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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7.25 23:31:30 조회: 522 추천: 0 |
“그 날카로운 살기로 뭘 어떻게 한다는거죠?”
망토 여기저기를 바쁘게 뒤적이는 레니엔즈를 엘리샤가 비꼬았다. 레니엔즈의 태도가 이상하리만큼 자신만만 하길래 일단 그가 하라는대로 장전까지는 마쳤다만, 그가 무엇을 할지도 모르고 그 뒤에 자기 옷을 한참이나 뒤적거리는 어리버리한 태도는 도저히 그를 신용할 수 없게끔 만들었다. 엘리샤는 그가 목적을 이룰때까지 기다리려 했으나 망토 주머니에 이어 바지주머니, 셔츠 주머니까지 뒤지는 그를 보며 도저히 오늘안엔 그가 그의 목적을 달성하리라 생각 되지 않기에 그를 다그쳤다.
“이봐요!”
“쉬잇!”
그녀의 다그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던일에만 열중하는 레니엔즈에게 항의의 뜻으로 소리쳤지만, 그는 집게손가락을 입으로 가져다 대며 그녀에게 침묵해줄것을 요청했다. 마침내 성질을 참지 못한 엘리샤는 여전히 자기 자신에 대한 몸수색을 계속하는 레니엔즈의 팔을 잡았다. 기습적인 그녀의 움직임에 당한 레니엔즈가 순간적으로 중심을 잃었을때 열차가 서버렸다.
끼익.
좌석에 가만히 앉아있었다면 이런 불상사를 피할 수 있었지만 옥신각신 다퉈대던 두 남녀는 관성의 법칙을 이겨내지 못하고 넘어졌다. 손잡이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힌 엘리샤는 고음의 비명소리를 내질렀다. 그리고 그녀가 통증이 전해져오는 머리를 긁으며 고개를 든 순간 레니엔즈가 양피지 두루마리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있는것을 볼 수 있었다. 아마 넘어지면서 떨어트린것 같은데 레니엔즈가 옷수색을 중단한것으로 보아 그가 찾던 물건이 이 양피지 두루마리였던걸 추측해볼 수 있었다.
“에이. 그깟 종이 쪼가리를 찾을려고 그 요란을 떨었던건가요?”
이번엔 용도를 알 수 없는 양피지 두루마리들을 뒤적이는 레니엔즈를 보며 엘리샤는 또 한번 그의 답답함을 추궁하고 싶은 욕구를 느꼈지만, 방금전과 같은 불상사를 반복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그의 행동을 잠잠히 지켜보는 편을 택했다. 한참동안이나 두루마리들을 뒤적이던 그는 마침내 두루마리 두개를 꺼내들었다.
“찾았군. 우리를 구원할 물건을.”
레니엔즈는 ‘우리를 구원할’이란 거창한 수식어가 달린 양피지 두루마리 하나를 엘리샤에게 넘겼다. 엘리샤는 그가 한참동안이나 찾은 ‘우리를 구원할’ 물건이 겨우 양피지 두루마리란 사실에 상당히 실망한 상태였지만, 그를 믿고 그 두루마리를 받았다. 두루마리의 이곳저곳을 둘러본 결과 그녀는 처음보는 물건이지만 이 두루마리가 ‘마법 스크롤’이란걸 알 수 있었다.
“이게 ‘마법 스크롤’인가 보죠? 박물관에서나 보던건데.”
근대화와 산업화 이후 마법사란 마나 전동차 같은 마나가 필요한 곳에 마나를 공급해주는 존재로 전락했고, 마법사들은 고도의 마법에 대해 탐구하는것보단 마나를 늘리는 수련에만 전념하게 되었다. 그로인해 자연히 마법스크롤이나 마법무구의 생산은 중단되었고 사람들도 마법에 관한것들은 점점 잊어 마법은 과거의 유물로만 남게 되었다. 그러므로 엘베리아에서 고도의 교육을 받았다는 엘리샤가 마법 스크롤을 처음 본것도 그다지 놀랄일은 아니였다.
“아무리 지체높은 교육을 받은 엘프 아가씨라고 해도 이런걸 보기란 힘들지.”
“맞는말이긴 하지만.... 당신 이거 어디서 구한건가요?”
낡은 양피지 조각인줄 알고 실망했던 눈빛에서 ‘마법 스크롤’인걸 알아보고 눈빛이 초롱초롱 빛나게 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레니엔즈는 헛기침을 내뱉었다. 너무 열중해서 시간 가는지도 모르고 양피지에 열중하고 있던 엘리샤는 그의 헛기침을 듣고 아쉬운듯이 양피지를 접었다.
“혹시 이 스크롤은 ‘텔레포트’ 스크롤인가요? 그 마법이라면 우릴 확실히 구원해줄게 분명한데.”
“아니요. 그건 너무 비싸더라고.”
이름그대로 공간을 왜곡하는 순간이동 마법.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대표적인 마법이다.(과학적으로 증명하려는 과학자가 있긴 하다.) 교통수단의 발달로 텔레포트는 마법에 조금 소질이 있는 사기꾼들이 자신들이 신의 선택을 받았다는 선전용으로 이용하는 등에만 사용되는 마법이되었다.
“그럼 도대체 무슨 마법이죠?”
레니엔즈가 스크롤에 쓰여진 마법의 이름을 말하기를 망설이자 엘리샤는 애가탔다.
“무중력상태지속마법, 중력이란걸 모르던 과거엔 간단하게 ‘플라이’라고 부르던 마법이지.”
레니엔즈는 ‘무중력상태지속’이라는 긴 수식어가 붙는 마법을 위풍당당하게는 말했지만, 어째 엘리샤와 눈을 똑바로 마주치진 못했다. 엘리샤는 그가 자신과 눈을 똑바로 마주치지 못하자 의아해했지만, 그 의미를 곧 알 수 있었다.
“이봐요? 그 마법을 사용해서 어떻게 탈출할 수 있단 말이죠?”
“이름 그대로....... ”
레니엔즈는 말을 마치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니까 무중력상태가 지속될 동안 날아서?”
레니엔즈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상하로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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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다고 불평하시는 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8명? (이 사이트 말구도..)
그래서 매번 올릴때 마다 반성합니다 ㅠ,ㅠ
그치만 제대로 쓸라카면 시간이 장난 아니게 소모되기 때문에
미칠듯이 쓰는건 무리일듯 하군요.. 좀 필력이 나아지면
많이 쓸 수 있을듯. 짧다고 그냥 스크롤 쫙 내리지 말고
정독해서 읽으면 더 재밌을겁니다 ㅎㅎ
갈수록 조횟수가 적어지고 있지만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연재는 멈추지 않을겁니다. 응원의 뜻으로 코멘트 남겨주시면
감사하고요.
그럼 내일 찾아뵙겠습니다.
(p.s 이제 비축분이 남지 않았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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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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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이런.. 불평이라기보다는 바램이겠죠~ 재밌다보니 짧을 경우 맥이끊기는 느낌때문에 그렇습니다. 3년동안 글을 써오고 봐오면서 여러번 느낀 것이죠. 그렇다보니 짧은 것보다는 긴 것을 조금 더 좋아하게 되더라구요. 이번편도 재미있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다음 내용이 기다려집니다~ |
2006-07-27
0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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