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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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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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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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4.08.08 01:35:28 조회: 509 추천: 12 |
"지르간은 어디있지...?"
덩치가 쓰러지자 도적패들은 겁을 먹었다.
자기들 패거리들 중에서 몸집이 가장 큰 녀석이 당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내가 들고있는 무지막지한 스피어 때문일지 그건 알수없었다.
"마지막으로 물어보겠는데..."
나는 붉은 눈을 부릅뜨며 도적패들에게 말했다.
"지르간은..."
그와 동시에 [라]를 들어올려 도적패들을 가리켰다.
"어디있지?"
나는 도적들에게 암시를 걸었다.
언령(言領). 즉 강한 암시를 걸어 최면상태에 빠지게 하는 것이다.
나는 생각했다. 도적들이 순순히 대답해줄리가 없다고, 그렇다고 혁박해서 알아낼것 까지도 없다. 그래서 난 편한 방법을 쓴것이다.
"두...두목은..."
"지르간은...?"
"두...목은..."
"어디있지?"
"두목...은..."
계속해서 '두목은'이라는 단어만 반복해서 말하는군.
내 언령의 강한 암시에도 마지막에 그것을 거부할 정도의 정신력이 있다니...
도대체...아니 그것보다 지금 이 녀석들은 어떤 감정때문에 내 언령의 질문을 회피하고 있다.
이 감정은...
"공포...인가?"
지르간의 부하들은 놈의 정체를 알고있는건가...? 내가 질문 할때마다 이 녀석들의 반응은 공포에 질려 '지르간'이라는 단어에 조차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그만두지...사람을 괴롭히는 취미는 없으니까...
"언령(言領)...해제..."
나는 오른쪽눈을 손으로 감기고서 기운을 천천히 분해해갔다.
약간의 어지러움. 사실 언령을 내 체력이상 높여 사용한다면 며칠간 몸을 못움질일 정도가 되버린다.
붉은눈...아버지가 나에게 준 이 망할 능력으로 나는 언령을 사용할수 있는 것이다.
언령의 효과가 사라지자 도적들은 다리가 풀려 일제히 땅에 쓰러졌다.
순간적인 근육 경직이기 때문에 주저앉았을뿐, 몇 분이 지나면 움직일수 있게 되겠지.
"...오늘밤이...엘리스의 생일이라..."
요괴들에겐 인간만큼 좋은 요리도 없다.
미식가들이 여러곳을 돌아다니며 음식을 음미하는 것처럼 요괴들중에서도 인간을 골라먹는 족속이 있다.
아마 이 지르간이란 놈도...
인간은 약하다. 놈들에 비하면.
검을 들고있는 인간도 놈들에겐 상대가 되지않는다.
특별한 능력...? 그런게 아니다. 마법...? 그런건 노력만 한다면 인간도 사용할수있다.
힘.
속도.
모든것이 인간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놈들의 입장에서는 인간 만큼 맛있는 것도 없기때문에 인간을 먹는것을 즐긴다.
이유는 간단하다. 배가 고프니까.
하지만 놈들은 인간을 잡아먹지않아도 충분히 살수있다.
인간을 먹긴하지만 육식은 아니다. 아니 좀더 자세히 말하면 식습관은 인간과 비슷하다.
그래서 인간과 같이 사는 요괴도 상당히 많다.
"생일선물은..."
라가 울부짓고 있다.
오랜만에 사용하는 것이라 그런지 평소보다 라의 울림이 더 큰것 같다.
"진실을 깨닫게 해주는것."
"으음...?"
방안이 어둡다.
아직 새벽인것 같다.
잠을 더 청해볼까했지만, 왠지 자고싶지않았다.
사실 오늘은 수금날이라 아침엔 돈을 거둬가기위해서 지르간이 온다.
오늘 돈은 레이븐에게 훔쳤던(?) 돈을 내야할듯...
요즘들어서 이 마을에온 관광객들이 많이 행방불명 당해서 오는 사람이 준탓인지 소매치기 하는것도 쉽지않다.
그나마 레이븐은 돈을 많이 들고다니던 터라 약 다섯사람 몫은 충분히 대채할수있었다.
그러보니...이제 아침이면 레이븐도 떠나는 구나...
그 녀석이랑 보면 3일이 왠지 엄청 길게 느껴졌다.
레이븐에게 궁금한 의문은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왼쪽눈은 보이지않는데에 눈동자색깔은 마음을 꿰뚫어보듯 빨갛고, 그 눈동자 색에 맞춘듯한 붉은 코트.
게다가 등에 매고 다니던게 강철 스피어...
레이븐에게 그 의문점에 대해서 물어보면 녀석은 이리저리 말을 돌리면서 내 질문을 회피했다.
뭐...숨기고 싶은 게 사람마다 있는게 당연한 거니까...
어차피 그 녀석과도 바이바이니까. 이젠 상관없는 일이지만.
나는 침대에서 내려와 물병에 담긴 물을 컵에 따라 마셨다.
시원하지는 않다. 어젯밤 중앙에 있는 우물에서 퍼온거니까.
엇...?
옆방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지않는다.
"레이븐...?"
없어...어디로 간거지...?
내일 아침에 가는거 아니였나...?
테이블 위에는 레이븐이 빌려놓은 일곱권의 책들과 그 녀석이 써놓은 듯한 쪽지가 하나 놓여있었다.
『약속대로 그 돈은 엘리스가 전부 가지도록 하세요. 3일이 지났으니 난 이만 다음마을로 가봐야겠어요. 아 그리고 도서관에서 빌렸던 책좀 다시 갔다 주세요. 미안해요.』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바보같이..."
괜히 화가났다. 책을 대신 갔다달라는 것 때문이 아니라, 나에게 한마디도 없이 멋대로 가버린 것이...
나는 쪽지를 구겨서 벽으로 던져버렸다. 아무말없이 떠나버린 레이븐이 한순간에 돌아가신 로디먼 아저씨랑 레배카 아무머니의 모습과 겹쳐졌다.
"그런 녀석...별로 친하지도 않았잖아..."
눈물이 흘렀다.
레이븐에 대한 생각이...
겨우 3일 뿐이었는데... 같이 있었던건...
그런데...그런데...
[툭.툭.툭]
누군가 노크를 했다.
이 시간에 벌써 돈을 받으러 온건가...?
아직 아침이 아닌데...
레이븐도 그렇고 지르간도 그렇고 다들...참을 성이 없잖아...
[툭.툭.툭]
지르간이 두드리는 노크소리가 나를 재촉하듯이 들렸다.
레이븐이 나에게 준 돈은 그 녀석이 쓰던 침대위에 있었다.
"조금만 기다려!!!"
나는 성급히 눈물을 닦고 문으로 달려갔다.
손잡이를 잡고, 오른쪽으로 돌렸다.
문은 기익 거리는 소리를 내며 열렸다. 항상 그렇듯이 수금해올때는 지르간이 함께 온다.
나를 구해준...감옥을 탈출했다던 그 놈의 손길에서 나를 구해준 지르간...
그는 나의 영웅이자 유일한 친구였다. 게일아저씨는 그에게 다가가지 말라고 말하셨지만, 그는 나의 은인인걸.
레이븐은 잊어버리자...어차피 그 녀석은 내가 돈을 훔친 대상일 뿐이야.
"왜 이렇게 빨리 온거야...?"
보라색머리에 어른스러워보이는 인상.
전직 도둑이라고는 생각못할 성실하게 생긴 얼굴. 이 남자가 나를 구해준 은인이다.
"하하...못본 사이에 더 미인이 된것 같구나. 엘리스."
"마음에도 없는 소릴...아! 나 이번 달에 돈 엄청 훔...아니 벌었다!!! 지르간이 가르쳐준 부딧히기 기술로!!! 이것봐 금화 12개라구."
나는 큰 돈을 번것에 대해서 지르간에게 자랑했다.
전에 지르간이 나에게 말해준 것이 있어서...
지르간은 기술좋은 도둑들을 모아서 새로운 도적 길드를 만들겠다고 했다. 나도 끼워달라고 했지만, 지르간은 어리숙한 내 실력으론 잡히기 쉽다고 무시해버렸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많은 돈을 훔친걸 지르간이 본다면 나도 그 길드에 끼워주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나는 지르간에게 자랑했다.
"마음에 없는 소리라니...난 진심으로 한 말인걸. 엘리스."
"에...? 아니 금화 12개나 벌었다구...정말이야..."
지르간...? 금화 12개면 많은 돈인데...평소에는 이거보다 몇배나 적은 돈을 벌어도 놀래던 지르간이 오늘은 왜...?
"지금까지 기다린 보람이 있군그래..."
"무슨 소릴하는거야? 지르간? 이...이걸봐...금화야...그것도 12개..."
"그딴 금속 덩이엔 관심없어. 그게 12개든 100개든."
지르간이 이상한 표정으로 웃었다.
싫어...싫어...
내가 알던 지르간이 아니야...
난...나는 실력을 키워서 지르간이 만드는 도적길드에 가입해서...
"기특한 엘리스...이 날이 될동안 예쁘게 자라주었구나...흐...흐흐흣..."
지르간의 얼굴은...웃고있었다...소름끼치도록...오싹하게...
인간의 얼굴이 아닌것 같았다.
무서웠다. 이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내가 널 살려줬으니 은혜를 갚아야지? 응? 엘리스?"
지르간이 다가왔다.
그리곤 나를 구해줬던 그 손으로 나의 양어깨를 잡았다.
뿌리치고 싶었지만, 팔이 움직이지 않았다.
두렵다. 무서워. 도망치고 싶어...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아아...요리하지말고 생걸로 먹어버릴까? 실물을 보니 견딜수가 없잖아..."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먹는다니...? 나를...?
"그럼...팔한쪽만 시식해보실까...?"
싫어!!! 싫어!!! 이거 놔!!! 싫어!!!
나는 외치고 싶었다. 그러나 공포에 질려 목소리가 나오지않았다.
지르간의 얼굴. 그건 인간이 일그러뜨릴수있는 상태의 한계를 넘어섰다. 입이...입이...눈까지 찢어져 웃고있었다...
"흐음?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나? 꽤나 의미심장한 표정이군 그래?"
지르간은 공포에 질려 기겁하는 표정으로 있는 나에게 말을 걸었다.
"자~어디한번 말해봐. 뭐지?"
갑자기 목에 힘이 들어왔다. 살았다. 이젠 도움을 청할수있어.
"살려주세요!!! 도와줘요!!!"
"후...하하하...하하하하!!!"
지르간은 찢어진 입으로 웃었다. 끔찍하게...왠지 도와달라고 말하는 나를 비웃는 것처럼.
"뭐...어차피 온다고 해도 소용없겠지만...말이다..."
"뭐...뭐가 우스운거야!!! 이제 곧 사람들이..."
"올리가 없잖아? 이런 일이 있을것 같아서 전부 먹어버렸는데?'
"?!..."
거짓말...이건 꿈이지...?
지독한 악몽이야...
눈을 감았다가 깨어나면...다시 그 착한 지르간으로 돌아가 있을거야...그럴거야...이건...꿈이야...
눈을 감고있었지만 느껴졌다. 찢어진 그 끔찍한 입에 다가오는걸...소름이 돋았다.
숨 쉬는것조차 무서웠다.
이건...꿈일거야...
"엘리스에게 손 치우는게 좋을거야."
이...목소리는...?
"어허...? 아직 않갔나? 내 편지를 못읽은 거냐? 아니면 바보냐? 죽으려고 냉큼 다가오는군."
레이븐?...레이븐인거야?
나는 눈을 뜨고 목소리의 주인공을 확인했다.
아직 이른 새벽. 앞집 지붕위에서 유유히 나를 지켜보고 있는 붉은 코트에 바람에 휘날리는 은발을 가진 여자...
레이븐의 손에는 낮에 보여주었던 그 강철 스피어가 들려져 있었다.
"...별로...죽을수있다면...죽었겠지만."
"크크크...뭐 상관없지...아름다운 음식이 이렇게 제발로 걸어왔다니 오히려 나만 이득이니 말이야!!!"
레이븐의 모습이 달빛에 반사되어 빛났다.
그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그러나 나의 감상을 완전히 짓밞아 버리듯 지르간의 몸은 볼록볼록 거리며 기괴하게 변해갔다.
이윽고 그의 모습은 인간이라고는 생각못할만큼 이상하게 변해갔다.
찢어졌다고 생각한 입은 더 커지고 지르간의 피부가 점점 뜯어져갔다.
지르간의 매력이었던 보라색 머리카락은 땅에 흐트러져 버렸다.
온몸이 뒤틀려있는 팔이 7개인 언밸런스한...끔찍한 모습이 되어버렸다.
보고있으면 역겨운 체액들이 입과 몸에 뚫려있는 구멍에서 흘려나오고 머리같이 생긴 부분에선 눈이 어림잡아 30-40개씩으로 분열되었다.
게다가 온전하다 싶었던 부분에서는 촉수같은 징그러운 것들이 튀어나와 나의 팔을 휘어감았다.
물컹물컹하고 축축한 느낌이 불쾌스러웠다.
"인간의 몸은 꽉껴서 쓰기 불편했었는데, 이러니 좀 편하군. 식사하는데 말이야!!!"
지르간의...아니 괴물같이 변해버린...이 악마는 끔찍한 목소리로 레이븐에게 말했다.
그러나 레이븐은 오히려 웃으며 여유롭게 괴물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창으로 나를 죽일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건가? 네년을 먹은 후에 이쑤시게로 써주지."
"후훗...인간이랑 몇년 지내다 보니 농담도 할수있게 된건가...?"
뭐야...도대체...
지르간이 어째서 이런 괴물이 되어버린거지...?
마을사람들을 먹었다고? 무슨 소리야...이건...
"그 동안 더 맛있는걸 갈망해왔지...참고 또 참고...맛있는 요리를 먹기위해서...하지만 이제 기다릴 필요는 없겠군. 네년을 먹고 디저트로 엘리스도 먹어주마."
괴물...지르간이 레이븐과 이야기를 하는 동안 나는 생각할 시간이 생겼다.
생각...아니 지금 일어난 상황때문에 나의 머리속은 혼란 스러웠다.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뜨면 침대위에서 기지게를 펴며 일어날수있을것 같았다.
그러나...현실은 달랐다...
이 악몽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깨고 싶었다.
지르간이 괴물이 되어 나를 먹으려는...
이런 끔찍한 악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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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이 빠른 소설을 싫어하는 터라 레이븐 vs 지르간 전을 최대한 미룰려고했는데;; 결국 맞붙게 되버렸습니다
이번 편에서 엘리스의 심리묘사한다고 컴퓨터 앞에서 쇼를 했다는;
(글을 쓸때마다 표정이 변화한다는...그림그릴때도 이렇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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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 기대 합니다앗 =ㅅ=) 후훗; [01][01][01] |
2004-08-08
10: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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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면서 표정 변하는거... 저도 겪어본바 있음 -ㅅ-; [01][01][01] |
2004-08-08
12:4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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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터 안봣으므로 무효 첨부터 볼께요 프레디님 ㅋㅋ 5편부터 보자니 스토리 이해가 난해한....... [01][01][01] |
2004-08-08
14: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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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 빨리나와라아.. [01][01][01] |
2004-08-08
15: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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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디 라니잇!!!
난 그렇게 못생기지 않았소!!! [01][01][01] |
2004-08-08
20: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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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웃 +ㅁ+ 추천수가.. =ㅅ=);; 급승이라오..(??) [01][01][01] |
2004-08-08
22: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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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헛...추천수 11;;....
드디어 전투에 들어가서 그런건가;;
전의 글들은 죄다 레이븐/엘리스 이야기 뿐이라 사람들이 지루해 한것 같던데;
지르간이 본심을 들어내니 갑자기 인기가;
[01][01][01] |
2004-08-08
22: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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