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스런 아내” 로제, 한천중학교 학생으로 입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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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스런 아내” 로제, 한천중학교 학생으로 입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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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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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3.17 00:20:27 조회: 470 추천: 0 |
한천중학교에서도 사람 좋기로 유명한 해 신철선생이 드디어, 오늘! 인내심의 극을 보았다. 내면 깊숙이 자리 잡은 어둠이 섬뜩한 빛을 발하며 바닥 속에서 스멀스멀 기어올라 한 인간의 명경지수를 깨트려버렸다. 항상 단아하고 맑은 호수를 가지고 있던 마음에 우레가 쏟아지며 흙빛 진흙물로 변모해버렸다.
그의 마음과 인내심을 연결해주는 고리가 청아한 소리를 내며 힘없이 투둑 끊어져나갔다. 어둠의 손길이 가위처럼 고리를 썩둑썩둑 잘라버렸다. 거침없이 끊어져가는 인내심의 고리. 내면에서 쏟아지는 우레의 난동.
철심으로 참을 인자를 심장에 박박 새겨보지만 심장은 고통스런 비명만 내지를 뿐이었다. 아귀에 온힘을 기울여 주먹을 꽉 쥐었다. 마음에 쌓인 감정을 무의미하게 힘을 밖으로 내보내는 과정으로 일종의 자기분노표출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최후의 수단을 써도 눈앞에 있는 쥐똥만한 사내 녀석들은 자신의 말을 한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
해 신철 선생의 안색이 사정없이 일그러졌다. 한 여인에게 미쳐 1교시부터 지랄발광을 떨어대는 남학생들은 그의 흉포한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남자와 별개로 시종일관 그의 수업을 관철하던 여학생들은 해 신철선생의 또 다른 면을 보며 불안한 마음을 가졌다. 그는 마그마를 분출하는 화산 같은 심정을 가지고 이를 악물며 조용히 입을 땠다.
“계속 떠들면 전부 가만두지 않겠다.”
조용하지만 엄숙한 협박이었다. 하지만 워낙 교실분위기가 왁자지껄한 지라 그의 나지막한 음성은 남정네들의 귀에 들리지 않았다. 해 신철선생에 안면근육 운동이 시작됐다. 미간이 세 겹으로 접히고 눈썹을 관장하는 근육이 쌍심지를 힘차게 하늘로 밀어 올렸다. 소이 ‘째려본다’ 라는 진세를 완성시킨 해 신철선생은 배에 힘을 주며 대갈일성을 터트렸다.
“이 자식들!! 남자 놈들 전부! 운동장에 집합!!”
“에에에에!! 왜요!!”
갑작스런 선생의 폭탄발언에 학생들은 기겁을 하며 반항했다. 요새 어린 것들은 어른 알기를 우습게 안다니까··· 해 신철선생은 교탁을 때려 부술 듯 강하게 내리치며 무협지에서나 볼법한 강렬한 사자후를 내질렀다.
“운동장에 집합!!”
음파가 공기 중을 타고 흐르며 남정네들의 고막을 사정없이 유린했다. 해 신철선생의 무서울 정도로 강렬한 일갈과 톡톡히 한몫을 다하는 그의 인상이 남학생들에게 거대한 공포심을 안겨주었고 그들 너나 할 것 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운동장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1교시 사회수업은 로제에 대한 남학생들에 사랑이 너무나 지나쳐 극기훈련시간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리고 쉬는시간 10분이 찾아왔다.
쉬는 시간 종이 울리자마자 소문을 듣고 찾아온 다른 반 학생들까지 모두 몰려와 얼굴도장이라도 찍으려는 듯 로제의 곁을 둘러싸며 그녀에게 쉴 시간을 주지 않았다.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질문이 쏟아져 나온다.
“어디에서 왔니?”
“남자친구는 있어?”
“이상형은?”
“취미나 특기는 뭐야?”
“나랑 사귀지 않을래? 나 굉장히 매너 좋은 남자야.”
등등해서 여러 질문이 속출했다. 바로 옆에 연성이 있었는데, 그는 여전히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으며 자학 중이었다. 마치 동물원 원숭이를 보는 것 마냥 사람은 끊임없이 몰려들었다. 개중엔 3학년 선배들도 있었고 심지어 1학년 후배들도 있었다.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 그게 더 궁금할 따름이었다. 로제는 상당히 귀찮아하며 투덜거렸다. 그러면서 열심히 자학중인 연성의 팔을 붙들며 입을 열었다.
“연성아. 이 학교 원래 이렇게 시끄러워?”
“으··· 몰라···”
자학을 너무 열심히 했는지 기운이 없어보였다.
“나 이런 분위기 싫은데, 연성아. 나랑 잠시 나가지 않을래?”
“으···”
좀비도 아니고 말끝마다 ‘으··· 으···’ 라니. 로제는 불만이 가득했다. 그런데 이때···
“저기··· 연성이랑 무슨 사이야? 친하게 보이는데···?”
누군가가 물어본다. 그 뒤를 이어 연쇄적으로 뜻이 비슷한 질문들이 속출한다.
“맞아. 앉을 자리 마련해줄 때도 굳이 연성이 옆이 아니면 안 앉겠다고 했었잖아. 혹시···”
한 여학생이 말끝을 흐리자 굵직한 목소리에 남성이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건 로제가 그냥 흘려듣기엔 다소 무리가 따랐다.
“저런 볼품없고 작달만한 비실이랑 그렇고 그런 관계야?”
“뭐?! 볼품없고 작달만한 비실이?”
순간 로제의 눈빛이 불처럼 이글거렸다. 저런 똥물에 튀겨 죽여도 시원찮을 새끼가! 어디서 함부로 주둥아릴 놀려! 좌우로 잡아 확 찢어버릴까 보다! 로제의 곱상한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겁 없이 주둥아릴 함부로 놀린 녀석의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강하게 목덜미를 부여잡고 싸늘하게 일갈했다.
“다시 한 번 말해봐.”
“케··· 켁··· 왜··· 왜 그래?”
목덜미를 잡힌 녀석은 같은 반 하 석류라는 이름의 학생이었는데, 다부진 체격에 우직한 이목구비가 중학생으로 보이기엔 약간 부적합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남자다. 그는 로제에 압도적인 기운에 눌려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덩치에 안 맞게 약해빠진 녀석이다. 로제가 다시 한 번 물었다.
“누가 볼품없고 작달만한 비실이라고?”
“맞··· 맞는 말인데··· 왜 그래?”
분위기파악을 전혀 못하는 녀석이다. 로제의 분노게이지는 이미 맥스에 치달았다.
“뭐? 맞는 말?”
석류가 그렇게 대꾸하자 로제의 전신에서 심장을 옥죄는 듯한 살기가 방출되었다. 인간에게 보이지 않는 무형의 기운이다. 천공성의 인간만이 내뿜을 수 있는 기운. 갑작스럽게 변해버린 싸늘한 분위기에 로제를 보기 위해 몰린 수많은 인파들은 마른침만을 삼키며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말리지 않는다면 그녀는 당장에라도 그의 목을 비틀어 죽일 기세였다. 이때···
“그만 둬. 사고 치면 화낸다.”
열심히 자학스킬을 쌓아가던 연성이 조용히 그녀에게 충고한다. 그녀가 학교에 온 것만으로도 골머리를 썩고 있는 중인데, 여기서 사고까지 치면 정말로 스트레스성 정신질환을 겪을 것만 같아서 제제에 나선 것이다. 연성이 말리고 나서자 로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잡고 있던 멱살을 풀며 그의 팔에 안겼다. 물론 애교 섞인 말고 함께.
“알아썽~ 안할께에~ 그러니 화내지마~”
“으··· 그래.”
한순간이었지만 로제에게 목숨의 위협을 당한 하 석류라는 친구는 연신 콜록콜록 기침을 해대며 숨을 골랐다. 연속해서 분위기가 급반전이 되어 변해갔다. 남학생들은 로제에 또 다른 면을 보며 방금 전과 같이 섣불리 다가서지 못했다. 이때 두 갈래로 땋은 헤어스타일에 귀여운 이미지가 돋보이는 같은 반 여학생 최현진이 조심스레 물어왔다.
“저기···”
“응?”
“아까부터 궁금했는데, 연성이 와는 어떤 관계야? 굉장히 친해 보이는데···”
단도직입적인 질문. 대게 이런 질문을 받으면 약간 정도는 수줍어하기 마련인데, 로제는 그렇지 않았다. 꿀릴 것 없이 당당하게 입을 때며 저들의 궁금증을 단박에 해결해주었다. 어느 누군가가 힘들어 하는 것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부부.”
부부··· 부부··· 부부··· 부부··· 부부···
연성이 다시 죄 없는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 그 모습을 마치 생애에 최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고뇌하는 어느 이름 모를 예술가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이건 아니야! 이게 아니란 말이야!!’ 라는 말까지 더했다면 완벽했을 것이다.
“어머, 어머, 어머!!”
“꺄아아! 부부래!! 부부!! 초 대담!!”
“허억···”
주위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학우들은 떠들고 연성은 고뇌하며 로제는 부끄럽다는 듯 살짝 얼굴을 붉히며 연성의 팔을 자신의 품으로 더욱 강하게 끌어 않았다. 남학생들은 저마다 ‘졌다···’, ‘쇼크다···’, ‘왜 하필 저런 녀석이랑···’ 이라는 말을 아쉬움이 가득한 어투로 조용히 뇌까렸다. 아까처럼 함부로 이런 소릴 내뱉다간 로제에게 목숨의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에 최대한 조심했다.
그렇게 쉬는 시간 10분이 지났다. 수업시작 종이 울리며 발 디딜 틈도 없이 몰려들었던 수많은 인파는 물새 듯 각자 떠나갔고 그 후 2교시 과목인 사하인 수학선생이 들어오며 수업을 시작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사 하인선생이 내준 숙제를 하지 않은 사람들은 교탁으로 나오며 매를 맞았고 그 중엔 귀찮다는 이유로 꼬박꼬박 열심히 숙제를 안 해오는 연성의 둘도 없는 친구 현 길섭도 포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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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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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훗, 볼때마다 연성이가 부럽네요. 자기편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좋은거겟죠 .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ㅋ |
2006-03-17
09: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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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편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
2006-03-17
16: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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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진행이 좀 느려진듯한 느낌은
나만 받는건가.....? |
2006-03-17
16: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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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로 만들면 좋을듯한 스토리네..
흐음... |
2006-03-18
17: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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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세번// 하~ 그렇죠~ 감사합니다~
소나기// 매번 감사감사~~^^
니네집// 저도 그렇게 느끼고 있어요..ㅜ.ㅜ 좀 진행을 빠르게...
사노스케// 허헉.. 과찬이십니다.. |
2006-03-18
21:2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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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는 석류를 좋아하지 안하.. |
2006-03-23
20: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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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좀 혼났죠? ;; |
2006-03-24
02: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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