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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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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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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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4.07.27 15:43:13 조회: 538 추천: 6 |
"와아~ 내 얼굴 그린거야? 잘그렸네."
내 뒤에서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레아...
나는 앞에서 앉아있던 그녀의 모습을 스케치하고있었다.
언제 왔는지 그녀는 나의 그림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약간 부끄럽기도 하면서, 무엇보다 옆에 있는 사람을 그린것이니...
몰래 그리고 있었던걸 들킨것도 문제였다.
나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왠일이야? 내그림에 칭찬을 다하구? 특별히 레아를 그려줘서 그런거야?"
"정답."
"에이...뭐야. 그럼 내가 다른걸 그리면 못그렸다고 할거야?"
"그것두 정답. 후훗."
파란색 긴 머리가 바람에 휘날린다...
언제나...이렇게...
이렇게...영원히 시간이 멈춰진다면...
돈 주머니를 잃어버린지 세시간째.
그 속에 든 돈은 별로 많지는 않지만...그게...들어있기 때문이다.
레아의 얼굴...
그림이긴 하지만, 그녀의 얼굴이 그려진 조그마한 그림이 그 주머니 안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소매치기 당하는게 어디 드문일인감? 재수가 나빳다고 생각하시게나."
전당포 노인은 이렇게 위로해주었지만, 단순히 재수가 나쁘다기 보다 내가 멍청했기 때문이라는 비웃음이 섞인듯한 말투로 말했다.
물론 나만의 착각이지만 말이다.
도둑의 법칙 첫번째. 절대로 물건을 훔친 장소에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당연한 일이다. 괜히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는건 나를 잡아가시오라고 하는거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도둑의 법칙 두번재. 물건을 훔친뒤 상대방에게 얼굴을 보이지 말것.
그나마 다행스러운건 그 파란머리 소녀가 한가지 실수를 했기때문이다.
나에게 얼굴을 보여준것이 큰 오점이 되버린것이다.
그렇다면 그 인상착의를 이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본다면 단서를 찾을수도 있지않을까?
나는 그 소녀와 부딧힌 곳에서 얼마되지않는 곳에 위치한 '지바상점'이라는 조그마한 가계에서 카운터를 보고있는 중년의 남자에게 물었다.
"저기...실례합니다. 키는 이정도에...파란색 긴머리에...갈색눈을 가진 17살전후의 소녀를 못보셨는지...?"
내가 정중한 태도로 머리를 글쩍이며 물어보자, 중년의 남자는 머리를 기우뚱하며 잠시 생각을 했다.
그의 답변은 그로부터 약 3초후에 들을수있었는데...
"글쌔요...? 이 주변에선 파란머리라곤 엘리스녀석 밖에 없어서 말이죠."
엘리스...라...
"엘리스양의 주소를 말해주실수 있으시겠습니까?"
이거...진작 이렇게 실행하면 됐잖아. 괜히 여기저기 찾아다니다가 시간만 낭비하고, 난 바보인걸까나...?
이상하게도 중년남자의 반응이 이상했다. 머뭇거리다가 말을 하려는듯. 그러다 그만두는것을 반복했다.
왠지 말하기가 꺼림직한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이다. 무슨 이유인지 나는 알턱이없었다.
몇차례나 머뭇거림을 반복하던 중년남자는 끝내 나에게 귀를 대라는 손짓을 했다.
내가 귀를 기울이자 그의 짧은 키가 상당히 신경쓰였다. 나는 최대한 허리를 굽혀 그의 입에 내 귀가 닳이도록 노력했다.
"엘리스가 저희 마을에 살게된건 7년전쯤이죠. 흙투성이로 길에 쓰러져 있던 녀석을 로디번부부가 맡아 기르게 되었는데..."
남자의 음성에서 약간 슬픈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얼마전 로디번부부는 놈들에게 당...핫!!!"
급히 입을 틀어막는 중년남자. 나는 뭔가 있음을 직감했다. 놈들에게 당했다라는 말이 뒤에 기다리고 있음은 꼭 마지막까지 듣지 않아도 충분히 알수있었다.
결국, 보호자를 잃은 엘리스라는 소녀가 먹고 살기위해서 도둑질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일까?
나는 제멋대로 상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확실한 정보를 듣지않는 이상, 마음대로 결론을 지어버리면 않된다. 나는 중년의 남자에게 말했다.
"괜찮습니다. 말씀해주세요."
그는 처음처럼 머뭇거리다가 다시 나의 귀에 입을 열었다.
"에...놈들은 도둑 길드에서 추방당했다는 소문이 있지...녀석들은 로디번 부부를 죽이고, 엘리스에게 도둑질을 가르쳤지. 지금 엘리스는 녀석들에게 이용당하고 있어. 지금 엘리스는 자신을 키워준 로디번부부를 죽인게 놈들이라는 사실조차도 모른다네."
그...런건가?
옛날이나 지금이나 역시나 달라진건 없었다.
약하면 이용당하고, 짓밞힌다. 그리곤...죽는다.
약육강식...
누구보다 잘알고있다...
"전 소녀에게 원한은 없습니다. 단지 물건만 돌려받으면 됩니다."
나는 미소를 띈 얼굴로 불안해보이는 중년남자에게 말을 안심시켰다.
약간 마음을 놓았는지 이번엔 의외로 순순히 답변을 해주었다.
남자는 말로하긴 좀 그러니 써주겠다고 말하고는 방으로 들어가더니 조그하만 종이와 깃털촉을 가지고 나와 주소를 적었다.
"자네를 믿겠네... 제발 부탁이니 엘리스녀석에겐 해를 주진 말게나. 그 녀석은 단지 아무것도 모를뿐이라네..."
아니... 모르는것도 죄다.
모르기 때문에 약한거다. 약한것 자체도 죄이다.
모든게 그렇다... 힘만있으면...모든것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세계를 지배하는 절대 불변의 법칙...
적어도 인간만은 그렇지않다가 아니다. 인간이 당연스럽게 이 법칙에 포함되는 것이다.
나는 지금 소녀를 구원하러 가는게 아니다.
내 물건을 돌려받고 싶을뿐.
방금 중년 남자가 써준 주소는 여기서 별로 멀지않은 장소다.
지금 여기가 안티젠 28번지...
소녀의 집은 안티젠 39번지인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소녀의 집에 본인이 있을지 없을지 하는 것이다.
없다면 그 집에서 기다리겠고, 만일 있다면 말해보겠다.
그 주머니엔 내 소중한것이 있으니 돌려달라고...
만일 돌려주지않는다면...
"지루해."
그 은발머리 미남에게서 돈을 많이 벌었다는 기쁨도 잠시.
나는 이 딱딱한 나무침대위에서 빈둥 거리며 중얼거렸다.
지루하다. 그렇다. 지금 나의 상태는 상당히 지루했다.
그러나 밖에 나갔다간 나를 찾고있는 그 남자를 만나게되면 큰일 이니까.
나는 그 훔쳐온 주머리를 열어보았다.
돈이라도 세면서 지루함을 떨쳐보려고 말이다.
금화 한개...두개...세개...
약 12개 정도 들어있는 금화에 은화 두개...
응? 이게뭐지?
종이같은게 있었다.
아니 같은게 아니라 종이였다.
거기엔 조그마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상당히 예쁜...
나와 같은 파란색 긴머리를 하고있는 여자...
나와는 비교도 않될정도로 예뻣다.
그 은발머리의 애인일까? 아닐꺼야.
그런 멍청한 녀석에게 이런 아름다운 아가씨가 애인일리없잖아?
왠지 그 녀석에게 훔칠때는 그리 어렵지않았다.
나는 그 놈들이 가르쳐준데로 행동했으니까 방법도 완벽했다.
첫째! 절대 어색하게 행동하지 마라.
둘째! 훔친 다음엔 여유있게 행동하라.
셋째! 훔치고 난 뒤엔 집으로 돌아가 며칠동안 나가지 말라.
넷째! 훔칠대상은 100% 여행자나 나그네여야한다.
다섯째! 내 얼굴을 보여주지말...
"...망했다."
이런 실수를 저지르다니!
큰일 나버렸잖아.
게다가 이제야 알아채다니. 난 바보야!!!
심장박동이 빨라지는걸 알수있었다. 호흡도 불규칙해지고, 식은 땀이 났다.
은발남자의 예쁜얼굴을 보느라 그 얼굴을 보여버린 것. 도둑으로써 최악의 실수였다.
지금 생각해보니 남자가 아닌것 같기도 했다.
...너 바보냐? 남자든 여자든 그게 뭐야 중요해? 지금 이 실수를 어떻게 넘기냐는 게 문제지.
나는 이리저리 궁리하다 뭔가가 떠올라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좋아! 그럼 내가 아니라고 오리발 내밀어야지."
"벌써 들어버린걸요...?"
이 목소리는...?
나는 놀래서 뒤를 돌아보았다.
언제 집안에 들어왔는지...들어오다니?
자물쇠로 잠궈났는데...?
어떻게 들어온거지? 문을 부순건가? 아니야.
문을 박살냈다면 부수는 소리가 들려야하잖아.
도대체 어떻게 들어온거지?!
"어...어...어떻게 들어온거야!?"
"비밀."
"..."
맑은 미소를 짓는 저 은발머리. 평소때라면 상당히 호감이 가는 미소겠지만, 지금 웃는 저 얼굴은 정말 두렵다.
내 얼굴을 기억하고 내 집을 찾아낸데에다 잠긴 문을 소리없이 열고 들어오다니.
게다가 비밀이라는 짤막한 한마디가 나로써는 할말없게 만들었다.
"자자...돌려주세요. 그거."
역시 돌려받기위해 왔군. 그냥 돌려주고 용서를 빌까? 아니야. 저 녀석은 바로 날 성에 넘길꺼야. 도망쳐야할까?
나는 은발머리의 시선을 피하며 어쩔줄 몰라 당황했다.
어떻게 해야될지 막막했다. 여태 이런일은 없었는데...
하필 저런 녀석에게...이럴줄 알았으면 오늘은 않하는건데...
"싫어!!!"
나는 나도 모르게 말해버리고 말았다.
남자의 얼굴은 금방 무표정으로 바뀌었다.
아까의 온화한 얼굴이 순식간에 차갑게 변해버렸다.
소름끼칠정도의 변화였다.
그러나 의외로 남자의 입에선 정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돈은...필요없어요. 그 그림만 돌려줄수는 없겠습니까?"
그림만 주면 된다.
그림만 주면 해결된다.
내가 노린건 돈. 그래 돈만 있으면 이 그림따위는 필요없어.
간단하잖아.
나는 주머니에서 그림을 꺼내어 은발남자에게 돌려주었다.
남자는 그것을 돌려받자 미소를 지으며, 왼쪽 테이블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뭐야. 돌려받았으면 어서 꺼지란말야!"
나는 돌아갈 생각이 없어보이는 남자를 보여 큰소리로 말했다.
은발남자는 나의 말엔 신경도 쓰지않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말했다.
"흐음...좋은 집이군요."
"당연히 좋지!!! 이상한 소리말고 나가! 꺼지라구!"
은발 남자는 '하핫'하며 웃은 뒤 일어났다.
나는 드디어 가는구나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였다.
남자는 내 방과 거실을 드나들며 구경하고 있었다.
"이...이게 정말!!!"
"그 돈 드리는 대신에...3일간 여기서 묵을수 없을까요?"
...?!
내 집에서...숙박을 하겠다구?
"금화 12개면 다른 숙박소에서 한달은 있을수있는 가격이니...그리 나쁘진않을텐데요."
그 말이 맞다.
보통 금화 12개면 숙박소에서 한달넘게 있을수있다.
그러나 내가 녀석을 재워줄 이유따윈 없잖아.
"싫어!!!"
"흐음...아가씨가 도둑이라고 소문이 나버릴텐데요...?"
"으...으윽..."
약점 잡혀버렸다...제길...이 따위녀석에게...
그러나...하는 말에서는 그리 비웃음은 느껴지지않았다.
왠지...부탁하는 느낌이랄까...나쁜느낌은 아니였다...
싱글벙글 웃는 얼굴이 엄청 신경쓰인다.
역시 여자일까? 남자일까? 상당히 생긴것이 신경 쓰인다.
목소리도 구별하기 힘들고...
이런 바보!!!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그럼...여기서 3일동안 묵도록 하겠습니다. 후훗...결정된 거예요?"
"이...이...이..."
말이 나오질않았다.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행동하는 이 은발머리...
녀석은 아까 앉았던 그 의자에 다시 앉고는 나와 부딧혔을때 떨어뜨린 책을 읽고있다.
그 예쁜얼굴로 싱글벙글 웃는걸 보니...얄미워 죽겠다.
이렇게 이 망할 인간과 3일간의 동거가 시작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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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올린걸 수정해서(....약간;;) 올린글이라는;;;
두명의 시점을 번갈아서 썼더니 상당한 혼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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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레이븐과 저 소녀 사이의 무언가 기류가 흐르는 듯.
나중에 레이븐 저 소녀에게 도움을 받을 듯한 기분이 드네요
그럼 건필하십시오 ^^ [01][01][01] |
2004-07-28
14: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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