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쨍쨍 하게 내리쬐는 사막 한 가운데 아무도 없는 긴 도로를 요란하게 질주하는 차 한대가 있었다. 누가 봐도 딱 고물 차 정도 되는, 한 1980년 쯤 에 볼만한 그런 차였다.
요란한 차 속에서 Red hot chili peppers 의 ‘suck my kiss’ 노래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세 명의 남자가 있었다. 운전수 쪽에는 뚱뚱한 백인의 남자, 조수석에는 레게 머리를 한 흑인 남자, 그리고 뒷좌석에는 동양인이 있었다.
동양인 남자는 노래가 시끄러운지 귀를 틀어막고 외쳤다.
“좀 저 망할 음악 좀 꺼봐! 젠장! 시끄러워서 도저히 있을 수가 없잖아!”
흑인 남자는 실실 웃으면서 말하였다.
“넌 우리 덕분에 이런데서 살게 되었으면서 뭐가 그렇게 말이 많아.”
“워래 동양인들은 그래”
“하하하하”
동양인은 그만 포기했는지 휴지를 양쪽으로 찢어 한 쪽 귀에 한개 씩 넣어서 책을 읽고 있었다.
“저 녀석은 뭐 우리가 알수 없는 책을 읽고 있어.”
“자기나라 책 이래나 뭐래나”
덜컹덜컹 거리면서 요란하게 달리던 차는 끝 없이 이어진 길 중간쯤에 멈추어 섰다. 그리고는 잠잠했다.
“응? 이거 왜 이래?”
노래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백인은 손으로 툭툭 쳤다. 흑인은 한 숨을 크게 내 쉬더니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이런 빌어먹을! 그러기에 차를 새로 바꾸자고 했잖아!”
“야 임마! 이게 어떤 차 인줄 알아? 우리 돌아가신 부모님께서 한 푼, 한 푼 모아서 산 차라고!”
뒷좌석에서 문을 열면서 동양인도 나오면서 무슨 일인지 물었다.
“아마도 기름이 다 떨어진 것 같애.”
“그럼 어쩌지? 이 주위에 주유소는 없잖아.”
세 명의 남자는 고장 난 차를 길 한중간에다가 세워 놓고 쪼그려 앉았다. 그리고는 안쪽 주머니에서 담배와 라이터를 하나 꺼내더니 입에 물었다.
“너도 하나 줄까?”
“난 담배 같은 건 안 피워.”
백인 혼자만 입에 담배를 물고 도넛츠 모양의 담배 연기를 뿜고 있었다.
“배고프다...”
“이젠 어쩌지...”
갑자기 동양인이 벌떡 일어나더니 엄지 손가락을 척 내밀면서 자신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고 하였다.
“그건 바로... 지나가는 차를 세워 기름을 얻는거야!”
흑인과 백인은 동시에 한 숨을 푹 내쉬었다. 백인이 벌떡 일어나 흑인의 어깨를 툭툭 쳤다.
“바보야, 이런 곳에서는 차가 안지나가.”
그 순간 기적 적으로 차 한대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들은 재빨리 그 차를 향해 히치하이커를 하였다. 지나가던 차는 그들의 앞에서 멈추었다. 그리고는 운전수 쪽 창문에 다가갔다.
“이봐요!”
창문을 두들겼다. 그러더니 선글라스를 낀 한 노인이 타고 있었다.
“혹시 기름을 빌려 주실 수 있습니까?”
노인은 잠시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을 하였다.
“당연히 빌려드리죠. 그리고 즐거운 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 노인은 기름통을 하나 꺼내더니 그들에게 주고는 끝없이 펼쳐진 도로위로 사라졌다.
“후... 다행이군. 그럼 어서 기름을 넣자구.”
그들은 호수를 연결해 기름을 넣었다. 그리고는 다시 차에 올라탔다. 백인남자는 차키로 시동을 한번 걸었다. 그런데 윙 소리만 날뿐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그 노인네 이상한거 준거 아니야?”
“아니면, 차가 고물이거나.”
다시 한번 시동을 걸어보았다.
“오 된다! 된다고!”
노래가 다시 흘려나오고 백인은 다시 힘차게 엑셀을 밟았다.
“자! 가자!”
엑셀을 밟은 그 순간 엄청난 속도로 차가 달렸다. 그러더니 도로위에서 이상한 블랙홀의 모양이 생기더니 그 속으로 그들의 차가 빨려 들어가고 그들도 빨려 들어갔다.
