쓰이는 것은 단체로 검은 옷을 차려입은
그노시스의 인퀴지터였다.
‘이렇게 자꾸 마찰이 늘어나면 좋을 일은 없는데…. 다행히 저쪽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긴 했지만 그게 다음번에도 계속 될지는…….‘
큰 보수의 일을 노리기 위해선 그노시스의 일에 끼어드는 식의 사건을 찾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마주치게 되는 경우가 처음이라면 모를까, 결국에는 그
마주침이 누적되어 블랙리스트에 오르기라도 하면 허리가 휠 상황이었다.
올라오는 엘리베이터를 바라보며 담배를 꺼낸 레이는, 불이 붙지 않는 자신의 라이터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평범한 가스식이 아니라, 술식에 사용했던 불꽃과 같이 영력을 이용
하여 작동하는 라이터인데, 이것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누군가가 이 주변의 불꽃
의 관련된 영력을 사용하고 있다는 소리이다.
그 직후, 심각하게 울리는 폭발음과 함께, 곳곳의 창문에 금이 갔다. 건물이 흔들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장난으로라도 약하다고는 할 수 없는 폭발이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수 없
이 비상계단을 통해 밖으로 뛰어나온 레이는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시리아와 마리나는 그 ‘무언가’와 대치하고 있었다. 붉은 색의 뜨거운 입김을 뿜고 있는
그것은, 이미 인간령이라 부를 수 있는 녀석이 아니었다.
“크오오오오오오오!”
붉은색의 포효와 함께, 그 괴물을 화염의 구를 토해낸다. 엄청난 악취와 함께 강제로 실체
화된 영력이 바로 1초 전까지 마리나와 시리아가 서 있던 자리를 습격했다.
주위의 산소를 전부 소진할 기세로 타오르는 불꽃은, 결코 꺼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아하하, 제발 나 좀 이제 집에 보내줘요….”
말은 당장에라도 울고 싶다는 듯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지만,
홀스터에서 권총을 뽑는 레이의 표정은, 웃고 있었다.
폐쇄공간에서의 미친 연회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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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해가 잘가진 않지만 엄청나게 재밌어요. 총 이름 잘 아시는걸 보면 너무 부러워요. 건필하십쇼. |
2006-07-30
00: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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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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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연회~ 피의 파티! 당신의 목숨은 내가 가져간다~
크크큭, 언제쯤 집에 가게 될가요 ㅡ,. 아무래도 하루 이틀내로는 못 돌아갈 것 같은데..ㄷㄷㄷ |
2006-07-30
10: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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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게의 복병 ! |
2006-07-30
12: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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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네요.....부럽 |
2006-07-30
19: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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