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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궁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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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궁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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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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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7.30 18:00:08 조회: 533 추천: 0 |
"대장군님"
부르는 소리에 허리를 들어보니 수려한 외모의 청년하나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허리에 꿰찬 유난히 긴 검을 지나 시선을 올리면 '천'이라고 적힌 영웅건이 보인다.
"뭔가?"
여하는 청년의 예를 손짓으로 가볍게 받아넘기면서 용건을 물었다. 대장군의 권위로도 그가 함부로 다루지 못하는 군사들이 있는데, 그게 바로 눈앞의 천각소속의 군사와 금의위였다. 천각은 황제폐하의 직속호위부대로 오직 황제의 명만 이행했다. 그러니 아무리 대장군이라 하더라도 조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금의위야 '군대'와는 성질자체가 다른 기관이니 그가 관여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니 여하는 당연히 황제께서 자신을 찻는다고 생각했지만, 눈 앞의 젊은 천각군사는 전혀 엉뚱한 말을 내뱉었다.
"연왕께서 뵙자 청하십니다"
여하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연왕? 그가 아직도 돌아가지 않고 궁에 머물러 있었단 말인가?
그러나 여하가 눈썹을 찌푸린 이유는 따로 있었다.
"넌 천각의 군사가 아니더냐?"
질책하는 듯한 여하의 말에 놀랍게도 청년은 웃어보였다.
"그렇습니다."
청년의 대답에 여하는 알수없는 불안감을 느꼈다. 저 멀리 점이 되어 사라지는 주표와 눈앞의 청년을 번갈아보았다. 천각의 군사가 왜 연왕의 명을 듣는것이며, 어째서 연왕이 돌아가지 않고 여지껏 궁에 머물러 있단 말인가?
여하는 얼마전 치렀던 태자책봉식을 떠올렸다. 그리고 악다문 이에서 피가날정도로 분노에 떨던 연왕의 모습도 떠올렸다.
"안내하게"
청년은 말없이 고개를 숙여보이고는 앞장서 걸었고, 여하는 그 뒤를 따르며 군사하나를 시켜 정화와의 약속을 취소시켰다. 그러나 그럴 필요가 없었다. 궁의 북쪽을 걸어 찻아간 경산의 정자위에 정화가 있었다. 막 이야기를 마친 듯한 정화는 연왕에게 극진한 예를 표한 후 여하에게 다가왔다.
"미안하게 됬소이다 대장군, 연왕께서 뵙자고 청하시길래 거절할 수가 없었소. 우리 대화는 나중에 나누도록 하시구려"
나중?
나중이라니?
정화와 오늘 나눌 대화는 아주 중요한 이야기였다. 여하가 아니라 정화 본인에게 아주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였던 것이다. 그런데 나중이라니?
'잘못됐어'
여하는 곳곳에 보이는 천각의 군사들을 보면서 뭔가 일이 틀어졌음을 확신했다. 게다가 보이는 놈들마다 젊다. 충분히 모험을 저지를 수 있는 나이인 것이다.
여하는 놈들을 하나하나 노려보며 정자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정자에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연왕을 향해 최소한의, 아주 최소한의 예를 표했다.
"안색이 별로인데, 설마 나 때문인가?"
연왕의 말에 여하는 얼굴을 굳혔다. 그는 연왕의 이런점이 싫었다. 젊은 날의 주원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아닙니다."
"일단 앉게"
연왕이 자리를 권했다. 여하는 거절하고 싶었으나 가늘게 뜬 연왕의 눈속에 든 감정을 느끼고는 신을 벗고 자리에 앉았다. 하녀가 다가와 찻물을 따르고 녹차향이 퍼질때 쯤 연왕이 한번에 차를 들이키며 말했다.
"형님이, 아니 이제 형님태자라고 불러야 하나? 하여간 난 형님까지만 부르도록 하지. 불만있나?"
여하는 날카로운 연왕의 눈썹이 심하게 찌푸려지는것을 보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기야 거의 손아귀에 쥘 뻔했던 태자자리였으니 쉽게 미련을 버리진 못하겠지.
여하는 천천히 찻물을 들이켰다.
뒷 끝이 썼다.
"없습니다."
"형님이 장차 이 나라를 이끌어갈 수 있는 분이라 보시는가?"
갑작스런 발언에 여하는 찻잔에 주었던 시선을 연왕에게로 옮겼다. 여하의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그렇게 현명하셨던 분이 앞뒤분간도 못하시는 겁니까?"
여하는 굳이 속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연왕은 이미 실패했다. 황태자의 자리는 물건너 갔고 이제는 궁을 떠날 준비만 남았다.
굳이 연왕의 비위를 맞춰 줄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연왕은 여하의 말에 웃어보였다. 그리고 가증되는 불안감.
연왕이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말했다.
"내가 쉽게 물러날 것이라 생각하나? 아직 기회는 남았어"
"어리석은!"
결국 여하가 참지 못하고 벌떡일어나 소리쳤다. 차를 따르던 하녀가 놀라 차 끝을 떨었지만, 연왕의 입가에는 여전히 기분좋은 웃음이 남았다.
"앉게. 이야기 아직 안 끝났어"
"이야기고 뭐고..."
"앉아"
갑자기 튀어나온 연왕의 강압적인 목소리에 막 몸을 돌리려던 여하의 몸이 멈춰섰다.
"자네에게 부탁할 일이 있네"
대답하지 않는 여하는 상관치 않고 연왕이 입을 열었다.
"군사를 빌려주게"
"...."
여하는 반쯤 어처구니 없는 심정이 되어 연왕을 바라보았다. 군사를 빌려주다니? 그게 대장군이라해서 함부로 할 수 있는 일인가? 그리고 그 군사를 가지고 뭘 할지도 뻔히 들여다 보이는데?
"아, 자네가 걱정하는게 뭔지 알아. 하지만 걱정말게. 황제폐하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건 자네도 알겠지?"
모를리가 있는가. 그것 때문에 서둘러 태자를 정한 것인데.
"그래서 내겐 시간이 얼마없어. 비록 형님이 태자자리에 올랐다 하더라도, 그게 순전히 형님의 능력때문은 아니야. 자네도 알지 않는가?"
"그건..."
"그래 나쁘게 말하면 자식덕을 좀 본 셈이지"
여하는 굳은 얼굴로 연왕을 노려보았다. 그러자 연왕은 사실이지 않느냐는 얼굴로 어깨를 으쓱해보였고, 여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주표의 아들 윤문은 가진바 재능이 나이답지 않게 뛰어나고, 그 심성도 올바를 뿐 아니라, 어린아이답지 않게 냉철한 판단력과 과감성도 가지고 있어 주원장이 아꼈다. 그러나 그 아비인 주표는 심성이 올바르고 가진바 재능도 뛰어나지만, 너무 유약해 황제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성군이 되기에는 더 없이 적합한 인재라 주원장이 길만 열어준다면 누구보다 나라를 잘 이끌어갈 것을 그 누구도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셋째아들 연왕이 그보다도 뛰어나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는 군사를 이끄는데 탁월한 재능을 보였고 주위세력을 이끌어내는데도 아주 능숙했다. 그는 누가 도와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세력을 만들어내어 궁내에서 적지않은 영향력을 행세했다.
주원장은 둘 사이에서 망설였으나, 영락제의 성정이 자신과 너무 닮았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폭군은 한명으로 족했다. 폭군이 길을 잘 다져놓으면 그 길은 성군이 지나야 한다고 그는 생각했다.
결국 주원장은 성군을 택했고 좋은 자식을 두고 있는 주표를 태자로 책봉했다.
말하자면 어느정도 자식덕을 본 셈이다.
연왕이 갑자기 분통이 터지는지 찻물을 한번에 들이켜 버리며 말했다.
"그래서 늦지않게 폐하께 내 능력을 보여드릴 참이네, 그래서 남만을 쓸어버릴 수 있게 군사를 빌려달라는게야. 자네는 그저 황제께 아뢰는 내 말에 조금의 힘만 실어주면 되는걸세. 어떤가?"
"..."
여하는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하지만 왕이란 허울좋은 직위아래 변방으로 쫒겨난 그에게 병사 좀 더 해준다고 뭔가 달라질까? 오히려 남만인들의 소굴속에서 열심히 싸우다 죽어주면 대장군인 그로서는 감사할 일이잖는가?
"조금 생각해보고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만 가봐도 되겠습니까?"
연왕은 흔쾌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여하는 아무말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 경산을 빠져나갔다.
//흐음, 의외로 재밌네요. 약간 지겨운감도 있지만 나름 즐거운 느낌..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1편에서 제가 실수한게 있습니다. 주원장의 첫째아들은 건문제가 아니라 주표입니다. 건문제는 주표의 아들이죠.
그리고 왜 정화가 지금 튀어나오느냐 하시는 분들이 계실텐데, 그냥 원할한 스토리 진행상 집어넣었습니다.
그리고 왜 이 놈은 무협지인 주제에 한자를 안쓰는걸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텐데, 저희집에는 한자가 안뜹니다.
사실 한자를 모릅니다.
그리고 이건 고전물이 아닙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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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위쟁탈전.............. |
2006-07-30
19: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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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무제 주원장은 기구한 인생을 살다 죽었지요. 탁발승에서 홍건적, 결국에는 한나라의 황제까지...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인물을 아니지만 공포정치로 인해 말년에 쓸쓸히 병사한게 좀 아쉬운 인물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분야인 역사이므로 관심이 가는것도 당연지사 +_+ |
2006-07-30
21: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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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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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고 마지막 부분 ㅎㅎ 한자를 모릅니다 ㅠㅠ 왠지..슬퍼지는 한마디. |
2006-08-01
00: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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